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930)
00930 %3C프리시즌 딜러편%3E나는 간신이다 =========================================================================
“먼저 SKK 그룹을 조사해 봅시다.”
아무런 단서가 없는 현재, 끄나풀을 먼저 조사해볼 수밖에 없었다. 몸통은 진작 꼬리를 잘라버리고 튀었겠지만, 그래도 잡아당기다 보면 몸통이 어느 쪽으로 튀었는지는 알 수 있으리라.
“검찰 상부층은 믿을 수 없습니다.”
비서총회의를 주도하는 김기영이 그렇게 말했다. 김범석을 비롯한 평비서들은 수긍하듯이 끄덕였다.
검찰의 부패와 단합이야 뭐 일이년 된 역사도 아니고, 새삼 언급하기도 입이 아프다.
“명심하세요. 적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이 나라에는 회장님을 시기하는 세력이 아직 넘쳐납니다. 일성은 그 스타트를 끊었을 뿐입니다.”
다들 또 한 번 끄덕였다.
유지웅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적이 많다. 특히 국내는 여론 지지도에 묻혀서 그렇지, 상당한 수가 그에게 반발하고 있을 것이다. 대부분 유지웅의 등장으로 이익을 빼앗긴 사회 지도층일 가능성이 높다.
이 자리에서 그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다.
“언젠가 벌어질 일이었습니다. 이제야 시작된 겁니다.”
김범석이 굳은 얼굴로 발언했다. 꽉 다문 입술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감히 사모하는 회장님을 적대하는 자들에게 보내는 분노였다.
“역모는 뿌리까지, 구족을 멸해야 합니다.”
* * *
김해진은 3년차 검사였다. 그는 원래 SKK 이정우 사장과 박희원 의원 사이에 오간 10억 거래를 조사했다. 지금은 조사가 완전 중단된 상태다.
왜냐하면 유지웅이 봐주라는 압력을 넣었기 때문이다. 정확히 공항동에서 압력이 들어온 건 아니고, 이정우가 은근슬쩍 공항동 저택을 방문해서 선물도 주고 같이 술도 한 잔 했다는 말을 했다.
김해진으로서는 어쩔 수 없이 손을 털 수밖에 없었다. 평범한 권력자도 아니고, 희대의 잔혹 군주로 역사에 이름을 남길 인물 아닌가
멋대로 했다가는 자칫 자신의 목이 날아갈 수도 있었다. 검사 직위를 뜻하는 게 아니라, 문자 그대로 ‘목’을 말한다.
그런데 사정이 달라졌다.
“……알겠습니다. 과연, 그랬군요.”
김해진은 어느 날 저녁, 공항동 비서의 비밀 방문을 받았고, 굳은 얼굴로 끄덕였다. 그의 표정에 빛이 살아났다.
다음 날, 이정우 사장은 검찰에서 날아온 출석 요구장을 받아들었고, 얼떨떨하게 반응했다.
“이게 뭐야?”
이놈의 검찰이 미쳤나? 잠깐의 실수 따위, 회장님께서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셨는데, 어디 3년차 검사 따위가 감히 회장님의 뜻을 거스르려 들어?
이정우는 그렇게 무시했다. 그러나…….
“당신은 박희원 의원에게 불법정치자금 10억 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에 체포합니다.”
김해진 검사가 회사까지 직접 잡으러 왔다. 이정우는 수갑을 찬 채 경찰들에게 끌려가면서 이를 바드득 갈았다.
“이러고도 당신이 무사할 것 같소?”
“누가 무사한지는 지켜봐야겠지요.”
그렇게 김해진은 이정우를 체포함은 물론, 대대적인 그룹 수색에 들어갔다. 이에 재계는 즉각 반발했다.
“검찰은 무분별한 표적 수사를 즉각 멈춰라!”
검찰 내부에서도 말이 많았다. 특히 평검사를 제외한 이들은 김해진에게 연락을 넣어 나무랐다.
“자네, 지금 검찰 전체를 다 죽이려고 그러나! 유지웅 회장이 나서면 일이 어떻게 될 줄 알고!”
“수사에 성역은 없습니다. 저는 제가 할 일을 할 뿐입니다.”
그 유지웅 회장이 허락한 일이다. 하지만 김해진은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다. 공항동에서 나온 비서가 슬쩍 한 말 때문이다.
‘검찰 내부에도 적이 있습니다. 이참에 모두 솎아낼 작정입니다.’
자신은 정치는 모른다. 그쪽 물이 어떻게 되든 알 바도 아니다. 그저 할 일을 할 수 있으면, 할 뿐이다.
SKK에너지부터 시작하여, 그룹 전체에 전반적안 수사가 시작되었다. 세무조사도 함께였다.
공항동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비서회의는 비밀리에 적을 찾는 작업을 벌였다.
“SKK그룹이 해외에 유치한 총 비자금 규모가 50조 원입니다.”
“뭐요? 일성그룹이 그 꼴을 난 걸 보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답니까!”
“LP그룹도 비자금을 몽땅 사회 환원했는데, 이 무슨 배짱 좋은 자들이란 말인가!”
비서회의에 참석한 비서진은 분개했다. 김기영이 교통정리를 했다.
“검찰은 알지 못하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가 나설 때는 아닙니다.”
“SKK그룹의 비리와 얽힌 자들이 있을 겁니다. 그들을 찾아내야 합니다!”
비자금 비리, 세무 비리, 공정거래위반 혐의, 원청업체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하청업체 쥐어짜내기, 등등 파헤친 비리를 토대로 추가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자들과 얽히지 않은 부분이 없었던 것이다.
“비자금 일부가 K사학재단에 제공되었습니다.”
“K사학재단이라면 K대학? 이사장이 SKK그룹 오너의 누나였던가?”
“오너의 매부도 비자금에 얽혀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오너의 매부가 지금 성추문 문제에 얽혀 있습니다. 하지만 언론에 흘러나가는 걸 막고 있습니다. 피해자 학생을 협박하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이런 죽일 놈들이!”
하나를 찾으면 두 개, 세 개가 잇달아 딸려 나왔고.
“SKK통신 민영화 과정에서 국가 기간 시설이 헐값에 넘어간 것을 포착했습니다. 전 대통령의 아들이 사건에 연관되어 있습니다. 대충 짚어낸 관계자만 해도 20명이 넘습니다.”
“그 자들이 바로 역당들입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전직 대통령 및 친족들까지 쑥쑥 딸려 나왔으며.
“1조 원대 국책 사업 낙찰 비리를 발견했습니다! 연관된 대기업만 6개입니다!”
“국방 사업 비리를 포착했습니다! 연루된 장성급 군인만 30명이 넘습니다! 이것도 빙산의 일각입니다!”
“시장 담합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예상되는 소비자 피해가 얼추 10조 원이 넘어갑니다!”
“연예인 성상납을 받은 정황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발견한 것만 해도, 그 수가 수백 명이 넘어갑니다!”
“불법 정치 자금 비리가 나왔습니다! 90% 이상의 국회의원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보험에도……!”
“차량 제조 안전 기준 위반도……!”
“근로기준법 위반이……!”
양파란 이런 것일까.
까도 까도 끝이 없고, 파도 파도 밑이 없다.
이정우 사장을 기점으로 조사를 시작했을 뿐인데, 하나를 찾으면 열에 얽혀 있고, 그 열은 다시 백에 얽혀 있고, 그 백은 다시 천에 얽혀 있고, 그 천은 다시…….
이러다가는 영원히 조사만 하게 생겼다. 그러나 김범석은 신들린 사람처럼 조사 작업을 전두지휘 했다. 오죽하면 비서총회에서 생긴 그의 별명이 ‘금부도사’였다.
“조사는 이만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 어째서요? 저들이 아직 모르고 있을 때 모두 조사해서 터트려야 하는 거 아닙니까?”
김범석이 그렇게 반발했다. 다른 비서들도 수긍하는 눈치였다.
지금 김해진을 비롯한 저년차 평검사들이 종횡무진 밀어붙이는 바람에, 정재계의 시선은 그쪽에 쏠려 있다. 속된 말로 제대로 어그로를 끌고 있는 것이다.
비서총회는 그 틈을 타서, 물밑에서 은밀하게 적들의 비리를 수집하고 있었다. 문제는 ‘불법’이 워낙 많다 보니, 모으고 또 모아도 끝이 안 보인다는 것이다.
김기영이 혀를 차며 말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끝이 없을 것 같아서 그럽니다.”
“하지만 어찌 저들을……!”
“지금까지 조사한 것만 해도 혐의가 의심되는 사회 주도층 인사 대부분을 얽어맬 수 있고, 그들의 전 재산을 압류할 수 있으며, 평생 감옥에서 못 나오게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니 더 끌어봐야 효율이 없어요.”
“아!”
그 말에 김범석은 정신을 차렸다. 동시에 부끄러워졌다. 자신은 회장님의 적에 대한 적개심에 눈이 멀어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하지만 어린 상사가 그것을 일깨워 주었다.
“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자, 조사한 걸 검찰에 넘겨주죠.”
그렇게 자료 폭탄이 검찰에 넘어왔다. 김해진을 필두로 한 평검사들은 어마어마한 자료 폭탄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김검, 이게 다 뭐야?”
“공항동에서 보내온 고발 자료들인데…….”
“이, 이걸 어느새 다 진행해?”
자료의 양은 무시무시했다. 말 그대로 기소 서류만 작성하다가 검찰총장 찍게 생겼다.
자료는 크게 정치인, 기업인, 학자, 군인 등 직업으로 분류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세부 카테고리로 불법 행위의 종류가 구분이 되어 있었다. 무슨 법을 위반했으며, 얽혀 있는 관계자 관계는 어떻게 되며, 그 총액 규모가 얼마인지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다.
동료 평검사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우리 검찰 인사들도 상당수 있는데?”
“다 기소해야지. 어쩌겠어.”
“그, 그런데 이거 정말 이대로 진행해도 되나? 국회고 재벌이고 군인이고 아예 싹 다 갈아엎어야 할 것 같은데? 이거 봐. 국회의원만 300명 중 286명이 명단에 올라있어. 군인은 대령급 이상은 죄다 옷을 벗어야 할 판이야.”
“이대로 가면 나라 전체가 마비되겠는데?”
김해진은 고심했다. 검찰 인사들도 상당수 옷을 벗고 감옥에 가야 한다는 것은 이미 둘째 문제다. 이대로 기소를 진행했다가는 정말 나라꼴이 어떻게 될지 모를 판이다.
그러나 김해진은 결정을 내렸다.
“그냥 법대로 해. 법대로.”
“야, 하지만…….”
“그럼 자네가 공항동 가서 못하겠다고 말할 텐가?”
“…….”
============================ 작품 후기 ============================
포두 김해진은 금부도사 앞에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금부도사님. 역당을 모두 잡아들였습니다!”
금부도사 김범석은 뿌듯해서 명령을 내렸어요.
“저들의 죄를 하나 남김없이 엄히 벌하여라!”
“그, 그런데 재판관이 없습니다요.”
“무어라? 어째서?”
“죄수들 명단을 보시면….”
“허억!”
PS : 시골 2박3일 다녀왔는데 체력이 방전돼서 힘들었습니다… 기다리신 분들에게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즈질 체력이라ㅜㅜ
그리고 히어로 동생 무한전생자 형 연참해주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