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414)
나는 귀족이다 1318화
[헬조선 편]
68장 친구 개조 대작전(2)
다이앤의 매장에 비상이 걸렸다.
점장인 다이앤으로부터 귀띔을 받 은 직원들은 하나같이 열의를 불태 웠다.
“그럼 1,000만 불짜리를 하나 팔
면,1,000만 불의 팁이 떨어지는 거 야?”
“그렇다니까. 대신 전원이 함께 공 평하게 나누는 거다. 다이앤이 절대 개인플레이하지 말라고 엄명을 내렸 어.”
직원 모두가 힘을 합쳐 응대해도 모자랄 거물이다.
각각의 개인이 팁에 눈이 멀어 자 기 욕심만 내세운다면 절대 좋은 결 과를 얻을 수 없다.
다이앤은 아랍 왕족들이 얼마나 민 감한 이들인지 알고 있었다.
불붙은 경쟁심이 조금이라도 거슬
리게 만든다면,그들은 주저 없이 자리를 떨치고 일어설 것이다.
실수 없는 완벽함을 위해서는,반 드시 제대로 된 협업이 이뤄져야 한 다.
전 직원들은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 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매장에 남아 있는 재고를 전부 파 악하고,태블릿 PC로 보여줄 상품 목록을 매장에 없는 재고 순서로 깔 끔하게 정리했다.
고객에게 보여줄 상품들을 바리바 리 싸들고 꺼내 와서 보기 좋게 임 시 전시관을 마련했다. 그렇게 매장
전체가 단 한 명의 고객만을 위한 전시관으로 변했다.
직원들은 웃는 낯으로 안술이 마음 에 들어 할 만한 상품들을 차례대로 선보였다.
구두,바지, 벨트,셔츠,재킷,넥타 이,시계 등 남자 고객을 위한 모든 사치 브랜드가 총동원되었다.
하지만 안술의 반응은 시원치 않았 다.
“너무 비싸군.”
“비싸.”
“이게 백만 달러나 한다고? 백만 달러면 애플 주식을 5,500주는 거뜬
히 살 수 있을 텐데?”
“너무 비싸군.”
제아무리 척척 상품을 보여줘도 안 술은 그저 비싸다고만 할 뿐이었다. 심지어 직원들이 듣는 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 대놓고 그 이유를 언급했 다.
덕분에 직원들의 속이 타들어갔다.
사실 그들은 경험이 없었다.
이 매장을 찾는 고객이 ‘너무 비싼 데?’라는 이유로 거부감을 표시한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다들 가격이 얼마인지 따위는 전혀 관심 없는 이들이었다. 백만 달러짜
리 재킷이든 천만 달러짜리 시계이 든 그 자리에서 마음에 들기만 하면 척척 집어 든다.
‘이런 경우는 대체 어떻게 해야 해?’
‘지금까지 이런 왕족은 없었다. 이 분은 알뜰하신 건가,궁상이신 건 가.’
경험해본 적 없는 미지의 영역에 들어선 직원들은 당황해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허우적거렸다.
몇몇 눈치 빠른 직원들이 서둘러서 비교적 저렴한 상품들을 가져와서 늘어놓았다. 이 매장이 취급하는 상
품 중에서 가장 저렴한 것들이었다.
그래봐야 셔츠 한 방에 몇 만 달 러는 그냥 훌쩍 넘어간다.
이마저도 너무 저질이라면서 쳐다 도 보지 않는 고객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은 구체적인 가격에는 관심이 없지만,저렴한 상품과 그렇지 않은 상품은 또 귀신같이 구분한다.
안목이라는 게 괜히 생긴 게 아니 다.
헌데…….
“음,이것들은 그나마 좀 낫군. 그 래도 여전히 너무 비싸.”
‘안목이 보통이 아니잖아?’
‘세상에,역시 왕족은 왕족이야.’
‘비싼 것과 안 비싼 것들을 정말 칼같이 구분하시네.’
아랍의 왕족이자 유지웅의 절친. 아마 자신들의 상상으로는 가늠할 수 없는 부를 지녔을 것이다.
비록 백 달러도 안 하는 셔츠를 입고 있지만,그런 이가 ‘너무 비싸’ 라고 하는 것은 결코 궁상이 아니 다.
오히려 부유함에도 불구하고 검소 함을 미덕으로 중하게 여기는 모습 이 직원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때문에 그들은 더더욱 불타올랐다.
‘반드시 이분을 바꾸고 말겠어!’
‘이런 분이야말로 머리부터 발끝까 지 한 몇 억 달러로 풀세팅을 하셔 야 해! 그럼 얼마나 멋질까?’
‘아! 이런 분이야말로 진짜 피복에 돈을 쓰는 즐거움을 아셔야 하는데! 그렇게 만들어드리고 싶은데!’
안술이 쇼핑에 좀처럼 흥미를 보이 지 않자,직원들은 더욱 열의가 달 아올랐다.
겪어보지 못한 초유의 사태에 당황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그래도 그들 은 자부심을 지닌 프로다. 어떻게든 안술의 마음에 드는 상품을 팔고야
말겠다는 열의가 다들 끓어 넘쳤다.
“비싸.”
“너무 비싸군.”
“대체 이런 천 쪼가리가 왜 이런 가격을 받는 건가?”
“얼마라고? 허,그 돈을 주고 살 바에는 차라리 돈을 좀 더 보태서 여기 호텔을 사버리는 게 낫겠군. 거기에서 나오는 돈으로 차라리 난 민 어린이들을 돕는 게 좀 더 생산 적이겠어.”
방어가 너무 철저하다 보니, 좀처 럼 뚫리지가 않는다.
마치 단단한 특수합금으로 만들어
진 전차를 향해,대나무창을 쥔 수 백 명의 특공대가 돌진하는 듯한 느 낌이 다.
제아무리 많은 수가 달려들어 봤자 이쪽이 쥔 무기는 그저 한 자루의 얄팍한 대나무창, 전차의 장갑판에 생채기는커녕 제대로 던져 보지도 못하고 기관총 난사에 무력하게 쓸 려나간다.
“이거 도저히 안 되겠는데.”
마침내 잠자코 지켜보던 유지웅이 나섰다.
그는 다이앤 등 직원들의 판매 실 력을 믿고 지금까지는 그저 기다리
고만 있었다.
하지만 이건 전력 차가 너무 월등 하다. 그들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안 술이 가진 방어력이 너무 뛰어났다.
달랑 대나무창 몇 자루만 쥐어주고 비대칭무기를 쥔 상대를 향해 싸우 라고 밀어붙인 것이나 다름없으니.
“힘의 균형은 유지시켜줘야 하니 까. 그래야 게임이 되지.”
“친구? 무슨 말인가?”
“안술,네가 아무리 나를 좌절시키 려 해도 나는 굴복하지 않겠어. 반 드시 너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바꿔놓고 말겠어.”
“친구, 내가 친구의 선물을 거절하 겠다는 것은 아니네. 다만 불필요한 가치를 지불하면서까지……
“메스.”
유지웅이 오른손을 척 내밀면서 말 하자 다이앤은 조금 당황했다. 통역 을 통해 전해 들었지만 무슨 의미인 지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갑자기 수 술용 칼을 요구하다니?
“이런이 런.”
유지웅은 혀를 끌끌 차고는 다시 말했다.
커터.
“여기 있습니다!”
그제야 말뜻을 알아들은 다이앤이 급해 어딘가에서 커터를 가져와서 정중히 유지응에게 건넸다.
하지만 그는 커터를 받아들자마자 다시금 다이앤에게 건넸다.
“왕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들은 이 세상에 존재할 가치가 없다고 생 각하는데, 시스터는 어떻게 생각 해?”
다소 심오해 보이는 말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의외로 간결했다. 다이앤은 귀신같이 알아듣고는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브라더!”
“쇼핑이 너무 길어지는 것은 원치 않아. 오늘 여기 말고 다른 매장들 도 돌아야 하거든. 기껏 출근한 업 계 동료들도 뭔가 수고비는 챙겨야 하지 않겠어,시스터?”
“Yes, Your Majesty!”
“친구?”
안술은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다. 그는 아직 유지웅의 쇼핑 스타일을 겪어본 적이 없었다. 심지 어 그것이 다른 차원의 자신이 가르 쳐준 것이라는 것을 알 리도 없었 다.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안술의 것은 안슐에게.’
“왕자님,이 셔츠는 어떠신지요?
15만 달러입니다.”
“셔츠 한 장 따위가 쓸데없이 너무 비……
“알겠습니다.”
다이앤은 커터를 들어 셔츠에 조용 히 상처 자국을 냈다. 안술의 눈앞 에서 행하다 보니,그의 기분을 자 극하지 않으려고 작은 동작으로 처 리 했다.
눈앞에서 자신이 거절한 상품을 과 감한 동작으로 잘라버리면 누구라도
기분이 나쁘다. 하지만 정중하고 적 절한 동작으로 작은 생채기 정도만 내면,오히려 이쪽이 당황하게 된다. “이게 무슨 짓인가?”
“왕자님의 선택을 받지 못했기에 탈락하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왕자님의 절친인 빅브라더의 뜻이지 요.”
한마디로 말해서 나를 원망하지 말 라는 뜻이다.
안슐은 어이가 없어서 유지웅을 돌 아봤고,눈이 마주치자 그는 어깨를 으쏙해 보였다.
“안술,네 선택을 받지 못한 저 가
여운 옷은 이제 폐기 처분이 되는 운명으로 결정되었어. 동시에 지금 막 내 계좌에서 15만 달러가 허공 으로 증발했지.”
“치,친구!”
“아쉬워. 네 선택을 받았다면 저 셔츠는 아부다비 왕궁 드레스룸에 당당히 자리를 잡을 수 있었을 텐 데. 하지만 내게 15만 달러의 손실 만 남긴 채 그저 의미 없이 이 세 상을 떠나는 신세가 되어야 하네?”
“친구!”
“다이앤.”
“예,왕자님. 이번에 보셔야 할 상
품입니다. 50여 년간 왕족만을 위한 옷을 만들어온 디자이너가 한 땀 한 땀 심혈을…… 아뇨,그냥 250만 달 러입니다.”
상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려다 말고 중간에 딱 끊은 채 가격부터 불러버린다. 심지어 15만 달러짜리 셔츠에서 250만 달러짜리 셔츠로 갑자기 확 뛰었다.
‘스킬이 탁월하네.’
유지웅은 그걸 보고 감탄했다. 그 는 다이앤이 어떤 전략을 짰는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일부러 처음에는 가장 저렴한 15
만 달러짜리를 보여주고 찢어버린 다. 희생양으로 일부러 가장 저렴한 상품을 선택한 것이다. 아마도 자신 에게 손해를 최대한 덜 끼치기 싫은 프로의 정신에서 나온 행동이리라.
‘그게 좀 아쉽네. 초반부터 확 가 장 비싼 걸 찢어버려야 안술이 정신 이 번쩍 들 텐데.’
물론 유지웅의 입장에서는 불필요 한 배려였다.
오히려 과감하게 처음부터 비싼 것 부터 찢어버려야 더욱 큰 효과를 봤 을 텐데,그 점이 조금 아쉽다. 그래도 자신의 말을 바로 알아듣고
과감한 조치를 취하는 점은 칭찬해 줄 만하다.
특히 옷을 찢어버린 것만 봐도 그 렇다.
누가 봐도 불쾌함보다는 안타까움 과 죄책감을 느낄 수 있게끔 적절한 행동 수위를 조절해서 연출한 점은 놀라울 정도였다.
“250만 달러라고?”
안술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가격에 놀라는 것은 아까와 같아 보이지만, 지금의 놀람은 아까와는 다른 것이었다.
네,왕자님께서 거절하시면 이 귀
여운 아이는 작은 생채기가 나고 판 매가 불가능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왕자님의 절친이자 빅브라더는 저희 매장에 250만 달러를 무의미하게 지불하게 되시겠죠. 물론 저희 매장 이야 매출이 늘어서 좋긴 합니다만, 그건 본사의 입장일 뿐 저로서는 심 히 가슴이 찢어지는……
“아주 마음에 들어! 그걸로 하지!”
“네,그럼 이쪽으로 잠시 와주시겠 습니까? 실례지만 치수를 재야겠습 니다. 한 달 안으로 제작해서 보내 드릴 겁니다.”
“제작이라고?”
“예,우리 매장의 모든 의류는 정 밀한 치수를 잰 후에 디자이너가 따 로 주문해서 발송해드리는 것을 원 척으로 하고 있습니다. 왕자님께서 는 디자인만 고르시면 됩니다. 어디 까지나 구두를 제외한 셔츠,바지 등 일반 피복류에만 해당됩니다.”
다른 직원이 줄자를 들고 다가왔 다. 왕족을 상대하는 사치 매장답게 줄자도 황금색으로 도금이 되어 있 었다. 저런 걸로 제대로 치수를 잴 수 있을까 의아할 정도였다.
그렇게 치수를 재는 동안…….
“왕자님, 이거 잠깐 한번 보시겠습
니까? 왕자님께 어울릴 만한 시계들 을 한번 가져와봤습니다. 좌측부터 ■만,320만,330만,350만,400 만 달러입니다.”
“다 사겠다! 다 사겠어! 그러니 이 제 가져오지 마라! 이제부터는 내가 직접 눈으로 보고 고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