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506)
나는 귀족이다 1408화
[헬조선 편]
78장 이쯤에서 정리 한번(9)
“지웅이가 너무 폭주하지 말아야 할 텐데……
출근한 정효주는 자신이 체크해야 할 주요 보고 사항을 뒤적거리면서 도 유지웅 걱정을 손에서 놓지 않았 다.
어디 가서 맞고 다닐 애는 아니라 서 그 점은 다행이지만,그의 손에 심하게 얻어맞을 제3자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걱정이 된다.
원래 삶에서 극악의 테러리스트로 악명을 떨쳤지만,다행스럽게도 지 금은 전혀 아니다. 거의 대부분이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다.
부디 지금의 포지션이 깨지지 않았 으면…….
“이게 뭐죠?”
“학교 폭력 사건입니다.”
“학교 폭력이요? 우리 제니스타운 에서 일어났다고요?”
정효주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도시관리위원회의 불법행위에 대한 대응은 잔혹하다 싶을 정도로 단호 하다.
현재 제니스타운에 새로 문을 연 학교는 약 50개가 넘는다. 초중고를 모두 합산한 숫자다.
도시관리위원회는 학기마다 전교생 을 대상으로 법률적인 주의를 준다.
위원회 소속 강사가 각 학급을 찾 아가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필수적인 주의사항을 주입시키는 과정이다.
대충 이런 식이다.
「학생 여러분. 성범죄,폭력범죄, 집단따돌림이나 괴롭힘, 이것들은 절대로 하지 마세요. 방관하지도 말 고 적극적으로 신고하세요. 주도자 는 물론이고 단순 가담자까지도 엄 히 처벌받게 됩니다.」
「선생님,단순 가담자가 뭔가요? 말이 너무 어려워요.」
「나쁜 친구가 약한 친구를 괴롭히 자고 해서 거기에 참가하는 걸 말해 요.」
「아하, 그렇구나.」
「잊지 말아요. 방금 말한 잘못들
의 경우,가해자는 단 한 번의 잘못 만으로도 제니스타운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도시관리위원회는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엄밀하게 교육을 시켰으 며,학교당 두 명 이상의 인원을 상 시 파견해서 감시의 눈길을 떼지 않 았다.
감시자는 교직원이나 청소부,수위 등 다양한 신분으로 위장했기에 학 교 측이나 학생들은 알 수가 없었 다.
그 외에도 다양한 노력 덕분에 지
금까지 제니스타운에서는 심각한 학 교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었다.
“이 정도면 처음부터 작정하고 괴 롭힌 거네요.”
사건은 집단따돌림이었다.
정효주는 자세한 내역을 읽어보고 는 혀를 내둘렀다.
두 달 넘게 이뤄진 집단따돌림이 드러나지 않은 것은,가해자가 그만 큼 철저하고 정밀하게 이행한 덕분 이었다.
“네,도관위에서 파견한 옴저버들 이 두 달 동안 눈치채지 못했을 정
도니까요. 중학생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아주 교활한 수법이었 습니다.”
“다른 학생들의 입은 어떻게 막은 거죠?”
“가해자 측 부모가 상당히 부유한 편입니다. 선물 공세 같은 것으로 입을 막은 모양입니다.”
“피해자는 왜 그동안 입을 다문 거 죠?”
“피해자 부모가 가해자 사업체에서 일하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가해자 학생이 처음부터 피해자 학생한테 그 사실을 주지시킨 바람에 입을 열
지 못했던 거고요.”
“집단따돌림뿐만 아니라 동성간 성 추행도 했었네요.”
동성간 성추행.
개요를 읽어보니 추행 그 자체보다 는 인격적인 모멸감을 주기 위한 게 목적인 듯했다.
“이 정도면 싹이 아주 노란 거 같 은데요. 영구 추방 조치해야 할 거 같아요.”
“아직 형사미성년자다 보니……. 외부에서 이런저런 말이 나오지 않 을까요?”
원칙적이라면 추방이 맞다.
하지만 정효주에게까지 보고가 올 라온 것은 가해자가 형사미성년자였 기 때문이었다. 고등학생만 되었어 도 정효주에게까지 보고되진 않았을 것이다.
“여기는 사유지니까 괜찮아요. 계 약 위반입니다.”
“그럼 영구추방으로 갈까요?”
“네,그래야죠.”
“가해자 부모는 어떻게 합니까?”
“피해자에게 배상하게 하세요. 가 해자 부모까지 쫓아낼 필요는 없으 니까요.”
“알겠습니다. 배상 규모는……
“징벌 배상 적용하세요.”
“징벌 배상…… 알겠습니다. 조항 적용에 문제는 없을 겁니다.”
제니스타운은 특별자치구로 고도의 자치권을 인정받고 있다.
법률에 어긋나지 않는 한에서 도시 를 운영하기 위한 세세한,법규에 준하는 수준의 규칙들을 제정할 수 있다.
그중 사회를 놀라게 만들었던 것은 바로 재산비례벌금 조례였다. 제니
스타운이 도입한 징벌배상제도의 일 부 규정이다.
재산 규모에 따라 최대 5%까지 벌 금을 물릴 수 있고,벌금은 피해자 구제를 위해 사용된다. 피해자가 따 로 받아내는 민사배상액과는 별도 다.
‘지금쯤 중국에 도착했겠지? 슬슬 레이드 준비하고 있겠네. 이번에는 얼마나 부수고 돌아올까?’
간간이 유지웅 생각도 하면서,정 효주는 보고 내용 확인에 열중했다.
부의장님,아까 그 가해자 부친이
지금 도관위 본청을 찾아왔다고 합 니다.”
“그래요? 설마 항의라도 하러 온 건가요?”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피해자를 만나 진심으로 사죄하고 싶다고 합 니다. 용서를 구하려는 모양입니다.”
“원칙대로 하세요. 돌려보내시면 되잖아요.”
도시관리위원회는 이런 형사사건의 경우,피해자와 가해자가 서로 만나 는 경우를 만들지 않는다. 재판을 하게 되더라도 가급적 따로따로 진 술을 받기를 권고한다.
물론 아직까지 제니스타운에서 정 식으로 형사재판이 열린 적은 없다.
인구가 600만 명이 넘는 도시 규 모를 생각하면,기적과도 같은 일이 다.
보좌관은 다소 난처한 눈치였다.
“그게 위원회에서 아무리 설명을 해도 꼭 사과를 하고 싶다고…… 자 식 잘못 키운 잘못을 빌겠다고 합니 다.”
“혹시 책임을 감경하려고 수를 부 리는 것은 아니고요?”
“그건 아닌 것 같아 보인다고 했습 니다. 부친의 평판은 실제로 좋은
편입니다.”
“여기로 데려오라고 하세요,그럼.
얼마 지나지 않아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직원들의 안내를 받 아 나타났다.
잔뜩 긴장해 있던 남자는 정효주를 보자마자 무릎을 꿇을 듯한 기세로 고개를 푹 숙이며 사과했다.
“부의장님! 제가 자식을 잘못 키웠 습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용서는 제게 구할 게 아니라 피해 자에게 구하셔야죠. 그리고 선생님 이 아니라 가해자 학생이 직접.”
“기회만 만들어주신다면 제가 못난 아들놈을 데리고 직접 찾아가서 석 고대죄라도 청하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어요. 용서는 무릎이 아니라 입금으로 비는 거예요,원 래.”
순간 남자의 얼굴에 당혹감이 어렸 다. 보좌관을 포함한 다른 직원들의 표정도 비슷했다.
“배상액 숫자로 충분한 사의 표시 를 하신다면 피해자와 피해자 부모 도 기꺼운 마음으로 용서할 겁니다. 그러니 무릎을 꿇겠다고 호들갑을
떠실 필요는 없어요.”
“그,그것은……
“혹시 배상액을 조금이라도 줄이려 고 무릎을 꿇으시려는 건 아니겠지 요?”
“절대로 아닙니다! 제 이름을 걸고 맹세할 수 있습니다!”
“그럼 가해가 학생이 영구추방 되 는 것 때문에 그러시나요?”
남자는 말문이 막혔고,정효주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부모들이란 참……
그의 진의를 의심하지는 않는다. 주변 평판도 좋고 건실하게 사업체 를 운영해 온 사람이다.
다만 아들이 제니스타운에서 쫓겨 나게 생겼으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달려온 것이리라.
“선생님,유감이지만 선생님 아들 은 제니스타운에서 영구추방 되기로 결정이 났습니다. 재범을 막기 위해 서라도 봐주기 없이 강력한 조치를 하기로 했어요.”
“부의장님,한 번만 봐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제가 가진 재산의 절반 을 피해자 학생을 위해 내놓겠습니
다!”
정효주는 어깨를 으쏙했다.
“이게 그냥 사람을 때리거나 다치 게 만든 거면 타협의 여지가 있겠는 데…… 선생님의 아들은 몇 달 동안 학교 측의 눈을 피해 급우들을 매수 해가면서까지 교활하고 집요하게 피 해자 학생을 괴롭혔어요. 그런 싹을 제니스타운에서 자라나게 남겨둘 수 는 없습니다. 유감이에요.”
“부의장님, 제발 선처를……
“선생님을 포함해서 다른 가족들에 게까지 피해가 갈 일은 없으니까 그 점은 안심하세요.”
남자는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물러나야 했다.
보좌관이 가라앉은 표정으로 말했 다.
“가해자 부친은 참 안됐습니다. 그 래도 나름 건실하게 살아온 사람이 던데 말입니다.”
“사람은 자기 행동에 책임을 져야 죠. 가해자는 추방으로,가해자 부모 는 아들과의 별거 생활로.”
아마 모친이 아들을 데리고 도시를 나가고,부친은 계속 도시에서 사업 을 하는 기러기 가족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일은 홍보 샘플로 만들어서 모 든 학교에 대대적으로 알리세요, 다 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못하게 해 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뭐,아무리 열심히 예방한다고 해 서 사건이 안 터지지는 않을 테지만 요.”
질 나쁜 싹이 자라날 때마다 그때 그때 솎아내는 것만이 최선이다.
제아무리 철저히 예방하고 관리한 다 해도 모든 싹이 건강하게 자라난 다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그 뒤로도 정효주는 자신이 처리해 야 하는 65가지의 사안을 확인했다.
집단따돌림을 한 형사미성년자의 영구 추방.
친구를 성폭행한 초등학교 1학년짜 리 남아의 조치 결정.
병적으로 이웃들을 상대로 진상짓 을 해온 중년 여성의 처우 문제.
대부분은 도시관리위원회에서 자의 적으로 판단을 내리기에 모호한 사 안이었다. 애초에 그런 사안이 아니 었으면 정효주에게까지 보고가 올라 갈 일도 없었다.
“지응이는 잘하고 있을까?”
일을 처리하다 말고 정효주는 문득 생각이 나서 유튜브 TV를 켜보았 다.
CNN에서 한창 중국 현장 관련 보도를 내보내고 있었다.
보도는 영어로 진행되지만 실시간 자막이 달리고 있어 내용을 이해하 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결재 내용을 확인하며 틈틈이 생중 계를 보던 정효주는 어느 순간 펜을 떨어뜨렸다.
“뭐야?”
-긴급 속보입니다! 쑤이닝 시 남 쪽으로 약 5이on 떨어진 지역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수소 폭탄을 연상케 하는 이 폭발은 직경 350km에 달하는 거대한 면적을 완 전히 불태워 버렸으며,청두시와 충 칭시도 폭발에 휩쓸린 상태입니다! 피해 지역의 생존 확인은 현재 매우 절망적인 상태입니다!
CNN은 청두시와 충칭시를 쓸어버 린 거대한 폭발 장면을 몇 번이고 거듭해서 보여주었다.
정효주는 새하얗게 질린 채 폭발 장면을 확인했다.
불현듯 중국으로 떠나기 전 유지웅 이 무뚝뚝하게 했던 말이 귓가를 맴 돌았다.
-전화 말고 몸으로. 여기 말고 중 국에서. 아주 크게 한바탕 해야지.
“지응아,설마? 아니지?”
그 한바탕이 이 한바탕일 리가 없 어!
정효주는 얼른 연락을 취했지만,
제대로 연락이 닿지 않았다.
아무래도 대량의 전자파 때문에 인 근 지역에서 통신이 제대로 되지 않 는 모양이다.
아니면 저 폭발의 중심에 유지웅이 있던가.
청두시를 쓸어버린,직경 35이매에 달하는 거대한 폭발.
중국 정부는 필사적으로 정보를 통 제하려 했으나,이런 엄청난 사실을 숨긴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몇 시간이 채 지나기도 전에 대부 분의 중국 인민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었고,대혼란이 일어났다.
유지웅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화워윈 사령관도,
700여 명에 달하는 공격대원들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생존 확인도 불가능했으며,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도 알 수 없었다.
중국 정부가 마지막으로 들은 보고 는 ‘레이드를 위해 이제 막 출발했 다’라는 내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