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565)
나는 귀족이다 1467화
[헬조선 편]
86장 은밀한 쿠데타(4)
유지응과의 독대.
비밀리에 마련된 스케줄을 앞두고, 김호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애써 눌 러야 했다.
세상을 쥐락펴락 하는 이와의 독대
라니.
아무리 자신이 대통령이고 그는 민 간인이라지만,국제적인 위상이나 영향력을 고려하면 아득한 차이가 난다.
유럽의 어느 조그만 나라의 정상과 미국 대통령 정도의 차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물론 유지웅이 후자 쪽이다.
그리고 김호가 긴장하는 이유는 따 로 있었다.
‘유 의장,마침내 이 쿠데타 무대 에 오르려 하는가. 드디어 종결을 찍으려고 하는가.’
박철원이 탱커들을 규합해서 청와 대를 점령함으로써 시작된 은밀한 쿠데타.
거기에는 형 집행정지로 출소한 이 형원이 뒷배경으로 있었다.
그리고 이형원은 다름이 아니라 유 지응이 비밀리에 내세운 얼굴마담이 었다.
오늘의 대면은 외부에는 극비리였 다. 특히 민중에는 절대로 알려져서 는 안 될 일이었다.
때문에 청와대는 대통령의 대외 일 정을 들통나지 않을 거짓으로 발표 한 채, 유지웅을 맞이했다.
다행히 유지응이 청와대를 직접 방 문하겠다고 했기에 대통령은 외부 행차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아무래도 청와대 안에서 일정을 소 화하는 게,외부에 거짓말이 들통나 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니까.
‘유 의장도 우리 만남이 숨겨지기 를 바라는 모양이로군.’
더군다나 유지웅은 일반인 수행원 몇 명만 데리고 청와대에 들어을 거 라고 했다.
지금도 수십 명이 넘는 탱커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청와대를 감시하 고 있는데.
‘자기가 부리는 부하들이니 당연히 내 집에 들어오는 것처럼 편하겠 지.’
* * *
청와대에 감시 목적으로 주둔시킨 부하들로부터 보고를 받은 박철원은 고민에 빠졌다.
-유지웅 의장이 지금 단독으로 청 와대에 와 있습니다. 수행원은 일반 인 세 명밖에 안 됩니다.
“일반인 셋이라고?”
-네,어떡할까요?
-정말 좋은 기회입니다. 앞으로 두 번 다시 이런 기회는 찾아오지 않을 겁니다.
박철원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유지웅 의장을 제거한다?’
그렇게 되면 쿠데타의 목적을
400%, 아니,4,000% 이상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제니스타운을 아예 담성그룹의 이 름으로 흡수해서 이전보다 더욱 단 단한 카르텔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
다. 그에 관한 자신의 지분 역시 절 대 적지 않을 것이고.
아마 이형원을 능가하는 힘을 얻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 시대는 권력이 탱커에서 나오 는 시대,그리고 담성가드의 핵심은 바로 박철원 자신이다.
이형원이 소유주이기는 하지만,쿠 데타에 동참한 탱커들은 자신을 진 정한 리더로 여기고 있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자신을 따를 것이다.
조직된 탱커들의 힘이란 그만큼 매 혹적 이므로.
‘가능할까?’
박철원은 유지웅이 지금까지 보인 능력을 가만히 되짚어 보았다.
신수와의 친분,결정체 영향력,미 국과의 우호 관계 등은 잠시 배제했 다.
오로지 유지웅이 보인 순수한 육체 적 능력만을 생각해 보았다.
‘될까?’
맨몸으로 혼자서 레드 몹도 때려잡 았던 인물인데,과연?
탱커와 근접 딜러의 능력을 동시에 지닌 인물인데?
‘그 정도니까 적지나 다름없는 곳
에 당당하게 맨몸으로 혼자 들어왔 겠지.’
수행원을 거느렸다고나 하나,결국 서류 심부름이나 하는 이들이다.
유지웅 정도면 청와대에 일어난 쿠 데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할 리가 없 을 텐데,경호원 한 명 없이 당당히 들어왔다는 것 자체가 자신의 힘에 대한 자부심일 것이다.
‘그래도 탱커 수백 명이 동시에 달 려들면 혼자 힘으로 당해낼 수 없을 텐데. 더군다나 저쪽은 힐러도 없다. 우리는 무제한적으로 힐러를 동원할 수 있어.’
박철원의 고뇌는 점점 깊어졌다.
‘아니면 설마 한국땅에서 누가 자 기를 공격하겠느냐는 그런 자신감인 가?,
만약 그런 것이라면,자신감이 아 니라 오만함이라고 고쳐 불러야 하 지 않을까?
박철원은 이형원에게 은밀히 연락 해서 이 사실을 알렸다. 더불어 자 신의 생각도 넌지시 귀띔했다.
이형원은 단번에 부정하지는 않았 다.
유지응이 경호원을 일절 거느리지 않았다는 말에는 솔깃한 반응을 보
였다.
-정말 경호원은 전혀 없나?
“네,그렇습니다.”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전력은?
“탱커 200명 이상,그리고 힐러 역 시 그 이상입니다.”
“30분 안으로 투입 가능합니다.”
이형원은 한참을 고민했다. 길어지 는 침묵 속에서,박철원은 그가 얼 마나 번민하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 었다.
이형원이 이 나라 최고 재벌로서
누렸다가 박탈당한 그 모든 것을 단 숨에 되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이제 다시는 오지 않을 찬스.
-……그만두게.
“회장님?”
-나도 사람인지라 어쩔 수 없이 잠시 혼들리긴 했지만,아닌 건 아 닌 거야. 이미 형 집행정지로 나오 면서 내가 확고하게 정한 원칙이 있 어. 그걸 어길 수는 없는 법이지.
앞으로 일평생 제니스타운은 절대 로 건드리지도 스치지도 않겠다는 다짐이자 맹세.
이형원은 그런 원칙을 자신뿐만 아 니라 모든 부하들에게도 세세히 숙 지시 켰다.
-절대 내색도 하지 말게. 감시를 하지도 마. 그 사람의 눈에 띄어서 는 안돼.
“……알겠습니다.”
이형원이 극구 반대하는 터라,박 철원도 어쩔 수 없이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억지로 수긍을 했다고 해서 마음이 완전히 자리 잡는 것은 아니 었다.
아마 평생 다시는 오지 않을 천재
일우의 기회.
이것을 이대로 놓쳐 버리는 것은 너무 아쉽지 않은가.
‘실패해도 좋다. 하다못해 유지웅 의장이 지닌 진정한 힘을 확인이라 도 할 수만 있다면……
박철원은 얼마 전,레이드에 동원 돼서 힘들게 싸우던 공격대의 모습 을 떠올렸다.
레이더는 축복받은 힘이다. 운명으 로부터 강자로 선택받았다는 증거 다.
하지만 레이더들은 그런 고귀한 힘 을 가지고도 약한 자들을 위해 봉사
하고,착취당하고 있다.
박철원은 그런 현실에 만족할 수 없었다. 그래서 힘을 얻고자 했고, 지금 여기까지 왔다.
‘이 나라도 얼마든지 동일본 같은 레이더 중심국가로 바꿔나갈 수 있 다.’
앞으로는 레이더가 권력을 쥐는 세 상이 될 것이다. 그런 세상을 만들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보다 박철원 자 신이 더욱 강한 힘을 축적해야만 했 다. 그리고 제니스타운은 그것을 방 해하는 가장 거대한 존재다.
박철원은 결심했다.
“대원들은 들어라. 지금부터 청와 대 습격 작전을 실시한다.”
* * *
청와대 정문에 들어선 유지웅은 잠 시 멈춰선 채 뜰을 거닐고 있었다.
마중을 나온 청와대 직원들은 그가 느닷없이 차에서 내려 뜰을 천천히 걷자 당황했지만, 군말 없이 그의 뒤를 따랐다.
문득 그가 멈추고 입을 열었다.
“청와대 경호가 참 물샐 틈 없이 철저한 거 같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머무르는 곳이 니까요.”
“요즘에도 청와대 뜰 곳곳에 저격 수가 숨어 있나 봐요?”
“그, 그것은……
홍보실 직원은 버벅거렸다.
청와대 곳곳에 저격수가 상시 배치 되어 있다,없다를 놓고 인터넷에서 갑론을박이 활발하지만,홍보실 직 원은 공식적으로 어떤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본인의 권한 밖에 있는 기밀이기도 했고.
그때 였다.
갑자기 정원 한쪽에서 금속 물체 여러 개가 횐 연기를 꽁무니에서 쁨 으며 날아올랐다.
“저,저게 뭐야!”
사람들은 당황해서 비명을 지르며 우왕좌왕했고, 몇몇 청와대 경호원 들이 재빨리 앞으로 나서며 유지웅 을 보호하려고 했다.
금속체에서 쁨어지는 흰 가스는 이 내 자욱하게 변해 사방을 뒤덮었고, 곳곳에서 털썩하며 쓰러지는 사람들
이 늘어났다. 신음을 하며 비틀거리 다가 이내 견디지 못하고 기절하는 이도 있었다.
“수,수면 가스……
어느 경호원의 신음과도 같은 중얼 거림을 마지막으로,사방이 횐 연기 로 완전히 뒤덮였다.
“네 배로 용량을 늘렸는데…… 안 통하겠지?”
금속제 장갑을 착용한 탱커가 수면 가스를 긴장해서 노려보며 중얼거리 듯이 말했다. 옆에 선 동료가 말을 받았다.
“통할 리가. 우리가 직접 겪어봤잖 아.”
“탱,원딜 복합 능력자라고 했지?”
“본인 입으로 정확히 밝힌 적은 없 지만, 기정사실이라고 봐야지. 근데 어차피 딜 능력은 상관없어. 딜러가 탱커한테 크게 피해를 끼치지는 못 하잖아.”
“그래도 레드 몹도 한 방에 때려잡 았는데.”
“……그건 빈사 상태의 레드 몹이 었어.”
저마다 자리에 위치한 수십 명의 탱커들은 긴장한 채 타이밍이 오기
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100명이 넘는 탱커들이 지원을 오고 있다는 사실 이 그나마 위안이 되어 주었다.
“실패하면 우린 다 끝이야. 이 나 라에서 떠나야 해.”
“하지만 성공하면 모든 걸 얻을 수 있어.”
“..그래,성공하면.”
그때 였다.
흰 연기 사이에서 검은 사람의 그 림자가 천천히 걸어 나오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탱커들은 잔뜩 긴장한 채 전투를 준비했다.
어차피 수면 가스는 일반인들을 잠 재워 불필요한 혼돈을 줄이고자 하 는 목적일 뿐이다.
그 순간 수면가스 밖으로 사람의 모습이 완전히 드러나며,동시에 붉 은 광선이 사선으로 찬란하게 빛났 다.
“과,광선검?”
놀람게도 유지응은 오른손에 1미터 가량 되는 빛의 칼날을 쥐고 있었 다.
어디서 저런 무기가 난 건지는 모
르지만,크게 당황한 탱커들은 일단 손에 들고 있는 중화기를 사정없이 발포했다.
탱커는 총알도 버려내지만 내구성 에는 한계가 있다. 힐러의 지원이 없으면 결국 언젠가는 쓰러진다.
때문에 공세를 가하기 전에 무기 공격을 통해 상대의 체력을 최대한 깎아놓을 셈이었는데…….
붕! 붕! 붕! 붕! 붕! 붕!
유지웅은 오른손으로 현란하게 빛 의 칼날을 휘두르며,빗발치는 총알 들을 남김없이 튕겨냈다. 심지어 어 떤 총알은 180도 방향을 바꿔 튕겨
나와,발사한 이를 맞히기도 했다.
유지응은 여유 있게 빛의 칼을 휘 두르며 전방에 있는 탱커들을 향해 다가왔다.
“총은 소용없어! 2조, 3조,달려들 어!”
좌우 측면에 자리 잡은 2조,3조 탱커들은 총기를 내려놓고 유지# 향해 일제히 달려들었다.
잠시 멈춘 유지웅은 그대로 왼손을 가볍게 들어 바람을 뿌리치듯이 허 공에 손짓을 그었다.
그 순간 보이지 않는 힘이 좌우에 서 달려들던 탱커들을 그대로 수십
미터 이상 날려버렸다.
‘으,으아악!”
튼튼한 탱커가 부상을 입을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힘 에 놀란 탱커들은 사색이 돼서 어쩔 줄을 몰랐다.
“이런 레이드 능력이 있다고?”
“근딜이라고 하지 않았어? 아니, 원딜이라도 이런 게 가능하기는 한 거야?”
유지웅이 비릿하게 웃으며 다가오 자,아직까지 건재한 1조 탱커들은 그만 등을 돌려 달아났다.
그 순간 유지웅이 왼손을 앞으로 뻗었다.
가장 후미에 있던 세 명의 탱커들 은 자석에 이끌리듯이 그대로 쏙 당 겨져 유지웅의 왼손에 붙잡혔고,그 는 거침없이 오른 주먹으로 등을 한 번씩 가격했다.
“크어어억!”
내장이 비틀어지는 듯한 고통에 탱 커들은 눈알이 튀어나올 듯한 고통 을 느꼈다. 이게 정녕 사람의 주먹 이 낸 위력인가?
유지응은 재미없다는 듯이 그대로 세 탱커들을 뒤로 획 던지고,다시
천천히 앞을 향해 다가갔다.
한창 도망치던 다른 탱커들이 또다 시 보이지 않는 힘에 잡힌 채 유지 응의 왼손에 끌려왔다. 그는 마찬가 지로 주먹에 등을 맞고 정신을 잃고 뒤로 던져졌다.
‘도,도망쳐!”
“못 이겨! 절대로 못 이겨! 백 명 이 와도 이백 명이 와도 절대 못 이겨!”
아직 건재한 채 도망치던 탱커들은 비상상황을 대비한 지침을 떠올렸 다.
대통령을 확보해! 모두 서둘러!
그들은 재빨리 대통령이 있는 집무 실을 향해 뛰었다.
하지만 느긋하게 쫓아오는 유지웅 의 손길을 뿌리치는 것은 불가능했 다.
천천히 걸어오고 있음에도 유지웅 은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면 바로 뒤에서 자신들을 끌어당기고 있었던 것이다.
마침내 단단히 잠긴 대통령 집무실 문 앞에 도착했을 때,남은 탱커는 오직 셋뿐이었다.
몸으로 밀어붙이며 문을 부수는 순 간,가장 후미에 있던 탱커 한 명이
다시금 유지웅의 보이지 않는 손에 붙잡혔다.
“나는 버리고 가! 어서 가! 대통령 을 잡아!”
두 명의 탱커는 눈물을 머금고 동 료를 버린 채 집무실로 뛰어들었다.
혼비백산해 있던 대통령은 두 명의 탱커한테 좌우로 붙잡히고 말았다.
집무실에 발을 들인 유지웅이 우뚝 멈춰 섰고, 최후로 남은 두 탱커는 발악하듯이 외쳤다.
“한 발짝이라도 다가오면 대통령 목숨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