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557)
나는 귀족이다 1459화
[헬조선 편]
84장 무럭무럭 꿈나무들(8)
과천이 초토화된 이후, 김호 대통 령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정부에 대한 지지율은 바닥을 치고 있었고,김호무능론이 여론의 대세 를 이루고 있었다.
세계 최강의 레이드 전력을 보유하 고 있는 국가이면서도 제대로 된 괴 수 대응 시스템을 갖추지 않아 피해 를 키웠다는 비난이 봇물 터지듯이 쏟아져 나왔다.
“부상자에 비해 사망자는 생각보다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재산 피해가 엄청났습니다.”
과천시의 재산 피해는 집계조차 힘 들 정도로 엄청났다. 인구 거주 구 역의 7, 80% 이상이 불타 버렸으 니.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 위를 도맡아 했던 계획도시이자 전
원도시였던 과천시의 과거는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일만 남 겨 두었다.
“그린벨트 구역은 거의 피해를 입 지 않았습니다. 세 괴수는 사람이 거주하는 도심 지역만 집요할 정도 로 노렸습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불운이라고 해야 할지.
시 면적의 89%를 차지하는 그린 벨트 지역은 괴수로부터 거의 피해 를 입지 않았다. 다양한 동물들이 구성하는 생태계는 파괴되지 않은 것이다.
물론 시민들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끔찍한 재앙은 찾아보기 힘들었지 만.
“당장 과천청사에 있던 행정기구들 의 기능이 일시 마비됨에 따라,우 리 정부의 행정적 대응력이 떨어지 게 되었습니다.”
“행정기구는 당연히 예비 체제가 마련돼 있지 않나? 법무부 청사가 날아갔다고 해서 법무부가 곧바로 마비되는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 지?”
“물론 예비 체제가 마련되어 있어 기능 자체가 완전히 및지는 않지만,
평시에 비해서는 행정적 유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과천청사에 법무부 하나만 있는 게 아니잖습니까.”
과천청사 기능이 마비된 지금, 행 정부는 한쪽 팔에 완전 마비가 된 사람으로 비유해도 과언이 아니었 다.
청와대는 기능이 저하된 행정부처 에 지원을 쏟는 한편,긴급재난구조 본부를 편성해 과천의 수많은 이재 민들을 돕기로 했다.
부유한 시민들은 정부의 도움 없이 다른 지역에 머무르며 재기를 준비 할 수 있었지만,당장 오갈 데 없는
시민들도 적지 않게 존재했다.
과천은 전 지역에서 수도,전기, 가스가 사실상 마비된 상태였기에, 이재민들은 인근 도시인 안양으로 옮겨졌다.
그들은 안양시에서 제공한 체육관, 문화회관,학교 등 여러 시설에서 임시로 머무르며 살게 되었다.
SNS에서도 과천이 겪은 끔찍한 참 사에 관해 무수히 많은 말이 쏟아져 나왔다.
-그럼 과천은 이제 졸딱 망한 건 가?
-그렇다고 봐야지. 개발된 지역의
80% 이상이 불타 버렸는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
-복구 비용이 얼마나 들까?
-복구라니. 저건 그냥 싹 허물고 새로 짓는 게 나을 판인데?
-겨우 괴수 세 마리에 도시 하나 가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도 있구 나,••••••.
-너무 운이 나빴어. 한 마리 정도 가 나타난 거라면 중앙정부 레이더 공격대 부대로 커버할 수 있었을 텐 데,세 마리가 동시에 나타나니까 답이 없더라.
-국제공격대연합 장태준 총사무장 님도 그러셨지. 자기 없을 때 괴수 두 마리가 나타나면 그냥 싸우지 말 고 튀라고. 어그로 튀면 답이 없다 고.
-그런 말이 어딨냐. 그래도 시민들 의 목숨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 최대한 저항은 해야지.
-그 무의미한 저항을 하다가 불필 요한 공격대 손실을 입게 되면 나중 에는 물리칠 수 있는 괴수가 나타났 을 때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입게 된다는 거야,멍청아.
-맞아. 무의미한 희생은 철저히 거
부해야지. 그냥 열심히 싸우다 죽었 으니 다 된 거 아니냐는 발상은 매 우 위험해. 자살특공대와 다를 게 없다고.
이미 일은 벌어졌고,과천은 도시 로서의 기능을 완전히 잃었다.
향후 복구 사업도 절망적인 수준이 다. 당장 그럴 만한 예산을 편성하 는 것도 불가능했다.
-제니스그룹에서 지원하면 가능하 지 않을까? 제니스그룹 돈 엄청 많 잖아.
-제니스그룹이 뭐가 좋다고 과천 복구를 지원하겠냐? 차라리 그 인
구,고스란히 자기 지역으로 흡수를 했으면 했지.
-내가 제니스그룹 임원이어도 과 천 복구사업 1원도 지원 안 한다. 그냥 이재민들한테 우리 도시로 이 사 오라고 적극 장려하는 게 낫지.
-그래도 아파트 가격이 강남구,서 초구 다음가는 3위 도시였는데 이렇 게 몰락하는구나…….
-별로 의미 없다. 지금 강남,아 니,서울 집값이 예전에 비하면 안 되니까.
-제니스타운은 언제쯤 인구 천만 찍음? 지금 700만 넘은 건 확실하
지?
과천의 복구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분분했다.
일단 국가가 당장 과천 재건 사업 에 들어갈 만한 예산이 없다는 것은 확실했으니.
-근데 과천올 복구하느냐 마느냐,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똑같은 일 이 서울 한복판에 일어나면 그때는 어떻게 막을 건데?
-여의도가 곰 괴수 한 마리한테 쑥대밭 났었지? 그게 얼마나 지났다 고 그걸 또 고스란히 잊어버렸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내일은 없는
법인데 말이야.
-안 되겠다. 불안해서 못 살겠어. 당장 짐 싸들고 제니스타운으로 이 사 가야겠어.
-거기는 도시 전체가 유지웅 의장 사유지라서 허가 없으면 들어갈 수 조차 없을 텐데.
-뭐? 진짜?
-아니, 여태 그 사실도 몰랐음? 제 니스타운은 통째로 유지웅 의장 사 유지잖아.
-아니,사유지인 건 알았는데 일일 이 허가받고 들여보내 주는 줄은 몰 탔지. 하루에도 수십만 명이 드나드
는데 그 많은 출입자들을 전부 다 검사하고 허가 작업을 거친다고? 이 게 말이 되는 거냐?
그렇게 대한민국 전역을 강타한 뜨 거운 감자,과천의 미래를 놓고 사 람들은 둘만 모였다 하면 열변을 토 했다.
하지만 그것은 얼마 가지 못했다.
사흘 후,전국 13곳에서 동시다발 적으로 괴수의 습격이 발생했던 것 이다.
* * *
-여기는 2기동대,본부 나와라! 오 버!
-으아아악! 괴수가 우리를 발견했 다! 도주 시도하겠다!
-대체 지원은 언제 오는 거냐고!
-31 번지 건물이 화재에 휩싸였다! 안에는 최소 수백 명 이상이 대피하 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즉시 구 조 작업에 들어가지 않으면 수많은 사상자가 나올 것이다!
-공격대는? 공격대 지원은 언제 오는가?
-탱커가 필요하다! 탱커들을 투입 해서 즉각 요구조자들을 구출해내야 한다!
청와대 컨트롤타워는 정신없이 돌 아갔다.
김호 대통령은 전국에서 빗발치는 긴급 보고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 다.
과천이 그렇게 불타버린 게 며칠이 나 됐다고,열 곳이 넘는 지역이 동 시다발적으로 괴수의 습격을 받은 것이다.
“모두 몇 군데라고?”
“현재까지 도합 13곳입니다. 인제 군,가평군,파주시,화성시,평택시, 제천시, 공주시,김천시,구미시,경 산시, 밀양시입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괴수가 세 마리가 한꺼번에 습격한 지역은 한 군데도 없었다는 점이었다.
가평군,구미시, 밀양시 3곳은 괴 수가 각각 2마리가 동시에 출현했지 만,그 외 10곳은 괴수가 한 마리만 나타난 상황이었다.
“제니스타운에서 필드 드래곤이 급 히 출동했습니다만,단시간 안에 모 두 진압하기는 어렵습니다. 워낙 전
국 곳곳에 흩어져 습격을 받은 데다 가,민간 거주 구역을 피해서 이동 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립니 다.”
“일단 그동안은 레이더를 동원해서 최대한 막아봐야지.”
한국처럼 좁은 땅덩어리에서 13곳 에 동시다발적인 괴수 습격이라니.
김호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대체 왜 자신이 대통령으로 재직 중일 때 하필이면 이런 일들이 터지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동안 고생한 것으로는 모자랐단 말이냐? 정말 그렇다는 말이냐? 아,
하늘이 너무나도 원망스럽구나!’
차라리 괴수시대가 도래한 이후에 대통령이 되었으면 이처럼 힘들지는 않았을 텐데.
괴수시대 극초기이다 보•니 모든 시 행착오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자 신의 몫이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역사는 자신을 가장 무능한 대통령으로 기록할 것 이다.
“유지웅 의장은 언제 귀국하지?”
“일정은 내일 귀국입니다만,오늘 바로 한국에 들어올 거라고 합니다. 지금 즉시 미 공군 수송기에 탑승하
기 위해 이동 중이라는 연락을 받았 습니다.”
과천 괴수 사태가 해결된 이후,유 지응은 서둘러 귀국할 필요가 사라 졌다.
그래서 원래 방미 일정을 그대로 소화하고 있었는데,하필 귀국일을 하루 앞두고 이런 일이 터진 것이 다.
“그나마 유지웅 의장이 대응을 빠 르게 해줘서 다행이군. 도착하려면 얼마나 걸리나?”
“미 공군 수송기의 최대 속도가 마 하 2.5라고 들었습니다. 그럼 4시간
정도는 걸릴 겁니다.”
“4시간이라.”
워싱턴에서 한국까지 날아오는 데
4시간.
거리를 생각하면 절대 긴 시간이 아니지만,태풍 앞의 낙엽 신세인 한국 입장에서는 지옥 같은 4시간이 었다.
“현재 사상자가 2,000명을 돌파했 습니다. 공격대가 괴수를 붙들고 있 지만 아직 섬멸에 성공한 팀은 없습 니다.”
“두 마리가 동시에 습격한 곳은 겨 우 3곳이잖나! 한 마리만 나타난
10곳에서는 진작 처리했어야지!”
“각하,딜이 너무 모자랍니다.”
행정안전부 장관이 송구하다는 표 정을 지으며 말하자 김호 대통령은 할 말이 없었다.
“우리 정부에서 통제하는 공격대의 전력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괴수가 3곳 정도에서 동시 출몰했다면 충분 히 커버할 수 있겠지만,지금은 무 려 13지역에서 동시에 습격을 받았 습니다.”
“결국 머릿수가 부족하다, 이 말인 가?”
그렇습니다,각하. 지금 딜러를 쥐
어 짜내다시피 해서 분사 배치한 상 황이기에,괴수를 조속히 처리하기 에는 딜이 많이 모자란 상황입니 다.”
“필드 드래곤이 괴수를 빨리 처치 해주면 여유가 생긴 공격대 전력을 다른 지역으로 돌릴 수 있습니다. 현재로써는 그게 가장 현실적인 전 술입니다.”
13지역을 동시에 커버하기에는 레 이더, 특히 딜러가 모자라다는 말에 는 김호도 별수 없었다.
그는 한반도 지도 13곳에서 불길 하게 깜빡이는 붉은 점을 노려보듯 이 바라보다가 입술을 깨물었다.
♦ ♦ ♦
그 시각,제니스투자의 사장이자 유지웅의 충견인 김범석은 국제공격 대연합 장태준 총사무장과 화상 회 의 중이었다.
장태준은 경멸을 가득 담은 채 신 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누가 세웠는지 몰라도 정말이지 멍청한 전략입니다. 딜러를 골고루 분배해서 공격대를 편성하다니요. 전력의 집중화 개념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이런 전술은 쓰지 않았을 겁
니다.J
괴수가 나타난 지역은 총 13곳,그 중 3곳은 괴수 2마리가 동시에 습 격을 해왔다.
따라서 총 15마리의 괴수가 출현 울 한 셈이다.
「그냥 무식하게 동원 가능한 딜러 들을 1/15로 나눠서 괴수 한 마리 당 한 그룹씩 붙여 버렸습니다.」
“제가 전술은 잘 모르지만, 사무장 님이 하시는 말은 알 것 같습니다. 저라면 딜러를 세 그룹으로 나눈 후 가장 최외곽 3곳에 집중 투입하겠습 니다. 그리고 섬멸이 끝날 때마다
다음 지역으로 이동,그렇게 한반도 중심에서 레이드가 종결되도록 할 겁니다.”
「바로 그거죠. 그런데 이 멍청한 국방부는 1/15로 나누는 가장 멍청 한 짓을 했습니다. 하다못해 두 마 리가 동시에 나타난 지역만큼은 시 간을 끄는 데 집중하고,딜러를 다 른 곳에 돌리는 게 더 효율적인데 말입니다!」
김범석이 피식 웃음을 머금고 말했 다.
“괴수 소탕은 국방부 관할 아닐 겁 니다.”
r■네? 그럼 어디서 한단 말입니 까?J
“제가 듣기로는 지금 행정안전부에 서 관할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너무 해외만 돌아다니셔서 국내 레이드 방위 체제 사정은 어두우시 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