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331)
00331 진격의 상어 =========================================================================
베링 샤크를 내지 깊숙한 곳으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한 제니스는 즉각 공격에 나섰다. 거대한 수로라 하지만, 바다 한가운데에 비하면 이 정도는 육지나 다름없다. 수중장비가 필요 없는 환경만 조성해도 레이드에 어마어마한 이점이 생긴다.
「메이! 나서주세요!」
“알았어요!”
결연히 나선 메이가 손을 뻗었다. 하얀 빛이 빛나며 베링 샤크의 온몸을 감쌌다. 빛은 곧 사라져 보이지 않게 되었으나 메이는 베링 샤크와 연결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약화 능력이 블랙 몹을 상대로 얼마나 효력을 발휘하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약화를 걸지 않는 것보단 나으리라.
“하앗!”
브라우니 위에서 재빨리 뛰어내린 정효주가 베링 샤크의 등에 착지했다. 섬광 에너지를 주입한 검이 하얗게 빛났다. 그녀는 힘껏 베링 샤크의 등에 찔러 넣었다.
까강!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가 울렸다. 눈부신 불꽃이 튀어 오르며 괴수를 감싼 방어막이 뚫렸다.
―캬아아아!
고통스러운 포효를 내지르며 베링 샤크가 이리저리 몸을 뒤흔들었다. 거대한 몸집이 움직이자 정효주도 하마터면 균형을 잃을 뻔했지만 중심을 잡고 섰다. 탱커라면 이 정도 반사신경쯤은 기본이다.
“한 방 더!”
정효주는 검에 에너지를 주입한 채 다시 한 번 힘차게 찔러 넣었다. 푸욱 하고 살점이 뚫리는 감촉이 손에 잡혔다. 검이 깊숙이 박혔다 싶은 순간 그녀는 에너지를 불어넣어 폭발시켰다.
―캬아아아!
베링 샤크가 또다시 온몸을 뒤틀었다. 너무 요란하게 움직이는 바람에 정효주는 그만 중심을 잃고 물로 떨어졌다. 그녀는 팔다리에 장착한 추진 장치를 이용해서 최대한 거리를 벌렸다. 수중장비복은 착용하지 않았으나 원활한 움직임을 위해서 추진 장치만 착용한 게 도움이 되었다.
본진의 대원들은 손에 땀을 쥐고 응시했다. 아직 공격 명령이 떨어지지 않았다.
“모비딕은? 아직 멀었어?”
“지금 오고 있대!”
한편 모비딕은 통제관의 지시를 따라 바다에서 수로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통제관은 헬기를 타고 모비딕과 보조를 맞추며 움직였다.
“전진! 전진!”
통제관이 헬기 외부 확성기를 통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모비딕은 길이 30km에 달하는 수로를 따라 헤엄쳐 올라갔다.
“정지!”
전장 2km를 앞두고 통제관이 멈추라고 외쳤다. 모비딕이 멈추자 그는 재차 지시했다.
“함몰시켜! 부숴!”
모비딕은 온몸에 힘을 모았다. 그리고 통제관이 가리키는 대로 수로 절벽을 향해 광선을 발사했다.
“후퇴해! 물러서면서 계속 부숴!”
닥치는 대로 절벽에 광선을 발사하면서 모비딕은 올라온 수로를 다시 뒤돌아 내려갔다. 길이 30km에 달하는 수로를 함몰하고 있는 것이다. 그 속도는 베링 샤크가 수로를 뚫은 것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느렸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느리다는 것이지 함몰 속도 그 자체만 보면 매우 빨랐다.
베링 샤크를 완전히 내지에 가두기 위한 작전이었다. 지원팀은 작전대로 되어가자 환호를 올렸다.
“가둔다고 소용이 있을까요?”
“물론 도망친다면 얼마든지 도망칠 수 있겠죠. 하지만 그 관통 공격을 시전하려면 녀석도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합공을 받고 있는 중에 느긋하게 수로를 뚫지는 못합니다.”
―캬아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깨달았는지 베링 샤크가 포효를 내지르며 달려들려고 했다. 그러나 녀석이 회두하는 순간 정효주는 추진 장치를 이용해 힘껏 달려들어 접근했다. 녀석의 등을 밟고 뛰어올라 등에 착지하며, 검을 힘껏 찔러 넣었다.
“어딜 가려고! 네 상대는 나야!”
모비딕이 수로를 함몰시키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그 동안은 베링 샤크가 모비딕한테 가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피부를 뚫고 들어온 검이 궁 에너지를 폭발시키자 베링 샤크는 고통에 시달리며 온몸을 뒤틀었다. 녀석은 모비딕한테 관심을 끄고 다시 회두했다.
멀리서 지켜보던 유지웅이 침음성을 흘렸다.
“정말 대단하네. 웬만한 레드 몹은 저거 한 방이면 즉사인데.”
정효주의 2차 궁극기는 검에 궁 에너지를 모아 방어막을 뚫고 들어가 터트리는 것이다. 웬만한 레드 몹은 칼질 한 방이면 작살이 난다. 그런데 녀석은 고통스러워하기는 해도 꿋꿋이 버티고 있었다. 아무래도 치명상은 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저번보다는 훨씬 유리했다. 수백 미터는 인간에게는 깊지만 녀석에게는 너무 얕다. 탱커 입장에서는 굳이 깊이 잠수하지 않아도 되고, 수면 근처에서 싸우면 되니 기동성만 확보되면 한결 수월한 것이다.
“너무 느려! 그래 가지고 날 어떻게 잡으려고?”
베링 샤크가 힘차게 돌진했지만 정효주는 여유 있게 녀석의 등으로 뛰어올랐다. 바다에 비해 협소한 공간이다. 잠수하는 데에도, 돌진을 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여러 모로 정효주에게 유리했다.
「어떤 거 같아?」
“진짜 출력이 올라갔어.”
「보호막도 마찬가지인 거 같아. 내구도가 좋아졌어.」
그린 결정체를 흡수해서 결정도를 올린 보람이 있었다. 정효주는 몸이 전보다 한결 가벼워지고 빨라진 것을 느꼈다. 괴수에게 박히는 공격력도 증가한 것 같았다.
유지웅도 마찬가지였다. 체감하는 보호막의 내구도가 전보다 더 증가했다. 8조 5,000억을 들여 결정도를 한계치까지 끌어올린 덕을 톡톡히 보고 있었다.
“근데 얘 언제 쓰러지지?”
「…….」
정효주의 물음에 유지웅은 할 말이 없었다. 그게 문제였다. 내지 중심에 끌어들여 장소의 유리함을 확보했고, 모비딕을 이용해 퇴로를 막는데도 성공했다. 결정도를 올린 덕분에 정효주의 공격 능력과 유지웅의 방어 능력이 증가해서 한결 수월하게 탱킹하고 있었다.
문제는 녀석이 쓰러질 기미가 안 보인다는 것. 정효주의 공격이 꾸준히 박히고 있지만, 고통스러워하기는 해도 지치는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장 팀장님, 녀석의 방어막 상태가 어떤가요?”
「현재 추정치 98%입니다. 딜러진을 투입해야겠습니다. 정효주 씨, 딜러진을 투입해도 어그로가 튀지 않을 것 같나요?」
「모르겠어요. 일단은 절 보고 있는 것 같긴 한데…….」
정효주만으로 녀석을 때려잡는 건 지구력 문제 때문에 불가능하다. 장태준은 결심을 굳혔다.
「원거리 딜러진, 전원 공격 준비.」
“예써!”
「통상 공격은 금지하고 궁극 공격만 가합니다. 제1예비대 딜러진, 바로 딜 준비를 하세요. 카운트를 세겠습니다.」
제1예비대 소속의 원딜들이 공격 준비를 갖췄다. 그들은 S급 장비를 쥔 손에 힘을 주며, 비거를 끌어올렸다.
「딜 개시!」
“가랏! 파이어!”
수십 줄기의 가는 섬광이 뻗어나갔다. 겉보기에는 통상 공격과 다를 바 없는 초라한 공격. 그러나 괴수의 등에 충돌하는 순간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며 물분수가 높이 튀어 올랐다.
보통 공격대는 그 폭발에 휘말려서 탱커가 오히려 먼저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효주는 단일 보호막으로 보호받고 있어 폭발의 여파에도 무사했다.
「제2예비대! 제3예비대도 준비! 카운트하겠습니다! 3! 2! 1! 발사!」
쉴 새 없이 섬광이 쏟아졌다. 딜러의 궁극기가 닿을 때마다 괴수의 등에서 폭발이 일었다. 딜러의 궁극기는 방어막을 관통하지는 못했으나 확실하게 방어막에 타격을 주고 있었다.
“이대로 괜찮을까요?”
“딜이 좀 부족할 것 같은데요. 원거리 딜러만으로는 무리입니다. 근접 딜러를 투입해야겠어요.”
“이 상황에서 근접 딜러를 투입한다고요? 전부 다 죽으라는 소리밖에 안 됩니다.”
“수중장비복의 추진 장치를 이용하면 어느 정도 기동력 확보는 되지 않을까요? 게다가 완전히 물속에서 싸우는 것도 아니고 수면 근처에서 움직이면 크게 지장 없을 겁니다.”
지원팀원 간의 전술 토론이 활발히 오갔다. 장태준은 토론에 참가하지 않았다. 그는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이상한데…….”
“뭐가 이상하다는 건가요, 팀장님?”
“베링 샤크의 움직임이 너무 소극적인데요. 아무리 뭍으로 끌어들였다고는 하지만 저번 레이드 때의 가공할 위력은 보이지 않고 있어요.”
그 말에 팀원들도 비로소 이상함을 느끼고 얼굴이 굳어졌다. 레이드가 수월하게 풀려나간다는 것 때문에 흥분해서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이다.
“일단 근접 딜러 투입은 보류합니다. 녀석이 뭘 숨기는지 알 수도 없고, 또 너무 위험해요. 이거 앞으로 제4예비대부터는 아예 원거리 딜러로만 받는 것도 생각해봐야…….”
무심코 중얼거리던 장태준은 얼른 입을 다물었다. 그는 대원 영입에 어떤 권한도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제니스 공격대의 전반적인 전술담당자인 그가 한 마디만 하면, 유지웅은 당장 근접 딜러를 받지 않게 된다. 그런 영향력을 가진 위치에 있는 만큼 입조심을 해야 한다.
“일단 지금은 레이드에 집중합시다.”
장태준은 그렇게 수습하고 다시 전장에 집중했다.
‘할 수 있겠어!’
‘너무 쉽잖아!’
‘역시 육지에서는 쪽을 못 쓰는 거야!’
대원들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모두의 얼굴에 희망이 빛났다. 녀석이 이렇게 약했던가? 고작 뭍으로 끌어들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렇게 수월해졌나?
거대한 몸집이 움직이기에 웅덩이는 너무 협소했다. 정효주는 그 이점을 살려 철저하게 녀석을 농락했다. 치명타를 가할 여지는 전혀 주지 않았다. 그리고 원거리 딜러진은 안전한 뭍에서 거리를 두고 궁극 타격을 가한다.
이대로 끝까지 간다면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모두의 얼굴에 떠오른 흥분이 점차 고조되었다.
* * *
「베링 샤크가 생각보다 고전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공간이 협소해서 애를 먹는 모양입니다. 제니스의 저력이 생각보다 놀랍습니다.」
로버트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요원들이 그의 결정을 기다리듯 침묵으로 응시했다. 이윽고 그가 눈을 떴다.
“우리 계산보다 제니스가 강한 건가? 아니면 정말 베링 샤크가 바다가 아니라서 제대로 힘을 못 쓰는 건가?”
“…….”
요원들은 대답이 없었다. 그들도 모르는 것이다.
어쨌든 상황은 좋지 않았다. CIA가 원하는 것은 양패구상이지 어느 한쪽이 압도하는 것이 아니다.
그때 묵묵히 지켜보던 메데세르프 회장이 입을 열었다.
“그 파동 발생 장치…… 새끼의 소리를 흉내 내서 베링 샤크를 유인했다는 기기 말일세.”
“예.”
“아직도 작동 중인가?”
“그렇습니다만…… 아? 설마?”
메데세르프는 비릿하게 웃었다.
“상어 치고는 꽤나 영리한 개체라고 했었지?”
“그렇습니다.”
“그럼 제니스가 여전히 새끼를 인질로 잡고 있다고 여기는 건지도 모르지. 그래서 제대로 싸우지 못하는 걸 수도 있네.”
로버트 국장은 메데세르프 회장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차렸다. 그는 곧바로 통신기를 들고 명령했다.
“유인 장치의 출력을 약 10초 간 세 배로 높인 뒤 곧바로 정지하게.”
「알겠습니다.」
지켜보던 메데세르프 회장이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새끼의 가짜 단말마를 들은 어미가 어떻게 날뛸지 기대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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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보다 너님들 EIS한테 포위 중임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