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774)
00774 %3C프리시즌 딜러편%3E 내가 천민? =========================================================================
일성그룹에서는 사람을 풀어 유지웅을 찾았다. 그러나…….
“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주소는? 이 주소가 맞아?”
“얼마 전에 이사했답니다. 어디로 갔는지는 이웃 사람들도 전혀 모르고 있던데요?”
“찾아야 해!”
유지웅 행적 찾기는 정말 힘들었다. 레이더로 각성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지인도 없었고, 그에 관해서 뭔가를 알고 있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겨우 찾아낸 원룸으로 찾아갔지만 건물주는 그가 벌써 며칠 전에 이사를 했다고 한다.
“정말 어디로 갔는지 전혀 모르십니까?”
“글쎄요. 방 두 칸짜리 옥탑방으로 간다고는 했어요. 별로 표정이 안 좋은 걸 봐서는 여기보다 더 안 좋은 곳으로 가나 봐요.”
“이런!”
그 유튜브에서 말한 내용이 사실이었단 말인가? 팀장은 마음이 급해졌다. 원래 사람은 가장 어려울 때 도와주는 사람이 제일 기억에 남는 법이다. 다른 누구보다 일성그룹이 먼저 찾아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그래야 향후 한국, 아니 세계 블루 결정체 시장을 석권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 계약이 체결된 서울 시내의 모든 옥탑방을 거의 다 뒤지다시피 했지만, 유지웅이 이사한 곳을 찾을 수는 없었다.
* * *
유지웅은 C은행과 주거래를 트고 있었다. 그가 처음 방문한 본점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은행이기도 했다. 정부에서 보상금이 지급되었다는 전화를 받고 그는 곧바로 은행으로 향했다.
착실하게 번호표를 발급받고 자기 순서를 기다렸다. 여자 은행직원이 상냥하게 웃으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이체한도 조절 좀 하려고요.”
“일단 신분증 주시겠어요? 액수는 어느 정도로 해드릴까요?”
그동안은 통장에 든 게 없어서 놔뒀는데 이제 유튜브에 동영상도 올렸겠다, 미리미리 금융 계좌를 손봐둬야 했다. 유지웅은 오늘 그럴 생각으로 왔다.
“음……. 한 번에 다 풀어놓는 게 좋으니까, 대충 500조 원쯤으로 해주세요.”
“예?”
웃는 얼굴로 신분증을 받아들던 여직원은 순간 자신이 잘못 들었나 싶었다. 지금 뭐라고 한 거야? 500 뭐라고?
“저, 실례지만 방금 뭐라고…….”
“500조 원이요.”
“500만 원이 아니구요?”
“네, 500조 원.”
처음에는 이거 웬 꼬마가 와서 장난을 하는 건가 했다. 그만큼 유지웅의 첫 인상이 평범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이체 한도를 500조 원으로 상향 조정해달라니, 500조 원이 무슨 애들 장난도 아니고 말이다.
하지만 계좌를 조회해본 여직원은 숨이 넘어갈 듯이 놀랐다.
‘치, 칠천억?’
그의 계좌에는 무려 7,000억 원이 넘어가는 거금이 들어 있었다. 여직원의 눈빛이 달라졌다. 500조 원이라는 헛소리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 예금 구좌에 7,000억 원을 쌓아둘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우리나라에 몇 명이나 될까? 그것도 이제 스무 살 밖에 안 된 청년이라면?
‘뭐야? 무슨 해외 재벌 3세라도 되나?’
여직원은 벌떡 일어났다. 어떻게 VVIP 코너를 이용하지 않고 이곳으로 왔는지는 이상하지만, 아무튼 이런 자리에서 맞이할 고객은 아니었다.
“실례했습니다. VIP이신 줄 제가 몰라 뵙고……. 잠시 이쪽으로 오시겠어요?”
여직원은 VIP 전용 접객실로 안내했다. 유지웅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태연하게 따라갔다. 몸에 자연스럽게 배여 있는 여유에 여직원은 역시, 하고 속으로 멋대로 납득했다. 저건 있는 자들이 가진 여유다.
잠시 후 중년의 남자가 잔뜩 상기된 얼굴로 들어섰다. 여직원의 연락을 받고 온 점장이었다.
“오래 기다리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제가 점장인 김응식입니다.”
“뭐, 이러실 것까진 없는데. 그냥 적당히 이체한도만 조절하러 온 거거든요.”
“아, 그러십니까. 이미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점장은 웃는 얼굴로 앉으면서도 속으로는 식은땀을 흘렸다. 500조 원으로 이체 상한 조정을 해달라니, 그것도 개인이! 금융 역사상 이런 경우는 전무후무할 것이다.
500조 원이 터무니없는 금액이긴 하다. 하지만 7,000억 원의 현금을 예치한 인물이다. 그 정도 돈을 가진 인물이 허튼 소리를 할 리도 없지 않은가. 하물며 대출을 해달라는 것도 아니고(애초에 대출을 해줄 수도 없지만) 이체 상한 조정만 해달라는 것 아닌가.
‘대체 얼마나 많은 거래를 하려고?’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되는 고객이다. 내부 셈을 마친 점장은 활짝 웃는 얼굴로 응대했다.
“전례가 없는 일이고 금융 안전을 위한 규정 때문에 당장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본사 결재를 받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을 겁니다. 제가 책임지고 신속히 처리해놓겠습니다.”
“결재를 받아요?”
“예. 개인 인터넷 뱅킹 송금 같은 경우는 안전을 위해서 내부적으로 송금액에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그 금액만 해도 상당한 수준이지만 고객님의 기준치에는 한참 미치지 못할 겁니다.”
“그게 얼만데요?”
“10억 원입니다. 그 이상의 금액을 이체하시려면 번거로우시지만 창구를 직접 이용하시거나 아니면 별도 VIP 라인을 통한 본인 확인이 필요합니다. 안전을 위한 조치입니다.”
유지웅은 그런 게 있었나 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래서 물었다.
“겨우 500조 원 이체하는데 직접 은행까지 찾아와야 해요? 인터넷 뱅킹으로는 안 돼요?”
“……예?”
점장은 순간 자신이 잘못 들었나 싶었다. 지금 겨우 500조 원이라고 말했어? 혹시 500억 원을 잘못 들은 건 아니야?
“아무튼 지금은 회사 내부 규정 때문에 안 된다는 거죠? 본사 결재를 받아서 상한 조정을 해야 하고요?”
“예, 그렇습니다.”
“결재 받는데 얼마나 걸려요?”
“제가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그런 설명은 필요 없고요, 예상 기간이 며칠이죠? 구체적인 숫자로 말씀해주세요.”
가볍게 말을 자르는 태도에 점장은 바짝 긴장했다. 과연 여직원에게 들은 대로다. 저건 가진 자들의 여유다.
“열흘, 아니 9일 안에는 모든 절차를 마쳐놓겠습니다.”
“너무 늦는데.”
유지웅은 혼잣말을 하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작은 목소리였지만 점장은 충분히 들을 수 있었다.
“일단 최대한 서둘러 주세요.”
“아, 알겠습니다.”
유지웅이 나서자 점장은 물론이고 부점장과 임원들이 우르르 나와서 인사를 했다.
“아, 절차가 진짜 번거롭네. 역시 개인 은행이 있어야 한다니까.”
현행 제도상으로는 개인 저금통 목적으로 은행을 설립하기가 불가능하다. 제도를 고치기 위해서는 국내 인지도와 파워를 높이는 게 시급하다. 그때까지는 일반 시중 은행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그까짓 돈이 얼마나 된다고 호들갑을 떠는 건지 원…….
그는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급한 대로 당장 타고 다니려고 구입한 아우디였다. 원래는 람보르기니를 주문했는데 한국에 배송이 되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그 동안에는 아우디를 타고 다닐 예정이었다.
목적지에 도착한 그는 전화를 걸었다.
“효주야? 나야. 지금 너네 집 앞.”
「금방 나갈게.」
저택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잠시 후 정효주가 나왔다. 청바지 스키니진에 흰 티를 입은 상큼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잠시 놀란 눈으로 차를 보고는 조수석에 탔다.
“네 차니? 언제 샀어?”
“어제.”
“너 아우디 좋아했니?”
“아니. 배송될 때까지만 끌고 다니려고. 바로 출고 되는 차가 이것 밖에 없었거든.”
“배송……?”
“람보르기니 세스토 엘레멘토라고 있어. 컨셉트카야.”
정효주는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다가 곧 핸드폰을 꺼내 검색하고는 경악한 표정으로 돌아봤다.
“말도 안 돼! 이게 차야, 집이야? 무슨 차가 30억이 넘어?”
“야야, 좀 타고 다닐 만한 차는 다 그 정도 해.”
유지웅은 뭐가 대수냐는 듯이 흘려 넘기고는 엑셀을 밟았다. 정효주는 다른 사람을 보는 듯한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뭔가 이전과는 확연하게 다른 분위기가 조금 어려웠다.
머뭇거리던 그녀가 입을 열었다.
“너,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 봤어. 정말 레드 몹을 너 혼자 잡은 거니?”
“목격자가 수백인데, 내가 그럼 그런 거 가지고 거짓말하겠어?”
“……대단하다, 너.”
소꿉친구가 잘 되었다. 축하해줘야 할 일이지만 정효주는 뭔가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문득 그녀의 얼굴에 진 그늘을 본 유지웅이 물었다.
“표정이 왜 그렇게 안 좋아?”
“아니, 그냥. 너 잘 돼서 기쁜데…… 한편으로는 네가 너무 멀어지는 거 같아서 조금 쓸쓸하다.”
“우리가 왜 멀어져?”
“너 결혼할 여자 있다며? 유튜브에서 그랬잖아?”
“그거 넌데?”
순간 정효주의 표정이 확 변했다. 그녀는 당혹감으로 범벅이 된 채 할 말을 잃었다가, 겨우 말문을 열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장가들고 싶은 여자가 바로 너라고.”
“그, 그럼 저번에 네가 말한 것들…….”
“얘 좀 봐. 장난인 줄 알았어?”
정효주는 아무 말도 못했다. 그녀는 여태까지 정말 그가 장난을 치는 줄 알았다. 아니면 머리가 이상해졌거나.
그런데 전 세계 사람들이 다 보도록 올린 동영상에 떡하니 공개 구혼을 끼워 놓다니.
“너, 나 안 좋아하잖아…….”
“좋아하는데?”
“그러니까 여자로서…….”
“여자로서 좋아하는데?”
“한 번도 그런 내색 한 적 없잖아…….”
“너 나름 잘나가는 레이더고 난 백수라서 숨겼던 거지. 나중에 나도 떳떳하게 성공하면 고백하려고 했어. 그리고 이제 성공했고. 아니면…….”
유지웅은 말을 하다 말고 멈췄다. 그는 알겠다는 듯이 무릎을 탁 쳤다.
“이해해. 아직 한참 부족하고 가진 것 없고 해서 탐탁하지 않지? 하지만 조금만 기다려. 내가 확실하게 자리 잡으면 그때 가서 내 마음 받아줘도 돼.”
“아니, 부족하고 가진 것 없다는 게 대체 무슨 말…….”
정효주는 패닉에 빠졌다. 애가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레드 몹을 한 방에 때려잡는 절대적인 근딜이 부족하고 가진 게 없다면, 이 세상에 대체 누가 안 부족하고 가진 게 많다는 거야?
“하긴, 집도 절도 없이 월세 옥탑방에 사는 주제에 우리 효주 같은 여자한테 청혼했다니, 내가 좀 내 분수를 몰랐네. 아, 진짜 이번에는 흑역사 안 만들려고 했는데…….”
그는 진심으로 창피해서 머리를 쥐어뜯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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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처럼 떠받들던 와이프를 폐차에 태우고 프러퍼즈했… 으악 흑역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