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568)
나는 귀족이다 1470화
[헬조선 편]
86장 은밀한 쿠데타(7)
“드디어 ‘선 긋기’가 끝났군.”
피 말리는 시간이 마침내 지나갔 고,마침내 계엄이 해제되었다.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시간을 보냈 던 이형원은 이제야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되었다.
청와대는 계엄을 틈타 원하는 법안 을 통과시켰다.
신변을 위협당하는 상황에서,야당 의원들은 거수기 노릇 외에 할 수 있는 게 전혀 없었다.
그중에는 죽음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는 의인들도 있었지만,대부분은 무력을 앞세운 협박 앞에 어쩔 수 없이 굴복했다.
“지금은 일단 우리 목숨을 보전하 는 게 중요합니다. 일단 살아남아야 정치를 하든 개혁을 하든 할 수 있 어요.”
“맞습니다. 일단 살아남읍시다.”
“유지응 의장님이 이 사실을 아시 면 도와주실 겁니다. 그러니 일단 우리 목숨을 보전하는 게 중요합니 다.”
청와대가 상정한 법안들은 그렇게 날치기 식으로 일괄 통과될 수 있었 다.
그중에는 제니스타운이 군사권에 준하는 테러 대응 권한을 가지는 법 안도 있었지만,야당 의원들은 그 법안에 대해서 전혀 의심을 하지 않 았다.
시대가 시대이니만큼,제니스타운
이 그 정도 자위권을 가지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고 보았던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들은 알게 될 것이다.
이미 통과된 새 질서를 바로잡을 길은 없다는 것을.
“축하드립니다,회장님.”
박철원이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모두 자네 덕분이야.”
“아닙니다. 제가 한 게 뭐 있습니 까.”
까니지. 자네가 교도소에서부터
과감한 결단을 내려준 덕분에 오늘 의 내가 있을 수 있었어. 내 그 은 혜를 평생 잊지 않을 거야. 바라는 게 있으면 뭐든지 말만 하게.”
이형원은 한껏 자비로운 미소를 지 은 채 재촉했다.
“말만 하게. 뭐라도 좋으니. 괜찮 아.”
“그렇게 말씀하시니 진지하게 한 말씀 을리겠습니다. 요즘 그룹 내에 저에 관해서 안 좋은 소문이 퍼지고 있습니다.”
“헛소문일 뿐이야. 내가 믿지 않으 니 염려할 게 없네.”
이형원은 박철원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아차렸다.
담성그룹의 진정한 실세는 바로 박 철원이라는 소문이 은밀히 돌고 있 었던 것이다.
아주 틀린 말도 아니었다.
담성그룹의 소속 탱커들은 바로 박 철원을 따르고 있으니.
박철원은 탈옥부터 시작해서 지금 의 담성그룹이 재기할 수 있는 발판 을 만들었고, 또 탱커로서 그들을 진두지휘했다.
청와대 점령 등 큰 공적을 세웠다 는 사실 덕분에,탱커들의 자존심은
한껏 드높아진 상태였다.
그런 탱커들을 오릇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은,박철원뿐이라고 할 수 있었다.
같은 탱커인 데다가 큰 공적을 세 웠고,또한 카리스마까지 갖추었으 니.
탱커 전력은 담성그룹이 가진 최후 의 보루이면서도,동시에 언제 터질 지 모르는 폭탄이 되고 만 것이다.
“아닙니다. 저는 그런 소문이 왜 돌고 있는지 이해하고 있습니다.”
‘우리 탱커,아니,레이드 부대는
그룹이 가진 중요한 힘의 축이지만,
자존심이 너무 높아서 쉽게 컨트롤
하기 어렵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
지요.”
“ o.»
유..•
“하지만 회장님,걱정하지 마십시 오.”
박철원은 이형원의 눈을 똑바로 바 라보며 말했다.
“저는 제 그릇의 크기를 잘 암니 다.”
“자네 그릇이 얼마나 큰지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내가 힘이 닿 는 데까지 힘껏 채워줄 테니,행여
나 모자라지는 않을까 걱정할 필요 는 없네.”
이형원은 달래주기 위해서 한 말이 지만, 박철원은 오히려 여유로운 미 소를 지어 보였다.
“회장님을 압박하는 게 결코 아님 니다.”
“저는 무한한 부귀영화,그것만 누 릴 수 있으면 됩니다.”
“무한한 부귀라……
“회장님이 저의 그런 과분한 바람 만 들어주신다면,저는 언제까지나 회장님께 충성을 다할 겁니다. 담성
그룹의 임원으로서 말입니다.”
뼈가 있는 말이었다.
담성그룹의 임원이라는 말은,바로 그룹 레이드 공격대장의 지위를 뜻 하는 것이었다.
즉 공격대장의 자리를 유지하면서 이형원에게 충성을 다하겠다는 의미 였다.
이형원은 눈을 가늘게 뜨고,목소 리 톤을 낮게 바꿔 물었다.
“정말 그거면 되나?”
“한 치의 거짓도 없는 진심입니 다.”
“자네는 이미 권력이 얼마나 달콤 한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권력을 추구하는 것은 결국 부귀 영화를 위함이 아니겠습니까.”
“담성그룹의 부회장이자 공격대장 으로서,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호화 로운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그게 제가 바라는 보상입니다.”
그의 진심을 엿본 이형원은 하마터 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안 그래도 박철원이 은근히 부담스 러웠는데,이렇게 제 발로 적절한 타협안을 제시해 줄 줄이야.
“자네,참 너무해. 결국 골치 아픈 일은 나한테 다 떠넘기고 자기는 혼 자 좋은 것만 쏙쏙 골라서 누리겠다 는 거 아닌가.”
“대신 회장님이 위험에 처하실 땐 제가 가장 먼저 앞장설 겁니다. 지 난번에 그러했듯이 말입니다.”
권력은 나눌 수 없다. 그것은 불변 의 법칙.
2인자가 1인자보다 강력한 힘을 쥐고 있으면 조직이 불안정해진다. 흔들린다. 결국에는 새로운 질서가 편성되고 만다.
하지만 이형원은 이제 알았다.
박철원은 담성그룹의 1인자가 될 마음이 전혀 없다.
그룹 자체가 탐이 나서가 아니라,
1인자로서 짊어져야 하는 책무를 원 하지 않는 것이다.
“난 자네가 왕재라고 생각했었는 데.”
“옛날 왕은 원하는 궁녀를 마음껏 안을 수도 없었고,국정에 파묻혀 취미 생활이나 수면,음주도 마음대 로 즐길 수 없었죠. 전 그런 삶은 싫습니다.”
“알았네,알았어.”
충분히 이형원마저 베어버리고 담
성그룹의 1인자가 될 수 있었던 강 력한 명검.
그 명검은 스스로 2인자의 자리를 청했다.
기만책이나 속임수가 아니라,본인 이 가진 진정한 욕망을 따른 결정이 다.
그래서 이형원은 박철원을 더는 의 심하지 않고 믿을 수 있었다.
“자네에게 맡긴 비자금 말인데.”
“네,회장님.”
“알아서 처리하게. 난 이미 오래전 부터 그 돈에 관해서는 잊어버렸 어.”
원화로 수십조 원이 훌쩍 넘는 거 금이지만,이형원은 명절 보너스를 주는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혹시 지분도 필요한가?”
“지분 같은 것은 필요 없습니다.”
이형원은 그 뒤에 생략된 말이 무 엇인지 알 수 있었다.
어차피 박철원이 그룹 내에서 가진 힘 자체가 지분보다 더욱 무서운 것 이다.
청와대를 점령하고,이 나라의 권 력 구도 자체를 갈아엎어버린 힘이
었으니.
조직된 탱커들의 힘은 헌법이나 군 대,돈보다도 훨씬 무서운 것이다.
“내게 이 자리를 되찾아준 게 부회 장 자네라는 사실은 언제나 잊지 않 울 걸세.”
“감사합니다.”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개의치 말고 내게 말하게. 내가 해줄 수 있 는 것은 무엇이든지 해줄 테니.”
“알겠습니다. 회장님께서 저한테 서운함을 느낄 만한 부탁은 절대 드 리지 않을 겁니다. 믿어 주십시오.” 정중하기 그지없는 태도다.
이형원은 깔끔하게 성립된 계약 체 제에 더할 나위 없이 만족했다.
헤어지기 전,이형원이 문득 질문 을 던졌다.
“유지웅 의장의 힘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니,어떻던가?”
박철원은 잠시 입을 다문 채 이형 원을 바라보았다.
“회장님은 제니스타운과 철저히 선 을 그은 채,그쪽으로는 눈길도 주 지 말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랬지. 그렇다고 자네가 유지응 의장을 살짝 건드려본 걸 질책하는 건 아닐세. 오해는 말게나.”
“그 사람은 괴물…… 아니,자연재 해…… 아니,우주에서 떨어지는 운 석입니다.”
“운석의 충돌을 인간의 힘으로 어 찌할 수는 없죠. 그저 비껴가기만을 기도하는 수밖에요.”
이형원은 무거운 눈빛으로 끄덕였 다.
“나도 동의하네.”
“그 운석이 우리 대한민국에 관심 이 없다는 게 다행이면서도, 한편으 로는 불행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불행.
이형원은 그게 무슨 의도에서 나온 말인지 알 수 있었다.
유지웅이 한국 사회에 무관심한 만 큼, 한국의 발전은 크게 더뎌질 것 이다.
어쩌면 수십 년 안에 제니스타운과 북한 사이에 갇힌 채,이도 저도 아 닌 계륵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출근은 안 해도 되네. 대신……
“우리 담성그룹 레이드 공격대는 문제 안 생기게 철저히 통제하겠습
니다. 말 잘 듣는 군견으로 키울 테 니, 아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믿겠네.”
박철원은 인사를 하고 회장실을 나 섰다.
잠시 후 비서실장이 조용히 들어서 서 다가왔다.
그를 바라보는 이형원의 눈빛이 날 카롭게 변했다.
“알아봤나?”
“네,부회장님은 강남에 큰 주택을 한 채 구입했고,또 역삼의 한 유명 텐프로에 접촉을 했습니다.”
“설마 술집을 사서 운영하려고?”
이형원도 황당해서 눈을 크게 떴지 만,이어진 내용은 전혀 달랐다.
“그건 아니고,아마도 아가씨들 몇 명을 골라서 집으로 들일 모양입니 다.”
“집 외의 부동산에는 관심을 보이 지 않습니다. 투자 같은 것은 생각 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그저 어떻게 사치스럽게 돈을 쓸지 그 궁리만 하 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밖에도 비서실장은 박철원에 대 해서 조사한 내용을 자세히 설명했
다.
이형원은 자신의 생각이 맞았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 ♦ ♦
제니스타운의 인구는 더 이상 늘지 않고,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천만을 넘긴 이상 굳이 더 이상 인구 증가에 목을 멜 필요는 없었으 니.
유지응은 아예 나라를 세울 마음 같은 것은 없었다.
도시국가 정도면 족하다. 원래 영 토가 너무 크면 섬세하게 다스리는 맛이 없는 법.
대한민국 인구 중에서 약 20%를 도시 주민으로 받아들인 상황이다.
그리고 도시 주민의 대부분이 젊고 건강한 정신과 사고방식을 갖춘 계 층이었다.
“서울 인구가 다시 늘기 시작했다 더라.”
정효주의 말에 유지웅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끄덕였다.
“서울이 비었으니 다른 지역에서 다시 유입이 됐겠지. 그럼 부동산
폭락세도 어느 정도 안정됐겠네.”
“예전 시세 회복하려면 세월 꽤나 걸릴 거야. 지금도 상가 같은 건 거 래가 전혀 없다시피 하다니까. 참, 나 과천에 땅 좀 사도 되지?”
“과천? 그 폐허는 뭐하러 사?”
“그래도 서울과 가깝잖아. 거기 사 두면 나중에 쓸 일이 생길지도 몰 라. 개발 제한도 안 걸려 있는 땅이 니까, 괜찮을 거 같은데.”
“그럼 사.”
괴수의 습격을 받아 유령 도시가 된 과천은 현재 전혀 가치가 없는 땅이었다.
도시 인프라 자체가 몽땅 파괴되었 기에,그냥 허허벌판이라고 봐도 무 방했다.
게다가 한 번 망한 도시라는 이미지 의 굴레를 벗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근데 나즈는 어쩔 거야? 저대로 놔둬도 괜찮을까?”
“안 그래도 미국에 문의했는데, 미 국도 나즈에 관해서 아는 게 없나 봐.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대.”
“의뢰하는 척 하고 접촉하면 되지 않을까?”
“CIA에서도 여러 번 시도했는데 전부 실패했대. 검거한 놈들은 모두
꼬리라고만 하더라. 아, 지모 대위 말로는 아무래도 국가급 배후가 뒤 에 있을 거라던데. 중국 같은 나라 말이야.”
“미국에서 단서도 못 찾았다라
정효주는 팔짱을 낀 채 생각에 잠 겨 있다가 눈을 들었다.
“혹시 나즈의 배후가 미국이 아닐 까?”
“뭐? 미국?”
“미국이 그 막강한 정보력으로 단 서 하나도 못 찾았다고 하는 게 너 무 이상해서 하는 말이야.”
나는 귀족이다 14기화
[헬조선 편]
87장 딜러 강화장비의 탄생(1)
“음,나즈의 배후가 미국이라……
유지응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막강한 정보력을 가진 CIA가 여태 껏 단서조차 찾아내지 못했다?
‘이거 킹리적 갓심,아니,합리적인
의심이 드는데……
패권을 추구하는 미국이라면 충분 히 그러고도 남는다.
‘심지어 이번 괴수 테러가 제니스 타운을 제외한 곳에서 일어났고,덕 분에 나하고 제니스타운 입지만 더 좋아졌으니까.’
미국이 나즈의 배후라면,제니스타 운에 대한 괴수 테러 의뢰를 받아들 이지 않았을 것이다.
“뭔가 내가 역사 교과서로 배운 것 보다 훨씬 더 스펙터클하게 돌아가 는 것 같아.”
정효주의 말에 유지웅도 동의한다
는 듯이 맞장구를 쳤다.
“그러게 말이야. 적어도 우리 원래 있던 차원의 지구에서는 괴수 조종 해서 도시 습격하고 그런 건 없었는 데.”
“괴수 테이밍 능력 가진 레이더는 있지 않았어?”
“그랬나? 잘 기억이 안 나.”
“우리 이전 세대 레이더 중에는 있 었다고 들은 거 같아. 우리가 활동 하던 시절에는 거의 각성하지 못했 지만.”
“괴수는 능력으로 길들이는 게 아 니라 펀치와 킥으로 길들이는 거지.
브라우니처럼 말이야.”
정효주는 어깨를 으쏙하고는,창밖 으로 시선을 돌렸다.
“결국 한국 사회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네. 천민자본주의가 가장 강 한 힘을 갖는 시스템이 돼버렸어.”
“오히려 이전보다 더 나빠졌지. 재 벌들이 이제는 탱커들까지 지배하게 됐으니.”
“생각해 보면 우리가 초기에 활동 했을 때도 그랬던 거 같아.”
“맞아. 딜러들은 뼈 빠지게 레이드 해서 돈 벌어봐야 장비 구하는 데 죄다 쏟아부었고,힐러들은 면세 같
은 각종 혜택에 눈이 멀어서 레이더 들 착취 시스템 개선할 의지가 없었 지.”
“탱커들이야 뭐 자기만의 정규 공 격대를 갖는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에너지를 쏟아붓느라 바빴고.”
“결국 지금 세상도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는 거지.”
“그나마 동일본이 전혀 다른 선택 지를 택한 거네.”
카오리 신정부가 다스리는 동일본 은 레이더가 사회의 권력을 지배하 는 구조를 갖고 있다.
사회주도층 자체가 쿠데타를 일으
킨 레이더들로 구성돼 있기에, 정부 의 모든 정책은 레이더를 우선하는 방향으로 행해진다.
“아프리카도 대충 비슷한 거 같 고.”
탱커 쿠알이 대통합을 이뤄낸 아프 리카 연방국도 탱커를 중심으로 레 이더들이 막강한 권력을 행사한다.
레드 몹의 블루 결정체 힘을 홉수 한 쿠알은 죽었다가 살아난(가사상 태에서 깨어난 것이지만) 덕분에 지 금 아프리카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 다.
그러나 빈민 시절을 잊지 않는 쿠
알은 약자에 대한 착취를 철저히 금 지한다.
탱커들은 강력한 권력을 갖고 있지 만,그 이상으로 무거운 책임을 진 다.
권력을 남용해 사익을 챙긴 탱커들 이 쿠알로부터 큰 벌을 받아 모든 것을 잃은 경우도 적지 않다.
“아프리카는 지나치게 이상적인 방 향으로 흘렀지. 쿠알이 변질하지 않 는 한 지금의 평화와 번영이 유지되 겠지만…… 다른 나라 레이더들은 동일본을 모델로 삼을 거야.” 탱커들이 모든 권력을 지배하는 나
라.
국가 지배체제가 불안정한 지역일 수록,힘을 각성한 탱커들은 그런 꿈을 꾸게 된다.
아니면 기존의 기득권층이 탱커들 의 힘을 흡수해서,자신들의 영향력 을 항구적으로 경화시키던가.
마치 가까스로,하지만 화려하게 복귀한 담성그룹처럼.
물론 담성그룹은 제니스타운의 방 치가 없었더라면 기득권층으로의 복 귀가 불가능했다.
제니스타운이 찬란히 빛나기 위해 서는 대조되는 그늘이 필요했기에,
한국 사회 전체를 바꾸지 않은 것이 다.
“앞으로 온 지구가 많이 혼란스럽 겠네.”
“아직 오픈 초기니까 어쩔 수 없 어. 모든 건 시간이 해결해 줄 거 야.”
유지웅은 그렇게 말한 뒤 가슴을 탁탁 치며 덧붙였다.
“물론 너와 나,우리 같은 고인물 들의 어깨가 무겁지만,어쩔 수 없 는 숙명이지.”
“내가 고인물인 건 인정하는데, 지 응이 너는 고인물이 아니라 석유라
고 해야 하지 않을까?”
“석유 타이틀은 안슐한테 주자. 나 는 고대 화석 할게.”
♦ ♦ ♦
한국은 안정기를 되찾았다.
과천 지역이 폐허가 되고 다수의 지방 도시들이 큰 피해를 입었지만, 청와대는 예산을 풀어서 복구 및 경 기 활성화에 힘을 썼다.
담성그룹도 모처럼 금고를 열어서 국내 경기 활성화를 위해 앞장섰다.
일단 회사가 소유한 텃밭이 제대로 다듬어져야 노예를 굴려서 작물을 심든 뭘 하든 하지 않겠는가.
김호의 정치적 보복을 피해 해외로 나가 있던 9대 재벌 총수 일가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미 청와대를 담성그룹이 꽉 잡고 있기 때문에 귀국이 가능했던 것이 다.
물론 그들은 국내 복귀를 위해서 그룹 이권의 상당 부분을 담성그룹 에 양보해야 했다.
그중 데스케이그룹은,국내 통신 시장 최대 점유율을 자랑하는 이동
통신사를 눈물을 머금고 담성그룹에 넘겨야 했다.
당연히 인터넷에서는 난리가 났다.
-국내 최고 스마트폰 제조사가 통 신사까지 먹으면 이거 뭐 하자는 거 냐?
-KTS통신,델지통신은 이제 끝났 네. 조만간 CPU계의 암드 신세 될 둣. 물론 지금 암드 말고 작년 암
-나 데스케이 통신만 10년째 쓰고 있는데 조만간 강제로 겔드폰으로 전향당하게 생겼네…….
-담성그룹이 갑자기 왜 이렇게 파 죽지세로 나가는 거임? 제니스컴퍼 니에 인수당하고 나서 친사회적인 경영을 추구하지 않았어?
-응,제니스컴퍼니 담성그룹 지분 손절매함. 그동안 사 모았던 국내 다른 기업들 지분도 천천히 정리하 는 증.
-아니,제니스컴퍼니가 갑자기 왜 그러는 거야?
‘•더 이상 성장성이 없다고 본 거 지. 사실 제니스컴퍼니 입장에서 국 내 시장은 그리 매력적이지 않음. 돈은 돈대로 들고 신경은 신경대로
쓰이고.
-맞는 말이다. 제니스컴퍼니가 결 정체 기초기술로 세계에서 벌어들이 는 돈이 얼마인데.
-전 세계 대상으로 결정체 발전소 지어줘서 올린 매출이 작년에만 500조 원이 넘었다던데.
-켁,500조 원? 그게 진짜야?
-물론 어디까지나 매출이고 실제 수익은 자세히 따져봐야 하지만, 발 전소 하나 가지고 그 정도 매출인데 국내 중시 시장에 매력을 느끼겠어?
-에그파우더 미국과 유럽에 팔아 서 버는 돈이 그보다 수십 배 이상
이라는 건 함정.
-아,제니스타운으로 이사 가고 싶 다.
-나도 이사 신청 세 번째 떨어지 고 지금 의욕을 잃었다. 대체 떨어 지는 이유를 모르겠어.
-보통 범죄경력자 아닌 이상,인터 넷 기사 같은 곳에서 악플 많이 달 거나 돈 받고 바이럴 작업,댓글 알 바 같은 거 하면 제니스타운 입주 금지 판정 뜬다고 하던데…… 그걸 아직도 모름?
중동은 점점 더 큰 혼란으로 접어
들고 있었다.
핵폭발을 겪은 이란이 야기한 불안 과 혼란이 가라앉기는커녕,날이 갈 수록 불길을 키워가고 있었던 것이 다.
이란 정권은 어떤 경우에도 핵 포 기는 있을 수 없다며 강경한 자세를 취했고,덕분에 국제사회는 중동을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로 인식 했다.
이란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라 크,아프가니스탄 등의 나라들은,핵 을 노리고 모여든 괴수들 때문에 자 국도 피해를 입지 않을까 두려워했 다.
이란을 제외한 실질적인 핵보유국 들은 이미 핵폐기 다자조약에 가입 했고,핵폐기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 까지 모두 마쳤다.
조약 가입국들은 핵탄두를 완전히 분해하여 핵분열을 일으킬 수 없게 끔 나눈 후,배에 실어 먼 바다나 사막지대로 보냈다.
괴수가 핵물질을 탐내 습격을 하더 라도,피해를 입지 않게끔 조치를 한 것이다.
[이란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
[이란 때문에 중동의 모든 나라들
이 불안에 떨고 있다.]
[중동 지역,괴수 출현 횟수가 다 른 지역에 비해 5배 이상이 넘는 것으로 확인. 이유는 이란이 보유한 핵탄두를 노려서인 것으로 추정.]
아침에 기사를 확인한 유지웅은 토 스트를 베어 물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지구는 조용할 날이 없구나. 단 하루만이라도 잠잠했으면 좋겠는 데 말이야.”
그 시끄러움에 자신의 지분도 상당 수 있다는 것은 외면한 발언이었다.
* * *
최윤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그뿐만 아니라 니트로,휘버,가렌 도 마음이 가벼웠다.
결정체 발전장치의 양산화 전환이 끝나고,본격적인 수출을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전 세계의 모든 발전소를 대체하게 될 결정체 발열기관.
그리고 모든 차량의 엔진을 대체하 게 될 결정체 전력기관.
최윤이 지휘하는 제니스 연구소는
요즘 돈을 마구 쓸어 담고 있었다.
“이 정도면 앞으로 의장님께 예산 을 부탁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 다.”
“허허,오히려 우리가 제니스컴퍼 니에 예산을 나눠줄 수도 있게 됐지 요.”
발전소와 차량 동력 장치.
그 둘을 한꺼번에 거머쥔 제니스 연구소는 자체적인 수입으로 대규모 프로젝트를 핸들링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니트로는 상당히 감격해하고 있었 다.
“연구소가 연구 결과물로 스스로 돈을 벌어 연구 예산을 제한 없이 충당할 수 있는 시대가 올 줄이야. 내 평생 이런 날이 을 거라고는 상 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의장님의 배포에는 저도 정말 놀 탔습니다.”
휘버의 말이었다.
전력 시장을 지배함으로써 1조 달 러 이상의 매출을 올린 제니스연구 소는,당연히 제니스컴퍼니에 그 사 실을 보고했다.
자신들이 번 돈이지만 연구소의 소 유주는 제니스컴퍼니였기에, 그 돈
은 전부 유지웅 몫이라고 할 수 있 었다.
그런데 유지응의 답변은 연구소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알아서 쓰세요. 전부 다.”
“네? 전부 다요?”
“연구소가 번 돈이니까 연구소가 알아서 쓰세요. 연구소의 설립과 운 영 목적에 걸맞은 예산 집행이라면, 얼마든지 선결제 후 보고해도 됩니 다.”
“아, 그리고 하나 더. 연구 결과물 로 얻은 수익의 50%는 무조건 연 구자들에게 돌아가게 하세요. 그건 연구소 몫이 아니라 연구개발자들 몫입니다.”
천문학적인 수익을 나누는 데 전혀 거리낌이 없다.
그렇게 나눠주고 남은 돈은 다시 연구에 재투자된다.
전 세계의 모든 연구자들은 제니스 연구소의 그런 정책을 마음 깊이 부 러워하고 있었다.
“뭐,에그파우더 하나로 벌어들이 는 돈이 사실 우리 연구소를 능가하
지 않습니까?”
“발열기관과 전력기관은 한 번 팔 면 수명이 다할 때까지 사용할 수 있지만,에그파우더는 10억 명이 넘 는 사람들이 하루에도 여러 개씩 매 일 먹어대니까요.”
“웃픈 현실이군요. 역시 뭐니 뭐니 해도 먹는 게 제일 남는 건 맞는 거 같습니다.”
“사람은 먹지 않고 살 수 없으니까 요.”
사실 에그파우더는 그 특유의 중독 성 있는 맛,그리고 어느 음식에든
어울린다는 보편성 때문에 천문학적 인 매출을 올리는 것이다.
감히 에그파우더의 발가락 끝이라 도 따라갈 수 있는 먹거리는,지구 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애초에 폭탄으로도 익힐 수 없는 괴수의 알을 조리해서 파는 제품이
“그나저나 레이드가 활발해지고 결 정체 수급이 원활해져야 앞으로 발 열기관과 전력기관이 안정적으로 운 영될 텐데요.”
“미국 같은 레이드 선진국도 발전 소 돌릴 결정체 물량만 겨우 확보하
고 있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세계 공격대의 레이드 평균 실력 이 아직 충분하지 않아서 그래요. 아직까지는 간간이 인명 피해도 나 오는 수준이고……
세 과학자들이 심각하게 이야기하 고 있을 때,가렌이 조심스럽게 입 을 열었다.
“안 그래도 오늘 말씀을 드리려고 했는더】,저희 연구부서에서 그 문제 를 해결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냐?”
“저희 연구팀에서 이번에 결정체를 이용한 특수무기를 만들었습니다.”
“특수무기?”
“네,딜러의 공격력을 강화시켜 주 는 특수무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