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102
제102화 실력을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그는 다시 홍랑채로 가지 않았다. 그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면, 홍랑채 두목과 부두목이 그를 죽이려 달려들 것이 뻔했다.
일대일로 겨루는 것은 겁나지 않았다. 하지만 수백 명의 사람과 한꺼번에 대결하는 건 그도 자신이 없었다.
항소운은 청죽진의 비석이 있던 곳으로 돌아가, 비석을 지키는 노인에게 머리통 세 개를 건네며 말했다.
“우선 이자 먼저 받겠습니다!”
노인은 항소운이 돌아온 것을 보고, 그가 임무를 포기한 줄로 생각했다.
그러다가 보따리를 풀자 그 안에서 수급(首級) 세 개가 나오는 것을 보고, 노인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이건 홍랑채의 이칠도(李七刀) 이호잖아! 그리고 이 둘은 화강경의 도적!”
노인이 놀라서 저도 모르게 소리쳤다.
그의 목소리에 근처에 있던 사람들도 궁금한 듯 다가왔다.
이들 중에는 방(榜)을 붙이거나 떼러 온 자들도 있었고 길을 지나가던 행인도 있었다. 그런 자들이 순식간에 모여들자 주위가 금세 떠들썩해졌다.
“이건 홍랑채 이칠도 이호잖아. 이, 이 자가 죽다니!”
“홍랑채 수배 벽보를 누군가 떼어갔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설마 이 소년이 잡아 온 건가?”
“이놈들은 유명한 도적 패거리잖아. 적어도 화강경 이상인 걸로 알고 있는데,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이고 다니던지, 그런데 이제 이놈들이 죽었으니 다리 뻗고 잘 수 있겠네! 하하, 잘 죽었다, 정말 잘 죽었어!”
“정말 대단한데. 이 세 놈의 상금은 적어도 일백 하품 영약일 텐데, 대체 이 소년은 누구길래 실력이 이렇게 대단한 거지!”
사람들은 신기하다는 듯 항소운을 쳐다보았다. 그들의 눈에는 곤경과 감사의 빛이 서려 있었다.
홍랑채을 없애는 임무는 모든 사람을 죽여야 상금을 받는 것이 아니라, 수배령이 내려진 두목들만 죽여도 상금을 미리 받을 수 있었다.
항소운이 지금 온 것은 그의 능력을 증명함과 동시에 이곳에 저당 잡혔던 보증금을 되찾기 위해서였다.
“어르신, 먼저 상금을 받을 수 있을까요?”
항소운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이고 싶지 않아서, 재빨리 노인에게 물었다.
“당연히 되고말고! 정말 잘했다!”
노인이 계속 감탄사를 연발하며 말했다.
그러고는 항소운에게 하품 수정 600개를 주었다.
그러자 사람들이 시샘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들에게 있어 이 정도 수정은 상당히 큰 수입이었다.
수정을 받은 항소운은 주막으로 가서 배불리 먹고 하룻밤을 보낸 뒤, 내일 출발할 생각이었다.
몸을 돌려 주막으로 떠나려는 순간, 뜻밖에도 노인이 항소운을 불러 세웠다.
“얘야, 혹시 오늘 밤 쉴 곳이 필요하진 않니?”
그러자 항소운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오늘 힘을 많이 써서 내일 다시 싸우러 가려고요!”
“그럼 이 노부를 따라오거라. 내가 좋은 곳으로 안내해주마!”
노인이 자발적으로 앞장을 서며 길을 나섰다.
항소운은 잠시 망설이다가 노인을 따라가기로 했다.
잠시 후, 노인이 데려간 곳은 청죽수련원이었다.
‘이제 보니 노인은 청죽수련원의 사람이었구나!’
항소운이 생각했다.
“노부는 청죽수련원의 장로 나용성(羅勇成)이란다.”
그곳에 도착하자, 노인이 자신을 소개했다.
“어르신인 줄 모르고 큰 실례를 범했습니다!”
항소운이 읍을 하며 말했다.
“그럼 우리 청죽수련원에서 푹 쉬도록 하려무나. 분명 아주 편안히 지낼 수 있을 게야!”
나용성이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청죽수련원은 무당전보다 훨씬 규모가 작은 수련원이긴 했으나 마을 규모가 작은 청죽진에서는 가장 수려한 곳이었다.
이곳에는 푸른 대나무가 울창하게 자라나 있었는데, 산들바람이 불면 푸른 그림자가 너울거리면서 고상한 정취를 자아내어 보는 사람들의 마음에 평안함을 안겨 주었다.
이곳에서 수련하는 제자들의 일반적인 실력은 다른 마을보다 훨씬 낮았다.
나용성의 말에 따르면, 청죽수련원은 백진 대결에 참가할 용기조차 없다고 했다.
이곳 제자들은 너무 약해서 매번 참가할 때마다 전멸을 당했고, 결국 지금은 아예 참가하지 않게 됐다고 한다.
워낙 자존심이 상하는 일을 솔직히 털어놓는 바람에 대체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항소운도 계속 물어보기가 곤란했다.
나용성은 항소운을 별원으로 데리고 가서는 사람을 시켜 좋은 술과 요리를 내어와 그를 대접하도록 했다.
두 사람은 술을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나용성은 항소운이 어디 출신이고 왜 홍랑채를 죽이려는지 등을 알아보려 했다.
그러나 그는 적당히 둘러댈 뿐 자세한 말은 하지 않았다. 다만 홍랑채를 왜 공격하려는 지에 대해서는 매우 솔직하게 대답했다.
“단지 실력을 높이기 위해서 그 벽보를 떼었다고 하면 믿으시겠어요?”
“당연히 믿지. 그게 아니면 특별히 다른 이유는 없을 것 같구나!”
나용성이 잠시 한숨을 쉬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우리 수련원의 제자들이 네 절반만이라도 닮았으면 좋으련만. 생사의 경계를 넘나들지 않고 어떻게 더 높은 경지에 오를 수 있겠어!”
항소운은 그저 술을 마실 뿐 그의 말에 대꾸하진 않았다.
나용성도 항소운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네 실력이 뛰어나긴 하다만, 내가 보기엔 네 화강경은 그렇게 등급이 높지 않아서 이칠도를 죽인 것만으로도 대단하단다. 허나, 두목 세 사람은 반드시 조심해야 해. 그들은 모두 화강경 후기의 자들인데, 특히 대두목은 무서운 왕급 무기를 가지고 있지, 그래서 외부에서도 홍랑채 놈들에게 감히 덤비질 못하는 거란다.”
“왕급 무기요?”
항소운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
“그래, 그 무기만 아니면, 우리 청죽수련원이 그놈들을 가만둘 리가 없지!”
나용성이 한숨을 쉬더니, 다시 말을 이어갔다.
“세상에서 정말 찾아보기 힘든 아주 기이한 무기인데, 사람의 영혼을 다치게 할 수 있어서 도무지 막을 수가 없단다.”
“아하, 그런 무기도 있군요!”
항소운도 그 말엔 놀라고 말았다.
그는 사람의 영혼을 다치게 하는 무기라는 말을 듣고, 그게 절대 일반적인 왕급 무기는 아닐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 실은 이미 운애성에 사람을 보내 이 일을 보고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사람을 보내 달라고 청했단다. 그들이 홍랑채의 왕급 무기를 뺏어 간다면 우리 청죽수련원도 그 도적들과 맞서 싸울 수 있으니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청죽진의 마을 주민들은 하루도 마음 편히 살 수가 없어.”
나용성이 술을 한 모금 마시고는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그래서 처음에는 네가 홍랑채를 상대하기 위해 그들이 보낸 운애각의 제자는 아닌가 생각했지. 한데, 지금 보니 너도 이 상황을 모르고 있던 것 같은데 내 말이 맞지?”
항소운이 고개를 끄덕였다.
“전 정말 몰랐어요. 장로님,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장로님이 아니셨으면, 전 임무를 완수하기도 힘들었을 거예요!”
“그럼 계속 네가 약속한 임무를 완수할 생각이니?”
나용성이 다소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는 이 얘기를 항소운에게 들려주면 당연히 단념할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이 아이는 계속 도전하겠다는 식으로 말을 하는 것이었다.
“당연하죠. 전 절대 도중에 포기하진 않아요!”
항소운이 눈을 부릅뜨며 확언을 했다.
나용성은 그런 모습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나용성이 나간 후, 항소운은 별원에 혼자 남아 몸을 회복시키기 시작했다.
그는 뜰에 앉아 전결을 운행시키면서 9대 성진을 일제히 열어 하늘에서 반짝이는 무수한 별들로부터 성진의 힘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지금은 별이 많은 밤이라, 수련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간이었다.
점점이 빛나는 작은 별들은 겉으론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별들이 가지고 있는 힘은 사람의 상상을 뛰어넘었다.
항소운은 보통 사람과 다른 체질을 가지고 있어서 흡수할 수 있는 성력이 일반인들보다 훨씬 많았다. 투명하게 반짝이는 빛이 그의 몸에 붙자, 몸 전체에서 밝은 빛이 나면서 신비롭고 성스럽게 보였다.
체내의 성진이 힘을 빨아들이자 경맥 안의 성력이 유유히 헤엄을 치면서 혈도에서 밝은 빛이 넘실거렸다. 자줏빛 뼈의 용의 형상이 조용히 깨어나면서 체내의 아홉 개의 별과 성해건곤, 자줏빛 뼈 그리고 혈도에 오래된 은하수가 희미하게 펼쳐졌다.
은하수와 하늘의 별이 서로 마주 보며 빛을 비추자, 흡수하는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9대 성진의 빛도 더욱 밝게 빛났으며 자줏빛 뼈의 천둥도 더욱 조밀해졌다.
하룻밤이 지났다. 다음 날 아침, 떠오르는 태양의 상서로운 기운을 흡수하자 몸이 가뿐해지면서 전신의 피로가 말끔히 사라졌다.
“힘이 꽤 많이 늘어났는데, 하하!”
그는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큰 소리로 웃었다.
그는 자신이 보통 사람보다 훨씬 빨리 성진의 힘을 흡수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어제 격렬한 전투로 많은 힘을 소모하면서 간절한 상태로 접어들지 않았다면 이렇게 빨리 흡수하진 못했을 것이다.
그는 하룻밤 사이에 2품 화강경 초기에서 중기로 훌쩍 뛰어넘었다.
이것은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런 속도라면, 길어도 3개월 내 3품 화강경의 경지에 오를 수 있었다.
그리고 격렬한 전투가 늘어나게 되면, 그 시간을 훨씬 단축할 수도 있었다.
항소운은 바로 홍랑채로 가지 않고, 절기(絶技)를 하나 수련할 생각이었다.
이 절기는 전투기술이 아닌 무인의 전투 상태로, 인병합일지경(人兵合一之境)이라 불렀다.
인병합일이란, 인간과 무기가 일체가 되는 것으로 그렇게 된다면 더욱 강한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보통 이런 상태에 오르기 위해선 무인이 자신의 무기를 훤히 꿰뚫고 있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무기와 높은 공명을 이루거나 혹은 스스로 만들어낸 운명의 무기를 사용해야 했다. 전투 및 전투기술에 대한 숙련도와 각종 요인을 결합시키고 깨달음을 얻고 난 후에야 비로소 이 경지에 오를 수 있었다.
항소운의 등급이 빠르게 오르기 위해선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하는 방법을 취해야 했다. 인병합일을 이뤄내면 전투력을 더욱 상승시킬 수 있었다.
그가 지금 이런 상태를 연마하는 이유는 나용성의 말에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홍랑채 두목이 영혼을 해하는 무기를 가지고 있다면, 당연히 그에 맞는 대비를 해야 했다.
다시 말해서 홍랑채 두목과 대결을 펼칠 때, 가능한 한 빨리 천둥의 힘으로 상대방을 죽여서 그 자에게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 자체를 주지 않아야 자신이 받을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패왕전천도는 성해건곤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금진액의 세례(洗禮)를 받은 것 외에도 성진의 힘과 혈기로부터 양분을 공급받으면서 점차 그와 긴밀히 연결되었다.
비록 아직도 부족한 점은 있으나 항소운은 그래도 패왕전천도와 인병합일의 경지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그는 패왕전천도 위에 정혈(精血)을 떨어뜨린 후, 편하게 칼을 휘두르며 합일(合一)의 기회를 찾았다.
안타깝게도 이런 전투의 경지는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다행히 청죽수련원에는 그를 도울 만한 장소가 있었다.
그건 항소운에게 하나의 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