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Just an Ordinary Office Worker RAW novel - Chapter (44)
평범한 회사원입니다-44화(44/180)
< 44화 >
[제목: 이안 서브퀘 받은 사람?]-익명으로 작성된 게시글입니다.
나 어제 서브퀘 받고 왔는데 너무너무너무 이상해서 한숨도 못 잤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안 너무 한국인 같이 생긴 거야
검은 머리인 것도 그렇고
내가 브레이크 댄스를 추라는 퀘스트 받았는데 라 엘타 사람이 어떻게 브레이크 댄스를 알어???
사실 진짜 한국인 아니냐?
덧글:
-브레이크 댄스면 영어인데 왜 굳이 한국인ㅋㅋㅋ
└(작성자) 한국인처럼 생겼다고
-어떻게 이안이 한국인이냐 라 엘타에서 영웅인데
-차원이동?
-여기 왜케 등신들이 많냐
-구라치지마 어제 서브퀘 받았는데 어떻게 오늘 지구에 있냐. 귀환 조건 팔아먹음?
└(작성자) 나 난이도 1이야…ㅠ
└아…
└난이도 1이면 가능…
└난이도 1짜리가 연구소에 제공할 정보가 있다고?
└(작성자) 길드에서 지원해줌
└좋은 길드네 어디냐
└길드 이름 초성좀
[제목: 이안 한국인 맞을 듯]-익명으로 작성된 게시글입니다.
나는 월요일에 서브퀘 받음.
이안이가 키우는 개 씻겨주는 퀘 받았다.
근데 그 개 이름이 까망이더라.
라 엘타에서 누가 개 이름을 까망이라고 지어주냐고.
김이안 100% 한국인 맞음
덧글:
-개 이름이 까망이라고?
-그냥 시스템이 그렇게 번역한 거 아님?
-이름은 발음 그대로 번역하지 않음?
└니가 시스템이냐 그걸 어떻게 알아 시스템 통역 떼고 들어본 적 없으면서
└시스템 통역 떼고 라 엘타 언어 들어본 적 없는 건 다 똑같은 거 아니냐ㅋㅋㅋ
-그런데 광장 옆 빵집에 일하는 애 이름 로즈 잖어. 그건 장미라고 번역 안 하는데 왜 까망이는 까망이냐고
└시스템 맘이지 뭐
-ㄴㄴ김이안 한국인인 게 분명. 까만 개 이름을 까망이로 지어주는 아주 한국인다운 짓을 저질렀어.
-흰둥이였으면 한국인 빼박인데 까망이라서 긴가민가
-멍멍이소리들 하고 자빠졌네
[제목: 김이안네 개 이성현이 키우는 개랑 닮음]-익명으로 작성된 게시글입니다.
나 까망인지 카망인지 털에서 윤기 날 때까지 빗겨주고 포션 한 개 받아옴
근데 그 개, 이성현이 키우는 개랑 닮지 않았냐?
덧글:
-이건 또 무슨 헛소리
-이성현 용도 데리구 다닌다는데ㅎ
-(작성자) 얼마 전에 이성현 일상 파파라치컷 뜬 거에 개 산책시키는 거 있었잖아. 그 개랑 똑같이 생김
└일상이면 지구? 라 엘타에 있는 개가 지구에도 있는 게 말이 되냐
└개가 아니라 몬스터라는 카더라가 있던데
-몬스터를 그렇게 풀어놔도 돼?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왜 그 몬스터가 여기에도 있고 저기에도 있냐고
-펫아냐? 펫이면 라 엘타에도 있고 지구에도 있을 수도 있지. 소환하면 되니까.
└근데 이성현이 어떻게 몬스터 펫이 둘씩이나 있어?
-이성현 능력 아니냐
└플레이어들이 자기 정보 꽁꽁 감추고 다니지만 이성현이 검 쓰는 건 전 세계 사람들이 다 안다ㅡㅡ 이제 와서 테이밍스킬 있다는 게 말이 되냐
└그럼 동생 쪽 스킬인가보지
└동생은 일반인인데 뭔 스킬이냐고
└이거 미국 쪽에서 들은 건데 이성현 동생 일반인 아니고 플레이어라는 말이 있음. 솔직히 상태창만 안 보이지 포탈 이동도 가능한데 스킬이 있을 수도 있지
-우리 아빠 친구 아들의 같은 반 동창의 여자친구가 연합소속인데 최근에 영웅 길드에서 이성현 동생 몬스터 공격 가능 허가증 받아갔다고 함. 공격할 능력이 되니까 받아간 거 아님?
└테이밍 스킬 있으면 테이밍만 잘하면 되지 왜 공격을 하려고 해
└선빵 날려야 테이밍 할 수 있다는 조건이 있나 보지 내가 어떻게 알아 내가 이성현 동생이냐
└그럼 아는 척을 하지 말던가
└우리 아빠 친구 아들이 길 가다가 우연히 마주친 사람의 맞은편 집 사는 사람 친구의 사촌 동생의 동창의 오빠가 이성현이라고 함.
-혹시 모르는 사람 있을까 봐 하는 말인데, 여기서 나오는 말은 90% 이상 거르면 된다. 여기 애들 윤승연이랑 이성현이랑 사실혼 관계라도 우기는 애들임
└우기는거ㄴㄴ 둘이 겨론함
└라엘타닷컴이랑 연구소 영웅에서 반쯤 먹은 거 아니냐? 이제 이런 애들 고소미 먹을 각
-지금까지 나온 말 전부 종합하면 이안은 한국인이고 이성현 동생은 까망이라는 개와 드래곤을 테이밍해서 형에게 줬고 그 개는 이안이랑 퀘스트 중인데 윤승연이랑 이성현이 결혼을 했다는 거네
└드래곤이 이성현 결혼선물이래
-이성현 동생이 이성현 준 펫을 왜 이안이 갖고 있어?
-사실 이안 성이 이, 이름이 안. 그 집 막내아들이라는 설이 있음
└나도 이 씨인데 그 집 아들 라인에 껴주면 안될까ㅎㅎ
└김이안 김 씨 아니었어??
오늘도 평화로운 라엘타닷컴 자유게시판은 다양한 루머를 생성해냈고.
이안이 한국인이라는 것과 이성현의 동생에게 테이밍 스킬이 있다는 소문이 적절하게 섞이고 변형이 되어 여기저기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
목요일 오후.
정해진 수량의 서브 퀘스트 지급을 마치고 바로 지구로 돌아왔다.
내일은 연구소에 출근해야 하니까.
연구소 측과 약속된 일정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일정량의 퀘스트 지급하는 것.
물론 연구소 쪽에서는 내가 퀘스트를 주는 게 아니라 이안의 곁에서 서포트를 한다고 알고 있는 거 같지만.
그 후 금요일은 지구로 돌아와 연구소에 출근. 지난 한 주 동안의 정보수집량과 서브 퀘스트를 받아간 플레이어의 수를 맞춰보는 등, 프로젝트의 근황을 확인하고 결과를 정리한다.
원래 프로젝트의 기간은 한 달로 정해졌지만, 반응이 너무 좋아 길어질 수 있다고 들었다.
한두 주 정도 더 지나면 질릴지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은 기간 늘어나는 거 대찬성이요!
금요일이 오는 게 이렇게 싫어질 줄이야.
나흘간 왕 노릇 한번 제대로 했더니 서브퀘 지급이 중단되는 주말이 후딱 지나가길 바랄 정도다.
까망이를 데리고 귀환 포탈로 나오니 시간 맞춰 대기 중이던 영웅 길드 길드원이 반겨줬다.
차까지 준비해놔서 집까지 가는 것도 편하고.
그래, 인생은 이렇게 살아야지.
푹신한 뒷좌석 시트에 몸을 기대고, 다음 주에는 또 어떤 퀘스트를 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까 고민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어서 와.”
“다녀왔습니다.”
집에 오니 형이 앞마당의 꽃에 물을 주고 있었다.
까망이는 오랜만에 형을 만나 반가웠는지 힘차게 달려가 애교를 부리며.
그 꽃들을 신나게 밟아댔다.
그만해, 그거 우리 형의 유일한 취미생활이야.
“나 없는 동안 별일 없었어?”
“ENC에서 연락이 왔었다.”
“ENC는 또 뭐야?”
“지난번에 미국 가서 봤던 길드.”
아, 던전이 갑자기 공략되는 바람에 무사할 수 있었던 운 좋은 놈들인가.
“그쪽 길드원들이 너를 찾는다고 해. ENC의 길드 마스터 말로는 그때 던전 공략에 참여했던 길드원 대부분이 좀비 꼴이 되어 울면서 죽을 거 같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그거랑 나랑 무슨 상관인데 나를 찾아.”
물론 아주 깊은 상관이 있기는 하지만 내가 마법진을 그려 넣고 왔다는 걸 어떻게 알고?
“매일 밤 꿈에 네가 나와서 크게 웃으며 죽이려고 쫓아온다는데?”
“아하하하!”
그런 자잘한 설정까지 넣은 기억은 없는데.
그날의 일이 상당히 신경 쓰였나 보다. 내가 언젠가 보복을 하러 미국까지 달려갈지도 모른다는 긴장감에 그런 꿈을 반복해서 꾸는 건가.
그러게 진작 처음부터 잘했어야지. 왜 멀쩡한 사람을 제물로 바친다 그랬어.
“문제의 길드원들이 자신들은 용의 저주를 받았다고, 네가 그걸 풀어줄 수 있을 거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네가 드래곤이라는 소문까지 미국에 도는 모양이야.”
“그런 소문을 믿는 사람은 좀 있고?”
“아직은 없지. 하지만 소문이라는 게 어떻게 퍼질지는 모르는 거라서. 만에 하나 상황이 안 좋아지면 영웅 쪽에서 정리하기로 했다.”
형은 쓰다듬어 달라고 폴짝폴짝 뛰고 있는 까망이를 매정하게 밀어버리고 마저 꽃에 물을 주기 시작했다.
“ENC 길드 요청은 무시해도 돼. 네가 그쪽 길드원들을 신경 써서 만나줘야 할 의무는 없으니까.”
단 한순간도. 방금 형이 그들에 대해 말해주는 순간에도 신경이 쓰인 적은 없었는데.
당연하지만 만나봐야겠다는 생각도 안 하고 있었다.
좀비 꼴이 된 모습은 보고 싶긴 하지만.
“나중에 서브퀘 프로젝트 끝나고 한가하면 구경이나 하러 가지, 뭐. 일단 내가 바쁘니까 기다리라고 해.”
물론 마법진 해제해준다는 말은 아니고.
눈앞에서 낄낄대고 놀려줄 거다.
“그래. 내일은 연구소로 출근하지?”
“어.”
“갈 때 라마 소환해줄 테니까 데리고 가.”
“라마를? 왜?”
지금 라마는 광산 정리하느라 바쁠 텐데.
광산의 몬스터 처치는 반나절도 안 걸려서 끝이 났다.
애초에 드래곤이 등장한 시점에서 몬스터들은 얼어붙어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했겠지.
그 직후 철광석 채광 및 무기 제작이 바로 시작되어 약속된 시간보다 더 빨리, 더 많은 양의 무기를 공급받았다.
덕분에 퀘스트 때 펑펑 뿌릴 수 있었고.
문제가 생긴 건 그 직후.
물론 라마와 덩치에게만 문제였지 나에겐 즐거운 소식이었다.
뭔 던전도 아니고 광산에서 지하로 가는 길이 발견됐다나.
그건 클리브 쪽에서도 모르고 있었던 거 같다.
마법적 힘으로 숨겨져 있던 어떤 통로를 라마가 우연히 발견한 거니까.
뭔지 모르지만 숨겨져 있었다면 굉장히 대단한 게 묻혀있을지도 모르지.
나중에라도 클리브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광산을 넘긴 걸 땅을 치고 후회하며 펑펑 울게 분명하다.
“중국 쪽 움직임이 수상해.”
“그게 라마랑 무슨 상관이야.”
“중국 쪽 길드에서 너를 노리고 있는 거 같아. 혹시 모르니까 라마와 함께 출근해라.”
중국 길드가 나를 노리고 있다고?
납치의 나라 중국이 드디어 일을 벌이는 건가.
그건 확실히 조금 많이 위험했다.
내가 아니라 중국이.
“혹시라도 상황이 심각해지면 무슨 일이 생겼다는 걸 라마를 통해 내가 알 수 있게 돼. 생각보다 일이 복잡해지면 영웅 쪽에서 사람을 보내겠다.”
“형, 나는 다칠 일이…”
“다칠까 봐 걱정하는 거 아니야.”
“그러면?”
형은 앞마당의 꽃에 물 주던 것을 마무리 짓고 뒤를 돌아, 나와 시선을 맞추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정황상 그들이 네 출퇴근 시간에 너를 노리게 될 가능성이 제일 크다.”
라 엘타에 있을 때는 다른 플레이어들과 같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납치나 공격 시도가 불가능할 테고.
주말에는 일정하게 행동하는 게 아니니까 24시간 사람을 붙여놓지 않는 이상 납치 타이밍을 잡기 어려울 테고. 그렇다고 사람을 붙여놨는데 주말 내내 집에서 쉴 수도 있으니까 허탕 칠 확률도 높고.
제일 만만한 게 금요일에 연구소 출퇴근 할 때가 맞네.
그래. 나라도 나를 노린다면 그때 노리겠다.
“근데 그거랑 라마랑 무슨 상관이냐니까.”
“만에 하나 그 일 때문에 시간을 지체하게 되면 지각하게 되잖아.”
“응?”
“여차하면 라마에게 맡기고 출근해라.”
“아니, 형.”
사람 기다리게 하는 걸 싫어하는 바른생활 어른 이성현은 아주 진지했다.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해도 형은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내 출근길의 보디가드가 드래곤이라니.
중국 길드가 정말 납치계획을 세우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의 미래는 아주 밝았다.
< 44화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