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630)
나는 귀족이다 1533화
[헬조선 편]
94장 신 한중일 관계(3)
황백호는 현재 북한의 종신 통령이 다.
전대 독재 왕조를 무너뜨리고 혁명 을 이룩한 그의 권위를 부정하는 북 한 주민은 없었다.
혁명 당시 깔끔하게 평양을 날려 버리고 시작했기에, 북한은 큰 내부 정치적 불협화음 없이 황백호 정권 을 이뤄낼 수 있었다.
유지웅이 금 5,000톤을 비롯하여 다양한 경제적 지원을 함으로써 북 한은 정권 공백의 혼란기를 없는 듯 이 지나갈 수 있었다.
오히려 넘치도록 들어오는 식량, 의약품, 생필품, 기름 등으로 북한 주민들은 황백호가 권력을 잡자마자 풍족한 생활을 맛볼 수 있었다.
세계 최초의 탱커(라고 알려진) 황 백호의 입지는 북한 내부에서 절대
적이었다.
지금까지는 쭉 그랬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는 그 런 황백호의 권위에 조금씩 금이 가 고 있었다.
“유지웅 총리님이 종신 통령 하시 고, 황백호 통령님이 종신 총리하는 게 우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낫지 않을까?”
그간 황백호는 북한 주민들에게 있 어 빛 그 자체였다.
기아와 고통, 독재에 신음하던 주 민들을 김씨 왕조의 손에서 해방한
구원자였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은 국경과 사회 가 개방됨에 따라, 이제 세상사에 크게 눈을 뜨게 되었다.
적어도 정보를 습득하는 것에서만 큼은 아무런 검열 없이 남한 주민들 못지않은 자유도를 누릴 수 있었기 에,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실시 간으로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었다.
“지웅이 형님이 진짜 개쩔어주시는 데…… 그런 분이 우리 공화국의 종 신 통령을 하셔야 하는데.”
“어허! 불경하다! 어찌 감히 총괄 총리님께 형님이라고 부를수 있
어!”
“지웅이 형님, 아니, 총리님이 방송 에서 직접 자기 자신을 형이라 부르 라고 하셨단 말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감히 우리 최고 존엄을 어찌 형제 대하듯이 함 부로 할 수 있단 말인가! 불경한 일 이다!”
황백호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신뢰 는 여전히 굳건했다.
그가 김씨 왕조 산하에서 고통받는 자신들을 구원한 영웅임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이제는 주민들이 더 큰 영웅 의 존재를 알아버리고, 그에 도취해 버린 것이다.
유지웅이 국제사회에서 남기는 거 대한 발자취를 볼 때마다, 세계열강 들이 그의 앞에서 굽실굽실하는 모 습을 볼 때마다, 북한 주민들은 가 슴이 터질 듯한 자긍심을 느꼈다.
벼랑 끝 핵 위협, 미사일 전술이나 일삼으며 국제적 관심을 끌어모으던 김씨 왕조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 는 자부심이었다.
“유지웅 총리님이 종신 통령, 황백 호 통령님이 종신 총리를 하면 정말
딱일 거 같은데
통령부에서도 그와 같은 사실을 모 르지 않았다.
오히려 통령부에 소속된 인원들은 주민들의 민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여론 조사 따위를 한 것은 아니지 만, 유지웅이 종신 통령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품은 주민이 과반이 넘 는 것은 누구나 체감하고 있었다.
“과반인 정도가 아니라 7, 80%가 넘을 수도 있어.”
“어쩌면 90% 이상일 수도 있지.”
“에이, 그건 말이 안 돼. 그래도 통령님을 향한 충성심과 존경심만큼 은 여전하다고.”
“누가 뭐라고 했나? 우리 공화국 인민들은 누구나 통령님을 사랑하고 존경하고, 또 충성해. 다만 총리님에 대한 마음이 더 큰 이들이 많을 뿐 이지.”
“……그건 부정할 수 없군.”
황백호도 좋고, 유지웅도 좋다.
다만 처음에는 황백호를 가장 좋아 했었는데, 이제는 유지웅이 눈에 더 크게 들어오는 것뿐이다.
민심 조사 같은 것을 대놓고 하기 에는 아무래도 황백호 통령의 눈치 가 보였다.
정상국가를 표방하는 만큼, 황백호 통령은 여론조사 같은 것을 금지하 거나 검열, 조작하려고 하지는 않았 다.
하지만 원래 조직이라는 것은 수장 의 눈치를 보면서 자발적인 충성을 하는 법이다.
“통령님도 마음이 마냥 편하시지만
은 않을 텐데.”
“아무래도 그렇지 않겠습니까?”
“우리 공화국이 다시 일어서는데 총리님이 대체 불가능한 절대적이고 큰 도움을 베푼 것은 사실이야. 하 지만 독재 왕조와 그에 기생하는 쓰 레기들을 멸하고, 이 나라의 모든 것을 새 부대에 담은 것은 바로 통 령님이시지.”
“그것을 모르는 인민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총리님이 우리 공화국 경제발전에 기여하신 게 아무리 크다 하여도, 통령님의 그 공은 어떤 것으로도 대
체할 수 없는 유일한 것이야.”
통령부는 이처럼 유지웅의 종신 통 령을 바라는 민심이 커질수록 황백 호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황백호는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문 제도 없어 보였다.
자신보다 유지웅의 인기가 많은 것 에 어떠한 내색도 드러내지 않았다. 좋고 싫음을 표현하는 일이 없었다.
그는 평소와 다름없이 통령, 국가 원수로서 국정 수행에 열성을 다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런 평온함이 오히려 통령 부, 그리고 정부에 소속된 수많은
공무원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 었다.
“총리부는 요즘 어때?”
“아우, 말도 마. 아주 다들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서는 기고만장해 있다고.”
“총리님은 공화국을 방문하신 지 얼마나 됐지?”
“마지막 방문하신 게 한 달이 넘었 지. 요즘에는 총리실에 연락도 잘 안 주신다고 하더라고.”
“총리님이 국제사회에 몰두하느라 고 우리 공화국 내정에 너무 무관심 하신 거 아닌가?”
“그래도 전자결재 올리는 것은 그 날 바로 꼬박꼬박 확인해서 처리가 된다고 하더라고.”
“그래?”
“승인 검토 회신 내용도 흠잡을 데 가 없이 훌륭해서, 총리부도 아무 탈 없이 잘 돌아가고 있는 모양이 야.”
“그거 하나는 정말 다행이군. 그나 저나 총리님도 대단하시네. 눈코 뜰 새 없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전 세계를 돌아다니시면서, 그 와중에 총리부 업무까지 일일이 다 확인하 신다니.”
“총리부 애들은 총리님이 공화국에 자주 방문하지 않아도 총리님의 영 향력을 항상 피부로 느끼고 있다나 봐. 총리님은 몸만 공화국 밖에 있 는 거지, 실제로는 총리부 안에 상 주하는 거와 별다를 바 없다고.”
“그래서 그놈들이 아주 기가 살아 있는 거구만.”
통령부는 총리부의 기세등등함을 반기지 않는 편이었다.
건국 초기에야 폐허가 된 나라를 으쌰으쌰 일으키느라고 서로 정신없 이 힘을 합치며 나아갔다.
하지만 해가 지나면서 북한은 이제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 보통국가로 인정을 받고 있었다.
경제력도 폭발적으로 성장해서, 벌 써부터 빈부 격차의 양극화를 걱정 해야 하는 시기도 왔다.
이처럼 큰 위기가 지나가고 난 다 음이다 보니, 슬슬 두 권력기관의 견제가 시작된 것이다.
통령과 총리가 서로 어떤 사이인 지, 어떤 마음으로 대하고 있는지 밑의 사람들이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조직이란 살아서 움직이는 생물과도 같은 것.
자기들이 모시는 수장의 진의와는
상관없이, 통령부와 총리부는 서로 를 경쟁자로 의식하며 조금씩 견제 하는 관계가 되었다.
공산당 고위간부 쯔에룽은 부하들 의 보고를 받고 있었다.
“그래, 유지웅이 종신 통령이 되었 으면 좋겠다는 여론이 최소 60% 이상이라고?”
“네, 은밀히 북한 민심을 파악한 바로는 그러합니다. 이 또한 대단히 신중하고 최소한으로 잡은 수치입니
다.”
“최소 60%라……
쯔에룽은 턱을 매만지며 중얼거렸 다.
만약 유지웅이 아닌 다른 북한 권 력자였으면 한 번쯤 권력 찬탈을 시 도할 법한 수치 아닌가.
하지만 유지웅은 북한의 1인자 자 리를 굳이 탐내야 할 동기가 약한 인물이다.
북한에는 몇 달에 한 번 들어갈까 말까 한 일정을 보면 알 수 있다.
북한 국정 권력에 지대한 관심이 있었다면 아마 북한을 자주 들락거
리거나, 장기간 체류하면서 자신의 세력을 쌓는 데 열심이었을 텐데.
“통령부와 총리부의 알력이 은근하 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물론 대외적 으로 티가 날 정도는 아닙니다.”
“북한 정부의 다른 기관들도 그 두 기관의 알력을 인지하고 있는가?”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는 모양 이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지 는 모를 겁니다. 통령부와 총리부, 어쩌면 그 당사자들도 모를 수 있습 니다.”
자기 마음이 어떤지 정작 자기도 잘 알지 못한다는 것에 대표적인 예
시다.
지금 북한의 고위 공직자라고 할 만한 이들은 단 한 번도 권력의 심 층부에 닿아본 적이 없는 애송이들 이다.
황백호가 국가 권력을 탈취하는 과 정에서 중앙고위권력층은 평양의 폭 파와 함께 몰살당했으니.
그들로서는 이런 알력 자체가 미지 의 영역, 아마 지금쯤 매우 당황하 고 있을 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어떤 그림 을 그려야 하는지 등등.
“권력에 제대로 취해본 적 없는 애 송이들을 다루는 작업이야.”
“아주 쉬운 공작입니다. 그저 마음 속에 은밀한 욕심을 조금씩 심어주 면서 지펴주기만 하면 됩니다.”
“양췌이 국장, 자네만 믿고 있겠 네.”
“네, 염려 마십시오.”
양췌이 국장은 척 하고 거수경례하 며 자신의 충성심을 한껏 드러냈다.
믿음직스럽다는 듯이 바라보던 쯔 에룽은 잠시 생각하다가 다시 물었 다.
“황백호 통령의 심기는 어떤가?”
“상당히 불편할 겁니다.”
“그렇게 확신하는 근거는?”
“황백호 통령이 세간에 떠도는 민 심을 전혀 모를 리가 없습니다. 오 히려 누구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그에 대한 내색을 부하들 앞에서 전혀 내지 않 고 있습니다.”
“전혀?”
“네, 그게 제가 불편하다고 확신하 는 근거입니다.”
“흐음…… 아무래도 지금 유지웅
총리가 북한 경제의 100%, 아니 200%를 책임지고 있다 보니 눈치 가 보일 수밖에 없겠지.”
막말로 유지웅은 경제지원을 철회 하는 것만으로도, 북한이라는 나라 를 하루 만에 아사 상태로 밀어 넣 을 수도 있다.
북한 중앙은행에 예치돼 있는 5,000톤의 금을 반출하기만 해도 북 한은 붕괴할 것이다.
“유지웅의 총리의 눈치가 보이니까 심기가 아무리 불편해도 내색을 하 지 않는 것이지요. 그저 인민들의 마음을 듣지 못한 체 모르는 척하는 게, 황백호 통령이 할 수 있는 최선
의 정치적 선택일 것입니다.”
“그럼 우리가 그에게 충분한 힘을 실어줘야 하지 않겠나?”
“지금이야말로 큰 효과를 볼 수 있 을 거라고 봅니다.”
본래 권력은 부모자식 간에도 나눌 수 없는 법.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황백호와 유지웅 사이를 갈라놓는 것은 그보 다 훨씬 쉬울 것이다.
“통령과 총리 사이를 갈라놓아야만 우리가 북한, 아니 한반도에 영향력 을 키울 수 있네. 절대로 실패해서 는 안 돼. 우리 중화의 천년대계가
달린 일이야.”
가장 좋은 것은 황백호 통령이 유 지웅을 스스로 견제하고 반목하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황백호도 바보가 아니니, 그게 쉽게 될 리가 없다.
어쩌면 중국의 모든 힘을 쏟아부어 도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차선책은 유지웅 총리가 황백호 통령이 자기를 견제한다 느끼고 불 쾌감을 품게 만드는 거지.”
“이미 준비는 다 끝났습니다. 위원 장님께서 움직이기만 하시면 됩니 다.”
“중국 공산당에서 외교 채널로 물 밑 제안이 왔다고 했나?”
“그렇습니다, 통령님.”
늦은 시간, 황백호는 측근의 보고 에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생각에 잠 겼다.
시기가 마음에 걸렸다.
‘왜 하필 지금 중국이……?’
지금 중국은 아직 미국과 서류상으 로는 교전 상태다.
그리고 북한과 남한은 현재 중국과 별다른 외교 소통을 벌이지 않은 지 오래되었다.
수교를 단절한 것은 아니지만, 서 로 대화가 끊긴 지는 제법 된 것이 다.
“쯔에룽 위원장이 직접 연락을 했 다고?”
“네, 그렇습니다. 제가 통령님께만 은밀히 직접 전달을 해야 할 중대한 사안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뭐라고 했는데 자네 표정이 그렇 게 굳어 있지?”
“전대 정부가 할양한 백두산 북쪽
지대를 다시 넘겨주겠다는 내용입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