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891)
00891 %3C프리시즌 딜러편%3E 부탁해요! 냉장고! =========================================================================
“91초가 뭐냐, 91초가?”
“운 좋게 블랙 한 마리 잡아 놓고는 지금 그 실력으로 감히 우리 오피한테 대든 거?”
“미국제는 역시 못 쓰겠네.”
“푸하하! 91초란다, 91초!”
한국 네티즌의 조롱에 미국 네티즌은 걷잡을 수 없이 분노했다. 그러나 속이 부글부글 끓기만 했을 뿐, 적극적으로 항변하지는 못했다.
한국 오피가 79초, 미국 오피가 91초, 이것은 사실이니까. 처음에는 거짓된 정보다, 한국이 조작을 하고 있다, 뭐 그렇게 화를 내기도 했지만…….
「모두 사실입니다.」
쿤겐이 직접 91초를 끊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처음에는 부정하던 미국 네티즌은 패닉에 빠졌다. 이럴수가! 한국의 조롱이 사실이었다니!
「그러나 91초는 단지 숫자일 뿐, 제가 다른 이보다 부족하거나 못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그렇게 쿤겐은 자신감을 보였다. 이에 79초와 91초 때문에 패닉에 빠졌던 미국 네티즌은 자신감을 되찾았다.
“암! 그렇고 말고!”
“숫자는 단지 숫자일 뿐이다! 아무 것도 아니야!”
“사랑해요, 쿤겐!”
“근데 쿤겐! 여자에요, 남자에요? 제발 좀 알려주세요. 현기증 날 것 같단 말이에요.”
아무튼 자신감 넘치는 쿤겐의 코멘트를 통해 용기를 얻은 미국 네티즌은 더욱 열렬한 훌리건 활동을 펼쳤다.
“몽키 고홈!”
“양키 고홈!”
“블랙 몹도 한 번 못 잡아봤으면서!”
“없으니까 못 잡은 거지! 90초대도 못 깨뜨렸으면서!”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 이 코리안 몽키가!”
“양키 즐.”
그렇게 한국과 미국 사이의 국민감정에 깊은 골이 패였다. 도저히 회복할 수 없을 만큼 갈라졌다.
이 현상에 미소 짓는 자들도 있었다. 조지 W 비시도 그 중 한 명이었다.
“때는 무르익었다.”
* * *
거대한 물 분수가 솟구쳤다. 대부 이하 조직원 및 승무원들은 몸을 숨긴 채 숨죽이며 살폈다. 잠잠해진 해수면은 한참이 지나도록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어떻게 된 거야?”
“그, 글쎄요.”
“설마 둘 다 죽은 건?”
대부의 목소리에 희망이 살짝 어렸다. 조직원들도 그 절절한 마음을 이해했다. 제발 그래줬으면!
그러나 어디에든 찬물을 끼얹는 이는 있는 법이다.
“대부, 그렇진 않을 겁니다. 비록 해양 괴수가 육지 괴수보다 더 강하긴 하지만, 미스터 유는 레드 몹과는 전력을 비교할 수도 없습니다. 아마 분명히 살아있을…….”
“이놈 데려가서 머리 박고 엎드리게 해!”
“예! 대부!”
“대, 대부!”
애처로운 비명만 남긴 채 직언을 했던 조직원은 동료의 손에 질질 끌려 나갔다. 대부는 다시금 희망을 품고, 조금 전 물분수가 치솟았던 해수면을 살폈다.
여전히 조용하다. 이렇게 사람이 오래 잠수할 수도 있는 건가? 정말 죽은 것은 아닐까?
‘제발!’
레드 몹과 같이 죽은 것이든, 레드 몹만 살고 혼자 죽은 것이든, 어느 쪽이든 좋으니 제발 죽어라! 이 크루즈선 빌린다고 쓴 돈이 얼만지나 아냐!
‘제발! 더 있다가는 우리 모두 파산이란 말이다!’
그때였다.
“푸하!”
해수면에서 누군가가 벌떡 솟구쳐 올랐다. 두말할 것 없이 유지웅이었다.
“대, 대부!”
“……아무 말도 하지 마라.”
대부의 표정은 새카맣게 죽어갔다. 그렇게 빌고 또 빌었는데, 살아 있다니! 신은 이 착한 마피아를 정녕 버렸단 말인가!
“영차영차.”
그러고 보니 유지웅은 혼자가 아니었다. 그의 뒤에 어떤 새 같은 것이 배를 까뒤집은 채 둥둥 떠 있었다. 죽은 건 아닌 모양이다. 레드 몹은 죽으면 결정체만 남기고 사체가 사라진다고 했으니까.
“영차영차. 영치기영차.”
유지웅은 한 손으로 괴수새의 다리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헤엄을 쳐서 크루즈선으로 다가왔다. 순간 대부는 확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도망쳐?’
여기서 육지는 엄청 멀다. 이대로 두고 가면 저체온증이나 갈증으로 사망하지 않을까? 아무리 탱커라 해도 물 없이 이 태양 작열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아니지!’
그러나 대부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방금 그 물속의 소동을 봤잖아? 키를 돌리는 즉시 이 배를 공격하면 어떡해? 과연 이 배가 피하거나, 견딜 수 있을까? 절대 아니다.
그렇게 대부는 착한 마피아를 버린 하늘을 원망하며, 유지웅이 크루즈선에 오르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아이고, 무거워. 물속이라 조금 애먹었네. 별 것도 아닌 녀석이 쯧쯧…….”
유지웅은 괴수 새를 갑판 위에 던져 놓고, 털썩 주저앉았다. 힘들어 보이기는 하는데 대부 눈에는 왠지 엄살로만 보였다.
“고생하셨습니다, 미스터 유! 덕분에 모두가 살았습니다!”
“뭐 고생이랄 것까지야. 대부가 살아야 저도 편한 거 아니겠습니까. 아하하.”
“그, 그렇지요. 하여간에 감사합니다.”
대부는 표정이 일그러지는 것을 애써 감추며, 유지웅에게 넌지시 물었다.
“그런데 이 괴수는 아직 안 죽은 겁니까?”
“네. 기절만 시켰습니다.”
“아니, 어째서입니까?”
“음, 길들여서 한 번 애완조로 길러볼까 하고요. 꽤 재밌지 않겠습니까?”
대부는 섬뜩해졌다. 세상에, 미군도 두려워하는 레드 몹을 애완조로 삼겠다니! 그런 사람을 바다에 던져두고 키를 돌렸다가는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포기하자. 포기하면 모든 게 편해진다.’
대부는 또 한 번 해탈했다. 그래, 섣부른 욕심은 부리지 말자. 어차피 알몸으로 왔다가 알몸으로 가는 세상 아닌가. 까짓 거 무릉도원이 별 거냐. 다른 곳도 아닌 내 마음 속에 있는 것을…….
“그런데 해양 괴수인데 왜 새 모습을 하고 있는 겁니까?”
“아마 진화 중이라 그럴 겁니다. 이 녀석, 원래 멸치였거든요.”
“네? 멸치라고요? 그 조그만 거 말입니까?”
“네, 바로 그 멸치요.”
“아니, 어떻게 그런 게 가능합니까? 멸치가 정말로 괴수로 변한 것이라고요?”
대부로서는 처음 듣는 이야기다. 유지웅은 의아애하다가 아 하고 탄성을 냈다.
이 시대에서 생물결합설은 아직 대중에게까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8년 후에는 대기 및 해수 내 결정 에너지가 생물 개체와 결합해서 괴수로 변이한다는 게 보편적인 상식이지만, 이 시대는 그렇지 않다.
‘미래를 바꿀 순 없지.’
유지웅은 갑자기 그런 사명감을 느꼈다. 그래서 표정을 엄히 하고 말했다.
“극비입니다. 그 이상은 말해줄 수 없어요. 혹시라도 호기심 때문에 조직과 가족 전부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은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만약 그런 일이 생기면, 아무리 제가 대부에게 신세진 게 있다 해도 도와드릴 수 없습니다. 아시겠습니까?”
“아, 알겠습니다!”
대부는 식은땀을 흘리며 대답했다. 솔직히 조직과 가족 전부의 목숨을 잡은 협박에 간이 떨렸고, 한편으로는 억울하기도 했다.
‘그냥 말해본 것뿐인데…….’
뭔가 접대는 해야겠고 해서 그가 기분 좋을 수 있게 대화를 이어나갔을 뿐이다. 근데 돌아온 것은 “극비, 알려고 하면 너네 씨몰살.”이라는 협박이니, 왜 안 억울하겠어.
‘브라우니가 틀림없어.’
벌써 언제더라. 이제는 가물가물한, 아주 오래 전 몰디브 신혼여행이 떠올랐다. 지금 생각하면 피식 하고 웃음이 나오는 시절이지만, 당시에는 나름대로 위급했다. 비상을 외치는 사람들과 정신없이 도망치는 관광객들…….
브라우니는 몇 번의 탈태를 걸치며 모습이 많이 변했다. 하지만 지금 기절한 녀석은 8년 전 몰디브에서 봤던 그 모습이 여실히 남아 있었다. 조금씩 다른 부분도 있었지만…….
“이야, 이때는 아직 지느러미가 있네? 애가 진화가 아직은 덜 됐나보다.”
브라우니는 그가 기억하는 새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조금씩 다른 부분도 있었다. 흉부 쪽에는 퇴화된 지느러미가 아직 남아 있었다. 녀석이 생선에서 조류로 진화했다는 증거다.
“근데 이걸 진화라고 하는 게 맞나?”
유지웅은 갸웃거리면서 녀석의 깃털을 어루만졌다. 보들보들한 감촉이 참 좋다. 아아, 발로 걷어차면 아주 찰질 듯한 이 감촉이란!
“이 녀석, 생선 주제에 어지간히도 하늘을 동경했구나.”
혹시 갈매기한테 잡아먹힌 엄마 멸치 아빠 멸치 때문에 그리 된 건 아닐까? 그런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키르륵, 키에에엑…….
브라우니가 부리를 벌리며 신음 소리를 냈다. 그 소리에 깜짝 놀라 대부 이하 조직원들이 뒤로 물러났다. 유지웅은 괜찮다는 듯이 손을 흔들며 브라우니 눈앞에 쪼그려 앉았다.
“야, 일어나.”
============================ 작품 후기 ============================
“미래를 바꿀 순 없지.”
뭐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