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400)
나는 귀족이다 1304화
[헬조선 편]
66장 패왕 유지웅(3)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신 거지?’
다들 하나같이 경직되어 있었다. 그만큼 유지웅이 한 말은 충격적이 었다.
열흘 동안 침실에 박혀서 술만 마
신 사람이 어떻게 그걸 안단 말인 가? 어떻게 저렇게 확신할 수 있단 말인가?
-걱정이 많았나 보군. 안심해라. 인질은 무사하다.
납치 세력 협상자의 목소리는 태연 했다. 그러나 유지웅은 아랑곳하지 도 않은 채 오히려 코웃음을 쳤다. 순수한 슬픔과 분노만으로 빚어진 냉소였다.
“아니라면 지금 당장 바꿔봐. 못 바꾸지? 왜냐면 아내는 이미 죽었으 니까. 바꿔주고 싶어도 바꿔줄 수가 없어,네놈들은. 연락이 늦었던 것도 갑자기 아내가 죽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해서 지체했던 거고.”
一심려가 컸던 모양이군. 걱정할 것 없다. 자,거래를 시작하자. 협상자는 여전히 태연했다.
연기력이 엄청나게 뛰어나거나,아 니면 정효주가 정말로 안전하거나, 그도 아니면 그는 정효주의 안위를 알지 못하거나,아마 셋 중 하나이 리라.
“아니,아내는 죽었어. 한번 바꿔 봐. 그럼 살아 있다고 믿어줄 테니 까. 킥킥.”
유지웅은 거듭해서 키득거렸다. 마 치 반쯤 실성이라도 한 것 같았다.
이번에는 협상자도 다소 말문이 막 힌 모양이었다. 유지웅은 건들거리 며 말을 이어 나갔다.
“내가 말했잖아. 약 먹어야 한다고. 안 그럼 죽는다고. 근데 네놈들은 믿지 않았지.”
一유지웅 의장. 인질은…….
“끊는다.”
유지웅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지켜 보는 이들이 멍해질 정도로 과격한 행동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살아 있을 가능성 이 실낱만큼이라도 있다면 절대 저 렇게 대범하게 나오지 못할 텐데.
아니면 협상에서 승리하기 위한 고 도의 전략일까?
“의,의장님……. 방금 하신 말씀
“앞으로 이놈들 나한테 바꿔주지 마요. 귀 썩을 거 같으니까. 정 나 와 통화하고 싶으면 아내 목소리 확 인해달라고 해요. 아마 못해줄 겁니 다. 이미 아내는 죽었으니까.”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십니 까?”
“시간이 너무 지났어요.”
“……예?”
“……이미 너무 늦었어요. 늦었
어……
유지웅은 손바닥으로 얼굴을 감쌌 다. 더 이상은 대화하고 싶지 않다 는 제스처였다.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납치 세력들은 더 이상 연락을 취 하지 않았다.
정효주가 정말 죽었고, 그것을 들 켰다고 여겨서 포기한 게 아니고서 는,공들여 납치해놓고 이제 와서 연락을 끊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연합은 포기하지 않았다,
끝까지 추적에 추적을 거듭하여, 마침내 그들의 꼬리를 잡아낼 수 있 었다.
비록 몸통에 닿지는 못했지만,그 들은 정효주의 죽음과 사망날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몸값 요구를 한 그날 바로 돌아가 셨다고?”
“그,그렇다.”
“원인이 뭐냐? 네놈들이 설마 몹쓸 짓을 하려다가 죽인 건 아니겠지?”
“아,아니다! 우리는 손끝 하나 건 드리지 않고 잘 대해주었다. 상부에 서는 몸값만 받으면 안전하게 돌려
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몸값 요구 전화를 한 그날,갑자기 피를 토하 더니 손을 쓸 새도 없이 죽어버렸 다.”
“……시신은 어디 있지?”
“어, 없다. 죽은 다음 갑자기 가루 로 흩어져 사라져 버렸다. 노, 녹화 영상이 있다. 혹시 몰라서 찍어두었 다……
녹화 영상을 확인한 국제공격대연 합 특공대는 신음했다.
영상은 피를 토한 채 미동도 않은 정효주의 모습부터 시작했다. 선명 하게 나오는 얼굴은 분명히 정효주
가 분명했다.
어느 순간 그녀의 몸이 빛에 휩싸 이는가 싶더니,몸을 구성한 입자가 흩어지듯이 사라져 버렸다. 피를 토 한 자리에는 그녀가 입고 있던 옷만 남았다.
“이,이건?”
“마치 죽은 레드 몹이 사라지는 것 과 흡사하지 않습니까?”
“서,설마 정효주 의장님이 괴수? 아니,괴수화된 인간이었단 말인가? 지병이라는 게 어쩌면?”
영상에는 조작의 흔적이 없었다. 영상에 나온 인물도 정효주가 틀림
없었다. 세밀히 분석한 전문가들이 만장일치로 영상은 진실이라고 판정 을 내렸다.
경호대에 20년 전부터 첩자를 침 투시키고 납치를 주도한 이들의 몸 통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합은 각국 정부와 협조하여 온힘 을 다해 조사 작업을 벌였지만,마 치 세상에서 지워진 듯 그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하부 조직만 소탕했 을 뿐이었다.
“적폐의 뿌리가 매우 깊구나. 이제 와서 이런 일을 벌일 줄이야……
정효주의 죽음에 한국 전체가 슬퍼
했다.
나라에서는 그녀의 죽음을 특별히 국장으로 치르려고 했다. 국민들도 슬픈 마음으로 찬성하며,그녀의 죽 음을 애도하고 유지웅의 슬픔을 위 로하고자 했다.
그러나 그의 반응은 뜻밖이었다.
-유지응 의장,국장 거부!
-장례식은 치르지 않겠다!
-칩거 시작!
유지웅은 장례식을 거부했다. 정효 주의 죽음을 애도하는 일체의 행위 를 취하지 않았다. 세상에 모습을 보이지도 않았다.
전 세계 사람들은 그의 슬픔이 이 해할 수 없이 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를 걱정하는 한편,동시에 그의 분노와 슬픔이 그를 갉아먹지 않도록 기원했다.
이미 그는 세상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그는 사람들의 기대에 부흥 하지 않았다. 슬픔을 떨치고 일어나 지도 않았고,공식석상에 모습을 보 이지도 않았다.
오직 소수의 측근만이 그를 만나볼 수 있었을 뿐이었다.
어느 날부터 제니스 컴퍼니가 닥치 는 대로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작했
다. 그 대상은 구글,트위터,페이스 북,포털사이트 등 온라인 관련 기 업들이 었다.
처음 사람들은 그가 드디어 세상에 복귀하는구나 하고 기뻐했다. 그러 나 그는 여전히 모습을 보이지 않았 다.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어느 순간부터 그의 존재가 온라인 에서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포털사이트에 유지웅이라고 치면 주르륵 나오던 프로필이 삭제되었 다.
위키백과에서 그의 이름이 사라졌
다. 제니스 컴퍼니의 오너 항목이 사라지고, 최고경영자로 류이한이 뜰 뿐이었다.
구글,다음 등 국내외 포털사이트 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이름이 언급된 무수한 기사들 이 온라인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단 하나도 검색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개인 블로그에 그에 관련된 내용을 적은 게시물도 삭제 되기 시작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정효주도 마찬가 지였다.
사람들은 누가 이런 일을 벌이는지
알아차렸다. 바로 유지웅이 직접 손 을 쓴 것이다. 그게 아니고서는 이 런 말도 안 되는 일이 가능할 리가 없었다.
세상은 그가 스스로 잊히기를 바라 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의 슬픔이 이렇게나 컸구나,하 고 사람들은 납득하면서도 함께 슬 퍼 했다.
제니스 델리스에는 높은 철벽이 쳐 졌다.
그저 주변만 에워싸는 벽이 아니 라,그 넓은 저택을 아예 덮어버리 는 거대한 돔이었다.
이제 사람들은 제니스 펠리스를 상 징하는 흰색 담벼락조차 볼 수 없게 되었다. 높은 곳에 올라가도 예전처 럼 제니스 델리스의 정원이나 활주 로를 볼 수 없었다.
그저 거대한 철제 돔 외벽만이 흉 물스럽게 남았을 뿐이다.
연합은 납치 세력의 추적을 중단하 지 않았다.
몇 년이 걸려도 포기하지 않고 끈 질기게 수색했다.
마침내 정효주가 죽고 나서 5년 후,연합은 가까스로 세력의 몸통
한 명을 체포할 수 있었다.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 그래서 모두 연락을 끊고 흩어졌지. 서로 알아서 잘 살길 기원하면서.”
죽음을 각오했는지,그는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놀랍게도 그는 미국의 석유 재벌, 카네기 가문의 방계였다.
그런 이가 납치에 가담했다는 것만 으로도,납치 조직의 구성이 어떠했 을지 짐작이 갈 정도였다.
“대체 왜 그랬지? 세상 부러울 것 없는 신분이면서 왜 그런 무모한 짓 을 저질렀느난 말이다!”
“글쎄,석유 산업이 망하면서 우리 가문도 타격을 입었다. 직계들이야 유지웅 의장한테 아부하면서 잘 살 고 있지만,나 같은 놈들은 엄청 손 해를 입어서 말이야.”
방계라 하나 그 역시 w억 달러 이상의 자산가였다.
그런 이가 거대한 복수심을 품고 오랜 세월 동안 보복을 추진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그는 마지막까지 피식거렸다.
“보복?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 냥 내 이익을 보전하고 싶었을 뿐이 다. 케네디 대통령이 겨우 보복 감
정 때문에 암살당한 줄 아나?”
연합은 그를 무자비하게 고문했다.
덕분에 납치 세력이 단순한 보복보 다는 유지응 때문에 큰 손해를 본 이들이 이익 실현을 위해 독기를 품 고 뭉친 집단임을 알게 되었다.
납치 세력에 가담한 이들은 참으로 다양했다.
옛 대한민국의 기득권층,몰락한 중동 재벌,러시아 마피아, 유럽의 부호,일본의 극우 기득권층,남미의 갱단,큰 손해를 입은 미국의 구세 대 자본가들…….
결정체 산업은 세계를 바꿔 놓았지
만,큰 변화는 누군가에게 큰 손해 가 되기도 하는 법이다.
그렇게 손해를 본 이들이 알음알음 뭉쳤다.
처음부터 모인 것은 아니었다. 중 간에 틈이 있을 때마다 합류한 이들 도 있었고,도중에 탈퇴한 이들도 있었으며,자금을 대는 것에 만족한 이도 있었고,그저 관망하는 것으로 희열을 충당하는 이도 있었다.
유지웅이 자신에게 끼친 손해 때문 에 모인,참으로 다양한 군상들의 집단 지성이 만들어낸 비극이었던 것이다.
연합은 제니스 컴퍼니를 통해 그 사실을 유지웅에게 어렵사리 보고했 다.
고문으로 얻어낸 자백만으로 전 세 계에 흩어져 있는 쟁쟁한 자본가들 을(몰락해도 여전히 이 정도나 된 다) 전부 잡아들이기에는 부담스러 웠기 때문이다.
그저 유지웅이 한마디만 해주면 된 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굳게 문을 닫 아 잠근 채 칩거했다. 범인 명단을 확보했다는 보고에도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이 일을 통해 그가 다시 부활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한 각국 지도자들도 적지 않은 실망감을 비 쳤다.
그로부터 다시 5년이 지났다.
안슐의 나이도 이제 마흔이 되었 다. 유지응은 쉰이 조금 넘은 나이 였다.
지난 5년 동안 납치에 가담한 이 들이 모조리 죽은 소소한 일들이 있 었지만,세상의 주목을 받지는 않았 다. 다만 각국 정치가들은 유지웅이 그들을 잊지는 않고 있구나,하고
여겼을 뿐이다.
그는 여전히 세상에 복귀할 기미가 없었다.
제니스 타운,제니스 컴퍼니,국제 공격대연합은 이제 그의 존재감 없 이 알아서 잘 굴러가고 있었다. 통 일한국의 정치계에서 그의 영향력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온라인에서 그의 존재는 철저히 지 워졌다.
다만 세상은 아직도 여전히 그를 기억하려 했다.
레드 몹 아마조니온을 단독으로 잡 고,중국을 쑥대밭으로 만든 비행형
레드 몹을 피해 없이 잡아낸 그의 위명은,그 어느 레이더도 넘보지 못할 수준이었다.
어차피 세싱•은 그를 잊고 싶어도 잊을 수가 없었다.
날이 갈수록 강력한 괴수가 등장하 기 시작했던 것이다.
특히 난공불락으로 알려진,추정 결정도 9,000이 넘는 강력한 레드 몹 다섯 개체를 단독으로 간단히 찢 어버린 괴수의 등장은,온 세상을 경악에 빠뜨렸다.
“이,이게 말로만 듣던 전설의 블 랙 등급인가!”
유지웅이 일전에 언급했던,블랙 등급으로 추정되는 괴수는 뉴욕을 향해 진격하기 시작했다.
다급해진 미 대통령이 제니스 펠리 스에 지원 요청을 넣었으나,제니스 컴퍼니 임원들은 자기들도 연락할 방도가 없다며 난감을 표할 뿐이었 다.
그때 제니스 펠리스를 감싼 돔의 천장이 뚫리며,한 줄기 섬광이 뿜 어져 나왔다.
빛은 태평양을 가로질러 정확히 블 랙 몹을 맞췄다.
블랙 몹은 단 한 방에 쓰러졌고,
세상은 잊힌 영웅의 이름을 환호했 으며,새로운 희망을 얻었다.
‘불길하다……
오로지 안술만이 그 희망 속에서, 이전과 다른 불길한 징조를 느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