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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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강서우는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거 그냥 강돈집도 아예 양념갈비 그만 팔고 알 요리 전문으로 전환해야 하는 거 아닌가 몰라.”
강돈집까지 고급 레스토랑으로 전환할 필요는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인테리어 변경을 해야 한다. 적어도 몇 달은 문을 닫아야 한다.
그보다는 차라리 오픈 중인 가게, ‘브라우니에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단품 위주로 판다면 어떨까 싶었다.
즉 사람들이 알 요리를 금방금방 편히 먹고 갈 수 있는 가게로 업종을 전환하는 것이다.
“초벌구이 마친 알을 숯불에 구워서 소주를 곁들여 먹는 것도 나름 괜찮으니까…… 동네 사람들이 부담 없이 찾기에도 적당할 것 같고.”
이미 양념갈비는 뒷전이 된 지 오래다.
가게를 찾는 손님들의 95% 이상이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알 요리만 찾고 있는 상황이다. 간혹 양념갈비를 시키는 손님들도 결국 에그파우더를 뿌려서 먹어보려고 할 뿐이다.
가게 유명세를 듣고 멀리서 찾아온 손님, 새로 제니스타운으로 이사한 손님, 오픈 초기부터 단골이었던 손님 따질 것 없이 대동소이 했다.
오랜 고민 끝에 결국 강서우는 정식으로 주메뉴를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이참에 상호도 바꾸고, 장사를 하지 않는 야밤에 외부 간판도 새로이 바꿨다.
「여러분들의 사랑 끝에 껍데기부터 노른자속까지 모든 것을 리뉴얼합니다! 앞으로도 ‘강알집’을 많이 사랑해주세요!」
돼지를 듯하는 ‘돈’자를 빼고 ‘알’이라는 글자를 대신 집어넣었다.
속사정을 따져보면 양념갈비 대신에 초벌구이 한 알이 대신 나가는 식으로 바뀐 것뿐이다. 인테리어나 설비를 특별히 건드릴 것은 없었다.
‘브라우니에그’에서 선보이게 될 고급 코스 요리는 홍보용으로 나갈 뿐,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 구이 그 자체를 즐겼다.
“미친! 일매출이 오천만 원이라니!”
강서우 사장은 처음으로 일매출 오천만 원을 넘기는 기염을 토했다.
브라우니에그 1호점 오픈이 얼마 남지 않았다.
양식장 구축 성공 및 물량 공급에 전혀 이상이 없다는 확답을 들은 미 정부는 본격적인 협상에 나섰다.
―하루 100억 개만큼 공급해달라고요?
“그렇습니다. 당장 그 정도 물량이 필요합니다. 조달이 가능한지 여쭙고 싶습니다.”
‘미국은 대체 국민들한테 하루에 몇 개나 먹이려고 이러는 거야?’
양은 문제없다.
다도해 해저에 마련한 퍼플 결정체 양식장에서는 쉴 새 없이 아마조니온 알들이 쌓이고 있으니까. 양식장은 이미 거의 제니스 타운에 맞먹는 면적으로 변했다.
그 넓은 해저가 아마조니온 알로 가득 차 있었다.
알을 조리하고 분말로 만드는 것도 대량생산에 특화된 브라우로서는 시간을 조금만 투자하면 금방 마칠 수 있다.
‘설마 미국인들 주식을 전부 브라우니에그로 바꾸려는 거야? 그럼 나야 땡큐지만.’
―알았어요. 그렇게 준비하죠. 대금은…….
“잊지 않고 지급하겠습니다.”
―콜.
미 정부는 독점 공급을 요구하지 않았다. 브라우니의 심기를 상하게 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대신 미국의 통 큰 결정을 보여줌으로써, 브라우니가 가장 주요한 시장으로 여길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작전을 썼다.
나중에 물량을 독점하고 싶을 때 그저 발주량을 늘리면 된다. 그때를 대비해서 미리 차곡차곡 신뢰를 쌓는 것이다.
원래 급히 먹는 밥이 체하기 마련이니.
협상이 성사되자 에그파우더 컨소시엄 역시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에그파우더 1인분의 가격은 1달러, 사과만 한 부피를 생각하면 크게 비싼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일 100억 개의 물량을 사들이려면 100억 달러가 지출한다.
하루에 100억 달러이니 일 년이면 3조 6,500억 달러, 미국의 작년 GDP가 약 20조 달러인 것을 생각하면 정말 엄청난 금액이 움직이는 것이다.
그래봤자 미국 시민 한 명 당 하루에 15개씩만 먹는다고 가정해도(미국인이니까 그만큼은 먹어줄 거라고 컨소시엄은 생각하고 있다) 일일 소비량이 52억 개가 넘는다.
여기에 패스트푸드점 등 일반 음식점에 공급될 물량, 인스턴트 푸드 등 가공 식품에 사용될 물량 등을 고려하면, 일일 100억 개가 절대 많은 게 아니다.
컨소시엄은 1만 톤이 넘는 금을 내놓았지만(안슐이 담당한 물량을 제외한 것), 그 이상의 이익을 매년 거둬들일 수 있는 먹거리 사업 아이템을 얻은 것이다.
브라우니 전용 물류센터의 규모를 지금보다 1만 배 이상으로 확장하기로 결의한 날, 세인 아민 카네기 등 컨소시엄 주축 대부호들은 다 함께 축배를 들었다.
“이제부터 미합중국의 위장 전부를 합법적으로 독점해보자고! 하하하!”
안슐은 에그파우더 컨소시엄 정식 멤버는 아니었다.
하지만 미국 내에 적지 않은 투자를 했고, 다른 대부호들과도 사업적으로 긴밀하게 얽혀 있는 처지다. 여기에 금 2만 톤 중 7,500톤을 자체적으로 조달하기도 했다.
때문에 미국은 그의 입장을 배려해서, 컨소시엄 멤버는 아니지만 브라우니에게서 사들인 에그파우더 일정 물량을 원가에 사갈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었다.
당연히 상한선이 있다. UAE에서 과잉 축적 현상을 예방하기 위한 필요 물량만큼은 사갈 수 있다. 즉 ‘향신료’로서 UAE에 유통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만약 약이 아닌 향신료로서의 유통을 원한다면, 안슐이 따로 브라우니와 교섭을 해야 한다. 물론 미국은 그가 거래하겠다는 것을 굳이 막을 마음은 없었다.
이미 에그파우더가 과잉 축적 현상을 막을 수 있는 식품임은 널리 알려진 상태였다. 이런 큰일을 일반 대중에 비밀로 하고 진행할 수는 없었으니.
때문에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앞을 다투어 돈을 싸 짊어지고 제니스 타운에 눌러 앉은 상태였다.
됐으니까 제발 에그파우더 좀 팔아달라고 말이다.
‘강알집’으로 상호를 바꾼 브라우니 동업 가게의 물량에 갸웃거리는 이들도 있었지만, 강알집에 공급되는 물량은 한 개 도시의 소모량도 충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국가적으로 유의미한 대책을 위해서는 브라우니로부터 대규모로 다이렉트 공급권을 따내야 했다.
하지만 그들에게 브라우니를 만나는 것은 요원한 일이었다.
일단 제니스 타운 자체가 사유지인 데다가 브라우니의 둥지나 마찬가지였기에, 사람을 함부로 동원할 수 없었다. 소란을 피우게 되면 제니스 타운에서 쫓겨난다.
“참 생기가 넘치는 도시야. 그렇지 않은가, 지하크?”
평상복 차림으로 제니스 타운을 거닐던 안슐이 문득 수행원을 돌아보며 물었다. 서른 중반쯤 되어 보이는 남자는 정중히 끄덕이며 대답했다.
“예, 회장님. 정말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앞으로 10년 안에 세계 최대의 도시로 거듭날 거라는 예측이 조금도 틀린 점이 없는 듯합니다.”
“프라임 공격대장은 머지않아 인간은 괴수가 일상화된 시대를 살게 될 거라고 말했지. 그만큼 괴수가 주는 위험, 그리고 이점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이미 괴수의 사체를 가공하면 만능 물질 결정체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알려진 이상, 괴수의 영향력은 인류의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운명이 되어버렸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유수의 과학자들이 앞을 다투어 결정체의 활용을 연구하고 있는 중이다.
“지하크, 난 그렇게 생각하네. 앞으로 어떤 시대가 되던 간에 여기 제니스 타운은 괴수의 위협에서 완전히 안전한 곳이 될 거라고 말일세.”
“회장님.”
“자네도 그동안 본 게 있지 않나? 유지웅 의장은 참으로 신비로워. 마치 신의 선택을 받은 이처럼 2년도 안 되는 사이에 말도 안 되는 업적을 쌓아올렸네. 이 거대하고 화려한 도시는 사실 그에게 있어 대단한 업적도 아닌, 그저 아끼는 장난감에 지나지 않은 수준이지.”
유지웅이 제니스 타운에 쏟아 부은 돈을 다른 식으로 활용했다면, 그는 지금보다 더 광범위하고 엄청난 영향력을 국제 사회에 촘촘히 쌓을 수 있었을 것이다.
때문에 전문가 중에서는 제니스 타운의 가능성과 가치를 크게 인정하면서도, 결국 유지웅의 장난감에 지나지 않는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리는 이들도 있었다.
‘제니스 타운을 짓는데 부은 돈을 제니스 컴퍼니 사업 확장에 전부 올인했다면, 제니스 컴퍼니는 IACP를 넘어서 전 세계를 지배하는 유일무이한 티라노사우루스가 되었을 것이다.’
‘성주 놀이가 하고 싶은 욕망을 이기지 못하는 바람에 제니스 컴퍼니의 성장이 몇 템포 늦춰졌다. 물론 지금도 제니스 컴퍼니는 단일 기업으로서는 그 어떤 회사도 따라잡을 수 없는 공룡 기업이지만, 그래도 뭔가 아쉽다.’
‘유지웅 의장은 제조업과 연구에는 관심이 지대하지만, 시장유통망 장악에는 그다지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는 게 유일한 흠결이다.’
지하크는 사회학 전문가들의 그런 평가를 머릿속에 떠올리며, 조용히 안슐 왕자를 수행했다.
제니스 컴퍼니의 결정체 비축량을 제외한다면, 안슐은 세계 제일의 부자라 할 수 있다.
지하크는 그 점이 늘 아쉬웠지만, 1경 8,700조 달러어치의 결정체 비축량은 결정체 산업의 안정성을 신뢰하는 담보가 된다. 어느 누구도 이제 와서 결정체 비축량이 줄어들거나 없어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안슐은 제니스 타운 이곳저곳을 거닐었다.
전 세계에서 수많은 탈모환자들이 모여드는 탈모치료병원을 가기도 했고, 해안 지대에서 입주자를 기다리는 고급 빌라촌을 구경하기도 했다.
제니스 타운에서 가장 큰 백화점인 르메이 백화점의 신축 매장도 들렀고, 시민들이 즐겨 찾는 먹자골목을 방문해서 떠들썩한 풍경을 눈에 담기도 했다.
‘오늘따라 회장님이 평소와 다르시군.’
안슐의 이번 방문은 분명한 목적이 있었다.
바로 유지웅을 만나서 에그파우더 수입을 협상하는 것이다.
브라우니를 만나서 협상을 해도 되겠지만, 안슐은 좀 더 확실한 거래관계를 맺고 싶었다. 아울러 현재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인 그를 직접 만나 친분도 쌓고 싶었다.
제니스 타운을 투어하는 것도 친분 형성을 위한 이야기 소재를 쌓기 위한 것으로 여겼다.
헌데 타운 곳곳을 둘러보는 안슐의 눈빛에는 때때로 묘한 아련함이 담기곤 했다.
갓난아기 시절부터 그를 보필해왔던 지하크는 지금 안슐이 그 어느 때보다 감성에 젖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왕자님이 이렇게 긴장하시는 건 처음 보는군.’
유아 시절부터 아부다비 왕가를 휘어잡다시피 이끌어온 인물이다. 외부에서는 현 아부다비 국왕이자 UAE의 대통령인 친부가 안슐을 가장 총애한다고 알고 있으나,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
친부는 안슐을 총애하는 것이 아니라 두려워하고, 경외한다.
“회장님, 저기가 강알집입니다.”
“오, 그래? 잘 됐군. 들어가서 식사나 하지.”
“알겠습니다.”
100% 예약제이지만 아무런 문제는 없다.
지하크는 대기줄 가장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입장을 위해 예약표를 꺼내려는 손님 그룹에 물었다.
“저에게 1억 원에 예약권을 팔아주실 수 있습니까?”
“네? 뭐라고요?”
“부탁드립니다. 이 가게 요리를 맛보기 위해 1만km가 넘는 거리를 날아왔습니다.”
지하크는 정중히 목례를 곁들이며 간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