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166
제166화 왜 그렇게 무리를 하니?
그가 모든 힘을 전부 최대로 끌어올려 자줏빛 뼈의 힘을 완전히 폭발시키자, 자줏빛과 금빛이 어우러진 방어막이 형성되었다. 그리고 강경을 응집시켜 만든 백호의 날개를 쉴 새 없이 흔들었다.
백호지익.
즉 백호의 날개는 하늘을 날게 할뿐 아니라, 공격과 방어까지 가능하게 했다.
항소운은 이번 기회에 백호지익의 이 두 가지 능력을 단련하기로 했다.
양 날개 위로 금빛 살기가 일어나 두 번째 성진에 있던 백호의 정기가 깨어났다. 정기는 백호의 형상으로 사납게 포효하면서 양 날개가 살아있는 듯 쉴 새 없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가 명혼 공간을 통해 사방에서 밀려오는 공격을 꿰뚫어 보자, 백호지익이 예리한 칼날처럼 진법의 공격을 쉬지 않고 막아냈다.
우르르 쾅쾅!
그러나 백호지익도 진법의 힘을 견디긴 벅찼던지, 몸의 상처는 쉴 새 없이 늘어만 갔다.
몇 차례 진통 끝에 드디어 백호지익이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백호의 살기가 스며들자, 양 날개가 활기를 띠면서 왕급 무기조차 뚫을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해져 사방에서 몰려드는 진법의 힘을 거의 모두 막아냈다.
상황은 한결 나아졌으나, 아직 방심할 수 없었다. 모든 힘을 백호지익으로 집중시키자, 마치 날개가 몸의 일부분이 된 것처럼 자유롭게 날갯짓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반 시진이 흘렀다. 당장이라도 이 극한을 뚫고 이곳에서 나가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가 밀려왔다.
진법의 공격은 그런대로 버틸 수 있었다. 그러나 그전에 입은 부상이 너무 큰 데다 백호지익을 계속 사용하게 되면 힘의 소모가 너무 커서 더는 버티기 힘들다는 게 느껴졌다.
그가 밖으로 뛰쳐나오자, 수많은 시선이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제2극한실까지 통과하다니, 대체 어떻게 된 거지?”
“그렇다면 저 녀석의 전투력은 3품, 아니 4품 비천경의 수준이란 건데.”
“정말 요물이 틀림없군. 드디어 섬전자도 적수를 만난 거야.”
“그러게 말일세. 겨우 8품 화강경인 것 같은데, 정말 대단한 전투력이야.”
왕급 무인들은 항소운이 먼저 제1극한실을 통과한 것을 알고, 그가 과연 두 번째 관문도 통과할 수 있을지 궁금해하며 그 앞을 지키고 있었다.
그렇게 반 시진을 기다리고 항소운이 상처투성이가 된 몸을 이끌고 밖으로 나오자, 항소운이 이번 관문도 통과했음을 확인한 것이다.
제2극한실을 지키고 있던 장로가 다가와 치료 단약을 건네며 말했다.
“아주 잘했다. 우선 상처부터 치료하면서 쉬도록 해라. 공헌치는 잠시 후에 주마.”
항소운은 단약을 단숨에 꿀꺽 삼키고는 근처에 앉아 단약을 흡수시키기 시작했다.
장로가 준 단약은 효능이 아주 뛰어난 단약이긴 했지만, 부상을 치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체내에 본래 가지고 있던 약 기운이 중상의 충격으로 터져 나오며 상처로 스며들자 회복 속도가 훨씬 빨라졌다.
최근 2년간 그는 무공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어린 시절 단련했던 약 기운을 억제하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일부는 소모되었고, 또 일부는 깊숙이 스며드는 바람에 더욱 강력한 방법을 통해 뼛속까지 스며든 약 기운을 끄집어내야 했다.
그런 의미에서 제2극한실 진법의 힘은 그가 감당할 수 있는 힘의 범위를 훌쩍 뛰어넘는 것이었다. 그 강력한 힘에 의해 체내에 있던 약 기운이 다시 활성화되었다.
다만 약 기운은 대부분 부상을 치료하는 데 사용돼서, 무공을 높이는 데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항소운은 지금 약 기운보다 백호지익의 위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는 이번 경험을 통해 백호지익의 무서운 위력을 새삼 깨달았다. 백호지익은 비행 능력뿐만 아니라, 공격 무기로도 손색이 없었다.
한 시진이 흐른 뒤.
몸이 많이 회복되고 힘도 보충이 되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항소운은 놀랍게도 다시 제2극한실로 향했다.
그러자 장로가 그를 막아서며 말했다.
“아직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도 않았는데, 무리하지 말거라. 게다가 이곳은 이미 통과하지 않았더냐.”
장로는 노파심에서 이렇게 일렀다. 무리해서 도전하면 부상만 심해질 뿐, 자칫 잘못해서 고질병이라도 얻게 되면 득보다 실이 컸다.
항소운이 장로에게 공수를 하며 말했다.
“대인, 걱정 마세요. 분명 해낼 수 있으니까요.”
항소운의 완강한 태도에 장로도 더는 막지 않고 그를 들여보냈다.
그 후, 항소운은 또 반 시진을 버틴 후 밖으로 나왔다.
이번에는 그리 부상이 심하지 않았으나, 처음과 마찬가지로 많은 힘이 소모되는 바람에 힘이 거의 바닥나고 말았다.
항소운은 밖에서 잠시 스스로 부상을 치료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제2극한실로 들어갔고, 이번에는 한 시진을 버틴 후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장로도 몹시 놀라워하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줄곧 자리를 지키던 왕급 무인들 역시 깜짝 놀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제2극한실을 세 번이나 드나들다니, 거기는 항소운의 개인 수련장소나 다름없었다.
최근 극한실은 어느 때보다 사람들로 넘쳤다.
극한에 도전하는 사람 숫자가 늘어난 게 아니라, 죽기를 각오한 수련광들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첫 번째는 하류휘였다. 그는 이제 막 9품 성력경이 된 소년이었으나, 뜻밖에도 화강경급 극한실에 도전했다.
과거에도 이런 자가 없지는 않았지만, 듣도 보도 못한 녀석이 나름 무모한 도전에 나선 것이다. 결국 극한을 성공적으로 돌파하자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졌다.
게다가 7일 동안 이 극한실을 일곱 차례나 드나들면서 단숨에 화강경에 오르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하류휘는 그 후 다음 관문에 도전하여 단번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어느 선대 장로의 눈에 들게 되면서 그의 직전제자가 되었다.
이렇게 해서 하류휘는 운애각에서 널리 명성을 알리게 되었다.
하류휘의 스승이 된 장로는 오랫동안 은둔을 하던 선대 인물로, 무공이 아주 뛰어났다. 이런 자를 스승으로 모시게 됐으니, 하류휘의 앞날은 탄탄대로였다.
사람들의 주목을 끈 또 다른 인물은 다름 아닌 육소청이었다. 그녀 역시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극한에 도전해 성공적으로 돌파했다.
그런데 그 과정 중에 그녀의 머리카락이 푸른색으로 바뀌어 버렸고, 스스로도 자신의 모습에 당황하고 말았다.
그녀는 머리 색이 변한 후 갑자기 몸 안에 어떤 물질이 생겨나더니, 극한을 돌파할 때 생긴 부상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회복되는 것을 느꼈다.
이 일은 운애각의 고위급에게까지 알려져 그녀는 바로 부름을 받았다.
육소청의 몸에는 특별한 피가 흐르고 있는데 사실 이 피는 천성적으로 타고난 것이었다. 오래전 선조들로부터 이어진 것으로 목(木)의 힘과 친밀하고 상처를 빠르게 치료하는 기능을 한다는 게 이번 수련의 결과를 통해 알려졌다.
이러한 잠재력이 알려지자 그녀 역시 고위급의 눈에 들게 되었다. 여러 장로가 제자로 삼겠다고 나섰으나 결국 선대 부각주가 그녀의 스승이 되었다.
이렇게 하류휘와 육소청은 보름 만에 신분이 확 바뀌면서 많은 제자의 부러움과 질투의 대상이 되었다.
반면, 선천적인 재능이 부족했던 왕진천은 그들만큼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그래도 두 사람을 조금도 질투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이 잘된 것을 진심으로 기뻐하며 묵묵히 수련에 매진했다.
왕진천의 스승인 자장하는 혼자 힘으로 비천경에 오르면서 운애각으로부터 많은 격려와 지원을 받게 되었다. 서른 살 남짓의 나이에 비천경에 오른 경우는 이곳에서도 극히 드문 터라, 이 일로 각 내가 떠들썩했다.
자장하는 독립된 장로원을 갖게 되었고 부각주 천욱의 깊은 관심을 받게 되었다. 왕진천도 자장하의 곁에 머물며 수련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항소운과 관련된 사람들이 잇따라 좋은 기회를 만나게 되었다. 다만 그들이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지는 각자의 노력에 달려있었다.
그리고 이보다 훨씬 놀라운 일이 고위층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건 바로 항소운이 화강경의 경지로 비천경의 극한실을 돌파한 사건이었다.
화강경의 실력으로 비천경 극한실을 뛰어넘는 것은 성력경이 화강경 극한실에 도전하는 것보다 훨씬 난이도가 높았다. 무공이 높아질수록 품급 간의 간극은 더욱 벌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통 사람은 화강경으로 비천경에 도전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항소운이 전투 왕의 실력을 지녔다는 것은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 되었다. 그가 왕급 극한실 중 제1관문을 돌파한 것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지만, 보름 만에 제2관문과 제3관문까지 돌파했으니 그건 유례가 없는 일이라 그저 다들 놀라워할 따름이었다.
항소운은 일전에 섬전맹과 싸워 이긴 일로 운애각을 한 차례 떠들썩하게 만든 바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왕급 극한실에 도전하여 성공시켰고, 그 일로 인해 운애각의 고위층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수많은 장로가 놀랄 만한 업적을 세운 소년이 대체 어떤 사람인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친히 나서려 했다.
다만 금황이 항소운의 수련을 방해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리자, 장로들은 안달이 난 마음을 삭일 수밖에 없었다.
이날, 항소운은 중상을 당한 몸을 이끌고 자신의 별원으로 돌아왔는데 그 몰골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처참했다.
앞의 두 관문은 하루 만에 성공했으나, 세 번째 관문은 돌파하는데 거의 보름이란 시간을 소비했다. 그렇지만 고통과 기회는 함께 간다는 얘기처럼 엄청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실력을 크게 발전시킨 것 외에도 전투력의 단련과 힘을 제어하는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다.
‘세 번째 관문은 정말 말도 안 되게 힘들었어. 4품 비천경은 돼야 통과할 수 있는 수준이니까. 명혼 공간이 없었다면 나도 실패했겠지.’
그는 몸서리를 치며 세 번째 관문에서 겪었던 일을 생각했다.
제3극한실은 환진(幻陣: 환상을 일으키는 진법)에 의해 만들어진 곳이었다. 눈을 현혹하고 영혼을 교란했다. 거기에다가 3품 이상의 왕급 목우(木偶: 나무로 만든 사람 형상)까지 가세하여 공격을 퍼부으니 도전자로서는 죽을 맛이었다.
따라서 보통 도전자들은 환각에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가 왕급 목우의 공격에 여지없이 당하고 말았다. 설령 4, 5품의 비천경 무인이라 해도 감당하기 힘들었다.
항소운은 명혼 공간을 이용해 세 번째 관문의 허실을 파악하면서 가까스로 돌파할 수 있었다.
그러나 목우의 가차 없는 공격은 그도 당해낼 재간이 없어 흠씬 두들겨 맞고 겨우 살아나온 것이다.
항소운은 실력 향상에만 관심이 있지 극한실을 통과하고 받는 공헌치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는 이를 돌아오자마자 바로 용휘에게 맡겼다.
항소운이 부상당한 몸을 회복시키려 할 때, 누군가 별원에 조용히 나타났다.
“누님, 무슨 일로 오셨어요?”
그가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갑자기 나타난 사람은 다름 아닌 금황 획쟁이었다.
순간, 그녀의 단아한 얼굴에 수심이 가득 차더니 안쓰럽다는 듯 말했다.
“왜 무리하고 그래? 그러다 진짜 죽으면 어쩌려고. 어서 단약부터 먹고 상처부터 치료하자.”
획쟁이 고급 단약을 건네자, 그도 사양하지 않고 바로 꿀꺽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