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108
제108화 이번엔 내 차례다
항소운은 더 이상 힘을 억제하지 않고 자줏빛 뼈를 완전히 불러일으켰다.
그러자 첫 번째 성진에 있던 천둥의 힘이 완전히 폭발하면서 자줏빛 용이 포효를 하며 나타났다. 천둥의 힘이 그의 몸 전체를 보호하며 당당한 모습을 드러냈다.
쓰으-
자줏빛 천둥의 힘은 대단히 밝고 강한 힘으로 사악한 물질의 공격을 막아 주었다.
공격해오던 요괴와 마귀의 기운은 항소운의 자줏빛 천둥의 힘에 부딪히자 즉시 소멸하고 말았다.
“이럴 수가!”
백범이 놀라 소리쳤다.
거침없이 영혼을 죽이던 마령검의 기운이 항소운 앞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이번엔 내 차례다!”
항소운은 이때를 틈타 칼을 빠르게 휘두르며 반격했다.
칼은 심신(心身)과 합일이 되어 마치 그의 일부분이 된 듯 자유자재로 움직이면서 절정의 능력을 발휘했다.
검망이 스치고 지나가, 마치 유성이 쏟아지듯 모든 것을 휩쓸어버리면서 도저히 그 기세를 막아낼 수 없었다.
이것은 진정한 도의의 살(殺)이었다.
백범은 그 기세를 온몸으로 느꼈으나, 어느 방향으로 공격해 들어오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가 어디로 몸을 숨겨도 이 칼을 벗어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그는 마령검을 수직으로 세워 자신을 보호한 덕분에 항소운의 칼이 마령검 위를 가르며 공격을 피할 수 있었고, 다행히 뒤로 밀려나는 데 그칠 수 있었다.
항소운이 계속 공격하려는데 좌우 양쪽에서 홍랑채 도적들이 에워싸며 공격을 하는 바람에 추가적인 공격이 막히고 말았다.
항소운은 연달아 세 사람을 베어버리고 패왕구유보로 도적들 사이를 뚫고 지나가 다시 백범에게 공격을 가했다.
백범은 연이은 공격을 수차례 막아내면서 더욱 두려움이 커졌다.
그는 항소운이 화강경 정점에 이른 고수처럼 느껴져, 도저히 반격할 기회를 찾을 수가 없었다.
“이것이 저놈의 진짜 실력이란 말인가? 말도 안 돼. 난 여기서 절대 질 수 없어!”
백범이 참을 수 없다는 듯 고함을 치더니, 갑자기 눈빛이 사납게 변하며 마령검 위로 붉은 피를 내뿜으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마령이시여. 전 마령의 수호자가 되고자 하니, 부디 제게 힘을 주시어 저놈을 죽이게 해주십시오!”
“헤헤, 진작에 그럴 것이지!”
놀랍게도 마령검이 음침한 소리를 내었다.
순간, 마령검의 위력이 거세지면서 음습한 살기가 몰아치자, 항소운도 한기가 뼛속까지 스며드는 느낌이 들어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검의 영혼인가?”
항소운이 놀라 소리쳤다.
그는 고급 병기가 영혼을 갖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영혼은 특별한 존재여서 사람이 상상하는 한계를 뛰어넘는 초월적인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백범은 음습한 살기가 자신의 몸속으로 스며들자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는 더욱 사악해진 힘을 온몸으로 흡수하면서 순식간에 화강경 정점까지 올랐다.
만약 백범이 타고난 체질이 뛰어났다면, 왕의 경지에 오르는 것도 문제없었을 것이다.
“네 놈들을 모조리 삼켜주겠다!”
백범이 험상궂은 얼굴로 고함을 치자, 방대한 검의 기운이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아악!
청죽진 뿐만 아니라 홍랑채 도적까지 십여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순식간에 죽고 말았다.
마령검은 죽은 사람들의 영혼을 빠르게 빨아들였고, 오직 항소운만이 암흑 공간을 통해 그 장면을 꿰뚫어 볼 수 있었다.
“저자는 사도(邪道)에 빠졌으니 반드시 죽여야겠는걸. 그냥 살려뒀다간 큰 후환이 되겠어.”
항소운이 놀라 소리치며 다시 백범을 향해 공격을 시작했다.
자줏빛 천둥의 힘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면서 마치 천둥 번개가 내리치듯 칼을 휘두르며 반드시 백범을 죽이겠다는 의지로 불타올랐다.
그렇지만 마령검의 영혼을 흡수한 지금의 백범은 너무 강했다. 그는 쉴 새 없이 검을 휘두르며 항소운의 공격을 막아냈고, 검망까지 베어버리는 바람에 도의(刀意)로도 그를 감당할 수 없었다.
“꼬마야, 아주 강한 영혼을 지녔구나. 이 마령에게 네 영혼을 바친다면, 천하에 두려울 것이 없도록 강한 힘을 주마!”
백범이 말했다.
예상대로 백범은 마령에게 조종을 당하고 있었다.
“흥, 마령은 영혼의 욕망을 갉아먹고 사는 것일 뿐인데, 내 영혼을 바치면 네 하수인밖에 더 되겠어? 차라리 내게 승복해서 날 수호하는 마령이 되는 건 어때!”
항소운이 거칠게 욕을 퍼부었다.
“건방진 놈이군!”
백범이 콧방귀를 뀌며 무서운 힘으로 마령검을 휘두르자 항소운은 피를 토하며 날아갔다.
입고 있던 왕급 갑옷마저 갈라지고 말았다.
마령검은 왕급 무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이제 네 영혼을 갉아먹고 나면, 내 말에 복종할 수밖에 없을 거다!”
백범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항소운을 죽이기 위해 다시 빠르게 달려들었다.
“죽어라!”
그때, 정신을 차린 청죽진 원장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가 백범을 향해 치명적인 기습을 날렸다.
그는 반드시 백범을 죽이겠다는 일념으로 모든 힘을 폭발시켰다.
그러나 백범은 이미 예전의 그가 아니었으니, 원장의 공격은 무모한 행위였다.
백범이 자연스럽게 몸을 돌려 청죽수련원 원장의 공격을 받아내면서 원장의 공격은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다.
깜짝 놀란 원장은 백범이 달라졌다는 것을 눈치채고 재빨리 도망치려 했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감히 어딜 도망치려는 것이냐!”
백범이 귀신처럼 빠르게 지나가며 마령검을 휘두르자 아름다운 검망이 허공에 그려지면서 원장의 머리가 잘려나갔다.
청죽수련원의 사람들은 그 광경을 보고 놀라 혼비백산하였다.
“원, 원장 어른이 돌아가시다니! 저, 저놈은 마귀다!”
“어떻게 갑자기 강해진 거지? 이젠 정말 끝났다. 어서 도망쳐! 여기 있다간 저놈한테 죽고 말 거라고!”
“도망치긴 뭘 도망쳐! 당연히 저놈과 싸워서 원장 어른의 복수를 해야지!”
“맞아. 저놈은 마귀에 홀려서 자기 사람까지 죽이는 놈이니, 다 같이 힘을 합쳐 저놈을 죽여야 해!”
청죽진 사람들은 서로 의견이 갈렸다. 겁나서 도망치자는 사람도 있었고, 그래도 맞서 싸워야 한다는 사람도 있어서 도통 단결이 되지 않았다.
이제는 홍랑채 도적들도 얼이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백범은 마귀에 홀려 자기 부하들까지 죽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들 안으로 돌아가자!”
둘째 두목 막말은 도적들이 오랫동안 기다리던 명령을 내렸다.
그들은 잇따라 후퇴를 하며 홍랑채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청죽진 주민들도 그들을 쫓고 싶은 마음이 없어 일부는 퇴각했고, 일부는 백범을 죽이기 위해 달려들었다.
“전부 물러나세요. 지금 싸우게 되면 목숨만 잃고 저놈의 힘만 더 세질 뿐이에요.”
항소운이 부상당한 몸을 일으키며 소리쳤다.
그러나 주민들은 그의 말을 듣지도 않고 그대로 돌진했다.
슈욱-
백범은 실력이 확연히 늘었을 뿐 아니라, 공격력까지 무서울 정도로 강해져서 검을 휘두를 때마다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통에 감히 그를 대적할 자가 없었다.
검에서 발산되는 힘은 무형의 영혼을 모조리 흡수하면서 한층 더 살기가 짙어지고 있었다.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든 청죽진 주민들은 필사적으로 후퇴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백범은 한 사람도 살려두지 않겠다는 듯 도망치는 사람들의 뒤를 쫓아가 잇달아 여러 명의 사람을 베어버렸다.
나용성이 검에 당하려는 순간, 갑자기 한줄기 지망(指芒: 손가락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 허공을 가르며 날아왔다.
이 빛의 공격목표는 당연히 백범이었다.
파강지!
이것은 항소운이 갖고 있는 3품 전투기술이었다.
손가락 하나로 화강경의 방어를 뚫고 그 안의 내장까지 공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강력한 공격도 백범이 가벼이 휘두르는 손바닥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다만 항소운의 공격 덕분에 나용성은 도망갈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마령검, 네 상대는 나다!”
항소운이 패왕전천도를 들고 성큼성큼 걸어가며 소리쳤다.
지금 이 순간, 몸 안의 용과 호랑이가 완벽한 기세를 드러내고 첫 번째와 두 번째 성진의 힘이 완전히 폭발하면서 자줏빛과 금빛 힘이 온몸을 감싸며 마치 왕이 강림한 듯 위엄이 넘쳐흘렀다.
“겨우 2품 화강경으로 왕의 기세를 만들어 내다니, 그래도 꽤 쓸 만한 녀석이구나!”
백범이 감탄한 눈으로 항소운을 보더니,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하나, 아직 실력이 약해서 내 시종이 될 수밖에 없겠어!”
검의 시종이란 인간이 노예가 되어 검을 주인으로 섬기는 것으로, 검이 인간의 마음을 조종하여 마도(魔道)에 빠지는 것을 의미했다.
이것은 백범의 현재 상태로, 그는 마령검의 시종이 되어버렸다.
“그래? 그럼 이제 내 실력 좀 보라고!”
항소운이 전천도를 하늘 높이 들어 올리자 자줏빛 천둥의 힘이 용솟음치면서 자줏빛 용이 뛰어오르는 것이었다.
이것은 패왕전천구도의 제1식인 청천벽력이었다.
우르르 쾅쾅!
칼을 휘두르자 갑자기 천둥소리가 울려 퍼지며 마치 실제와 같은 모습의 벼락이 백범을 향해 내리쳤다.
이것은 분명 천둥의 위력이었다. 그 안에는 도의가 완전히 녹아 있어 인간과 칼이 하나가 되고 칼의 힘이 천둥으로 들어가 하늘에서 벼락이 내리친 것이었다.
백범은 눈을 가늘게 뜨고 천둥의 힘을 잡아보려 했으나, 어찌 인간의 눈으로 그토록 빠른 벼락을 잡을 수 있단 말인가?
더군다나 그는 아직 정점에 오른 마령이 아니라서 이번 공격은 맞서는 게 아니라 피하는 게 상책이었다.
무모하게도 백범은 마령검을 휘둘러서 맞서려고 했다.
그러나 음습한 살기는 천둥의 힘에 닿는 순간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천둥 번개는 계속해서 내리치고 있었다.
악!
백범은 벼락에 맞아 배에 구멍이 생기면서 살을 찢는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마령은 아픔을 느끼지 못해 백범만이 그 고통을 생생히 느끼고 있었다.
“죽어라!”
항소운은 기세가 절정에 달하여 쉴 새 없이 칼을 휘둘렀다.
백범이 다시 공격을 막아내려 하자, 갑자기 머릿속의 백범이 저항하기 시작했다.
‘마령, 난 이제 이 힘이 필요 없으니까 그냥 날 풀어줘. 난 네게서 벗어나고 싶다고!’
백범의 영혼이 발버둥 치는 바람에 마령검은 다시 힘을 모으지 못했고 그 틈에 항소운은 칼을 휘둘렀다.
이번 공격으로 백범의 몸이 잘릴 뻔했으나, 아쉽게도 성공하진 못했다.
“멍청한 놈 같으니라고. 본래 네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했건만 먼저 네 놈부터 거두고, 저 녀석을 처리해야겠구나!”
마령이 분노하여 욕을 퍼붓더니, 중상을 입은 백범을 도망치도록 조종하는 것이었다.
“거기 서!”
항소운은 그 뒤를 쫓아가려 했으나,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리는 바람에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
그는 걸음을 멈췄다. 팔이 계속 부들부들 떨리면서 자줏빛 힘이 터질 듯 요동을 치자 통증이 밀려오면서 식은땀이 흘렀다.
이것은 항소운이 무리하게 기술을 사용한 데 따른 부작용이었다.
그의 실력으로는 패왕전천구도의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 불가능했기에, 억지로 강행한 이유로 이런 참사가 벌어지고 만 것이다.
순간, 항소운은 자신의 몸에서 힘이 빠지면서 몸이 극도로 약해진 것을 느꼈다.
만일 백범이 지금 다시 돌아온다면, 그는 저항할 힘도 없이 당했을 것이다.
항소운은 칼을 땅에 꽂아 몸을 지탱하면서 성해건곤의 돌을 빠르게 분해시켜 힘을 보충하고는 단약을 삼켜 부상을 치료했다.
그는 홍랑채 도적들이 다시 공격해올까 봐 두려웠다. 이대로 라면 그는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죽은 목숨이었다.
따라서 반드시 빠른 시간 안에 상태를 회복시켜 자신을 지켜야 했다.
“우선 후퇴해야겠다!”
항소운이 숨을 고르며 퇴각하려 했으나, 걷기만 해도 다리가 후들거렸다.
이것은 무리해서 고급 전투기술을 사용한 후유증으로, 열흘이나 보름 동안 충분히 쉬어 주지 않는다면 영원히 회복이 불가능할 수도 있었다.
그나마 그의 몸이 강해지면서 이 정도로도 회복이 가능한 것이지, 다른 사람이었다면 한 달 이상 쉬어야 할 정도의 큰 부상이었다.
이때, 나용성이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
“항 아우, 괜찮은가?”
“아직은 견딜 만해요. 한데, 당분간은 움직이기 힘들 것 같아요.”
항소운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자, 내가 부축할 테니 같이 돌아가세.”
나용성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항소운은 나용성의 부축을 받으며 천천히 걸어갔다.
홍랑채 도적들은 다시 공격하러 나오지 않았고, 백범도 그저 청죽진 사람들의 후퇴를 그저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