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10
제10화 건방을 떨다
6품 수행자가 성력 경지에 이른 내문제자를 책임진다니, 요릿집에 있던 사람들은 어째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는 느낌을 받았다.
항소운은 요릿집에서 나와 가슴을 툭 치며 말했다.
“나 항소운의 이름이 무당전 전체에 알려졌으니, 앞으로 누가 감히 날 거역하겠어? 내문제자도 내 앞에 무릎을 꿇었잖아. 하하하!”
요릿집에 있던 제자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 복잡한 얼굴을 지으며 속으로 욕을 했다.
‘저 녀석 정말 얄밉네. 왕양은 자장하 장로님의 체면을 생각해서 예의를 갖춘 건데 저 녀석은 그것도 모르고 건방을 떨고 있으니, 참!’
항소운은 방금 전 일은 뒷전으로 하고, 외원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이미 저녁 식사 시간이 되어, 대부분의 사람은 밥그릇 싸움을 하러 식당에 갔을 터였다.
항소운은 자장하에게도 가지 않았다. 반년 내에 성력경에 이르지 못하면, 그를 찾지 말라는 당부가 있었기 때문이다.
외원 전기당(戰技堂).
이곳은 극한당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전기당은 극한당처럼 오래된 누각이 아니라 지키는 사람도 없이 오래된 정자 몇 개만 덩그러니 서 있었다. 이 오래된 정자는 외원 전기당에 속해 있었다.
항소운은 첫 번째 정자 앞으로 갔다. 정자의 중앙에는 7척 높이의 비석이 놓여있었는데, 이것이 바로 전기 비석이었다.
일반적으로 전기 비석에는 전승(傳承)되어 내려오는 전투기술들이 새겨져 있었다.
그러나 여기에 새겨진 것은 무당전에서 가장 하급으로 여겨지는 전투기술이었다.
충기권(冲氣拳)도 바로 이 전기 비석에 새겨진 전투기술이다. 무당전의 속가제자라면 누구든 수련할 수 있는 1품 전투기술이었다.
항소운은 일찍이 많은 책을 읽어서, 익히 알고 있는 상급 전투기술만 해도 수십 수백여 가지가 넘었다. 다만 현재 그의 성력으로는 수련이 불가능했다.
“옛날엔 쓰레기 같은 전투기술이라고 거들떠보지도 않던 것을 이젠 수련해야 한다니!”
항소운은 속으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혼잣말을 했다.
무예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당분간 1∼2품의 전투기술만 수련할 수 있었다. 그는 어려서 이런 하급 전투기술을 무시한 탓에 자세한 내용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충기권은 외력을 주먹으로 응집시켜 응집된 힘이 빠르고 세찬 위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전투기술로서, 1품 최고의 전투기술이었다.
충기권을 수련하는 자는 힘을 50~100근 정도 더 늘릴 수 있으며, 이것은 충기권이 지닌 전투기술의 장점이었다.
전투기술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는 수십에서 수백 근까지 힘의 차이를 보였다. 이것이 바로 승패를 가르는 핵심이었다.
항소운은 차분하게 충기권의 구결을 외우고, 그림들도 머릿속에 단단히 기억되도록 했다.
그는 바로 권법을 연마하지 않고, 두 번째 정자로 갔다. 그곳에 새겨진 것은 다리 기술이었다.
질풍퇴(疾風腿) 역시 1품 최고 등급의 전투기술로, 주로 다리 기술을 단련한다. 충기권처럼 힘을 증폭시키는 효과는 없지만, 발을 내딛는 속도를 향상시켜 ‘질풍’이라는 이름처럼 상대방이 막아내기 힘들게 만들었다.
항소운은 아까와 마찬가지로 구결과 그림을 머릿속에 빠르게 각인시켰다.
만일 누군가 항소운이 한꺼번에 2가지의 1품 전투기술을 완벽히 외운 사실을 안다면, 분명 또 놀랄 것이었다.
질풍퇴를 외우고 난 후, 항소운은 또 다른 정자가 있는 쪽으로 가서 비석에 새겨진 기술을 외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또 다른 정자로 갔다.
한 시진도 지나지 않아, 항소운은 이곳 5개의 정자에 기록된 전투기술을 완벽히 외웠다.
충기권, 질풍퇴, 열운장(裂雲掌), 삼회검(三回劍), 중참결(重斬訣), 다섯 가지의 1품 전투기술이었다.
일반적으로 무관은 제자들에게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면 감당하기 힘드니, 동시에 한두 가지 전투기술을 익히고, 많아도 세 가지를 넘어선 안 된다고 가르쳤다.
그런데 항소운이 오늘 한 행동을 보면 그는 다섯 가지를 동시에 익히려는 것 같았다.
항소운은 전기당을 떠나 자신의 처소로 돌아왔다.
자장하는 비록 항소운에게 좌선 심법만을 알려주고 다른 속가제자들과 함께 수련을 하도록 했지만, 항소운이 머물 처소만은 푸대접하지 않았다.
이곳은 아름답고 고요한 독채 별원(別院)으로 오직 직전제자에게만 이렇게 살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양심 없는 사형이 그래도 처소를 챙겨주는 이런 양심은 있네!”
항소운은 별원으로 돌아와 이렇게 생각했다.
자신만의 별원이 있으니, 그는 조용히 수련에 매진할 수 있었다.
항소운은 하루 동안의 번뇌를 던져버린 채 조용히 뜰 앞에 앉아 머릿속으로 먼저 충기권의 그림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이어서 질풍퇴의 그림을 떠올렸다…….
이렇게 5가지 전투기술의 그림들을 떠올리자 1품 전투기술들이 그의 머릿속에 다시 한번 단단히 각인되었다.
“충기권, 주먹으로 힘을 모으고, 관성력을 이용해 주먹의 힘을 증폭시켜 타력이 기운으로 바뀌는 강력한 효과에 이른다.”
그는 충기권의 핵심을 떠올리며 생각했다.
이어서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6품 경지의 힘을 주먹으로 응집시키자, 머릿속에 충기권의 첫 번째 그림이 떠오르더니 뒤이어 두 번째, 세 번째 그림이 연달아 나타났다.
몇 장의 그림은 자연스럽게 주먹을 뻗는 동작으로 연결되어 항소운의 머릿속에서 쉬지 않고 번쩍였다.
충기권!
항소운은 눈을 크게 뜨고 외치면서, 기마 자세로 앞을 향해 나아가며 주먹을 휘둘렀다.
우웅!
주먹을 날리자, 타력이 ‘우웅!’ 하고 답답한 소리를 내었다.
이제 막 수련을 시작했을 뿐인데 충기권의 삼 분(分)정도의 위력을 내다니. 항소운의 타고난 자질은 모든 제자들이 시샘할 만큼 지나치게 비범했다.
충기권!
항소운이 다시 주먹을 날리자, 주먹에 다시 일 분의 힘이 응집되었다.
충기권!
충기권!
그 기세를 이용해 주먹을 앞으로 뻗으니, 주먹의 힘이 마치 화기처럼 나타나 순식간에 위력이 팔 할로 올라갔다.
항소운은 쉬지 않고 주먹을 휘두르며 몸을 계속 전진했다. 뜰 안을 몇 바퀴나 돌았는지, 그는 두 시진 만에 1,000번에 가깝게 권법을 연마하여 주먹의 위력이 바로 3성(成)까지 올라섰다.
3분이 아닌, 3성인 것이다!
전투기술을 연마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해력이었다. 이해력이 부족하면, 전투기술을 연마한다 하더라도 단지 그 모양만 흉내 내게 되어 전투기술이 가지고 있는 진정한 위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이해력이 뛰어나면, 전투기술이 갖고 있는 힘의 5성 이상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전투력도 자연스럽게 크게 높아졌다.
충기권의 경우, 5성까지 연마하면, 50근의 힘을 늘릴 수 있다. 그리고 10성까지 연마하면 100근의 힘을 더 키울 수 있으며, 심지어 더 강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보통 사람이라면 1품 전투기술을 성공적으로 연마하기 위해 얼마간의 시일이 필요한데, 빠르면 열흘에서 보름 정도 걸리고 느리면 한 달이나 심지어 수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이건 기술을 연마해 5성까지 이르렀을 때의 경우이고, 만일 10성에 도달하려면 오랜 세월 동안 연마를 해야 가능한 일이었다.
항소운은 겨우 두 시진 만에 충기권을 연마하여 3성에 이르렀으니, 이런 자질은 하늘도 놀랄만했다.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은 표정을 지은 항소운은 수련을 멈추고 앉아 숨을 들이마시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두 시진 안에 3성에 도달하는 것으론 부족해. 이런 하급 전투기술은 한 시진 내에 반드시 4성에 도달해야 한다고. 아냐, 5성을 목표로 하자. 난 이미 10년이란 시간을 허비했으니, 반드시 열 배는 더 노력해야 해. 심지어 더 빠른 속도여야 따라잡을 수 있어!”
일각의 시간을 그렇게 보내고, 항소운은 다시 일어나 충기권을 연마했다.
이얏! 쿵! 팍!
항소운은 피로 따위는 느끼지도 못하는 듯, 미친 듯이 권법을 연마했다. 주먹을 휘두를 때마다 이전 주먹보다 점점 더 속도가 빨라지고 있었다. 그렇게 또 두 시진이 훌쩍 지났다. 놀랍게도 그는 이전보다 500번이나 더 주먹을 휘둘러, 그 수가 1500번에 이르렀다.
충기권에 대한 깨달음은 이제 7성에 이르렀다. 항소운은 벌써 7성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멈추지 않고 계속 수련해야 해!”
항소운의 얼굴에 평소와 달리 차분하고 진중한 빛이 스치고 지나갔다.
또 한 시진이 흘러, 항소운의 충기권에 대한 깨달음은 9성에 이르게 되었다.
이 단계에 이르자, 그는 수련을 멈추었다. 그는 최후의 1성은 수련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전을 통해야만 확실히 온몸으로 구현할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
항소운은 반 시진 동안 좌선을 하며, 세 시진 동안 고된 과정을 통해 얻은 수련의 성과를 견고하게 다졌다.
패왕전천결을 체내에서 운행하면서, 9대 성진을 기반으로 수많은 경맥과 혈도의 도움 아래 성력을 계속 순환시키자, 힘이 조금씩 전환되면서 성력이 강화되고 피로가 사라졌다.
보통의 수행자는 성진을 즉시 각성시키는 것이 불가능했다. 외력이 화기가 된 후에야 별의 기운을 촉발시켜 성진을 활성화할 수 있는데, 성진으로 성력을 비축해두는 것이었다.
항소운의 명격구성은 놀랍게도 이미 나타나 있었으니, 겨우 무예의 경지에 입문한 자로서 비범한 체질이 가져다준 남다른 선물이라고 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성진을 각성시킬 수 있는 자라면 적어도 7성의 북두칠성을 떨어뜨리는 체질이어야 가능했다.
이러한 체질은 선천적으로 무예를 연마하기 위해 태어난 몸으로, 수행 속도도 일반인보다 몇 배는 빨랐다.
이와 달리 9성으로 하늘을 움직이는 체질을 가진 항소운은 최상위 등급의 체질이라 할 만했다. 정말 진지하게 수행을 한다면, 그 속도는 다른 사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를 것이었다.
항소운은 힘이 회복되자 다시 전투기술을 연마하기 시작했다.
질풍퇴!
질풍이 나타내는 것은 속도였다. 빠른 속도로 발을 뻗어서 마치 세찬 바람처럼 모든 것을 파괴했다.
이러한 전투기술이 바로 질풍퇴의 핵심이었다.
항소운은 선천적으로 이해력이 남들보다 뛰어나, 질풍퇴의 구결을 읊는 과정에서 어떤 방향으로 수련을 해야 하는지 즉시 알아차렸다.
차고, 뿌리치고, 감추고, 걷어 올리고…….
이것들은 모두 다리 기술의 가장 기본적인 동작으로, 그는 순서에 입각해 차근차근 연마하기 시작했다.
* * *
태양이 동쪽에서 떠오르며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었다.
무당전의 한 별원에 소년이 좌선을 한 채 태양이 뿜어내는 첫 번째 상서로운 기운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순수하고 상서로운 기운이 잇달아 소년의 몸으로 들어가자, 그의 기운이 더욱 위엄있고 비범하게 변했다.
한 줄기 상서로운 기운이 본래 6품 정점의 힘을 지니고 있던 소년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키면서, 그는 7품 무예의 경지에 거의 오르게 되었다.
그러나 9대 성진의 억제 속에 이런 힘들은 완전히 폭발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어서, 아직 소년의 품급에는 변화가 없었다.
이제 막 무예의 경지에 입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서로운 기운을 흡수하는 데 거침이 없는 이 소년은 바로 항소운이었다.
떠오르는 태양에서 상서로운 기운이 흘러나오는 것은 극히 짧은 순간이다. 오직 해가 막 떠오르는 순간에만 흡수할 수 있다.
항소운은 한 줄기 상서로운 기운을 흡수한 후 몸을 일으켰다. 지난밤 한숨도 자지 못했지만, 오히려 정신은 또렷하고 생기가 넘쳤다.
“이제 힘든 일을 하러 가야겠다!”
항소운은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켰다. 항소운은 세수를 하고, 외원을 향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