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562)
00562 나는 핵물리학자다 =========================================================================
장태준이 전두 지휘하는 전술지원팀은 새로 도입한 록히드마틴의 글로벌이글을 타고 일본으로 이동 중이었다. 비싼 돈을 들여 발사한 위성체, 반응 타워 등으로 구축한 통합탐지망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다.
스크린에서는 다양한 점이 반짝이고 있었다. 일본 및 인근 해역에 존재하는 괴수들을 나타낸 점이다. 옐로 몹은 거의 보이지 않고 하나같이 레드 급이다. 옐로 몹이 어쩌다가 한 번씩 생겨나긴 하지만 1시간도 지나지 않아 없어져 버린다.
“괴수 탐지 모드는 off하고, 에너지 탐지 모드 on.”
장태준이 지시를 내리자 스크린이 바뀌었다. 조금 전에 사라진 옐로 몹의 반응이 있던 지점에 새로운 반응이 나타났다. 옐로 몹이 죽고 남긴 그린 결정체 에너지 반응이다.
신형 MD망은 살아 있는 괴수 반응과 결정체 반응을 구분해서 표시한다. 에너지 반응이 있을 때, 이것이 괴수인지 단순한 결정체인지까지 구분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구세대 MD망으로는 탐지가 불가능한 규소 기반 생명체형 괴수, 즉 메탈 괴수도 탐지해낼 수 있었다.
“그래도 아직 모자라.”
허공의 홀로그램이 만들어낸 지구를 보며 장태준은 혀를 찼다. 새하얗게 표시된 가상의 지구는 아시아 지역만 유독 파랗게 표시되어 있었다. 하얀 색은 신형 MD망이 갖춰지지 않은 구역, 파란 색은 갖춰진 구역을 말한다.
돈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아직 위성 제작이 덜 돼서 전 세계를 감시망에 두지 못했다. 록히드마틴은 지금도 생산 공장을 밤낮으로 돌리고 있지만 발주 물량의 1/5도 소화하지 못했다.
덕분에 장태준이 미국을 한 번 방문하면 록히드마틴 회장은 물론이고 이사진까지 한달음에 달려 나온다. 그의 표정 하나 하나에 껌벅 죽고 웃고 그런다.
결정체 부족 때문에 세계 경제가 엉망이지만 록히드마틴은 제니스 공격대가 발주한 위성체 물량 때문에 근근이 꾸려나가고 있는 실정이었다. 미국 내 결정체 자원 분배에서도 연방 정부가 우선적으로 취급하고 있었다. 제니스 공격대에 중요한 전략 물품을 납품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총 결정도는 11만에서 13만으로 추정됩니다. 구형 MD망으로는 1만으로 표시될 겁니다.”
“음, 저 녀석도 결정 에너지를 여러 덩어리로 나눠서 체내에 분산해놓았겠지요?”
“아마 그럴 겁니다. 브라우니도 평소에는 결정 에너지를 분산해놓지 않습니까.”
신형 MD망이 아니면 레드 타입 괴수로 오해하기 쉬운 녀석이라는 뜻이다. 참고로 블랙은 보통 결정도가 10만 이상에 달하는 녀석을 가리킨다.
“좀 더 편차를 줄일 순 없나요? 지금이 최대 출력입니까?”
“인근 좌표를 감시하는 다른 위성 2기를 더 동원하면 근사치를 좁힐 수 있습니다.”
“실행하세요.”
운용 요원들이 얼른 키보드로 위성 제어 명령을 내렸다. 다각적 관측 수치 융합 및 개량을 통한 편차 축소 모듈 어쩌고 하는 놈이라는데, 자세한 건 장태준도 몰랐다. 그냥 무지하게 비싸고 정밀도가 높은 설비라고 한다.
과연 기기는 돈 값을 하긴 했다. 11만 내지 13만으로 표시되던 수치가 12만 5,000으로 정정된 것이다. 장태준은 급히 보고했다.
“공대장님. 녀석의 결정도가 최종 확인되었습니다. 12만 5,000입니다.”
「알겠어요.」
지금쯤 공대장은 와이프와 함께 브라우니를 타고 일본 내륙 지역을 활강하고 있으리라. 장태준은 한국 정부, 일본 정부에도 무전을 보냈다.
「신형 블랙 타입 괴수, 결정도는 12만 5,000으로 확인.」
그때 어느 요원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팀장님, 이거 어떻게 될까요?”
“글쎄요. 뭐라 확답은 못 하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전력 낭비가 아닐까 싶네요. 당장 브라우니만 해도 결정도가 13만 5,000이나 되는 녀석인 걸요.”
브라우니만 나서도 충분한데 여기에 유지웅 커플까지 가세했다. 굳이 6개나 되는 예비대까지 다 불러올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고속 비행형 블랙 몹을 완편 공격대로 정식 레이드하는 경험은 귀중한 겁니다.”
장태준은 오히려 거기에 의미를 두었다. 블랙 몹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특성상 실전 경험을 쌓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돈을 주고도 못 쌓는 실전 경험을 돈 받고 쌓을 수 있지 않은가.
“예비대가 도착하기 전에 사태가 끝날 수도 있어요. 전 오히려 헛걸음을 할까 봐 걱정입니다.”
장태준의 가벼운 농담에 기내 통제실 분위기가 밝아졌다. 그때였다.
“브라우니! 목표와 접촉합니다! 거리 2,000!”
“벌써? 과연 빠르군요.”
“충돌까지 5초! 4초! 3초! 2초! 1초! 충…… 어?”
“무슨 일입니까?”
관측 요원이 카운트를 세다 말고 갑자기 얼빠진 소리를 내자 장태준은 급히 스크린을 확인했다. 그도 허파가 빠질 듯이 놀라고 말았다.
“이, 이건 대체?”
“목표! 이동했습니다! 거리 50! 방향은 남향!”
“이동 궤적 빨리 분석해 봐요!”
육안으로 감지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이동했나? 그렇다 해도 MD망에는 그 이동 궤적이 잡혔을 것이다.
운용 요원이 서둘러 컴퓨터로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는 곧 얼빠진 얼굴로 장태준을 돌아봤다.
“이동 궤적 없습니다!”
“그게 무슨 소립니까?”
“말 그대로입니다! 이동 궤적 자체가 추적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반응 소멸 시점과 반응 재생성 시점이 만 분의 1초도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설마?”
장태준은 순간 퍼뜩 머리를 스치는 상상에 전율했다. 그는 얼른 다른 명령을 내렸다.
“원래 있던 지점과 재출현한 지점 사이의 지형 사진을 분석해요! 이동 시점에 새로 파괴된 지형지물이 없는지 서둘러 판독하세요!”
“알겠습니다! 위성사진 분석 중! 결과 나왔습니다! 새로 파괴된 지형지물 없습니다! 해당 구간은 멀쩡합니다!”
만약에 만 분의 일 초 이내에 50km나 되는 지점을 이동했다면 당연히 엄청난 충격파가 발생하게 된다. 자세한 에너지 총량은 물리학자가 아니니 모르지만, 적어도 인근 지역이 완전히 초토화되리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런 흔적이 전혀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공간도약?”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그런 전대미문의 힘이 발휘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으리라.
* * *
―캬아악!
브라우니는 화가 났다. 분명히 꿰뚫었다고 생각했는데, 녀석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곧장 머리를 돌린 브라우니는 녀석의 기척이 느껴지는 곳을 향해 포효를 내질렀다. 어렴풋하게 느껴지는 기척은 아무리 봐도 자신보다 약해 보인다.
왜 저 포악한 녀석이 도망을 쳤을까? 뻔하다. 자신 하나도 감당하지 못하는데 여기에 두 명의 주인까지 있으니, 당연히 꽁지가 빠지게 도망치는 게 정답이다.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는 놈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다.
―캬오옹!
“뭐? 우리더러 내리라고?
―캬오오옹!
땅에 내려앉은 브라우니는 몸을 납작 숙였다. 유지웅이 황당해서 뭐라고 하려는데 정효주가 얼른 그를 잡고 내려왔다.
“브라우니한테 맡겨 보자.”
“야, 그래도……!”
“나는 몰라도 자기 때문에 브라우니가 속도를 제대로 못 내고 있잖아. 한 번 맡겨 보자. 일단 물어야 싸우든지 말든지를 하지.”
정효주는 어렴풋하게 느꼈다. 괴수는 눈에 비치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이동한 것이 아니다. 기계는 속여도 탱커의 감은 못 속인다. 저건 말 그대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 것이다.
자신들을 보자마자 도주했다면 힘의 격차도 절감한 게 틀림없으리라. 섣불리 쫓아갔다가는 녀석을 놓치게 된다. 유지웅을 태우면 브라우니는 제 속도를 내지 못한다.
―캬아아아!
브라우니가 날개를 활짝 폈다. 순간 주변이 공기가 빨려들 듯이 밀려 올라가기 시작했다. 거센 태풍이 몰아치며 차가운 수증기가 하얗게 날리기 시작했다.
고글에 나타난 기상 정보도 빠르게 변하고 있었다. 마치 새로운 태풍이 생겨나는 것처럼, 반경 수십km 지역의 기압이 급속히 변화하고 있었다. 동시에 브라우니의 온몸이 검은 색으로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135,000」
고글에 표시됐던 수치가 변했다. 피아식별 기능이 있어서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경고음이 요란하게 울렸으리라.
순간 브라우니는 허공을 박차고 뛰어나갔다. 어찌나 빠르게 달려 나갔는지 유지웅은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강한 후폭풍이 몰아치는 바람에 정효주가 그를 지탱해줘야 했다.
50km나 되는 구역을 돌파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30초가 채 되지 않았다. 평균 속도 마하 5를 돌파하는 어마어마한 비행 능력이었다.
그러나 10초를 남겨놓고 괴수의 반응은 다시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30km 떨어진 곳에 다시 나타나서는, 브라우니를 피해 죽어라 북상하기 시작했다.
「목표는 마하 3.5의 속도로 북상 중입니다! 브라우니, 속도를 더 올렸습니다!」
브라우니의 속도는 어느덧 마하 7을 돌파했다. 이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계속되면, 과연 남아나는 지형지물이 있을까?
「목표, 또다시 공간도약!」
거리가 20km로 좁혀졌을 때 녀석은 안 되겠다 싶었는지 또다시 공간도약을 시도했다. 순식간에 거리가 45km로 늘어났다. 그러나 녀석의 비행 속도는 마하 3.5로 고정인 반면, 브라우니는 어느덧 마하 8을 돌파했다.
아슬아슬하게 따라잡힐 지경이 되자 괴수는 또 다시 공간도약을 시도했다. 거리가 다시 벌어졌다. 하지만 브라우니는 맹렬하게 녀석을 쫓아갔다.
이쯤에서는 유지웅도 느꼈다. 괴수가 공간도약을 시도하는 시간 간격이 벌어지고 있으며, 그 거리 또한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괴수도 무제한으로 공간도약을 할 수 있는 건 아닌 모양이다.
「따라잡았습니다!」
무전을 통해 흥분한 장태준의 외침이 울렸다. 유지웅 커플이 볼 수 있는 건 고글에 나타난 광원 반응뿐이었지만, 쫓고 쫓기는 추격전의 아슬아슬함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두 광원이 하나로 뭉치는 순간!
번쩍!
저 멀리 거대한 빛의 섬광이 하늘로 뻗쳐올랐다.
* * *
유지웅 커플이 일본 정부를 닦달해서 급히 징발한 수송기를 타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브라우니는 의기양양하게 지면에 배를 깔고 앉아 있었다. 녀석의 눈앞에는 반짝이는 블루 결정체 10여 개가 흩어져 있었다.
“브라우니, 너 이 자식! 밥값은 하는구나!”
유지웅은 대견해서 녀석의 머리를 발로 쾅쾅 차주었다. 오해하지 마라. 탱커나 딜러가 아닌 그는 이 정도로 힘을 가해줘야 브라우니 입장에서는 ‘깃털로 쓰다듬어 줄 듯 말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에이, 아깝네. 퍼플이 아니잖아.”
유지웅은 정확히 12개의 블루 결정체를 상자에 쓸어 담으면서 그렇게 투덜거렸다. 급히 나온 일본 정부 고위 관료들이 그것을 보고 침을 꿀꺽 삼켰다. 와, 저거면 일본 전체가 일 년은 너끈히 버틸 수 있을 텐데.
“생각보다 쉽네. 블랙 몹이라고 해서 걱정했는데. 아, 하긴. 브라우니도 블랙 몹 중에서는 궁극의 경지니까 뭐.”
“괴수가 최대 힘을 끌어내지 못한 탓도 있습니다.”
“그래요?”
“예. 체내에 있는 결정 에너지 덩어리를 완전히 하나로 융합하지 못했습니다. 아마 시간이 없거나 아니면 아직 그럴 능력이 없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총 결정도가 12만 5,000인 녀석한테서 결정체가 12개가 나왔으니, 아마 개당 1만을 약간 웃도는 수준일 것이다.
“그나저나 공간 도약은 대체 어떻게 된 거죠? 이런 블랙 몹은 처음 봤네.”
원래 블랙 몹쯤 되면 저마다 독특한 능력이 있었다. 브라우니는 태풍을 일으켜서 마음대로 다룰 줄 안다. 하지만 그런 맥락으로 보기에, 녀석이 지닌 공간 도약은 너무 대단했다. 이건 정말 공상 과학에서나 나올 법한 능력 아닌가?
그때였다. 유지웅이 결정체를 갖고 장난치는 것을 보던 장태준이 놀라서 달려왔다.
“공대장님! 잠깐만요!”
“네? 왜 그러세요?”
“이 결정체들!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뭐가요? 그냥 평범한 블루 결정체일 뿐…… 어라? 이거 색이 왜 이래?”
그제야 유지웅도 알아차렸다. 얼핏 보기에는 분명히 늘 보던 블루 결정체가 맞다. 하지만 투명하리만치 푸른 광택 안에서 불그스름한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무심코 지나칠 만큼 미약한 붉은 빛이었다. 하나가 그런 게 아니라 12개 전부가 다 그랬다.
“이거 색이 왜 이래?”
* * *
세종시 연구단지는 발칵 뒤집어졌다. 유지웅이 보낸 12개의 블루 결정체를 분석하기 위해 최윤을 비롯한 과학자들이 머리를 싸매고 달려들었다. 최윤은 폐쇄 모듈 장치를 이용해 특이 결정체의 입자 구조를 설계도면으로 재현하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하지만…….
“이런 건 처음 봅니다. 결정체가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핵심 입자 결합 구조를 본 최윤이 한 말이었다.
“모든 결정체는 등급, 결정도에 상관없이 동일한 기본 결합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등급이 다르면 결합 구조도 다르다고 하지 않았나요?”
“아닙니다. 1차 기본 구조는 모두 동일합니다. 다만 그 1차 구조물이 다시 자기들끼리 재결합을 이루면 블루 결정체가 되고, 그 2차 구조물이 다시 재결합을 이루면 퍼플 결정체가 됩니다.”
“그럼 박사님 말씀은……?”
“이 결정체는 1차 기본 구조 자체가 완전히 다릅니다. 이런 건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보자. 점이 모이면 선이 되고, 선이 모이면 도형이 된다. 그린 결정체는 점이고, 블루 결정체는 점이 모인 선이며, 퍼플 결정체는 선이 모인 도형이다. 그리고 셋 모두 그 점은 ‘잉크’로 그려진 것이다.
그러나 이 블루 결정체는 다르다. 선의 형태를 갖고 있지만, 그 선을 이룬 점이 잉크가 아닌 ‘먹물’로 그려져 있는 셈이다.
“저도 이런 건 처음 봅니다.”
오죽하면 최윤마저 그런 소리를 하며 혀를 내둘렀다. 다른 결정체 학자들도 마찬가지였다. 한 번도 보고되지 않았으며, 누구도 접해본 적 없는 미지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아무리 뛰어난 석학들이라 하나 당장 오늘 처음 본 구조를 보고 뚝딱 해답을 내는 것은 무리였다.
“그러고 보니 가렌 박사님은요?”
“아, 오늘 미국에서 돌아오실 겁니다. 제자들을 데리러 가셨거든요.”
“아, 맞다. 그랬지, 참.”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마침 가렌이 도착했다. 연구원들은 가렌이라 해도 별 수가 없을 거라고 했다.
“아, 다들 여기에 모여 계셨군요. 회장님, 저번에 말씀하신 대로 공정설비 연구를 위해 인재들을 모아 왔습니다.”
“잘하셨어요.”
“그런데 무슨 일이 있습니까? 일본에 나타난 블랙 몹은 무사히 잡았다고 들었는데…….”
“그놈 잡고 디게 신기한 결정체가 나와서 그래요. 에너지 구조도는 해석했는데, 이게 뭔지 다들 파악을 못하시나 봐요. 한 번 보시겠어요?”
가렌은 저명한 결정체학자다. 이 연구단지에서 서열을 매기면 최윤 다음은 될 것이다. 오히려 연륜의 깊이에서는 최윤이 그를 따라갈 수 없다.
그렇다 해도 수백 명의 연구원들이 머리를 싸매고 분석에 매달렸어도 짐작조차 못한 녀석 아닌가. 가렌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건 극소립자 다궤도 충돌 및 상쇄 반응을 3차원 평면으로 풀어낸 구조도 아닙니까?”
“예? 아세요?”
순간 유지웅, 최윤은 물론이고 연구원 전원이 깜짝 놀랐다. 무슨 말을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잘 아는 눈치 같은데?
“그게 뭐죠?”
“입자 융합 반응 관측에서 자주 나오는 간섭 반응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왜 다들 이걸 연구하는 겁니까? 아! 혹시 인공 태양이라도 만드실 참인가요?”
“아니, 그러니까 이게 뭔지 아시는 건가요? 가렌 박사님은? 어떻게 이걸 아시는 거죠?”
참다못한 유지웅이 물었다. 가렌은 의아하다는 듯이 반문했다.
“저는 핵물리학자입니다. 입사할 때 낸 이력서에도 그렇게 쓰여 있는데요.”
“……예?”
이게 무슨 소리야? 결정체학자 아니었어?
얼빠진 그를 위해 최윤이 덧붙였다.
“결정체학자 아니셨어요? 갑자기 핵물리학이라뇨?”
“아, 그건 부전공이고요.”
============================ 작품 후기 ============================
동료 중 아무도 몰랐던 그의 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