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135
제135화 내가 바보였군
그가 억제해서 이 정도지, 그렇지 않았으면 계속 경지가 높아졌을 것이다.
물론 그는 자신의 실력이 빨리 향상되길 바랐지만, 그래도 이성적으로 상황을 판단했다. 만일 계속 경지가 높아진다면, 기본기에 적지 않는 충격이 가해질 수 있어서 반드시 힘을 억제해야 했다.
힘이 억제되는 과정을 통해, 특별한 힘이 들어있지 않던 성진들이 수확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경맥과 오장육부, 골격 등이 새롭게 다듬어지면서 그의 체질이 더욱 강하게 변화했다.
어쨌든 운지염은 예사롭지 않은 녀석이었다. 녀석의 힘이 몸 전체를 훑고 지나가자 많은 불순물이 불의 힘으로 깨끗이 씻겨나가면서 몸이 한층 가벼워졌다.
항소운은 지금 새로운 힘이 가져온 쾌감을 만끽하느라, 몸속 상황을 살필 겨를이 없었다.
그는 넘쳐흐르는 힘을 주체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손바닥으로 바위를 깨고 발로 강물도 끊어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런 기분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황홀했다. 왕급 무인과도 충분히 싸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마저 들었다.
항소운이 쉴 새 없이 손발을 휘젓자, 용암이 그의 움직임에 따라 쉼 없이 넘실거렸다.
“여기선 움직이기가 불편하네. 아무래도 밖으로 나가서 열심히 수련해야겠어!”
항소운이 웃으며 혼잣말을 하더니, 잠시 후 작은 소리로 외쳤다.
“염아, 나와!”
그가 손바닥을 펼치자 갑자기 그 위에 선홍빛의 불꽃이 나타났다.
불꽃이 폴짝폴짝 뛰어다녔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신기해 보였다.
이 불꽃은 항소운과 하나가 된 천년 지심화, 바로 운지염이었다.
“처음이라 적응이 안 되지? 괜찮아. 너도 금방 나와 있는 것을 좋아하게 될 거야!”
항소운이 손바닥의 운지염을 보며 웃었다.
운지염은 보통의 불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지만, 항소운은 운지염이 보통의 불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지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때, 항소운의 몸 주위로 강경이 나타났다. 이것은 운지염이 만들어낸 강경이었다.
강경이 나타나자 항소운도 드디어 사람 가죽을 벗었다.
그는 운지염이 용암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과연, 운지염은 이곳의 지배자다웠다.
운지염이 만들어낸 강경은 용암을 막아내면서 항소운을 완벽히 지켜냈다.
그러자 항소운이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이젠 내 힘으로 여기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겠어.”
그는 운지염과 완벽하게 마음이 통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근처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약왕이 있었다. 이것 덕분에 운지염이 자라날 수 있었다.
이것은 운지염을 받아들이면서 알게 된 몇 가지 사실이었다. 그는 약왕을 보며 눈을 반짝였다.
“이건 보통의 약왕이 아니라, 세상에 몇 없다는 희귀한 약왕이야! 이건 내가 가져야겠다!”
이것은 열염화(烈炎花)였다!
이 꽃은 용암에서 생장하는 기이한 식물이었다. 흔히 볼 수 식물로 열염화는 용암의 고온을 견디고 불의 힘을 흡수하며 자라났다.
이 꽃은 불꽃처럼 약동하며 불타고 있었다. 용암같은 극한 환경 속에서는 열염화와 불꽃의 차이를 여간 분간하기 힘들었다.
열염화는 줄기와 잎, 꽃잎이 전부 불처럼 붉은색을 띠고 있었다. 다른 색은 전혀 섞여 있지 않았다. 특히 스스로 꽃잎을 열고 닫을 때마다 화력을 내뿜고 흡수하는 것처럼 보여 생생히 살아있는 것 같았다.
사실 운지염은 열염화의 꽃잎에서 응집되어 형성된 생명체였다.
열염화는 진정한 최상급 약왕이라 뛰어난 효용을 지녔다. 특히 불의 힘을 수련하는 자가 이 꽃을 갖게 되면, 힘이 큰 폭으로 증가할 뿐만 아니라 불의 힘에 더욱 친근한 체질로 바뀌어 힘을 빠르게 흡수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절정의 왕은 이 꽃을 이용해 인황의 경지에 오를 수도 있었다.
따라서 불의 힘을 수련하는 왕들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꽃이라 할 수 있었다.
항소운은 일찍이 7품 문파에 있으면서 많은 약왕을 접했으나, 열염화는 처음이었다. 이 점만 보더라도 열염화가 얼마나 대단한 가치를 지녔는지 알 수 있었다.
열염화에 다른 약왕까지 배합해서 최상급 왕액(王液)을 만들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혜택을 받을 수도 있었다.
항소운은 열염화를 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누구나 이런 최상급 약왕을 발견하게 되면, 절로 웃음꽃이 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이제 성해건곤의 면적은 삼십 평 정도나 되는군. 예전보다 훨씬 커져서 많은 물건을 수용할 수 있으니까, 열염화를 넣는 것도 문제가 없겠지. 중요한 건 열염화의 화력을 견딜 수 있는 그릇이 없다는 거야. 게다가 불꽃을 떠나게 되면, 점차 약성을 잃다가 완전히 소멸하고 말 텐데, 그러니 용암을 조금이라도 넣어야겠어. 그래야 열염화가 생명력을 계속 유지해서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지.’
항소운은 이런 생각에 잠겼다.
다만 그는 성해건곤이 용암의 화력과 고온을 견뎌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만일 성해건곤이 타버리기라도 한다면 어쩐단 말인가.
한참을 고민하던 그는 갑자기 자신의 이마를 탁 치며 말했다.
“이그, 내가 바보였네. 내 몸은 이미 운지염과 동화가 되고, 운지염의 힘으로 성해건곤의 면적이 넓어지면서 불에 저항하는 능력까지 생겼으니 용암과 열염화를 넣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잖아!”
항소운은 바로 세 평 정도의 공간을 열어 열염화와 근처의 용암을 모조리 그 안으로 집어넣었다.
용암과 열염화가 몸속으로 들어오자, 단지 조그마한 온기가 느껴질 뿐 성해건곤에는 아무런 피해도 없었다.
“하하, 이제 호살금련에다 열염화까지 얻었으니, 금방 인황에 오를 수 있겠다!”
항소운이 환히 웃으며 말했다.
보통의 약초는 그에 눈에 들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달랐다. 세상에 보기 드문 두 물건이 자신의 손에 들어왔으니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게다가 현재 그의 실력은 단번에 7품 화강경에 올랐다. 평소 품급을 뛰어넘는 전투력을 보이던 그가 이젠 어느 정도까지 전투력이 향상되었을지 스스로 궁금하기도 했다.
항소운은 당장이라도 밖으로 나가 왕과 겨뤄보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냐, 아직 조급하게 행동해선 안 돼. 불의 힘은 가졌지만, 아직 그 힘을 이용한 전투기술은 수련한 적이 없잖아. 그러니 다시 내실을 단단히 다진 후에 도전해도 늦지 않아.
게다가 왕은 하늘을 날 수 있는데, 나만 날 수 없는 상황에서 싸우게 되면 크게 당할 게 뻔해. 그러니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열심히 준비해야겠어.’
항소운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다시 자신을 향상시키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실력이 아닌, 전투기술과 전투력을 향상시킬 계획이었다.
먼저 불의 힘을 이용한 전투기술을 수련해야 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전부 4품 이상의 전투기술만 있었으나, 예전에는 실력이 부족해서 수련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전투력도 향상됐으니 왕급 기술의 위력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다.
머릿속의 기억을 살피자, 4품 전투기술이 한 무더기가 나왔다. 안타깝게도 전부 가장 낮은 수준의 것들이라 기억 속에서 잊힌 듯했다.
다행히 그는 남들보다 뛰어난 기억력을 지니고 있어서 잠시 기억을 들춰보자, 전투기술들이 전부 기억나기 시작했다.
“전문적으로 불의 힘을 수련할 수 있는 4품 전투기술은 열혼창결(烈渾槍訣), 화랑첩참도결(火浪疊斬刀訣), 환양칠검(還陽七檢)……. 다 좋은 것들이네. 한데, 난 도의를 깨달았고 앞으로 더 깊이 연구할 생각인데다 전천도는 천둥과 금의 두 가지 힘을 주로 사용해서, 불의 힘을 사용하는 도법은 별로 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아.”
항소운이 혼잣말을 하더니, 잠시 후 갑자기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거다! 열양칠조(裂陽七爪)! 이런 4품의 최상급 조공(爪功)은 위력이 엄청나지. 거기다 운지염의 공격까지 더해지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질 거야.”
항소운은 서둘러 열양칠조의 구결을 찾아 조용히 읊기 시작했다.
열양칠조는 각각 열철식, 열은식, 열금식, 열옥식, 열지식, 열월식, 열양식으로 이루어졌다.
열철식(裂鐵式)은 조력(爪力: 꽉 잡는 힘)을 집중시켜 강철과 같은 조망(爪芒)을 뿜어내니, 바위와 철기를 부술 수 있다.
열은식(裂銀式)은 손가락이 은회색으로 변해 은색 무기가 되었다. 일반 무기 중엔 대적할 것이 없고 상대를 찢어버릴 수도 있다.
열금식(裂金式)은 손가락의 힘이 금석보다 강하여, 제아무리 견고한 물건이라 해도 부술 수 있다.
열옥식(裂玉式)은 금을 분해하고 옥을 자를 수 있으니, 어떤 무기로도 그 위력을 당해낼 수 없다.
열지식(裂地式)은 손가락으로 움켜쥐면 땅이 갈라져 강이 되는 천재지변의 위력을 발휘했다.
열월식(裂月式)은 가장 높은 수준의 조공으로, 손가락으로 움켜쥐면 하늘의 달도 부술 정도의 위력을 지녔다.
열양식(裂陽式)은 달을 찢고 해를 부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파괴력을 발휘했다.
항소운은 열양칠조에 대해 매우 만족해하면서, 조용히 수련하기 시작했다.
지법(指法)이나 조공은 특히 지골(指骨)이 중요했다. 손가락의 뼈, 즉 지골이 충분히 강하지 않으면 지법이나 조공도 제 위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항소운은 자신의 몸 상태가 열양칠조를 충분히 수련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제1식 열철식부터 차근차근 수련해나가면서, 모든 동작을 꽤 완벽하게 구현하고 있었다.
그는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결국 어떤 기술을 수련하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야 했고, 특히 고급 전투기술의 경우는 더욱 그러했다.
기본기가 단단해야만, 전투 중 기술을 훨씬 잘 운영할 수 있었다.
이곳은 온통 용암이라, 쉽게 수련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으나 그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쉬지 않고 손가락을 휘둘렀다.
처음에는 손가락에 힘을 집중하는 것이 서툴렀으나, 쉼 없는 수련을 거치면서 그럴듯한 자세를 갖추게 되었다.
항소운은 타고난 수련의 재능이 뛰어난지라, 핵심을 파악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차츰 그는 제1식의 동작을 완성해가고 있었다.
그렇게 한 달이란 시간이 훌쩍 흘렀다. 놀랍게도 화염산의 화염은 소리 없이 줄어들고 있었다.
근처에 있던 사람들은 이런 변화를 눈치채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며칠 전만 해도 화력이 많이 줄어든 걸 느끼기는 했는데, 이젠 아예 사라졌잖아!”
“혹시 누가 천년 지심화를 얻은 것 아냐? 그렇지 않으면 이런 일이 생길 리가 없잖아.”
“그럴 가능성도 있어. 진짜 누군가 성공한 건가? 그런데 왜 아무런 기척이나 어떤 동정도 없었지?”
“우리 그러지 말고 빨리 가보자. 지금 이 정도 화력이면, 분화구에 가까이 갈 수 있을 거야.”
“아무래도 그냥 있는 게 낫겠어. 그쪽에는 지금 화염요수가 날뛰고 있어서, 가봤자 위험하기만 할 거야.”
화염산 근처에 있던 사람 중에는 재능이 뛰어나고 담력이 대단한 자들도 있었다. 그들은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분화구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