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735)
00735 공허의 습격 =========================================================================
장태준은 지휘 센터 비상 호출을 받고 급히 전용 노트북을 켰다. 전용 노트북은 지휘 센터 중앙 컴퓨터와 직통 연결 권한을 가지고 있다. 지문과 얼굴 인식 등 다양하고 강력한 보안 장치를 갖추고 있어 그 외의 인물은 사용이 불가능하다.
‘괴수라니.’
접속을 기다리는 그의 얼굴에 심각한 기색이 흘렀다.
변종 괴수의 존재 가능성은 스팟 필드 이상 징후를 조사하면서 염두에 둔 시나리오 중 하나다. 가능성의 크기와 별개로 가장 바라지 않는 시나리오이기도 했다. 프레온 괴수 등 규소기반괴수와 싸우면서 힘겨웠던 경험 때문이다.
「접속 완료. 데이터 동기화를 실행합니다.」
지휘 센터를 통해 현장과 연결되었다. 화면이 19인치 밖에 되지 않아 답답하지만, 급한 상황에서 현장 파악을 하고 지휘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매우 훌륭했다.
장태준은 얼른 시간을 살폈다. 지휘 센터까지 도착하려면 아직 30분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장 팀장님!」
반가움에 찬 이유리의 목소리가 들렸다. 장태준은 중앙 컴퓨터가 보내오는 전투 정보를 급히 살폈다. 그 동안에도 이유리는 힘겹게 괴수의 공세를 막아내고 있었다.
‘이건?’
장태준은 이마에 식은땀이 흘렀다. 마치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이쪽의 공격을 전부 무효화하지만, 반대로 적의 실체는 이쪽에 영향을 끼친다니? 이 무슨 물리력의 일방통행인가?
그는 전투 정보를 처음부터 끝까지 확인했다. 괴수가 처음 등장하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전투 행위를 검토했다.
꼬리에서 발사된 강력한 빛의 파동이 예리하게 지면을 꿰뚫은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신음을 삼켰다.
‘날카롭다.’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유지웅의 보호막은 특성상 면의 공격에 강하고 점의 공격에 상대적으로 약하다. 강력한 힘을 한 점에 모을 줄 아는 공격일수록 뚫릴 가능성이 커진다.
헌데 저 괴수의 그 빛 공격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그는 급히 중앙 컴퓨터에 계산을 지시했다.
중앙 컴퓨터의 인공지능은 지면에 남긴 궤적의 폭과 길이, 공격이 가동된 시간, 빛이 방사하는 밝기 등을 종합적으로 계산하여 예상 함유 에너지량을 추산했다. 그리고 그 에너지 공격이 보호막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를 다시 계산했다.
결과가 나오는 데는 몇 초도 걸리지 않았다.
‘광역 보호막은 확실히 뚫린다.’
S급 장비로 강화한 3단계 광역 보호막도 99% 이상의 확률로 뚫린다는 계산이 나왔다. 3단계 단일 보호막도 그럼 안심할 수는 없다.
유지웅이 가세하면 어찌어찌 레이드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고전은 하겠지만 신중하게 임하면 큰 피해가 예상될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그것은 한 개체와 싸웠을 때 이야기다.
‘이상 징후 범위가 꽤 광범위하다. 게다가 ZMD망에도 전혀 잡히지 않는 놈이야. 설마?’
장태준은 화들짝 놀라서 급히 지시했다.
“전투 지역 가능한 모든 광학 센서를 집중하세요! ZMD망에 돌리는 시스템 자원은 최소한으로 해도 좋습니다!”
「예? 광학 센서를요?」
“글로벌이글이든, 인공위성이든 뭐든 다 동원하세요! 미항공방위부에도 지원 요청하고, 시스템 링크하세요! 서두르세요!”
「아, 알겠습니다!」
지원팀은 영문은 몰랐지만 지시받은 대로 했다.
* * *
“또 온다!”
높이 치켜든 꼬리가 파르스름한 빛을 뿜었다. 벌써 네 번째 공격이다. 이유리는 숨을 고르고 앞으로 달려들었다.
매우 위험한 행위다. 저 공격에 급소를 맞았다가는 방어장비가 보호해준다 해도 즉사할 것이다. 거리를 벌리고 피할 대비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이렇게 해야 녀석이 자신을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하고 공격을 집중할 것이다. 만약 저 공격이 다른 공격대원들에게 쏟아지면 큰일이다. 특히 힐러나 원딜 같은 경우는 충분한 거리가 있어도 제대로 피하지 못한다.
“하앗!”
이유리는 대검을 수직으로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꼬리 끝에 맺힌 빛의 구체가 폭발적으로 회전했다.
‘지금이야!’
이유리는 긴급 제동을 걸며 옆으로 뛰어 올랐다. 그 순간 빛의 궤적이 그녀가 있던 곳을 꿰뚫었다. 암석으로 된 지면이 순식간에 불타오르며 길게 패인 자국이 남았다. 흡사 전기 채찍으로 지진 피부를 보는 듯했다.
반원형으로 흩어져 자리를 잡은 원딜들은 고글의 위치 데이터를 신중히 확인했다.
「지정 포인트까지 앞으로 거리 150.」
「포인트를 바꾸는 게 낫지 않나요? 벌써 네 번째예요. 저러다가 탱커장이 공격에 맞기라도 하면 어떡해요.」
「그대로 속행합니다.」
장태준은 근딜진의 의견 제시를 거부했다. 이유리의 사망 혹은 부상을 우려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지금은 이게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았다.
「서브 탱커, 준비하세요.」
“알겠습니다! 바로 가겠습니다!”
테레사는 높은 바위 암석 위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긴 바지를 입고, 딱딱한 방어장비를 걸친 모습은 마치 사나운 암표범처럼 보였다.
그녀는 두 손을 앞으로 모았다. 손끝에서부터 하얀 빛이 일어나 온몸을 감쌌다. 충분할 만큼 비거를 응축한 그녀는 모든 힘을 전방으로 쏟아 부었다.
번쩍!
빛의 기둥이 단숨에 허공을 그었다. 빛은 막 이유리를 덮치려던 전갈 괴수의 꼬리 부분을 정확히 꿰뚫었다.
테레사는 내심 기대했다. 그러나.
「그대로 통과했습니다! 효과 없습니다!」
“칫! 진짜 저 놈 실체가 없는 거 아니야?”
테레사는 발을 구르며 분함을 터트렸다. 덕분에 단단한 바위 암석이 무너져 우르릉 흘러 내렸다.
「서브 탱커!」
“알고 있습니다!”
테레사의 궁극기 공격을 위협적으로 느낀 전갈 괴수가 이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거대한 얼굴에 자리 잡은 여러 개의 눈동자가 카메라 센서처럼 섬뜩하게 느껴진다.
물체를 본다기보다는 식별하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 그 징그러움에 가볍게 혀를 차며, 테레사는 힘껏 점프 했다.
―키에에엑!
테레사는 재빨리 몸을 돌려 달아났다. 쿵, 쿵, 쿵 거리며 거대한 몸집이 쫓아온다.
실체가 없지 않고서야 공격대의 딜을 그대로 흘려버리는 건 말이 안 된다. 헌데 지면을 내딛을 때마다 바위가 부서지고 땅이 흔들리는 걸 보면 실체가 존재해야 한다. 이해할 수 없는 메커니즘에 테레사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때였다.
「지정 포인트 도착! 서브 탱커, 이탈하세요!」
“라져!”
테레사는 있는 힘껏 점프해서 비좁은 암석 절벽 사이로 진입했다. 높이는 낮지만 폭이 넓어 시야가 가려지는 위치다.
테레사의 모습이 사라지자 전갈 괴수는 잠시 멈칫 했다. 분지처럼 절벽으로 둘러싸인 지점이었다. 전갈 괴수는 그 자리에 우뚝 선 채 머리를 옆으로 움직였다.
「지금이에요! 장 팀장님!」
그러나 지원팀에서는 아무런 지시가 없었다. 대원들은 답답해서 발을 구르며 거듭 지원팀을 불렀다.
그때 누군가가 다급히 지적했다.
“저, 저 봐!”
“뭐가?”
“저 괴수, 지금 머리를 돌리고 있어! 쿤겐 탱커가 도주하는 방향으로 정확히!”
“어? 정말이네?”
그제야 고글에 표시 된 위치 데이터를 확인한 대원들은 크게 놀라워했다. 단단하고 두꺼운 바위 절벽에 가려 보이지 않을 텐데, 전갈 괴수는 정확하게 테레사를 쫓고 있었던 것이다.
그게 다가 아니었다. 전갈 괴수는 꼬리를 치켜세운 채 힘을 모으고 있었다. 시야가 없음에도 테레사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듯이 보였다.
「지금입니다!」
그때 장태준이 지시를 내렸다. 대기 중이던 원딜들은 있는 힘껏 끌어 모은 비거를 한꺼번에 폭발시켰다. 팽팽하게 당겨진 시위가 일제히 놓였다.
집중 포격의 목표는 전갈 괴수가 아니라, 녀석이 서 있는 지면의 가장자리였다.
사방에서 발사된 원딜 궁극기가 막 당도할 때였다. 전갈 괴수가 서 있는 지점을 중심으로 푸른 빛이 솟구쳤다. 빛의 기둥은 마치 전갈 괴수를 가두듯이 원형 벽을 생성하며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원딜진의 궁극기와 푸른 빛의 기둥이 서로 부딪쳐 얽혔다.
「모두 회피! 회피!」
후퇴 지시가 빠르게 떨어졌다. 원딜진은 사전에 정한 포인트로 재빨리 이탈하고 있었다. 근딜진이 달려들어 원딜의 피신을 도왔다.
「조금이라도 멀어져요! 서둘러요!」
굉음이 사방을 찢으며 지면을 뒤흔들었다. 화산이라도 터진 듯한 충격파가 대지를 비틀었다. 대기가 요동치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달궈진 공기가 일그러지며 빛을 왜곡했다.
“…….”
“…….”
무시무시한 폭발이 남긴 잔향은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진정되었다. 미리 몸을 숨기고 있던 힐러진, 제 시간에 겨우 몸을 빼낸 딜러진은 그제야 하나둘씩 고개를 들었다.
“C6탄 진짜 무시무시하네.”
“돈값은 제대로 하는구나.”
C6탄은 제니스 연구단지에서 만든 결정체 폭탄이다. 매우 강력한 파괴력을 자랑하면서도 폭발 범위가 넓지 않고 일정 범위에 응축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일반 폭탄과 달리 괴수의 방어막을 중화하는 성질이 있다.
본래는 공격대 없이도 레드 몹을 잡기 위해 개발한 폭탄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섬세한 제어가 필요하다는 점 때문에 여러 모로 사용에 제약이 많아 군용화, 상용화는 이뤄지지 못했다. 또한 블루 결정체를 희석해서 만들기 때문에 가격이 무지하게 비쌌다.
시험 생산만 하고 추가 생산은 없는 물건이지만 혹시나 쓸 일이 있을까 싶어 제니스 공격대가 갖고 다닌다. 그리고 오늘 그 값을 톡톡히 했다.
장태준은 보유한 C6탄을 모두 설치한 지점으로 전갈 괴수를 끌어들였고, 더욱 효율을 높이기 위해 원딜이 궁극기 공격을 한꺼번에 퍼붓도록 했다. 현재 제니스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화력을 끌어낸 것이다.
“ZMD 반응은?”
“반응이 있을 리가…… 어? 이게 뭐지?”
여기저기서 놀란 소리가 들렸다. 분명히 아무 것도 없어야 정상인데, 폭발 지점에서 미약한 결정도 반응이 나타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수치는 겨우 15였다.
“제가 가보겠습니다!”
테레사가 용감히 현장으로 진입했다. 그녀는 탐지 반응을 쫓아 신중하게 수색을 했다. 이윽고 그녀가 외쳤다.
“찾았습니다!”
그것은 주먹만 한 크기의 검은 돌이었다.
미약한 결정도 반응은 그 돌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전송받은 화면을 통해 멀리 지휘 센터에서 보고 있던 장태준이 가볍게 신음했다.
‘결정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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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올 한해가 저물어간다니 믿을 수가 엄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