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607)
나는 귀족이다 1510화
[헬조선 편]
92장 한일경제강제병합 시대(2)
“설마 이 딜을 받을 줄이야.”
유지웅은 혀를 찼다.
자신이 직접 조약을 체결하기는 했 지만, 설마 이렇게 술술 풀릴 줄은 몰랐다.
“써, 이 조약이 무슨 의미가 있는 겁니까?”
함께 한국으로 돌아가던 쿤겐, 테 레사가 물었다.
탱커로 각성한 그녀는 카네기 가문 에서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언터 처블이 되었다.
가문 어른들 앞에서 서슴없이 정문 을 부수고,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더 이상 자신이 어른들 말에 이 리저리 휘둘리는 힘없는 어린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내보인 덕분이다.
“레이드 총지휘권, 여기에 아주 큰 의미가 있죠. 앞으로 일본에서 벌어
지는 모든 레이드는 이제부터 제가 감독하게 되는 겁니다.”
“써의 허락 없이는 누구도 레이드 를 할 수 없다는 거군요.”
“자위적인 목적에서 갑작스럽게 벌 어지는 레이드는 가능하겠지만, 그 외의 모든 사전 레이드는 제 허락을 받아야 해요. 특히 상업적, 교육훈련 적 목적의 레이드는 전혀 예외가 없 죠.”
“그렇다면 앞으로 일본은……
“레이드 산업 자체가 저한테 묶인 겁니다. 서일본과 중일본 모두 말이 죠.”
결정체 산업은 문명의 뿌리이자, 줄기이자, 열매가 된다.
그리고 레이드는 바로 그 결정체 산업의 알파이자 오메가.
그 레이드 총지휘권을 가졌다는 것 은, 일본의 산업 그 자체를 가졌다 는 것과 동일하다.
앞으로 일본의 모든 기업들은 유지 웅한테 목줄이 잡힌 채 이리저리 당 기는 대로 끌려가야 할 테니까.
말 그대로 코가 꿰인 소 신세다.
“일본 정부가 이런 조약을 체결했 다는 게 믿어지지 않습니다. 왜 이 렇게 어리석은 결정을 했을까요?”
“당장 죽게 생겼는데 뭐 별수 있겠 어요? 하여튼 우리나라가 예전에 당 했던 것을 이런 식으로 또 한 번 갚아줄 수 있게 됐네요. 밤하늘의 로켓이 되어버린 우리 나로섬 조상 님도 아주 기뻐하실 겁니다.”
유지웅은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먼 방향을 바라보며 잠시 눈시울이 붉 어졌다.
그곳에는 일본 영해에서 통째로 파 와서 이식한 군함도가 있다.
그리고 그 군함도에는, 수십 년 전 일제강점기 시절 어린 나이에 끌려 와 노동을 착취당하다가 죽은 무수
한 조상들의 혼백이 얽혀 있다.
그 억울함을 토로하기 위해, 죽은 후에도 결정 에너지의 힘을 빌려 혼 백의 형태로 의식을 유지하던 어린 조상.
우주비행을 꿈꾸며 끝내 로켓이 되 어버린 어린 조상은 지금도 간혹 밤 이 되면 군함도 주변에 하늘을 향해 솟구치곤 한다.
심령전문가들은 그것을 가리켜 혼 백이 정말 존재한다, 안 한다를 놓 고 매일같이 싸우고 있고.
“일제강제병합 시절 착취당한 우리 조상님들의 고통을 그 이상으로, 대
대손손 뽑아낼 겁니다. 이건 제 몫 이 아니라 조상님들의 부채를 돌려 받는 것이니까 나라를 위해서 써야 겠네요.”
“대대손손이요? 하지만 1개월 이 상 천 마리 이하로 개체가 유지되면 조약은 자동 종료되는 거 아닙니 까‘?”
“그럴 일은 없다고 봐도 돼요. 왜 냐면 지금 일본은 ‘마을 울타리 밖 필드’가 됐거든요.”
“그게 뭡니까?”
“온라인 게임 같은 거 할 때, 마을 에서 퀘스트 처음 받고 울타리 밖으
로 나가면 잡몹들이 잔뜩 있죠? 아 직 쪼렙이니까 감각 익힐 겸 이런 거나 잡으면서 레벨링하라고.”
“네. 아, 그럼 설마?”
“내가 보니까 지금 일본은 딱 그런 필드화가 됐어요. 우리 헬조선 레이 더들이 편안하게 레이드 전술도 연 습하고 팀웍도 다지고 멘탈도 수련 하고.”
마음 놓고 연습할 수 있는 훈련 필드.
그리고 마을과 필드를 구분 짓는 절대경계선 울타리 역할은 바로 동 해가 수행한다.
“분명해요. 이건 조상님들이 우리 헬조선 후손들을 위해 남겨주신 선 물이에요. 조상님들의 혼백이 일본 열도 해저 지하에 균열을 아주 잠시 열어서 필드화 시켜 버린 겁니다.”
그러니 후손된 도리로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낼름 먹어치우는 게 도리 아니겠는가.
“게임하고 다른 점은, 훈련필드 잡 몹들은 가치가 거의 없지만 괴수들 은 아니라는 거죠.”
작고 보잘것없는 괴수라 해도 사체 하나당 몇억은 나간다.
아주 잠깐의 사냥으로 억 단위 손
을 쉽게 만질 수 있으니, 이것이야 말로 땅 짚고 헤엄치는 산업이 아니 고 뭔가.
유지웅은 한국 공격대를 소집했다.
제니스 컴퍼니와 연결된 공격대는 물론, 국내 재벌들의 영향력 하에 있는 공격대와, 자기들끼리 뭉쳐 다 니는 소상공인 공격대도 모조리 연 락을 돌렸다.
북한에서 활동하는 공격대도 마찬 가지였다.
5만 명이 넘는 인원이 제니스타운, 유지웅의 저택으로 몰려들었다.
“집이 넓으니까 이런 행사도 편하 게 열 수 있고, 아주 좋네. 진짜 예 전에 활주로 없을 땐 답답해서 어떻 게 살았지.”
넓디넓은 야외 정원에 테이블을 잔 뜩 세팅해서 레이더 관계자들을 대 접하기로 했다.
시간이 되자 유지웅은 5만 명의 인파 앞으로 마이크를 들고 나섰다.
“유지웅입니다. 먼 길 오느라 고생 하셨습니다. 바쁘실 텐데 제가 핵심
만 간추려서 말하겠습니다.”
유지웅이 입을 떼자 자기 할 일에 집중하던 레이더들은 그에게 눈길을 주었다.
“지금 일본이 비상시국인 건 다들 아실 겁니다. 1,200만 개체 이상의 괴수가 일본 전역에 발생했죠. 그 때문에 지금 일본은 패닉 직전입니 다. 온 나라에 락다운이 걸린 상황 이에요.”
상황을 알고 있는 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어질 말을 기다렸다.
“그래서 저는 서일본과 중일본 정 부로부터 이 상황을 해결해 달라는
전권을 위임받았습니다. 저는 일본 에 괴수방위대책본부를 세우고, 일 본 국민들이 괴수 피해를 입지 않도 록 지속적인 레이드를 할 생각입니 다. 당연히 많은 공격대가 필요합니 다.”
그제야 레이더들은 유지웅이 왜 자 신들을 초청했는지 그 이유를 깨달 았다.
어느 누가 손을 들자, 유지웅은 그 에게 마이크를 건네주라고 신호했 다.
“질문하세요.”
“1,200만 마리의 괴수가 날뛰는데
위험하지는 않습니까?”
“결정도가 8도 안 되는 약골들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그렇게 위험하 지 않습니다.”
“그거야 형님은 레드 몹도 한 방에 때려잡으시는, 엄청나게 강력한 레 이더시잖아요. 저희들은 결정도 10 짜리를 잡는 데에도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그러니 8도 안 되는 약골들은 연 습과 훈련을 하기에 오히려 적당한 상대죠. 그렇다고 돈이 안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요. 안 그렇습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다 안전장치를 생각해 두고 있습니다. 일본에 파견 나가는 공격대는 안전 하게 연습하고, 훈련 경험도 쌓고, 그리고 돈도 벌게 될 겁니다.”
레이더들의 표정에는 온갖 복잡한 감정이 교차했다.
특히 재벌 기업에 의탁하고 있는 레이더들은 온갖 생각이 꼬리를 물 었다.
‘나쁘지는 않은 거 같은데.’
‘결정도 7, 8 이하 잡몹이면 대체 어느 정도지? 그런 잡몹은 잡아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네.’
‘한 번 해볼까?’
“저는 서일본, 그리고 중일본에서 레이드 총지휘감독권을 보장받았습 니다. 즉, 앞으로 서일본과 중일본에 서 레이드를 하려면 무조건 제 허가 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이게 무슨 뜻인지 짐작이 가는 분 계십니까?”
“없으신가 보네요. 그럼 쉽게 설명 해드리죠. 쪼렙, 아니 초보 레이더들 이 안전하게 경험을 쌓기 좋은 약몹 들이 드글거리는 괴수 지역에 대한 출입통제사냥, 그 모든 허가가 제 결정으로 이뤄진다는 겁니다.”
그제야 말뜻을 알아들었는지, 많은 레이더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느 젊은 레이더가 입을 틀어막고 유지웅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부들 부들 떨었다.
“지, 지웅이 형님이! 드디어 일본 에 혈맹 건설을 하신 거구나!”
“뭐? 혈맹?”
“일본에 혈맹을 건설하고 혈맹주 먹은 거라고?”
“아놔, 지웅이 형님도 너무하시네. 진작 그렇게 쉽게 설명하셨으면 우 리가 알아들었잖아!”
“아하! 레이드 총지휘감독권이라는 게 그런 거구나!”
“가만있자, 그럼 우리들은 지웅이 형님 밑으로 들어가면 일본에서 약 체몹들 상대하면서 안전하게 경험도 쌓고, 돈도 벌고 할 수 있다는 거 아니야?”
“세제 혜택도 크게 받을 수 있을 거야. 지금 일본은 지웅이 형님한테 는 꼼짝 못 하니까.”
“오오, 당장 해야지!”
비로소 레이더들이 알아들은 눈치 이자 유지웅은 흡족해하면서도 작게 투덜거렸다.
“아, 꼭 게임으로 비유를 해야 알 아듣는 사람들이 있어요.”
제니스 공격대 일본지부.
이것이 정식 명칭이지만, 한국 레 이더들 대부분은 정식 명칭을 사용 하지 않았다.
그들은 ‘혈맹일본지부’라는 별칭을 오히려 더 즐겨 사용했다.
유지웅은 한국 국적 레이더라면 신 분을 가리지 않고 모두 혈맹일본지
부원으로 받아들였다.
그가 발탁 조건으로 삼은 것은 단 하나.
바로 제니스 블랙리스트에 들어 있 지 않을 것이다.
“애초에 블랙리스트에 들여놨다는 거 자체가 우리 제니스 공격대가 앞 으로 평생 상종하면 안 되는 병신이 라는 뜻이거든. 그런 병신만 골라서 블랙리스트에 적어놓는 거라서.”
제니스 공격대를 싫어하거나 비판 한다고 해서 블랙리스트에 올리지 않는다.
아무 이유 없이 그저 개인적인 사
감으로 비판한다고 해도 마찬가지 다.
다만 그런 마음이 실질적 범죄 행 동 등으로 이어지면 당연히 블랙리 스트에 오른다.
“이야, 한국에서 레이드 하면서 우 리 제니스 그룹 블랙리스트에 오른 친구들도 있네요. 대체 뭐 하는 친 구들이죠?”
“극우 똘아이 커뮤니티 하거나 SNS에서 악플짓 하던 친구들이네. 그래도 블랙리스트 거절 사유자는 몇백 명 안 되네.”
혈맹일본지부 직원들은 쏟아지는
신청을 부지런히 접수하고 분류하는 작업을 거쳤다.
그렇게 해서 무려 33,201명이나 되는 인원이 혈맹일본지부 파견을 통과했다.
한국에 등록된 레이더가 6만 명이 살짝 안 되는 수준이니, 절반이 넘 는 인원들이 일본 파견을 원한 것이 다.
그중에는 초보만 있는 게 아니었 다.
오히려 나름 숙련된 경험을 쌓은 레이더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이게 위험하잖아. 언제 죽을지 모
르는 일이잖아. 그렇다고 큰돈 버는 업종에 발 들였다가, 이제 와서 회 사 다니고 장사하고 그러면서 살 수 는 없고.”
“차라리 결정도 낮은 잡몹들 안전 하게 잡으면서 마음 편히 사는 게 더 나을 거 같아.”
안전을 이유로 일본 파견을 원한 이들도 상당했다.
돈은 좀 적게 벌더라도 죽을 걱정 없이 속 편하게 레이드하면서 살고 싶어 하는 이들이었다.
물론 그들을 겁쟁이라고 비난하는 이들은 없었다.
결국 자신의 선택이었고, 어찌 되 었든 간에 그들은 결정체 채집이라 는 경제적 활동에 매진하고 있으니 까.
초기 올바른 전술을 바로잡게 하기 위해, 장태준의 감독 하에 유지웅이 직접 참관을 하며 지휘했다.
“자, 여러분. 이렇게 괴수들이 한 필드에 가까이 잔뜩 몰려 있을 때 가장 위험한 게 뭘까요?”
“애드입니다.”
애드. 한 괴수와 싸우던 중에 다른 괴수들이 자극을 받아 달려드는 것 을 통칭하는 용어.
“네, 맞습니다. 통상 옐로 몹의 경 우에는 안전거리 1km 이상을 유지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 기 지도 스캔 결과를 한 번 봅시 다.”
1차로 건너온 6,000여 명의 레이 더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유지웅이 거대한 스크린 화면을 통해 설명을 이어 나갔다.
“총 120마리의 개체가 보이죠? 한 눈에 보기에도 이 개체들은 서로 1 km는커녕 500미터도 안 되는 거리 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죠?”
“네!”
“자, 그럼 애드 위험성 없이 레이 드를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120개 소규모 공격대를 꾸려서 동시에 레이드를 개시하면 됩니다. 그럼 애드 날 게 뭐가 있겠어요? 안 그래요?”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