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888)
00888 %3C프리시즌 딜러편%3E 부탁해요! 냉장고! =========================================================================
「예상 반경 범위는 약 2km입니다.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레드 몹 개체간의 거리는 3.6km 정도, 민간 거주지는 예상 전투 지역 중심지로부터 대략 5.6km입니다.」
귀에 꽂은 이어폰을 통해 묵직한 음성이 들렸다. 정효주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장비를 점검했다.
최고급 A급 장비만 무려 10개가 넘는다. 2미터가 넘는 대검, 그보다 조금 작은 대검, 중간 사이즈, 가벼운 검, 갈고리, 외창, 삼지창, 언월도, 등 갖가지 형태가 있다.
이 모두가 전부 그녀의 무기였다. 물론 소유권은 그녀에게 없지만 사실상 그녀 소유나 마찬가지였다. 나라에서 영구히 임대해준 장비이기 때문이다.
‘지원 하나는 정말 빠방하네.’
유지웅이 그랬다. 자신이 죽었다고 알려진 상황에서 등장하면 상상도 하지 못한 엄청난 지원을 받을 거라고. 과연 그 말대로 되었다.
처음 유지웅이 죽었다는 것 때문에 혼란에 빠진 한국은 정효주가 화려하게 오피로 등장하자 분위기가 반전했다. 원래 사람은 한 번 잃어봐야 그 소중함을 안다.
유일한 오피를 잃었다가 되찾은 한국은 바람에 불면 날아갈까 쥐면 꺼질까 애지중지 다루고 있었다.
정효주가 말하는 것은 즉각적으로 이뤄졌다.
뭐더라? 심지어 유지웅이 ‘생전에’ 남기철을 통해 부탁한, 전속 행정사무 정부기관도 그녀의 말이라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관료주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빠릿빠릿한 움직임이다.
지금 무전으로 그녀에게 전장 정보를 알려주는 이도 군 소속 장교였다. 그냥저냥 어중이떠중이도 아닌, 대괴수 전담 전술을 지휘하던 베테랑이라고 했다.
레이드 행정사무지원본부(유지웅이 남기철에 요구해서 만들어진 뒤처리 수습 부서)라고, 전속 행정사무 기관은 이름만 거창한 게 아니었다. 확실한 실권과 힘도 있었다.
그녀가 넌지시 ‘대충 이런 인물들이 필요해요.’라고 말만 했을 뿐인데, 최고의 인재들만 모아서 대령한 것이다. 그것도 타부서, 심지어 군에 소속된 인물들까지!
“좋아요, 갑니다.”
정효주는 창을 꺼냈다. 길이가 무려 5미터가 넘어가는 거대한 창이다. 보통의 창이라면 크기부터 이미 실격이지만, 이 창은 괴수를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창.
괴수를 상대할 때, 검과 달리 창은 크면 클수록 좋다. 맷집이 비교적 약하고 대신 몸놀림이 재빠른 탱커가 거리를 두고 괴수를 약 올리기 위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정효주는 전혀 다른 이유에서 거대창을 골랐다. 바로 20마리 괴수를 손쉽게 몰이하기 위해서!
“하앗!”
크고 아름다운 외뿔이 달린 수소가 한가롭게 자고 있었다. 멀리서 보니 보통의 소만한 크기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몸길이가 7미터가 넘어가는 놈이다.
“이리 와!”
정효주는 있는 힘껏 도약했다. 그제야 그녀의 접근을 알아차린 수소는 벌떡 몸을 일으켰다. 뒷다리에 중심을 싣고, 콧김을 내뿜으며 맹렬한 전투를 준비했다.
푹!
크고 아름다운 창이 크고 아름다운 뿔 사이를 가로질렀다. 살짝 찌른 뒤 번개 같은 속도로 창이 물러났다. 수소가 멍해 있는 사이, 정효주는 놀라운 스피드로 이탈했다.
―크아아아앙!
그제야 자신이 농락당했음을 알게 된 수소 괴수는 화가 나서 하늘에 대고 울부짖었다. 뒷굽으로 몇 번 땅을 디디고는, 그대로 멀어지는 정효주를 향해 돌진했다.
―크아아앙!
우렁찬 포효에 정효주는 흘끔 뒤를 확인했다. 화가 난 수소 녀석이 맹렬히 쫓아오고 있었다.
“됐다.”
그녀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방향을 틀었다. 다음 목표는 들판에서 한가롭게 햇볕을 쪼이고 있는 황금매 괴수였다.
“너도 가자!”
그녀의 호통에 놀란 황금매가 고개를 치켜드는 순간, 창과 한 몸이 된 그녀는 일직선으로 재빠르게 뻗어나갔다.
* * *
흡사 번개 같았다.
말 그대로 전광석화, 종횡무진, 파워 오버 웰밍, 그런 수식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정효주는 불과 10분도 안 되어 20마리의 레드 몹 개체들을 풀링하는데 성공했다. 괴수들은 성이 나서 그녀를 맹렬히 쫓아왔다. 보통 자기들끼리 가까워지면 으르렁대고 싸우기도 하는데,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런 게 없었다.
그녀가 기가 막히게 약을 올리고 도망친 덕분이다. 괴수들은 다른 천적보다는 그녀를 찢어죽이고 싶다는 듯이 사납게 추격해왔다.
반경 3km 안에 흩어져 있는 20마리 괴수들을 불과 10분 만에 한 대씩 때리는데 성공했으니, 그녀가 얼마나 놀라운 스피드로 내달렸는지 알 것이다.
“좋았어!”
낮잠을 즐기던 마지막 괴수의 코를 세게 한 대 후려친 정효주는 쾌재를 부르며 끼익 멈췄다. 그녀는 가볍게 등을 돌렸다.
―크르릉…….
―키에에엑!
―캬아악! 캬아아악!
스무 마리의 괴수들이 반원을 그리듯이 진형을 유지한 채 그녀를 포위했다. 괴수에게도 표정이 있다면, 아마 모두 약이 잔뜩 오른 표정을 짓고 있으리라.
정효주는 두 손으로 창을 힘껏 쥐었다. 그래도 사람인지라 내심 긴장은 되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감히 쳐다보지도 못하던 상대들 아닌가.
레드 몹. 공격대를 꾸려서 잡는 것도 목숨을 걸어야하는 존재들이다. 그런 존재를 홀로, 그것도 스무 마리를 한꺼번에 상대하게 되었다.
내면에 가득한 이 넘치는 힘을 믿지만, 그래도 조금은 긴장이 된다.
“잘 찍고 있나요?”
「예, 30기의 드론을 총 동원해서 사각 없이 촬영 중입니다. 안심하십시오.」
오늘, 이 순간을 위해서 신형 첨단 군용 드론을 무려 30기나 동원했다. 쿤겐의 위상에 대항해서 국제 사회에 던지는 퍼포먼스라고 하니, 군에서도 흔쾌히 협조를 해주었다.
―절대로 우리나라가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아니 월등히 우월하다는 것을 반드시 보여주시오!
늙은 장군의 그런 처절한 부르짖음은, 대괴수 부대 최고 지휘권자가 그동안 겪은 설움을 여실히 말해주었다.
“좋아! 간다!”
일타쌍피, 아니 일타삼피! 아니아니, 깔끔하게 일타사피!
다섯 번 휘둘러 스무 마리를 잡는다! 그래서 오타스무피! 그것이 바로 오늘의 오피! 그녀가 야심차게 준비한 퍼포먼스!
이것이 바로 코리안 오피다!
“하앗!”
정효주는 마지막으로 도발한 녀석을 향해 달려들었다. 녀석은 아직도 상황 파악을 못하고 어리둥절해 있었다. 정효주의 창이 반원을 그리며, 녀석의 배를 그대로 힘차게 가르고 지나갔다. 동시에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이 창을 놓았다.
녀석의 배를 반으로 가르고, 튕겨지듯이 나간 창은 그대로 빠르게 회전했다. 그 속도는 지나치게 빨랐다. 마치 헬기 로터가 돌아가는 듯했다.
무서운 속도로 회전하는 창은 다음 목표를 향해 날아갔다. 정효주가 미리 계산한 궤적이었다. 매섭게 돌아가는 창은 황금매의 목을 가르고는, 곧바로 그 옆에 있는 먹이를 노렸다.
카가가가강!
어찌나 맹렬한 회전이었는지, 창은 불꽃까지 요란하게 튕기고 있었다. 순식간에 세 마리를 동강낸 창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그 옆에 있던 수소 괴수를 노렸다.
그제야 상황 파악을 한 수소 괴수는 기겁을 했지만, 이내 중심을 잡고 뿔을 앞으로 내밀었다. 오만과 자신감 빼면 레드 몹이라고 할 수 없지 않은가.
이 단단한 뿔로 저 앙큼한 창을 튕겨낼 참이었다. 그러나.
싹둑!
단단하기 그지없는 뿔이 너무나 맥없이 잘렸다. 수소 괴수의 눈이 방울처럼 커졌다. 아니, 사실 원래는 방울보다 컸지만 아무튼 그만큼 놀랐다는 것이다.
―꾸에에엑!
뿔이 잘리고 내지른 비명이 미처 그치기도 전에 이미 녀석의 숨은 끊어졌다. 뿔을 자르고 지나간 창이 그대로 녀석의 복부를 강하게 찌른 것이다. 녀석은 눈이 하얗게 뒤집어진 채 발을 하늘을 향해 뻗고 경련했다.
그 뒤에는 회전력이 다한 창이 땅에 꽂힌 채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저벅저벅. 저벅저벅.
태연히 다가간 정효주는 창을 쥐었다. 창이 네 마리 괴수를 찌르고, 베고, 자르고 지나가는 동안 그녀는 궤적을 예상하고 도착 예정 지점에 이미 당도해 있었다.
그 모든 것은 불과 10초도 채 되지 않았다.
천천히 창을 뽑아든 정효주는 다시금 자세를 취했다. 으르렁거리던 소음이 한순간에 잦아들었다. 남은 열여섯 마리의 괴수들은 몸이 굳은 채로 우두커니 서 있었다. 눈동자 굴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한 명의 조그마한 소녀에게, 16마리의 레드 몹이 겁을 집어먹은 채 옴짝달싹도 하지 못한다.
차르륵. 차르르륵.
수십 기의 군용 드론이 다양한 각도에서 그 광경을 남김없이 촬영했다.
정효주는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컴 온, 아가들.”
* * *
두 편의 동영상이 UCC에 올라왔다. 동영상은 이틀도 지나지 않아 억 단위 조회수를 찍으며 단숨에 세계를 강타했다.
동영상의 제목은 각각 「Korean OP vs 20 Reds : short time」와 「Korean OP vs Reds : Full time」이었다. 둘 다 정효주의 레드 몹 전투 영상이었다.
한 편은 30초 이내로 짧게 편집한 것이었고, 다른 한 편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절 편집을 거치지 않은 영상이었다. 풀 버전도 2분을 채 넘기지 않았다.
총 전투 시간은 정확히 1분 19초. 물론 레드 몹을 몰이하는데 걸린 시간은 제외한 것이다.
동영상은 국제 여론층에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던졌다. 자그마치 스무 마리의 레드 몹이다. 그것도 각개격파를 한 것이 아니라 한 자리에 모아놓고 단숨에 무찔렀다. 레드 몹들은 이리저리 날뛰며 항거했으나 그녀의 창질을 당해내지 못했다.
그리고 두 동영상 모두 마지막에 짧은 자막이 입혀져 있었다. 영어, 중국어, 독일어, 프랑스어, 아랍어 등등 다양한 버전의 자막이었다.
「퍼플을 잡고 싶었으나 퍼플을 찾지 못해 아쉽지만 레드로 대신한다.」
영상의 마지막을 장식한 79라는 숫자는 마치 누군가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는 듯했다.
―나는 79초인데, 너는 얼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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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타임어택 도발에 발끈한 쿤겐이 어어 하다가 80초 찍는 순간 김치멘(men)과 양키즈의 병림픽 개시되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