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546)
나는 귀족이다 1448화
[헬조선 편]
83장 듬직한 후손(6)
“졸리다구요?”
“너무 졸려. 지금도 졸려. 억지로 겨우 깨어 있는 거야.”
“지옹아,이거 혹시?”
정효주가 놀라서 말하자,유지웅은
더 이상 말하지 말라는 듯이 손가락 을 세워 입에 댔다.
그리고 정효주를 돌아보며 입 모양 으로만 말했다.
‘쉿,그건 조상님 없을 때 이야기 하자. 지금 여기는 아니야.’
‘응. 진짜 이거 혹시?’
‘젠장! 이거 뭔가 불길한데.’
느낌이 좋지 않았다.
특히 눈에 띄게 투명해져 있는 유 령의 형체가 마음에 걸렸다.
“블랭,어떻게 생각해?”
블리츠랭크는 유지웅이 귀에 꽂고
있는 통신기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군함도를 옮겨온 이후,섬 전체를 감싼 에너지 파동이 미약하게 불안 정해지고 있는 낌새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유의미한 수준의 크기가 아 니라서 추적 관찰만 하고 있었습니 다.
“그래,그건 나도 기억나.”
군함도가 외나로도에 이식되고 다 음 날부터 일어난 파동의 불안정함 은 휘버 등 네 과학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별로 큰 위험 가능성은 보
이지 않았고,그래서 일단 추적 관 찰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며칠 만에 보는 유령의 몸 이 저렇게 투명해져 있을 줄이야.
“졸리다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 요?”
“몰라. 몹시 졸려. 참을 수가 없 어.”
“졸리신데 여기 나와 있으시는 이 유는 뭐예요? 원래 여기는 잘 안 올라오시잖아요.”
유령이 지금 서 있는 곳은 군함도 에서 가장 높은 곳이라 할 수 있는 건축물 옥상이었다.
유령은 손가락으로 어느 방향을 가 리 켰다.
지금까지 줄곧 지켜보던 그 방향이 었다.
“저기. 저곳. 우주기지.”
“나로우주센터요? 저길 보고 계셨 어요?”
“내가 지금까지 봤던 영상물에 나 온 그 거대한 로켓들…… 그 로켓들 이 저곳에서 발사된다는 거잖아?” “일단은 그렇죠.”
“그래서 언제 발사되나 하고 지켜 보고 있었어. 잠이 쩔 때마다 틈나
는 대로 올라와서 보고 있었어.”
“……어머.”
정효주는 안타까운 마음에 손으로 입을 가렸다.
블리츠랭크가 교신기를 통해 유지 응에게 알려주었다.
-가장 빠른 발사 일정은 6개월 후 입니다.
“아니,진짜 우리 헬조선은 왜 이 렇게 가난해서 미국처럼 하루에도 인공위성과 유인 우주선을 수십 번 씩 발사하거나 그럴 여유가 없는 거 냐고.”
“지응아,미국도 그 정도로 자주
발사하지는 않을 거 같은데.”
-그렇게 발사했다가는 미국도 진 작 재정이 파탄 났을 겁니다. 그전 에 나사가 해체되는 게 빠르겠지만 요.
“말이 그렇다는 거잖아,말이.”
유지웅은 손뻑을 가볍게 쳤다.
“아무래도 조상님이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우주쇼를 보지 못해서 지 금 아프신 거 같아. 소원을 들어드 리면 아마 다시 좋아지실지도 몰 라.”
“소원은 이미 이룬 거 아니야? 집 에 돌아왔잖아.”
“소원을 이룬다는 건 이루고 싶은 새 소원이 다시 생겨난다는 것과 똑 같은 의미지. 어벤져스 히드라도 그 러잖아. 하나를 자르면 셋이 생겨날 거라고 말이야.”
“……그게 어째서 그렇게 돼?”
“그래서 알라딘 램프에서도 지니가 꼭 소원 셋을 들어준다고 말하는 거 지. 아무튼 안 되겠어.”
유지웅은 곧바로 스마트폰을 들었 다.
“나로우주센터면…… 항공우주연구 원에 뭐 그쪽에 연락하면 되는 거겠 지?”
-전화 걸었습니다.
“역시 블랭이 있으면 편하다니까. 만능 전자비서야.”
알아서 연락처를 알아내서 전화 발 신까지 해주니,참으로 편리한 놈이 다.
이윽고 상대가 전화를 받았다.
「KARI(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조철호입니다.」
“저 유지웅인데요.”
「……예?」
당황해하는 상대의 목소리가 들린 다. 유지웅은 친절하게 미소를 머금
고 다시 말해줬다.
“저 유지웅입니다. 나로우주센터 최고책임자 맞으시죠?”
‘■그,그렇습니다만…… 정말 유지 응 의장님이십니까?」
“영상 통화 돌려드릴까요? 아,이 거 스마트폰이 아니라 집무실 번호 로군요. 그럼 영통이 안 되겠네요.”
「이,이 목소리,이 말투는 분명 유지웅 의장님이 맞으신데.J
“네,저 유지웅 맞습니다. 잠시만 끊을게요. 조금 있다가 대통령이 전 화해서 제 신분을 확인시켜줄 겁니 다.”
유지웅은 잠시 전화를 끊은 후,청 와대에 연락을 걸었다.
대통령은 황당해했지만 두 말 없이 그렇게 하겠다고 연락을 끊었다.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보이스 피싱 아니라고 신원 보증이나 해야 하다 니,참으로 요지경인 세상이야. 그렇 지 않니?”
“그거 네 얼굴에 침 뱉기 같은데.”
잠시 후 유지웅은 다시 전화를 걸 었고,연구원장은 더 이상 유지웅을 의심하지 않았다. 애초에도 목소리 때문에 큰 불신을 품지도 않았지만. 「의장님이 저에게 전화를 주시는
날이 올 줄이야! 정말 영광입니 다!j
조철호 연구원장은 처세술이 매우 뛰어났다.
처음 통화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 고 호들갑을 떨며 유지웅의 기분을 맞춰주려고 애썼다.
“제가 듣기로 나로우주센터의 다음 발사 일정이 6개월 뒤라고 들은 거 같은데요,맞나요?”
「네,그렇습니다. 차세대 인공위성 발사 계획이 그 시기에 잡혀 있습니 다.」
조철호 연구원장의 목소리에 희미
한 기대감이 어리기 시작했다.
혹시 유지웅이 투자 같은 걸 끼얹 나?
그런 기대감이 들기 시작한 것이리 라.
“발사 일정을 좀 앞당길 수 없나 요? 아니,꼭 그 일정을 앞당길 필 요까진 없고 다른 발사 일정을 새로 끼워 넣어도 좋겠는데.”
「어느 정도나 앞당기기를 원하시 는 겁니까?」
“음,일주일 안으로 뭐 새끈한 긴 급 발사 같은 거 할 수 없을까요?”
조철호 연구원장은 잠시 동안 말이 없었다.
정효주는 얼굴도 보이지 않는 그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는 표정으로 유 지응을 잠자코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그건 대단히 어렵습니다. 로 켓 발사라는 게 그렇게 벼락치기처 럼 이뤄지는 게 아닙니다. 짧게는 일 년에서 길게는 몇 년,몇십 년에 걸쳐 오랫동안 신중하게 준비되는 것입니다.」
“안 될까요?”
「6개월 뒤 발사하는 인공위성도 사실은 3년 전부터 준비해 오던 것
입니다. 일주일 안으로 뭐라도 발사 하라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입니 다.」
“홈,그럼 발사체는 제가 어떻게든 마련을 해볼 테니까 발사시설만 쓸 수 있게 해주면 안 될까요?”
「예?」
조철호 연구원장은 못 들을 말을 들은 사람처럼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발사체는 제가 최대한 빨리 구해 볼게요. 조립까지 다 완벽하게 해서 요. 발사시설만 빌리는 거니까 어떻 게 가능하지 않을까요?”
「검수 작업도 꼼꼼하게 거쳐야 합 니다.」
“그 검수 작업까지 다 해서 가져올 테니까 염려하지 마세요. 설마 제가 로켓 발사가 얼마나 섬세하고 복잡 하고 위험한지 그것도 모르겠습니 까? 제가 비록 고졸이지만 그 정도 상식은 갖추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결코 그런 뜻이 아 니었습니다!」
“무슨 마음인지 아니까 너무 겁먹 지 말고요. 아무 문제없이 해서 올 테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미리 준비 나 부탁드립니다. 그래야 하루라도
빨리 발사를 할 수 있죠.”
「네,알겠습니다! 미리 일정을 깨 끗하게 비워놓고 있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유지웅이 전화를 끊자 정효주가 어 깨를 으쏙하며 물었다.
“어떻게 하려고 그래? 로켓 발사체 라는 게 그렇게 하루아침에 뚝딱 생 기는 게 아니잖아.”
“박사님들이 있잖아.”
“이제부터 박사님들이 알아서 해주 실 거야. 그러니까 우리는 걱정하지
않아도 돼.”
“우리? 지금 걱정은 나 혼자 했던 거 같은데?”
아무리 봐도 유지웅의 저 표정은 조금이라도 걱정을 한 사람의 것이 아니다.
그는 어깨를 으쏙했다.
“원래 사람이 할 일은 정해져 있 지. 박사님들이 할 수 있고 해야 하 는 일이 있고,내가 할 수 있고 해 야 하는 일이 있어. 이건 절대 섞일 수도 없고,서로가 대신해 줄 수도 없어.”
“그,그래.
“난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으 니까,이제 박사님들은 본인들이 해 야 할 일을 할 차례야. 그게 섭리 지.”
“내 생각엔 그분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하실 것 같은데? 아무튼 진짜 어쩔 생각이야? 박사님들이 아무리 천재여도 없던 로켓 발사체를 며칠 만에 만들어내지는 못해.”
“에이,그런 걱정은 안 해도 돼. 내가 얼마나 예산을 빠방하게 줬는 데,박사님들이 분명히 그거 가지고 예비 발사체 같은 거 많이 사뒀을 거야.”
“아주 확신을 하는구나.”
차라리 이렇게 말해주는 게 훨씬 믿음직스럽다.
“말 나온 김에 전화해 봐야겠다.”
유지웅은 그 자리에서 곧바로 최윤 에게 전화를 걸었다.
“최 소장님, 접니다.”
‘■네,의장님. 안 그래도 군함도의 결정 에너지 반응 변화에 관해서 연 락드리려고 했었습니다. 며칠 전부 터 다소 불안정했는데 그 변화가 지 금 좀 더 뚜렷해졌습니다.」
최윤의 목소리는 사뭇 진지했다.
유지웅은 블리츠랭크한테 들은 대 로,지금 유령에게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설명했다.
「로켓 발사 쇼를 보고 싶어 한다 고요?」
“네,그래서 지금 군함도 꼭대기에 서 아주 망부석이 돼서 나로센터 쪽 만 바라보고 계시더라고요. 고향에 돌아오면 매일 밤이고 낮이고 불꽃 쇼를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전혀 그렇지 않으니까 크게 실망하신 게 틀림없다고요.”
「음,과연…… 충분히 그럴 수 있 겠어요. 멘탈이 안정되지 않으니까
본신의 에너지 반응도 덩달아 뒤흔 들릴 수 있고,그렇다면…….」
듣고 있던 정효주는 기가 막혔다.
아니,그런 말도 안 되는 이유에 납득을 하는 게 어딨어?
“네,그래서 로켓이 필요합니다. 나 중을 위해서 미리 꿍쳐둔 발사체 같 은 거 있죠?”
「죄송하지만,없습니다.」
“이거이거,우리 선수끼리 이러지 맙시다. 내가 최 소장님을 모를 거 같아요?”
「정말 없습니다. 왜냐면 전 로켓 보다는 입자 가속기 쪽이 더 취미라
서요.」
“아니,그런 합당한 이유를 대면 내가 할 말이 없어지잖아요. 정말 로켓이 없는 게 맞군요.”
「대신 가랜 박사를 한 번 족쳐 보시죠. 그 양반이 원래 어린 시절 별명이 로켓 소년이라고 알고 있습 니다.」
“그런데 왜 핵물리학을 전공한 거 죠?”
「그건 부전공으로 알고 있습니다. 핵추진 로켓을 만들기 위해 손을 댔 는데,어쩌다 보니 로켓학자보다는 핵물리학자로 더 유명해져 버렸
죠.」
‘왠지 원래 살던 시대가 생각나네. 거기서도 가랜은 핵물리학이 부전 공…… 아니,교양이었잖아?’
이놈의 천재들이란 대체 머릿속이 어떻게 되먹은 것인지.
유지웅은 새삼 그들의 대단함에 소 름이 돋았다.
“알겠습니다. 그럼 가랜 박사님께 연락을 해보죠.”
「혹시 모르니 저도 주변 사람들에 게 숨겨 놓은 발사체 같은 거 없는 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아니,세계 정복이라도 하려고 그
래요? 왜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있 는 거죠?”
「의장님이 그런 말씀을 하셔봐야 전혀 설득력이 없습니다U
유지웅은 곧바로 가랜에게 연락을 걸었다.
「네,의장님. 가렌 박사입니다.」
“순순히 로켓 발사체를 내놓으면 예산 삭감 사태는 없을 것입니다, 가렌 박사님.”
「네?」
유지웅은 자초지종을 설명하려 로 켓을 내놓으라고 구슬렸다.
예산을 삭감한다는 말을 어디서 들 었는지,니트로가 우당탕 뛰어와서 뭐라 뭐라 쏘아대는 소리가 수화음 너머로 들렸다,
결국 가렌은 굴복했지만,여전히 문제는 남아 있었다.
「제가 나중에 쓰려고 주문해 놓은 로켓 5기가 있긴 하지만 아직 제작 중입니다. 3개월은 더 있어야 완성 될 겁니다.」
“안 돼! 그렇게나 오래 기다릴 순 없어요!”
좌절하던 유지웅은 주먹을 불끈 쥐 었다.
“어쩔 수 없지. 이제 답은 미국뿐 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