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405)
나는 귀족이다 1309화
[헬조선 편]
66장 패왕 유지웅(8)
공유하는 추억이 없어도,기억이 같지 않아도, 그래도 안슐은 안술이 었다.
“그럼 제수씨는 날 모른단 말인 가?”
“응,몰라. 효주하고도 내가 서로 시간축이 좀 다르거든. 일이 그렇게 됐어.”
“자네도 우여곡절이 많았었군.”
“많았지. 세상 멸망 막아야 한답시 고 모두가 등을 떠밀었거든. 내가 참 치사하고 더러워서 우리 가족만 데리고 도망칠까 했는데 어차피 그 럼 우리 가족들도 다 죽을 게 뻔해 서 할 수 없이 막아섰지. 그러다가 이 꼴이 된 거고.”
“아,그건 나와 비슷하군.”
“헐,자네도 세상 멸망 막으려고 동분서주했었어?”
“이래쾌도 최후의 인류지도자였다 네.”
“이래쾌도라니,안술 자네는 충분 히 그럴 그릇이 되는 사람이야. 하 하.”
친해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굳이 서로만의 기억을 낱낱이 털어 놓지 않아도,술 한 잔을 벗 삼아 둘은 금방 친해졌다. 간간이 슬쩍슬 쩍 흘리는 각자만의 기억을 안주 삼 아서.
자기가 모르는 이야기가 나와도 집 요하게 물어보지 않았다.
그렇구나,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
어갔다. 그리고 자신 또한 그에 알 맞은 자기만의 기억을 꺼내놓는다.
그렇게 술과 추억을 반복적으로 나 누며 새로운 시간 위에 새 우정을 쌓아 나간다.
내친 김에 정효주도 소개시켜주었 다.
“효주야,인사해. 내 친구 안술이 야. 오늘부터 우리 절친하기로 했 어.”
“안녕하세요,정효주입니다.”
“그리고 여기는 내 애완조 브라우 니.”
– 안녕하세요.
“이래봬도 말을 할 줄 알아.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말은 안 하고 채팅 으로 소통하지만.
안술은 묘한 눈으로 둘을 응시했 다.
‘이게 바로 브라우니?’
-브라우니만 있었어도……. 효주 가 힘을 잃지만 않았어도…… 차원 을 건너오지만 않았어도……!
一브라우니,야! 브라우니! 너라도 있었어야지!
물론 안슐도 브라우니를 알고 있 다. 지금 이 시간축에서 최근 워낙 유명해진 영물이었으니까.
처음 인스타그램에 브라우니의 사 진이 올라왔을 때 얼마나 허탈했었 는지 모른다.
‘그렇게 애달프게 찾기에 뭔가 했 었는데……
자신이 알던 과거와는 미묘하게 다 른 점이 많았다.
일단 아마조니온 알 요리를 세상에 선보인 게 브라우니가 될 줄이야.
‘그런데 알 요리에 과잉 축적 현상 을 막아주는 물질이 있었나? 내 기
억으로 그런 건 없던 걸로 아는데 말이지.’
안술이 기억하기로 아마조니온 알 요리는 맛이 좋아 전 세계적으로 선 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래서 유지 응이 양식장까지 만들어가면서 독점 적인 공급을 했다.
괴수가 낳는 알이기에 다른 어느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독점 사업 이었던 것이다. 일단 다른 레이더들 은 알을 파괴할 수는 있어도,알을 익히는 것은 불가능했다.
알을 익히기 위해서는 방어막을 제 거해야 하는데,방어막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출력 조절이 조금이라도
실패하면 알이 박살 나기 때문이다.
능숙한 딜러라 해도 알 100개를 시도하면 90개 이상을 깨먹으니,도 무지 수지가 맞지 않았던 것이다.
‘게다가 정효주 부의장이 원거리 딜러라니. 그것도 매우 강력한.’
안술이 기억하기로 정효주는 처음 부터 레이더가 아니라 일반인이었 다.
탱커를 넘어서는 미모,나이를 먹 어서도 늙지 않고 20대의 청초함을 유지한 점 때문에 한때 탱커가 아닌 가 하는 말이 나돌기도 했지만,그 녀는 분명히 일반인이었다.
애초에 그녀가 탱커였으면 그렇게 납치를 당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그녀는 원거리 딜러 라고 한다.
‘미래가 바뀌었다. 아니,과거가 바 뀐 것인가.’
미래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브라우 니. 일반인이었던 정효주.
그 두 가지 변수가 앞으로 어떻게 미래를 바꿔나갈 것인가.
‘적어도 정효주 부의장을 잃고 친 구가 폭주할 가능성은 줄어든 셈이 지만.’
그래도 안심이 되지 않는다.
그는 유지웅의 왼손을 홀끔 살폈 다.
무한의 힘이 깃들어 있다는 저 왼 손,만약 유지웅의 마음이 죽어버리 면 왼손에 갇힌 거대한 어둠이 폭주 하여 이 세상을 멸망시키고 만다.
‘친구가 가진 그 많은 결정체도 죄 다 저 왼손으로 만들어낸 것이겠 지.’
미래에 일어날지 모를 대참사를 막 아내는 것.
안술은 자신이 과거로 돌아온 것이 든 미래를 미리 엿본 것이든,그 목
적을 달성하기 위해 선택받은 것이 라고 생각했다.
“친구, 부디 앞으로 주의하는 게 좋겠네.”
“응,뭐가?”
“자네는 적이 너무 많아. 온 사방 에 자네의 적들이 널려 있지 않나.”
“아아,알아. 하지만 지들이 뭐 어 찌겠어? 나 때문에 손해 좀 봤다 쳐도 얻어터지고 싶지 않으면 얌전 히 숨어 지내야지.”
“그런 자들이라도 모이면 무섭다 네. 만약 그들이 결사 같은 조직을 구성하고,지금부터 자네 주변 사람
들에 대한 포섭을 시작하여 10년이 든 20년이든 때를 기다리다가 결정 적인 순간에 칼을 드러내면 어떡하 나?”
안술은 대놓고 힌트,아니 정답을 알려 주기로 했다. 이건 당연히 해 야 할 일이다.
“예를 들어 지금 경호원이나 수행 원 중에 이미 포섭되었거나 첩자가 있어서, 그들이 때를 기다리는 중이 라면? 몇 십 년을 기다렸다가 자그 마한 빈틈이 보이는 순간 제수씨를 납치할 수도 있지 않은가. 천문학적 인 몸값을 노리고 말이야.”
1우리 효주를 납치한다고?”
유지웅과 정효주는 눈이 마주쳤다 가,서로를 쳐다보며 까르르 웃었다.
예상하지 못한 반응에 안술은 당황 했다.
“친구?”
“아,아니. 염려는 고마운데 너무 웃겨서. 말도 안 돼. 그런 일은 일 어날 수 없어.”
“방심해서는 안 되네. 안일하게 생 각하다가는……
“우리 효주,사실은 탱커야. 원거리 딜은 취미로 하는 거고.”
“우리 효주를 납치하려면 핵폭탄 정도는 터뜨려야 성공할까 말까 할 걸. 물론 자기들도 뒈지겠지만.”
“제수씨가…… 탱커라고?”
“응. 탱커야. 물론 비밀이야. 알 지?”
안술은 태어나자마자 부왕 앞에서 신이 보낸 사자를 연기하여 아부다 비 왕가를 휘어잡았다.
300억 불의 기본 자금을 가지고 지난 10여 년 동안 1경 이상의 재 산을 축적했다. 세계 기업 순위 300 위 내에서 그가 지분을 보유하지 않
은 기업은 결정체 컴퍼니 단 한 개 일 정도다.
그렇게 엄청난 재산을 쌓는데 몰두 한 이유는,멸망을 막기 위한 다양 한 수단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자본주의사회에서는 돈이 곧 힘이 다.
돈이라는 무기를 적절하게 사용하 여 유지웅이 무너질 수 있는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으려고 했었다. 즉 정효주가 위험에 처하는 걸 막고자 그 많은 재산을 모은 것이다.
‘탱커라고?’
지난 W년 동안 열심히 투자를 하
고 회사를 사들이고 세계 경제를 장 악한 것은 그럼 죄다…….
‘헛수고?’
안술은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그 럴 리가 없다. 자신의 노력이 이렇 게 헛수고로 끝날 리가 없다.
어떻게 과거로 돌아왔고 또 미래의 비극을 막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순간 퍼뜩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제수씨야 안전하다고 치세. 하지 만 그렇다고 자네까지 안전한 것은 아니지 않나? 자네를 미워하는 적들 은 지금 이 순간에도 자네 주변에 분명히 첩자를 심어 놓고 때를 기다
리고 있을…
“효주야,총 한 방만 쏴줘.”
“응.”
주섬주섬. 조준. 탕! 탕! 탕!
“에이, 한 방만 쏘라니까 왜 세 방 이나 쏘고 그래.”
“확실하게 보여주는 게 낫잖아. 어 차피 우리 셋 다 총에 죽을 일은 없고.”
안술은 분명히 봤다.
유지응의 이마를 타격한 세 발의 총알이 형편없이 찌그러지면서 바닥 에 툭툭 떨어지는 것을.
맨몸으로 총알을 받아내는 것은 탱 커뿐이다.
그는 놀라서 입만 뻐끔뻐끔거리더 가 겨우 말했다.
“자네도…… 탱커였나?”
“놉놈. 탱커는 아니고 보호막 능력 자. 원하는 대상이나 지역에 보호막 을 쳐서 데미지를 상쇄할 수 있어. 우리 프라임 공격대가 저번에 중국 에서 핵폭발 속에서 살아나온 거 알 지? 그거 사실 보호막 쳐서 버틴 거야.”
“
“나 같은 경우는 자다가도 위험한
상황이 생기면 보호막이 저절로 쳐 진다고 하더라. 아마 반사작용인가 봐. 그러니까 나는 자다가 핵 터져 도 죽을 일이 없어.”
안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허탈함 에 휩싸였다.
이럴 거면 나,왜 과거로 돌아온 건가?
“근데 안술은 지금 몇 살이에요?”
정효주가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 여담이지만 그녀에게 안슐은 처음 보는 인물이었다. 어떤 의미에서 둘 은 정말 순수하게 초면인 사이인 것 이다.
“만으로 열 살입니다,제수씨.”
“여,열 살!”
“열 살이라고요! 키가 그렇게 큰 데?”
“애,엣되어 보인다고 생각은 했지 만 열 살이라니!”
“그래도 속에 든 건 마흔 중반의 아저씨라네. 너무 그렇게 호들갑 떨 필요는 없네.”
과거로 돌아와서 W년이 지났으니 마흔 중반이 아니라 쉰 중반으로 쳐 야 하나? 아니면 유년기 10년은 홉 수되는 것으로 치고 나이에 더하지 말아야 하나?
어색한 분위기를 무마하게 위해 정 효주가 억지로 밝게 웃으며 안슐의 옷을 칭찬했다.
“그런데 안술,지금 입은 남색 정 장이 참 잘 어울리네요. 어디 좋은 명품이겠죠? 안술은 세계에서도 알 아주는 부자고 왕족이니까……
“저거 100불도 안 할걸. 맞지?”
“맞네. 어떻게 알았나?”
“훗,나는 그냥 보면 알 수 있어. 금전에 있어서는 타고났거든.”
안술은 쓴웃음을 지으며 끄덕였다. 미래를 겪은 그에게 그것은 두 번 생각할 것 없이 당연한 것이었다.
“효주야,지금 안술이 입은 옷 다 합쳐도 천 불도 안 될 거야. 머리부 터 발끝까지.”
“무슨 소리야? 저 시계만 해도 몇 백만 불은 할 거 같은데?”
“응,저거 20불도 안 되는 그냥 일 반 시계. 아,가품이나 그런 건 아 니고 애초에 그냥 저렴한 브랜드.”
“뭐라고?”
정효주는 눈을 휘둥그렇게 뜨며 놀 탔다. 안술은 그런 반응을 보일 줄 알았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
“아,안술. 이게 어떻게 된 거예 요? 보통 석유 왕족들은 막 몇 십
만 불짜리 와이셔츠 입고,시계도 몇 백만 불짜리 차고 다니고,그러 는 거 아니에요?”
그렇게 돈이 없나요 라고 물어보지 는 않았다. 아부다비 왕가가 얼마나 부자인지,그리고 안술이 보유한 IACP의 가치가 얼마나 큰지는 그녀 도 알고 있었으니까.
“아아,친구. 이해해. 우리 효주가 왕족에 대한 선망,동경? 그런 게 좀 있어서 그런 거니까. 절대 나쁜 의미 아냐.”
“이상하게 생각한 건 아닐세. 제수 씨 입장에선 충분히 그럴 수 있지.”
“효주야,이건 위장이라는 거야. 안 술은 지금 신분을 숨기고 제니스 타 운을 여행 중인데,몇 억불짜리 시 계 같은 걸 차고 다니면 어떻게 되 겠어? 나처럼 고성능 금전 스캐너 같은 눈에 달린 사람한테 신분이 들 켜버리고 만단 말이야.”
“아,그렇구나. 완벽하게 이해했 어.”
“안술이 얼마나 빈틈없는 남자인 데. 그리고 20불짜리 시계면 뭐 어 때? 안술이 걸치기만 해도 그냥 명 품이 되고 마는데.”
“하긴,나도 몇 백만 불짜리 명품
시계로 오해했지.”
안술은 아무래도 오해를 풀어줄 필 요성을 느꼈다.
“친구,지금 내가 입은 것은 내 옷 들 중에서 가장 비싼 것들일세.”
“……뭐?”
“그래도 자네를 만나러 온다고 일 년에 몇 번 안 입는 가장 좋은 것 을 꺼내 입은 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