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128
제128화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아?
“저런 맹랑한 놈이 있나. 너 거기 꼼짝 말고 있어!”
검은 도포의 남자가 소리쳤다.
항소운은 그들을 향해 중지를 치켜들며 욕을 하고는 다시 빠르게 도망치기 시작했다. 체력이 많이 소모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화염요수의 위협으로부터 거의 벗어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더욱 강력한 화염요수가 도사리고 있었고, 천지를 뒤덮을 정도로 대단한 기세를 지닌 화염은 더욱더 큰 공포로 다가오고 있었다.
항소운은 금사악 가죽을 뒤집어쓰고 쉴 새 없이 밀려드는 화염을 향해 쉬지 않고 칼을 휘둘렀다.
‘방패라도 사뒀으면, 이 고생은 안 할 텐데.’
그가 가진 금사악 가죽은 왕급 가죽이었는데, 갑옷으로 만들기도 전에 벌써 이렇게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수비가 길어지면 허점이 드러나는 것처럼, 화염요수 한 마리가 조용히 뒤쪽에서 나타나 기습적으로 덤벼드는 것이었다.
항소운은 전방을 살피느라 후방은 미처 방어하지 못하고, 그대로 상대에게 물리고 말았다. 화염요수의 입에서 뿜어져 나온 불의 힘이 강경을 깨뜨리더니 왕급 갑옷 위로 스며들었다.
“저리 비켜!”
항소운이 고함을 치며, 화염요수를 단칼에 베어버렸다.
이번에는 운이 나빴던지, 화염요수가 폭발하면서 그도 그 충격에 덩달아 피를 토하며 쓰러지고 말았다.
다른 놈들까지 쉴 새 없이 공격을 퍼붓자, 항소운은 급기야 허겁지겁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순간, 항소운의 시선이 멀지 않은 곳에 있던 두 사람에게 향하더니 냉소를 띠며 말했다.
“그럼 차라리 너희와 놀아야겠다!”
항소운은 두 사람이 있는 방향으로 달려가면서, 몸속의 하품 영약을 일부 분해해 빠르게 힘을 보충했다. 이것은 성해건곤만의 장점이었다.
순식간에 많은 영약을 흡수시키고 나자, 다시 경지를 높이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가 들면서 넘쳐나는 힘을 주체할 수 없었다.
“이놈 봐라. 감히 먼저 찾아오다니, 죽고 싶어 환장한 게로구나!”
검은 도포의 남자가 다가오는 항소운을 보며 큰소리로 외쳤다.
그는 곁에 있던 화염요수를 피하고는, 항소운을 향해 철쇄를 사정없이 휘둘렀다.
회색 도포의 남자는 그를 대신해 뒤쪽의 화염요수를 상대하면서, 뒤를 막아주었다.
두 사람은 운애성에서 어느 정도 유명한 고수들로, 특정 문파에 속하지 않고 홀로 수행하는 자들이었다. 이들은 적살쌍웅(赤煞雙雄)이라 불렸는데, 검은 도포가 적웅, 회색 도포는 살웅으로, 이 둘은 불의 힘을 수련하고 함께 협공 기술을 수련하면서 예사롭지 않은 힘을 드러냈다.
현재 항소운을 공격하는 자는 적웅으로, 그는 철쇄 공격에 능했다. 그가 철쇄를 휘두르자 뱀이 공격하듯 항소운을 향해 날카롭게 달려들었다.
항소운이 공격에 맞서지 않고 빠르게 몸을 피하자, 적웅의 공격은 항소운의 뒤에서 달려들던 화염요수의 몸에 꽂히고 말았다.
쿵!
화염요수는 철쇄에 정통으로 얻어맞고 그대로 폭발했다.
적웅은 미리 대비를 하고 있던 터라, 재빨리 철쇄를 거두어 보호막을 만들고는 폭발되어 나오는 힘을 전부 차단했다.
그때 갑자기 항소운이 옆에서 기습을 가해오더니, 천둥의 힘이 실린 전천도를 사납게 휘둘렀다.
“영감탱이, 이제 죽어라!”
항소운이 살기가 가득한 눈으로 소리쳤다.
“우리 형님은 건드릴 생각 마라!”
살웅이 크게 소리치며 삼지창을 들고 달려들었다.
삼지창에서 날카로운 세 줄기의 빛이 용솟음치며 항소운을 향해 달려들었다.
항소운은 전천도로 공격을 막아내면서, 일단 살웅의 공격에 따른 부상은 피할 수 있었다.
이때, 정신을 차린 적웅이 다시 철쇄를 휘두르며 살웅과 협공 기술을 펼쳤다.
적살쌍웅은 본래 8품 화강경 후기의 전투력을 지닌데다 협공 기술까지 더해지니, 9품 화강경 고수를 이기거나 죽일 수 있는 수준에까지 이를 수 있었다.
두 사람의 협공에 순간 당황한 항소운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가 적웅의 철쇄에 어깨를 맞고 말았다. 어깨가 화끈거리며 통증이 몰려오더니, 붉은 피가 스며 나왔다.
만일 화염요수가 옆에서 방해하지 않았다면, 그는 적웅에게 꼼짝없이 붙잡히고 말았을 상황이었다.
“빌어먹을 요수 같으니!”
적웅이 화가 잔뜩 나서 욕을 퍼부었다.
그들은 항소운을 붙잡아 죽이고 싶었으나, 끊임없이 몰려드는 화염요수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항소운의 상황도 마찬가지로 적살쌍웅과 화염요수 양쪽에서 압박을 받고 있어서 혼신의 힘을 다해 막아내는 게 급급한 실정이었다.
다만 항소운은 목숨을 건 극한의 상황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었다.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순간, 체내의 하품 영약이 수천 수백 개의 조각으로 분해되면서 영험한 힘이 빠른 속도로 퍼지자, 9대 성진이 동시에 폭발하면서 그 힘이 경맥을 따라 움직였고 혈도가 번쩍이면서 영약의 힘을 전부 흡수했다.
그때 적살쌍웅의 협공이 눈앞으로 다가왔고, 뒤쪽에서는 화염요수가 화염을 뿜으며 공격해 들어왔다. 앞뒤로 적들에게 둘러싸여 도저히 피할 수가 없었다.
“돌파하자!”
항소운이 모든 힘을 분출시키며 소리치자, 강경이 전부 깨어나면서 무서운 힘이 그를 중심으로 휘몰아쳤다.
항소운의 외침과 함께 몸 안의 기운이 전부 폭발하면서 용과 호랑이의 기세가 모습을 드러내며 사납게 울부짖기 시작했다. 어느 것 하나 두려운 것 없는 무적의 왕의 기세가 순식간에 사방에 휘몰아치면서 적살쌍웅과 화염요수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적웅은 강력한 위압감을 느끼며 놀랍다는 듯 소리쳤다.
쌍웅 역시 눈을 휘둥그레 뜨고 말했다.
“저자의 기세가 한층 강해진 걸 보니, 지금 경지를 돌파하려는 것 같아요! 어서, 저놈을 해치워야 합니다. 그냥 내버려 뒀다간 우리만 골치 아파져요!”
적살쌍웅이 항소운을 공격하려는 순간, 갑자기 화염요수 여러 마리가 그들을 공격했다. 그 덕분에 항소운은 적살쌍웅의 공격으로부터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다.
화염요수들은 항소운으로부터 요수 왕의 기운을 느끼자마자 두려움이 밀려와 더 공격하지 않고 오히려 적살쌍웅에게 공격의 화살을 돌렸다.
이로써 한숨 돌리게 된 항소운은 순조롭게 3품 화강경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
몸속에서 끊임없이 힘이 솟구치며 성진의 힘이 운행되자, 항소운은 자신이 훨씬 강해진 것을 느꼈다.
그가 단번에 경지를 돌파하면서 생겨난 힘은 같은 등급의 무인보다 수 배, 심지어 십여 배 정도 강했으니, 이 과정에서 영약이 많이 필요했다.
과거, 2품 화강경이던 그는 8품 화강경을 상대로 이겼으니, 이제는 9품 화강경은 물론 화강경의 정점에 오른 자와도 겨룰 만한 실력이 되었다.
이것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비범한 체질 덕분이었다.
항소운이 짧은 한숨을 내쉬더니, 만족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드디어 경지를 돌파했네. 그럼 새로운 힘의 위력을 한번 볼까!”
그러더니 그의 시선이 가까운 곳에 있던 화염요수에게로 향했다. 화염요수들은 복잡한 눈빛으로 항소운을 보며, 마치 인간족이 어떻게 요수 왕의 위엄을 발산하는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항소운이 아무렇게나 칼을 휘두르자, 검망의 위력이 예전보다 몇 배, 심지어 십여 배는 강해진 느낌이 들었다.
눈깜짝할 사이에 화염요수 여러 마리가 잘려 나갔다.
화염요수가 죽으며 폭발이 일어나자, 항소운의 몸에 다시 강경이 나타나면서 예전보다 훨씬 강해진 방어력으로 불의 힘을 전부 막아내는 것이었다.
“좋은걸. 생각대로 힘이 훨씬 강해졌어. 4품 화강경도 돌파하고 나면, 이곳의 고온도 겁낼 필요 없겠어. 하지만 지금은 한상석이 있으니까, 이걸로 충분해!”
항소운이 만족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이제 목표는 적살쌍웅이었다.
그들은 사방에서 몰려드는 화염요수와 아직도 싸우고 있었다. 물론 그들은 항소운이 경지를 돌파했다는 것을 깨닫고, 나름 방어를 하며 달아날 궁리를 하고 있었다.
조금 전 자신들이 협공으로도 이기지 못한 자가 이제 새로 경지까지 돌파했으니, 어떻게 이길 수 있단 말인가.
“어서 가자!”
항소운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적웅이 아우를 향해 소리쳤다.
“네놈들이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아?”
항소운이 옅은 웃음을 짓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그들 앞에 성큼 다가섰다.
그러더니 손에 쥔 전천도를 빠르게 휘두르는 것이었다.
광뇌참!
검망에는 도의가 실려 있지 않았으나, 오히려 자줏빛 천둥의 힘이 들어있어 마치 자연 상태에서 천둥의 힘이 휘몰아치듯 거센 위력을 드러냈다.
적살쌍웅은 도망칠 수도 없게 되자, 하는 수 없이 맞서 싸우기로 결심하고 동시에 협공을 펼쳤다.
곤일자월(困日刺月)!
적살쌍웅은 협공을 통해 자신들이 지닌 가장 강력한 공격을 펼쳤다.
이것은 진정한 왕급 전투기술이자 그들이 가진 유일한 기술로, 수없이 많은 강자들을 죽이는 데 사용된 바 있었다.
적웅이 철쇄로 겹겹이 원을 만들어내더니 수십 미터에 이르는 사방을 완전히 에워쌌고, 살웅의 삼지창이 그 안을 찌르고 들어가며 순식간에 십여 차례를 찌르는 것이었다. 삼지창을 찌를 때마다 세 배에 가까운 힘이 일어나 무서운 위력을 드러냈다.
이 공격은 해와 달 즉 세상 만물을 가둬 성진의 위력을 깨뜨리는 것이었다.
우르르 쾅쾅!
두 기술이 서로 부딪치며 힘을 발휘하자, 잇따라 격렬한 불꽃이 일어났다.
주변에 있던 화염요수들은 그 기운에 놀라 뒷걸음을 치며, 쉽사리 덤벼들질 못했다.
항소운도 곧바로 적살쌍웅의 공격에 갇히고 말았다.
“하하, 경지 좀 돌파했다고 우리를 이길 거로 생각했다면 그건 오산이다! 그럼 죽어라!”
적웅이 큰 소리로 웃더니, 빠르게 철쇄를 거둬들이며 항소운을 죽이려 달려들었다.
살웅도 재빨리 항소운의 퇴로를 막으며, 반격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내가 너희를 얕잡아보긴 했지만, 그래도 어차피 죽는 건 네놈들이야!”
항소운이 소리치자 용과 호랑이의 기세가 포효를 하더니 자줏빛 뼈의 힘이 폭발하면서 천둥을 만들어냈고, 그 결과 힘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적살쌍웅을 향해 맹렬한 공격을 퍼부었다.
청천벽력!
항소운이 필살의 일격을 가하자, 그의 모습이 천둥으로 바뀌면서 신도합일된 칼날이 적살쌍웅을 향해 맹렬하게 달려들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하늘도 감응했는지 갑자기 먹구름이 짙게 깔리더니 하늘에서 벼락이 내리치기 시작했다.
벼락은 항소운을 향해 떨어졌는데, 놀랍게도 그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고 오히려 그의 몸에 흡수되면서 자줏빛 뼈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러자 자줏빛 천둥의 힘이 폭발하면서 전천도에서 놀라울 정도로 강한 힘이 뿜어져 나오는 것이었다.
우르르 쾅쾅!
항소운은 완전히 광분했고 몸으로 스며든 힘은 더욱 미친 듯이 날뛰는 바람에 그 힘을 전부 폭발시킬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 자신도 이 힘과 함께 폭발할 것이 뻔했다.
그가 미친 듯이 칼을 휘두르자 거대한 자줏빛의 검망이 주변을 휩쓸면서 수십 미터에 이르는 칼자국이 생겨났다. 미처 도망치지 못한 화염요수들은 영문도 모른 채 잘려 나갔으니, 적살쌍웅이 느낄 공포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