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850)
00850 %3C프리시즌 딜러편%3E 에피소드 : 파워블로거 =========================================================================
어느 날 특이할 것 없는 칼럼 블로그 하나가 생겼다.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블로그 주인이 직접 쓴 경제 분석 칼럼을 주로 게재하는 블로그였다.
여느 블로그가 그렇듯이 처음에는 방문자 수가 그리 많지 않았다. 아기자기한 색으로 꾸며진 블로그 디자인도 경제 칼럼과는 어딘지 맞지 않았고, 게재물의 필체도 조악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몇 몇 경제 용어가 자주 틀리기도 했다. 그나마도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적어도 블로그 주인은 경제 관면 전문가는 아니었으며, 관련 학문을 전공하지도 않았다. 블로그 전체적으로 그런 티가 묻어났기에 초기 조회수는 별로 높지 않았다.
그러나 방문객이 꾸준히 늘어나기 시작해, 어느덧 일일 방문객이 5,000명을 돌파하기까지 이르렀다.
그 이유는 바로…….
「김박사님 블로그에서 왔습니다. 여기 주인장이 경제의 경 자도 모르고 경제 칼럼을 쓴다고요?」
「저는 도시건달님 블로그에서 파도 타고 왔음. 이 사람 도시건달님 블로그에서도 제대로 한 판 뜨고 감.」
「어? 나는 시골변호사님 블로그에서 왔는데.」
「헐. 시골변호사님 블로그에서도 땡깡 부림?」
「ㅇㅇ. 나는경제다, 이 사람 요즘 경제 파워 블로거들 사이에서 되게 유명함. 경제 파워 블로거란 블로거는 죄다 찾아다니면서 반박하고 시비 걸고 싸움 걸고 있음.」
블로거, ‘나는경제다’는 파워 블로거들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온갖 트러블을 만들어댔다. 덕분에 일일 방문객이 눈 깜짝할 사이에 껑충 뛰어오른 것이다.
파도타기로 나는경제다의 블로그를 찾아온 방문객들은 제대로 노이즈 마케팅을 한다며 비아냥거렸다.
「미국이 금리를 변동했습니다. 나스닥 지수가 증가할 조짐이 있습니다. 월가에 돈바람이 불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3개월 이내에 짧은 미국 투자를 고려한다면 지금이 적기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BY 김박사」
「re : (나는경제다) 김박사님, 평소 칼럼은 잘 보고 있는데요. 월가에 돈바람이 불 것 같진 않은데요.」
「re : (트롤이벼슬이냐) 나경제, 저 사람 왜 저럼? 지금 미국이 레이드 1차 산업 육성하려고 금리 떨어뜨린 거 세상이 다 아는 이야기인데? 금리도 떨어졌겠다, 산업 지원 정책도 발표했겠다, 당연히 1차 산업에 투자할 돈이 왕창 쏟아져 나오지. 그런 기본도 모르나?」
「re : (징크스짱짱맨) 저 사람 저러고 다닌지 좀 됐어요. 경제 신문 읽는 법조차 모르는 사람임. 그냥 신경 끄는 게 편할 듯.」
「re : (나는경제다) 이번 금리 변동으로 미국이 겪을 변화 예측 칼럼을 제 블로그에 게재해놨어요. 김박사님도 시간 되시면 한 번 보세요.」
「re : (이별보다더아픈것) ㅋㅋㅋㅋㅋ 미치겠다. 지금 경제신문 읽을 줄도 모르는 애가 김박사님더러 자기 블로그 와서 칼럼 보라는 거임?」
「re : (나의사랑떼이귀) 오늘 상사한테 깨져서 꿀꿀했는데 크게 웃고 갑니다.」
「re : (색스는게임) 나경제, 쟤는 김박사님이 어떤 분인지도 모르는 듯. 일성경제연구소에서 일하시는 베테랑인 거 알면 아마 뒤집어질 듯. 경제 서적도 몇 개나 쓰신 유명한 분인데.」
「re : (실탄) 김박사님 평소에 존경하고, 나경제 저 사람이 경제 초보라는 건 나도 알겠는데, 이번 미국 경제 분석은 솔직히 느낌이 별로다. 설명하긴 어렵고 긴데 월가가 위축될 것 같음.」
「re : (색스는게임) 지금 나경제 편드는 거임?」
「re : (실탄) 편드는 게 아니라 내 느낌이 그렇다는 거임. 미국 투자는 신중하게 생각하는 게 좋음.」
「re : (에일리언웨어19짱) 신중하고 말고 할 게 뭐 있음? 레이드 1차 산업 살린답시고 미국이 투자 장려하는데 이때 뛰어들어야지.」
「re : (색스는게임) ㅇㅇ맞음. 박살난 미국 제조업이 이 기회에 다시 살아날지도 모름. 빌클런 정권이 아주 제대로 작정을 한 듯함.」
지금이 미국 투자 적기다! 라는 김박사라는 파워블로거의 칼럼에 반박 댓글을 단 ‘나는경제다’는 한순간에 웃음거리가 되었다. 정작 본인은 다른 이들의 댓글은 신경도 안 썼다.
「아무래도 나경제 저 사람 댓글은 안 읽어보는 것 같은데? 그냥 자기 할 말만 하고 사라지는 듯.」
「ㅇㅇ맞음. 딴 파워 블로거 댓글에서도 저러고 있음. 그냥 자기 할 말만 툭 하고 사라짐.」
「ㅋㅋㅋㅋ 님들. 나경제가 자기 블로그에 써놓은 반박 칼럼 읽어보셨음? 개 웃김.」
「뭐라고 함?」
「이번 미국 1차 산업 투자 장려 정책이 속임수라는 거임.」
「ㅋㅋㅋㅋ 말도 안 돼. 백악관 대변인이 직접 발표한 게 속임수라니, 그럼 세상에 믿을 게 뭐가 있다는 거임? 근거가 뭐라고 함?」
「근거 같은 건 안 적어놓음. 암튼 그냥 속임수래여. 뭐더라? 미국 지하 레이드 경제를 때려 족치려고 연막 까는 거라고 함. 하는 김에 국제 소액 투자자들 돈도 냠냠하고.」
「ㅋㅋㅋㅋ 음모론 쩐다. 아주 그냥 소설을 쓰네.」
「왜, 자기가 미국 대통령이라고 하지 그래?」
‘나는경제다’가 심혈을 기울여 작성한 칼럼은 파워블로거 추종자들 사이에서 웃음거리가 되었다. 간혹 그 중에는 ‘근데 상상이 너무 사실적이라 왠지 그대로 일어나도 안 이상할 듯’이라는 등의 의견도 있었으나, 큰 주목은 받지 못했다.
아무튼 두어 달이 흘러갔고, 그 사이 수많은 투자금이 세계에서 미국으로 밀려들었다.
미국의 속임수다. 넘어가면 안 된다. 그런 시답잖은 음모론은 사람들에게 먹히지 않았다.
「이에 연방정부는 기존에 기획했던 대규모 레이드 1차 산업 투자 지원을 민간에 맡기는 방식으로 노선을 변경하기로…….」
“으아아악!”
“내 돈! 내 돈!”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말았다.
미국은 정부 주도로 기획했던 투자 지원을 민간에 맡겨버린다고 발표했다. 즉 일은 벌려놓고 니들이 알아서 해라, 이런 식으로 나온 것이다.
말이 투자 민영화지, 없던 일로 하겠다는 것을 돌려 말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끝도 없이 밀려들던 투자금이 주춤했다. 그전에 투자를 한 이들은 앉은 자리에서 최소 50% 이상 손해를 보았다.
대체? 갑자기? 왜?
혼란의 연속이었다. 미국이 왜 느닷없이 정책을 취소했을까?
손해를 본 건 해외 투자자뿐만이 아니다. 미국 내 투자자들도 당연히 함께 손해를 보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놀라운 사실이 CNN 등 유수의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발표되었다.
「연방수사국은 지하 레이드 경제의 거두인 질 리언을 오늘 전격 체포했습니다. 체포 작전을 지휘한 마이클 경감은 각종 관련 증거와 장부도 남김없이 획득했으며, 기소에는 문제없을 것이라 자신만만해하고 있습니다.」
「미국 시민 여러분, 기뻐하십시오! 오랫동안 미국 경제를 신음케 한 지하 레이드 경제가 일망타진될 조짐이 눈에 보이고 있습니다!」
「지하 레이드 경제 거두들이 속속들이 체포됨에 따라 빌클런 대통령의 지지도도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역대 그 어느 대통령도 이루지 못했던 지하 레이드 경제의 양지화가 드디어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미국 전역에 일어나는 변화를 주시했다.
투자 지원 정책은 연방정부의 속임수였다. 지하 레이드 경제의 돈줄을 유인하기 위해 내민 먹음직스러운 먹이에 불과했던 것이다.
손해를 본 미국 투자자들도 뭐라 할 수 없었다. 아무도 달성하지 못한 놀라운 위업을 해낸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구치고 있었다. 여기에 백악관은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시민의 손해는 합리적이고 적법하게 보상할 것.」
손해까지 보상해준단다. 손해를 본 미국 투자자들도 당연히 지지세력으로 돌아섰다. 그럼 해외 투자자들은?
「유감으로 생각한다.」
좋게 말했지만 알 바 아니라는 소리다. 해외 투자자들은 분통이 터졌지만, 미국의 위상은 굳건했다. 어느 조그만 나라가 이런 짓을 했다면 국가적 주가 조작이라며 ISD를 시전하는 등 난리가 났겠지만, 감히 미국에 그럴 만한 존재는 없었다.
한국 개미 투자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분루를 삼키며 미국 시장에서 물러나야 했다.
경제 전문가들도 하루빨리 미국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파워 경제 블로거들도 연일 그런 글을 써댔다.
그리고 그가 다시 나타났다.
「RE : (나는경제다) 무슨 말씀이세요. 지금 미국에서 돈을 빼면 안 돼요. 손해 안고 물러날 순 없잖아요. 계속 갖고 있으면 이득인데.」
「RE : (내사랑떼이귀) 저 사람 저번에는 김박사님 블로그에서 저러더니 오늘은 시골변호사님 블로그에서 저 소리 하네. 미국이 국가적으로 주도한 주가 조작이라는 게 드러났는데, 그럼 계속 돈 묻어둘 거임? 얼마나 더 손해를 보려고?」
「RE : (터보종국이형짱) 그런데 저 사람이 저번에 올린 칼럼 성지 되지 않았나?」
「RE : (혜원아사랑해) ㅇㅇ 나도 갔다 왔는데 성지순례 온 사람들 장난 아니더라. 미국 속임수라는 거 정확히 맞췄잖아.」
「RE : (애키우기힘들다) 그거 운 아님? 원래 소도 뒷걸음질만 치다 보면 쥐 한 번 밟는 거.」
「RE : (위쳐만할거예요?) 나도 미심쩍긴 한데, 그래도 속임수인 거 정확히 맞췄다는 건 뭔가 소스가 있다는 거 아님?」
「RE : (작가님무한전생담편은언제?) 정보 소스……. 그건 나도 조금 솔깃한데?」
‘나는경제다’가 자기 블로그에 올린 미국 레이드 1차 산업 지원에 관한 분석 칼럼은 성지가 되었다. 그러나 대다수 이들은 그가 운이 좋았다고만 생각했다.
그는 일주일에 한 번씩 꾸준하게 칼럼을 작성했다. 그러나 하나같이 형식이나 문체가 엉터리였다. 기본적인 인문 소양이 부족하다는 뜻이 아니라, 경제적 소양이 형편없다는 뜻이다.
「잠깐, 나 놀라운 거 발견! 이 사람 예측이 맞아떨어진 게 한두 번이 아님!」
「어? 그러네?」
「신기하다.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왔나?」
그 와중에 꼼꼼히 칼럼을 정주행하던 이들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가 예측한 것들이 전부 맞아떨어진 것을 그제야 발견한 것이다. 칼럼을 쓰며 예측을 내놓을 때만 해도 웃고 넘어간 분석들이.
「이번 국가 주도적 주가 조작에 분노한 사람들 꽤 많음. 미국은 대대적인 ISD에 시달리게 될 것. 결국 처음에 발표한 대로 1차 레이드 산업 지원을 시행해야 함. 금액도 두 배 이상 늘려서 1조 달러 이상 투입할 거임.」
물론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 사실을 믿지 않았다. 누가 감히 미국에 제소를 하겠는가? 유일무이한 세계 최강대국 아닌가?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국제 사모펀드 MIDVAYNE, ISD 제소!」
처음 듣는 사모펀드가 총대를 메고 미국을 공격했다. 거인과 개미의 싸움이었다. 사모펀드 MIDVAYNE이 나가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은 어린애라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충격! 미국, 레이드 1차 산업 지원 예정대로 진행! 추경 예산 편성! 총 예산 규모 1조 2,000억 달러!」
빌클런 대통령이 직접 기자회견에 나와서 세계에 사죄하고, 예정대로 산업 투자 지원을 진행하겠다는 발표를 하는 순간, ‘나는경제다’의 블로그 일일 방문객은 100만을 돌파했다.
「성지 순례 왔습니다.」
「성지 순례 왔어요. 여기가 그 족집게 도사임이 운영하시는 블로그인가요?」
「제가 지금 미래중공업 주식 갖고 있는데 팔아버리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더 갖고 있는 게 좋을까요?」
「성지 순례 왔습니다.」
「성지 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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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 편짜리 에피소드입니다.
한 편 정도 더 올라갑니다.
일일연재는 깨어지지 않았어요.
실탄의 ㅅ은 성실의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