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473)
나는 귀족이다 1375화
[헬조선 편]
75장 어린 수호신(5)
정리하자면,오리나와 블리츠랭크 는 하나의 존재다.
2012년의 나와 2019년의 내가 서 로 별개의 존재가 아닌 것처럼 말이 다.
핵폭발 위기를 감지한 오리나는 블 리츠랭크라는 자신의 자아 일부를 분리해서 외부로 내보냈다. 오리나 는 균열 제어를 위해 전면으로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블리츠랭크에게 허용된 시스템 자 원은 0.01%.
달리 말하면,균열 제어를 위해서 는 그만큼 많은 시스템 자원을 쏟아 야 한다는 뜻이 된다.
“넌 그럼 앞으로 계속 외부에서 활 동하는 거냐?”
「예. 저는,아니,오리나는 주인님 을 원활히 돕기 위해서 저를 외부로
내보내는 게 낫다고 판단을 했습니 다.」
“저, 오리나,저,오리나,헷갈리잖 아. 왜 자꾸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 거야?”
「저에게는 오리나와 블리츠랭크를 구분하는 것이 의미가 없지만,주인 님 입장에서는 헷갈릴 수 있기 때문 에 표현에 신중을 가하고 있습니 다.」
“됐어,됐어. 네가 오리나 노트북 인터넷 브라우저 랩 한 개짜리라는 것은 충분히 이해했으니까,내가 헷 갈릴까 걱정은 이제 덜어놔도 돼.”
「자존심
“야,깡통한테 자존심 같은 게 어 디 있냐? 그건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귀한 4진법 감정이야. 2진법 생명체한테는 사치라고,사치. 아무
트 ”
유지웅은 손을 휘휘 저으며 말을 이었다.
“근데 내가 왜 기절한 거지? 아직 도 이해가 안 되네.”
「핵폭발 충격 자체 때문이 아닙니 다. 제가 시스템을 리부팅하며 외부 로 나오는 충격 때문에 잠시 의식을 잃으신 겁니다.」
“아,역시. 어쩐지 그 순간 왼손이 찌릿찌릿한 거 같더라고. 내가 잘못 기억하는 게 아니었어.”
유지웅은 하늘을 을려다보며 중얼 거렸다.
“그나저나 이제 어쩌지? 미국도 분 명히 핵폭발을 감지했을 텐데,그 폭발 에너지가 한 방향으로만 쏘아 져 우주로 날아가 버렸으니…… 이 말도 안 되는 물리 현상 때문에 분 명히 뭐라뭐라 귀찮게 할 거 같은 데.”
「묵비권을 행사하십시오.」
“역시 그게 편하겠지?”
유지웅은 블리츠랭크를 다시 천천 히 살폈다.
키가 1미터가량 되는 매끈한 금속 체 바디와 두 개의 팔,8개의 다리.
겉보기에는 평범한 미래형 가정용 로봇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내부는 무수한 나노머신 세포들의 결합 조직으로 이뤄져 있 을 것이다.
로봇이라기보다는,규소 세포를 기 반으로 한 생명체.
그것이 바로 블리츠랭크의 진정한 정체다.
“너,지금 그 몸은 도구일 뿐이라 고 했지?”
「그렇습니다. 제 진정한 인격은 주인님의 왼손에 깃들어 있습니다. 때문에 지금 이 몸이 파괴되어도 다 시 새로 만들면 됩니다.」
“그럼 지금 그 바디랑 나랑 너무 멀어지면 제어가 안 되는 거 아니 냐? 통신범위 같은 게 있을 거 아 니야?”
「동기화를 통해 제어하고 있기 때 문에 거리나 전파 차폐 같은 것에도 일절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이론적 으로는 두께 10미터 납 상자에 넣
어 우주 반대편에 가져가도 실시간 으로 제어가 가능합니다.」
“이야,그건 좀 쩌는데. 근데 동기 화가 뭐야?”
「양자 얽힘 현상을 생각하시면 됩 니다. 원리는 다르지만 외부로 드러 나는 현상 결과는 비슷합니다.」
“그냥 이과 싹 다 죽었으면 좋겠 다.”
「제니스 컴퍼니에서 주인님을 위 해 일하는 주요 직원들 상당수는 이 과 출신으로…….」
“이과가 또. 또 시작이네.”
유지웅은 지모에게 연락을 취했다.
지모는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전화 를 받았다. 핵폭발 때문에 유지웅이 어찌 된 건 아닌지 잔뜩 걱정했던 모양이다.
“거주 구역은 안전한 거 같습니다. 다른 운반책 두 곳은 어떻게 됐나 요?”
「미군이 덮쳐서 일부는 사살하고 일부는 생포했습니다만,그들은 아 무것도 모르는 모양입니다. 모두 남 아공의 와해된 정부군 출신들이었습 니다.」
“보츠와나에 핵을 제공한 배후 세
력이 한 번 쓰고 버리려고 끌어모은 거군요.”
「현재로써는 그런 것 같습니다.」
다행히 쿠알 공격대는 더 이상의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보츠와나를 진압하러 간 제
2공격대가 핵 공격에 전멸한 덕분 에,쿠알의 측근들이 적지 않은 동 요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다행히 쿠알 총수는 흔들림이 없 습니다.」
“진짜 될성부른 떡잎이 맞다니까 요, 그 어린 나이에 이런 큰일을 겪 고서도 동요가 없다니,거참. 마음
같아서는 그냥 확 의형제라도 맺고 싶네요.”
「하,하…….」
의형제라는 말에 지모는 맥 빠진 웃음소리를 냈다.
정말 유지응이 쿠알과 의형제를 맺 는다면,향후 아프리카 대륙의 정세 가 얼마나 급격한 변화를 맞이할지, 예측을 포기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 다.
“일단 전용기로 복귀하겠습니다.” 「예.」
통화를 마친 유지웅은 블리츠랭크 를 힐끔 돌아봤다.
“너,그런데 혹시 그 바디에도 결 정 에너지가 흐르냐?”
「물론입니다. 하지만 차폐 기능을 활성화하고 있어 인간의 기술로 감 지할 수는 없습니다.」
“그건 다행이네. 너,그런데 스팩이 얼마야? 할 수 있는 작업이 어느 정도나 돼?”
「지구상의 모든 컴퓨터를 한꺼번 에 접속해서 데이터를 조작하거나 빼내거나 소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흔적은 남지 않습니다. 다만 전원이 꺼져 있거나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 은 컴퓨터는 불가능합니다.」
“오,그럼 펜타곤을 흔적 없이 해 킹하는 것도 가능해?”
「물론입니다.」
“호오……
유지웅은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턱 을 쓰다듬다가,좋은 생각이 나서 손뻑을 쳤다.
“좋았어! 너에게 제니스 종합인적 자원관리사업부를 맡기면 되겠다.”
제니 스 종합인적자원관리사업부.
편의상 모니터링 팀이라 부르는 부
서다.
5,000명이 넘는 직원들로 구성된 부서로서,한국의 모든 사람들의 성 향을 개괄적으로 조사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원래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어떤 감 정을 품고 있는지 전수 조사하기 위 해 만든 부서다.
펜타곤까지 들키지 않고 자유자재 로 해킹 가능한 블리츠랭크가 맡기 에는 너무나 초라하다. 미슐랭 3스 타 요리사에게 콩나물이나 다듬으라 고 하는 것이 차라리 나을 것이다.
“지금 네가 인터넷 브라우저 랩 한
개 수준이니까,이 정도 임무면 적 당하겠지? 나중에 필요한 게 생기면 그때그때 시켜줄게. 일단 주업무는 모니터링 팀 서포트를 하는 거야. 알겠어?”
「자존심…….」
“어허,그건 나 같은 4진법 생명체 나 갖는 감정이라고 내가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겠어?”
* * *
핵폭발을 목격한 거주구역 주민들 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폭발 에너지가 대부분 하늘로 솟구 쳐서 피해를 전혀 입지 않은 것도 있고,이 정도 위험은 그들에게 일 상사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 이다.
심지어 그게 핵폭발이라는 것도 알 지 못했다.
그러는 동안,케이프타운을 통해 미국이 지원하는 식량 천만 톤과 의 약품이 들어왔다.
안 그래도 식량 부족으로 근심하고 있던 찰나였다.
천만 톤의 식량 수혈은 쿠알에 대 한 주민들의 신뢰를 한층 두럽게 만
들어주었다.
지모는 쿠알을 다시 만났다.
“아프리카 통일을 바라지 않는 국 가가 보츠와나에 핵무기를 몰래 제 공하고 있습니다. 잠시 확장을 멈추 셔야 합니다. 적어도 그 국가가 어 디인지 알아내기 전까지는 말입니 다.”
“속전속결로 보츠와나 정부를 함락 하는 것은? CIA가 조금만 도와주 고,내가 직접 나선다면 가능할 텐 데.”
“의미가 없습니다. 배후 세력의 목 적은 보츠와나를 돕는 게 아니라 쿠
알 공격대를 방해하는 것이기 때문 입니다.”
M 99
“만약 보츠와나 정부를 순식간에 무너뜨리면 배후 세력이 어떻게 나 올지 모릅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극단적인 선택?”
“남아공에 있는 쿠알 님의 주요 거 점을 핵으로 날려 버리는 겁니다. 그럼 쿠알 님의 손발은 철저히 묶이 고,주민들의 원성을 한 몸에 받게 됩니다.”
“……결국 배후가 어디인지부터 알
아내야 한다는 거군.”
쿠알은 얼굴을 찡그리며 한숨을 쉬 었다.
지모는 그가 자신의 말을 충분히 이해하고 납득한 눈치에 마음을 놓 았다.
혹시라도 어린 혈기를 참지 못하고 뛰어오르기라도 하면 어쩌나 염려했 는데,나이에 비해 참을성이 무척 컸다.
“미국이 조사 중이니 금방 만족스 러운 결과를 받아보실 수 있을 겁니 다.”
믿음직하군.
“애초에 핵 배낭 같은 소형 핵폭탄 기술을 개발하고 보유한 나라가 얼 마 되지 않습니다.”
“지금 단계에서 배후 세력 용의국 을 알려줄 순 없나?”
“그것은……
“나 혼자만 알고 있을 테니까 괜찮 아. 후보 정도는 알고 있어야 앞으 로 물밑 외교가 들어올 때 마음의 준비를 하지 않겠어?”
지모는 잠시 망설이다가 목소리를 낮춰 대답했다.
“현재로써는 중국,러시아, 일본이 유력합니다.”
“세 나라는 일단 핵 배낭을 제조할 만한 기술력,그리고 쿠알 님을 방 해할 만한 강력한 동기를 갖고 있습 니다.”
“그럼 다른 핵보유국들은?”
“기술은 있지만,이렇게까지 극단 적인 개입을 할 만큼 충분한 동기와 무모함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 래서 방금 말씀드린 세 나라가 가장 유력하다고 말씀드린 겁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현재 상황에서의 추정입 니다.”
‘고마워.
면담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유지 응이 지모에게 물었다.
“일본은 근데 지금 외부에 눈을 돌 릴 여력이 없지 않아요? 동서로 나 뉘어서 서로 통일 전쟁 하느라 바쁠 텐데?”
일본은 현재 무와히토 일왕이 이끄 는 서부의 왕정부,카오리 총리가 이끄는 신정부로 나뉘어서 기약 없 는 내전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오키나와는 진작 독립을 선언해서 유구공화국이라는 이름을 내걸었고, 홋카이도는 내전에 중립을 선언한 채 여차하면 독립을 선언할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일본은 핵도 없잖아요? 물 론 기술력이야 있다지만,지금 상황 에서 미국의 눈을 피해 핵 배낭을 만들 만한 여력은 안 될 텐데요?”
“카오리 신정부가 러시아로부터 비 밀리에 핵무기를 제공받은 정황이 있습니다.”
“뭐라고요?”
“이번에 보츠와나에서 터진 핵 배 냥의 유입 경로를 추적하다가 알게 된 사실입니다. 물론 아직 100%는 아닙니다만,일본도 용의국에서 배 제할 수는 없습니다.”
“안 그래도 내전으로 정신없을 텐 데,아프리카 통일을 방해할 이유가 있나요?”
“일본이 통일된 이후를 생각하는 겁니다. 일본이 아프리카에 적지 않 은 자원개발권을 갖고 있거든요.”
“아하.”
“만약 쿠알 님이 아프리카를 일통 하고,기존에 존재하던 모든 해외 채무 소멸을 선포하기라도 한다면, 일본은 그나마 미래로 나아갈 성장 동력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미국의 눈을 피해 도박을 할 만한 동기는 된다는 거군요.”
“그래도 중국이나 러시아만큼은 아 닙니다.”
“전 왠지 중국이 가장 의심스럽습 니다.”
“우리 정부도 중국을 가장 큰 후보 로 두고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중국이 아프리카에 가진 이권도 일 본 못지않으니까요. 게다가 중국은 미중 무역 전쟁에서 생긴 출혈을 보 전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합니다.”
어느 정도 설명을 마친 지모가 문 득 지나가듯이 물었다.
“그런데 이번에 데려오신 그 로봇 은 뭡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