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824)
00824 %3C프리시즌 딜러편%3E테러와 트롤 사이 =========================================================================
―북경 참사는 의도된 것이다?
―중국을 지배하기 위한 유지웅의 야욕?
―왜 하필 전인대가 열리는 그 자리였을까?
한편 음모론이 여기저기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최초 발원지가 어디인지는 알 수 없으나, 유럽쪽인 것으로 추측된다. 일단 흐름을 탄 음모론은 밑도 끝도 없이 살을 불려가며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우리는 테러리스트의 의도를 고찰할 필요가 있다. 그는 왜 하필 이 타이밍에 북경을 방문했을까? 그리고 왜 하필 그 타이밍에 레드 몹이 그곳을 습격했을까?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공교로운 점이 많다.」
「중국 지도부가 참담하게 몰살당한 이후 테러리스트가 한 발언, 의미심장하지 않은가?」
「처음부터 중국을 손에 쥐기 위한 음모?」
일단 불을 지핀 음모론은 식을 줄을 몰랐다. 아니, 스스로 알아서 활활 타올랐다.
이에 질세라 한국에서도 맞불을 놓았다.
―레드 몹을 유인한다는 게 말이나 되냐? 어디서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지?
―우리 위대한 유지웅 딜러님을 음해하는 것들 같으니! 모조리 잡아 처죽여야 해!
―유지웅 딜러님이 마음만 먹으면 중국 무릎 꿇리는 건 일도 아닌데 뭐 하러 이렇게 번거롭게 하냐? 그 분 자존심이 얼마짜리인지 알기나 함? 무려 게임 정모에 벡스타몰 빌리시는 분이라고!
―어, 님 그 정모에 갔었음?
―설마 님도……?
―그때 몇 번 자리에 앉았음?
―32번. 님은?
―16번.
한국은 이미 유지웅과 운명 공동체다. 아마 정부는 원하지 않겠지만, 그리고 결단코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유지웅 없이는 국가가 돌아가지 않는 지경에 처했다.
유지웅이 국제 시장에 내다파는 블루 결정체 덕분에 한국은 UN에서 탈퇴당한 상황에서도 오히려 전보다 더 나은 성세를 누릴 수 있었다. 이 점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지금 유지웅이 없어진다는 것은 집에서 주춧돌만 골라서 쏙 빼는 거나 마찬가지다. 어떻게 손을 써볼 새도 없이 우르르 무너지고 말 것이다.
그러니 대통령 이하 정부는 울며 겨자 먹기 심정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이미 줄타기에 들어가서 물릴 수도 없다. 국민들은 예전보다 나아진 살림에 환호하고 있을지 몰라도, 상층부는 하루하루가 조마조마해서 견디기 힘들었다.
그런 한국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유지웅 음모론은 꾸준히 힘을 얻어갔다. 한국은 하나지만 그 외 다른 국가는 수백개국이 넘었으니까. 애초에 상대가 되지 않는 싸움이었다.
―유지웅 차도살인론?
―레드 몹을 일부러 자극해서 전인대 회의장으로 유도했다 이거지? 흐음……. 그럴 듯한데?
―처음부터 그런 의도였으니까 중국 지도부 날아가자마자 바로 욕심을 보인 거 아니냐?
―톈진 타이다 지역 날린 거 봐라. 아주 작정하고 협박하는 거잖아.
―그건 레드 몹 잡다가 불똥 튄 거 아니었나?
―말이 되는 소리를 해. 무적 딜러가 레드 몹 한 방에 때려잡는 거 모르냐? 얼마나 유명한 일인데.
―어, 그래? 그 정도로 세?
―그래. 그런 인물이 레드 몹 하나 제대로 못 잡아서 그 넓은 지역이 초토화되게 만들었다는 게 말이나 되냐? 중국 지방 정부에 보내는 경고잖아. 내 말 안 들으면 앞으로 이렇게 될 수도 있다는 거.
―미쳤네. 그 비난을 어찌 감당하려고?
―무슨 상관이야. 무적 딜러야 자기 능력이 부족해서 타이다가 엉망이 됐다고 둘러대면 그만이지. 두고 봐라. 분명히 그렇게 나올 테니까.
그리고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타이다 지역이 초토화된 것은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전부 다 제가 능력이 부족한 탓입니다.”
―저거 봐! 내 말이 맞잖아!
―소름. 진짜 소오름.
“헬 카이저는 비행형 괴수이고 그 속도가 너무 빨라서 제가 쉽게 공격을 맞추기가 힘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근딜이다 보니 그런 점에서는 영 컨트롤이 부족합니다. 막대한 재산을 소실한 톈진시와 주민 여러분께 사과를 드립니다.”
―3,000km 밖에서 움직이는 괴수도 정확히 쏴 맞췄으면서, 코앞의 레드 몹이 빨라서 못 맞췄다고? 이게 말이 되는 소리야?
“북경 참사, 그리고 타이다 지역 초토화 등 두 번에 걸쳐 중국 인민 여러분이 겪은 슬픔과 참담함에 뭐라 위로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인류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뭐라는 거야?
―설마……. 나 지금 느낌이 매우 안 좋다. 원지 엄청난 폭탄선언이 나올 거 같아.
“저는 국경, 인종, 성별, 그 모든 갈등을 초월한 범국가적인 괴수 방위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제가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그 스타트 라인업…… 아니, 초기 가입국은 저의 조국 한국과 두 번에 걸친 레드 몹의 습격으로 고통받는 중국이 될 것입니다!”
―으아아아!
―우리 중국에 대체 얼마나 더 많은 고통을 주려고!
―역시 저 인간, 우리 중국을 침략하러 왔어!
* * *
“이거 보시오! 우리가 뭐라고 했소!”
주미 영국 대사는 침까지 튀겨가며 주장을 펼치기에 바빴다. 미 국무부 장관은 손수건으로 슬그머니 이마를 닦아가며 그의 말을 경청하는 척했다.
“그 자의 머릿속에는 테러, 횡포, 억압, 갈취, 이런 것밖에 없단 말이오!”
“그렇지요.”
“우리 영국이 처음부터 그렇게 누누이 주장했거늘, 대체 이 일을 어떻게 한단 말이오! 저 자가 지금 중국 권력층이 공백기인 틈을 타 아예 집어삼키려 하는데, 그것을 보고만 있을 작정이오!”
영국 대사는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다. 테러지원국인 한국은 국제 사회에서 고립된 지금도 블루 결정체 하나 덕분에 예전보다 더한 성세를 누리고 있다. 여기에 중국이라는 전진기지가 더해진다면? 그야말로 과거 미국을 능가하는 초깡패 국가가 새로이 탄생하는 것이다.
지금은 그래도 테러리스트, 테러지원국이라는 말이 먹히기라도 하지, 만약 그때가 오면 더 이상 그런 말은 통하지도 않으리라. 테러리스트라고 비난하는 족족 시비를 걸고 두들겨 패고 다닐 테니까.
지금도 저리 설치고 다니는데, 그때에는 안 그럴까? 영국 대사는 미래가 눈에 훤히 보였다.
“우리 미국도 충분히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서둘러 유럽과 공동 전선을 펼쳐 그자와 한국을 압박해야 합니다. 물리 병기가 통하지 않는 자이니 외교적 고립으로 결국 끝을 봐야 합니다.”
“물론 그것이 귀국의 뜻인 건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다면서 귀국은 어찌 그렇게 밍기적거리는 겁니까?”
“하지만 외교적 고립 조치는 이미 충분히 취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이 입증되지 않았습니까? 여기서 더 강경한 고립책을 취하기는 어렵습니다.”
“아직 부족합니다! 지금보다 더 강경하게 나가야 해요!”
“직접적인 무력을 투사하자는 말씀입니까? 하지만 그 자는 무력이 통하지 않는 인물 아닙니까?”
“그자가 아니라 한국에 말이오.”
“…….”
괴수 때문에 현대전은 그 양상이 변했다.(애초에 거의 일어나지도 않는다) 그런데 한국에 무력시위를 하자고 한다. 그 말은 단 하나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바다 건너 미국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몇 개 되지 않으니.
“미사일을 쓰자는 겁니까?”
“그게 방법뿐이라면.”
“잊으셨습니까? 그 자는 걸어 다니는 전략병기입니다. 잘못 건드렸다가는 우리가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지금도 충분히 막 나가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막 나가는 걸 언제까지 두고 볼 작정입니까? 그 자가 중국을 집어삼킬 때까지? 그 뒤에는 얼마나 더 막나갈지 귀국은 상상해본 적 없습니까?”
“…….”
국무부 장관은 불편한 얼굴로 시선을 돌렸다. 그도 개인적으로는 영국 대사의 주장에 동의했다.
‘지금도 저런데…….’
중국을 손에 넣으면 얼마나 막장이 될까? 과거 북한 왕조가 형님하고 절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아니, 이미 지금도 절을 해야 할 상황인가?
“그 자가 주장하는 걸 보시오. 국제 괴수 방위 조직을 만들겠다고 하지 않소. 분명히 그를 빌미로 테러리스트 이미지를 희석하겠다는 뜻이오. 테러범에서 정의의 수호기사로 이미지 변신을 하겠다는 거지. 그리 되면 더 이상 손 쓸 수가 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인정합니다.”
“지금이 그 자를 제재할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많은 세계인들이 그자가 레드 몹을 이용하여 중국 수뇌부를 제거했다는 차도살인론을 믿고 있어요. 이때를 놓치면 그 자는 중국을 집어삼키고, 동아시아를 자기 뜻대로 움직이려 들 겁니다. 일본 역시 그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겠지요.”
“…….”
“귀국이 망설이는 이유는 알고 있어요. 그러나 눈앞의 조그만 이익에 눈이 멀어 그자를 방치했다가는, 훗날 크게 후회하게 될 겁니다.”
미국 자본이 한국 결정체 암시장의 가장 큰손이라는 점은 영국 대사도 알고 있었다. 지금 미국이 늑장을 부리는 건 아마도 그런 이유에서이리라. 그 점이 이해가 되지 않고, 답답했다.
그게 이익이 얼마나 된다고? 그거에 휘둘려서 저 흉악한 테러리스트를 놔둔단 말인가?
“알겠습니다. 대통령님께 귀국의 뜻을 확실히 전달하겠습니다.”
“귀국이 움직이지 않으면, 아국 단독으로라도 나설 겁니다.”
“그 말도 잊지 않고 전하지요.”
============================ 작품 후기 ============================
미국(1순위 큰손)은 영국(2순위 큰손)을 얼마나 한심한 눈으로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