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587)
나는 귀족이다 1490화
[헬조선 편]
89장 취미로 사제를 하는 과학자 (1)
국내 보험업계는 1강 1약 구조로 재편되는 길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제니스저축은행과 담성생명을 제외 한 어떤 보험사도 신규 가입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었다.
보험에 가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들은 제니스저축은행에서 비례이 드 보험을 출시하는 날만 손꼽아 기 다렸다.
담성그룹은 그룹 이미지 재고를 위 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레이드보험 을 취급하기로 했다.
수익을 전혀 기대하지 못하는 보험 사업을 운영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것 이다.
“보험으로 돈을 한 푼도 벌지 않겠 다니…… 이게 가능하긴 한 거야?”
“적어도 손해는 안 나니까 가능해.
수입과 지출을 0으로 맞춘다는 거니 까.”
“그럼 너무 비효율적으로 사업이 굴러가지 않을까?”
“그건 아니고. 정확히 말하면 보험 으로 번 수익은 몽땅 다시 보험에 넣겠다는 거니까. 외부로 수익을 빼 지 않고. 회사 주인이 지응이 형님 혼자뿐이라서 가능한 거야. 다른 보 험사들은 주주들한테 배당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절대 불가능해.”
“그래도 제니스보험 같은 게 하나 정도는 있는 게 다른 보험사들 횡포 도 견제할 수 있고,나쁠 건 전혀 없네.”
“나쁠 게 전혀 없다니. 우리 같은 일반 소비자들한테는 엄청나게 좋은 거지. 진짜 지응이 형님은 우리 소 시민들을 구제하기 위해서 내려온 메시아야,메시아.”
괴수의 위협 방어.
탈모 구제.
각종 피부 질환 구제.
천만 명에 달하는 이들의 주거 부 담 문제를 자비로 완전히 해결한 것.
음주운전 범죄를 대대적으로 종결.
경제의 폭발적인 활성화.
평화적인 남북 교류 및 전쟁 종식. 핵무기 폐지 추진.
한일 간의 묵은 원한 해결.
“와…… 진짜 열거해 놓고 보니까 지응이 형님이 몇 년 안 되는 사이 에 이룩한 업적이 끝도 없구나.”
“저거 중에 하나만 이뤄도 노벨평 화상 감인데,지응이 형님은 정말 앞으로 노벨평화상은 죽을 때까지 받으실지도 몰라.”
“근데 탈모 구제했다고 진짜 노벨
평화상 주는 거야?”
“노르웨이 놈들은 탈모가 별로 없 어서 탈모 구제해도 노벨평화상 안 주려고 한다는 말이 있던데.”
“근데 제니스타운에는 교회나 성당 없지? 일 때문에 자주 들리는 편인 데 십자가는 한 번도 못 본 거 같 아서.”
“없을 걸.”
“역시 도시 전체가 사유지라서 그 런가?”
제니스타운은 도청, 주민센터,경찰 서,소방서 등의 공공기관이 들어선 부지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유지웅
의 땅이었다.
하지만 토지의 독점 소유로 인한 문제는 전혀 없었다.
애초에 허허벌판을 맨땅에서부터 개척한 데다가,천문학적인 토지 개 발 비용도 전부 유지웅의 주머니에 서 나왔기 때문이다.
30평대 아파트에 거주하는 월세가
20만 원도 채 되지 않는 수준이니. 심지어 보증금도 없다.
“종교계가 그 노다지 땅에 진출을 안 할 리가 없을 텐데.”
“도시관리위원회에서 임대를 안 해 주니까. 종교시설이라고 하면 방 한
평도 안 빌려줘.”
“그럼 종교탄압이라고 종교단체에 서 반발 심하지 않아?”
“어차피 사유지잖아.”
“그렇긴 하지.”
“너 같으면 네가 이슬람교도인데 기독교나 천주교에서 네 명의 땅에 서 교회나 성당 짓고 예배 좀 해도 될까요,하면 허락을 해주겠냐?”
“내 땅에선 안 되지. 그건 내 마음 이니까. 그리고 난 불교야.”
“내 땅을 누구한테 빌려주든 말든 그건 내 마음이니까,지우이 형님한 테 뭐라고 하는 것도 웃긴 일이야.
형님이 얼마나 큰돈을 써가면서 그 척박한 허허벌판을 지금 같은 첨단 도시로 만들어 놓았는데.”
“그러고 보니 아가씨 나오는 유흥 업소나 클럽 같은 것도 제니스타운 에서는 못 본 거 같네.”
“제니스타운에 직접 못 들어가는 시설들은 광주에 다 몰린 거 같더 라. 광주 가보면 장난 아니야. 무슨 거리마다 십자가에,유흥술집에,클 럽에,심지어 절도 있다니까.”
“그건 대체 무슨 혼돈과 파괴적인 조합이냐.”
* * *
제니스 과학자 4인방.
바로 최윤,휘버,니트로,가렌을 일컫는 말이다.
제니스연구소의 중추를 담당하는 그들은 결정체 연구에서 최첨단의 끝을 달리고 있다.
그들의 이름을 모르는 과학자들은 없으며,세계 유수의 대학들은 어떻 게든 그들을 모셔다가 강의 한 번이 라도 들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정작 산더미 같은 연구거리에 치여
사느라,그들은 해외로 나갈 일이 좀처럼 없었지만.
그들 넷의 공통점은 또 있다.
바로 전원이 무교라는 것이다.
그들은 자연과학적인 진리를 탐구 할 뿐,세속적인 신을 믿지 않는다.
“사실 난 예전에 교회에 다녔어 요.”
니트로가 아무렇지 않게 꺼낸 말 에,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던 최윤 이 의외라는 듯이 바라보았다.
“성당도 다녔습니다.”
“오,그렇습니까?”
절도 다녔죠.
“힌두교 사원도 갔었고요. 그때 인 도에도 꽤 오래 살았었죠. 아,사이 비 종교도 여기저기 많이 다녔었습 니다. 물론 KKK단 같은 곳은 절대 안 갔죠.”
“……전혀 의외시네요.”
“젊은 시절 마음이 혼란하여 방황 을 좀 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예산 이라는 신을 믿고 있습니다.”
“예산이라는 신……
“예산은 나의 모든 것을 자기 마음
대로 결정하고 심판하죠. 당연히 신 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마땅합니다.”
“전 교수님이 과학이라는 신을 믿 으시는 줄 알았습니다만.”
“아,그 신도 믿습니다. 근데 그 신께 도달하기 위해서는 결국 예산 이라는 신의 심판을 거쳐야 하거든 요.”
“논리적으로 빈틈이 없군요.”
최윤은 그런가 보다,하고 다시 모 니터로 눈을 돌렸다.
그런데 니트로가 오늘따라 이상했 다.
자리에서 떠나지 않고 뚫어져라 자
신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 시선이 따가웠던 최윤은 결국 다시 고개를 들었다.
“저한테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있 으십니까,교수님?”
“지금 많이 바뽑니까?”
“그렇게 심하게 바쁘진 않습니다. 다만 연구가 막혀서 조금 답답하긴 하네요.”
“이런,우리 최윤 교수님이 막혀서 답답할 정도라니. 결정체 내연기관 연구가 그렇게 순탄치 않나 봅니 다.”
결정체 내연기관 제조.
최근 들어 최윤이 심력을 쏟아붓고 있는 연구다.
현재 결정체는 두 가지 방식으로 동력을 생성한다.
전기와 열로 변환이 되는 방식으로 동력을 생성하는 것이다.
전기로 변환되는 방식은 자동차 등 의 모터에 적용되고,열로 변환되는 방식은 발전소의 증기터빈을 돌리는 데 적용된다.
발전기관은 자동차 등의 소형 동력 원에 적합하고,발열기관은 대형 발 전소 등에서 이용하는 게 효율적이
기에,그렇게 두 분류로 나눠서 사 용된다.
“엔진 방식이 빨리 개발되면 좋기 야 하겠지만,너무 무리하지는 마세 요.”
“선박업체와 항공업체가 손꼽아 기 다리고 있습니다. 시간을 지체하기 싫은데 좀처럼 안 풀리는군요.”
최윤의 연구는 결정체가 폭발 에너 지 그 자체로 변환하는 기관을 만드 는 것이다.
이른바 내연기관,혹은 연소기관.
특히 발열기관과 전력기관을 동력 원으로 사용할 수 없는 항공기 엔진
등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연소 과정에서 폭발력을 제어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결정체는 폭발에너지로 바뀔 수 있 다는 것은,니트로가 이미 폭발 실 험을 통해 입증했다.
문제는 폭발력을 정밀하게 조절하 는 것이다.
엔진을 돌려서 힘을 내기 위해 폭 발 에너지를 내는 것이지,항공기 자체를 망가뜨리기 위해 폭발시키는 게 아니니까.
아주 정밀한 단계까지 안정적으로 폭발력을 조절하지 못한다면 동력장
치로는 못 쓴다.
“결정체 내연기관 개발은,핵탄두 를 해체해서 오토바이에 이식하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아주 정교하 고 세밀한 출력 조정이 필요하죠. 시간이 걸리는 게 당연합니다.”
“쉽지 않네요.”
“그래도 최윤 교수라면 성공할 수 있을 겁니다. 너무 그렇게 처져 있 지 말아요.”
“누누이 말씀드렸지만 전 아직 학 사 학위도 못 땄습니다.”
“세속적인 학위가 뭐가 중요합니 까. 우리 최윤 교수를 박사 아래로
보는 과학자는 어디에도 없어요. 근 데 요즘 학교는 잘 나갑니까?”
“아무래도 좀 거리가 있어서요. 연 구에 바쁘다 보니 학교에 출석할 시 간도 없네요.”
“지금 휴학 중이었죠?”
“네,일단은요.”
니트로는 해맑게 웃으며 이것저것 일상적인 대화를 많이 걸었다.
최윤이 느끼는 이상함은 더욱 커졌 다.
이 노교수가 이렇게 시시껄렁한 잡 담이나 하자고 이렇게 시간을 낭비 하는 사람은 아닌데?
“교수님,저한테 하실 말씀 있으면 하십시오.”
M ”
“이런 잡담 하시는 분 아니잖습니 까. 아무래도 긴히 하실 말씀이 있 으신 거 같은데요. 전 이미 마음의 준비가 됐습니다.”
니트로가 이렇게 주저하면서 어렵 게 꺼낼 말이라고 해봤자,결국 예 산밖에 더 있겠는가.
‘예산의 신 어쩌고저쩌고 하시더 니……
최윤은 팔짱까지 끼며 피식 웃었 다.
오라,연구소의 예산은 이미 풀 파 워다.
‘후후,과연 얼마나 가져가실 수 있을까요?’
현재 제니스연구소는 예산이 넘쳐 난다.
결정체 발열기관,전력기관 등으로 전 세계에서 천문학적인 매줄을 올 리는 덕분이다.
예산에 짓눌려서 숨이 막히는 꼴을 반드시 보여주지!
“음, 최윤 소장. 내가 사실 부탁이 있어요.”
“네,얼마나 필요하십니까? 말씀만 하세요. 거기에 0 하나를 더 얹어서 드리죠.”
“아,안 그래도 예산도 필요하긴 해요. 한 500억 정도면 일단 시작하 기에는 충분할 거 같은데.”
“500억 불 가지고 되겠습니까? 묻 고 10따블로 가시죠. 5,000억 불이 면 되겠죠?”
“아니,500억 불이 아니고 500억 원이요. 그 정도면 될 거 같아요.”
최윤은 한참 동안 말이 없이 빤히 바라보다가 물었다.
지금 저 놀리시는 겁니까?
“놀리다니요. 왜 그렇게 반응합니 까?”
“아니,겨우 500억짜리 예산이 필 요한 걸 가지고 뭘 그렇게 오랫동안 뜸 들여서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 정도야 교수님 연구팀에 배분된 예 산 안에서 끌어 쓰시면 되잖습니 까.”
“연구 예산에서 끌어다 끌 수 없으 니까 하는 말입니다.”
“연구 목적이 아니라면…… 그럼 복지예산에서 가져다가 쓰시면 되잖 습니까.”
그것도 안 될 거 같아요. 복지지
출로 잡힐 내역이 아니라서.”
“대체 뭔데 그러시죠?”
“실은…… 내가 사원을 하나 지으 려고 그럽니다.”
“예?”
순간 최윤은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바라봤다. 자신이 지금 뭔가 잘못 들은 건 아닌가 싶었다.
사원을 하나 짓겠다니?
“교수님,무교시잖아요. 혹시 종교 단체에서 무슨 부탁이라도 받으신 건가요?”
“그건 아니고요.”
“설마 제니스타운에 지으시려고요? 그런 건 도시위원회에서 허가가 안 나는 거 아시잖습니까. 갈등 자체를 원천봉쇄한다고 받아주지 않는데 요.”
종교적 갈등이나 분쟁 해결을 위
해,도시관리위원회는 종교적 시설
을 일절 짓지 못하게 한다.
주민 각자가 종교를 가지는 것은
얼마든지 자유이지만, 종교적 차이
로 인한 분쟁이 발생하 는 것은 원하
지 않는다는 명분이다.
사유지이기에 취할 수 있는 조치였 다.
“의장님이 분쟁이나 갈등 발생에 얼마나 조심하는지 교수님도 아시잖 습니까. 허가가 안 날 텐데요.”
“그래도 명색이 세계 최고 도시인 데 종교 시설 하나도 없는 건 좀 남들 보기에 뭐한 거 같아서…… 안 그래도 요즘 내가 적적해서 신앙 스 타트업을 해보려고 합니다.”
“네? 신앙 스타트업이요?”
“네. 제가 창시자로 종교 하나를 만들어보려고요. 그래서 사원을 짓 겠다는 겁니다.”
“무슨 종교를 만든다는 겁니까?”
“아,우리 제니스타운 하면 신수가
떠오르잖습니까. 그래서 신수를 모 시는 종교를 한 번 만들어보려고 요.”
* * *
소형 모드로 남서해 양식장 수면 위를 활강하던 브라우니는 앞발을 들어 귀를 긁었다.
「누가 내 이야기를 하나? 귀가 왜 이렇게 가렵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