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177
제177화 저건 뭐지?
양장민은 의문이 생겼으나, 지금은 토석지심을 찾는 일이 급한지라 다른 것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식인족의 족묘로 들어가자, 좌우 양쪽에 백골이 수도 없이 쌓여있었다. 요수 뼈와 사람 뼈에서 붉은 피가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고 바로 위쪽의 제단에는 해골이 잔뜩 놓여있어 소름이 쫙 끼쳤다.
항소운과 양장민은 담력이 센 자들이었으나, 이런 상황에서는 저절로 다리가 후들거렸다.
“제단 위에 토석지심이 있어요!”
곧바로 정신을 차린 항소운이 제단의 정 중앙에 놓인 주먹만 한 크기의 노란 흙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노란 흙에서는 은은한 빛이 뿜어져 나와 제단을 황금빛으로 비추었었다. 흙의 힘이 족묘 전체를 감싸고 있었다.
항소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양장민이 다급히 뛰어갔다.
그가 손을 뻗어 토석지심을 잡으려는 순간, 항소운이 놀라 소리쳤다.
“양형, 조심해요!”
그러고는 바로 칼을 뽑아 들고 사정없이 휘둘렀다.
어느 틈엔가 제단 구석에서 여러 마리의 뱀이 나타나 달려들기 시작했다.
이들 역시 짙은 흉강의 기운을 내뿜으며, 피를 갈구하듯 입을 쩍 벌린 채 양장민을 에워쌌다.
재빨리 상황을 파악한 양장민은 바로 흙의 힘을 일으켜 자신을 단단히 방어했다.
뱀들이 양장민에게 달려드는 순간, 항소운의 검망이 번쩍였다.
깡깡!
뱀들은 겉모습과 달리, 방어력이 예사롭지 않았다.
항소운이 전력을 다해 공격했어도 그저 이들을 날려 보내는 데 그쳤을 뿐 바로 죽이지 못했다.
항소운이 이들과 싸우고 있을 때, 양장민이 다시 손을 뻗어 토석지심을 품에 넣었다.
“가자!”
양장민이 항소운을 향해 소리치더니,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온몸이 황갈색으로 뒤덮인 뱀 한 마리가 날아와 양장민을 물어뜯었다.
양장민은 강력한 방어력과 갑옷으로 자신을 지키고 있었으나, 황갈색 뱀은 여느 뱀들과 달리 이빨이 매우 날카로웠다. 이내 양장민의 방어과 갑옷을 동시에 뚫더니 그의 몸을 물어뜯었다.
으아악!
양장민은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손바닥으로 뱀을 내리쳤다.
황갈색 뱀은 감지력이 있는 것처럼 그의 일격을 단숨에 피하더니 또 다른 부위를 물어뜯으려는 듯 입을 쩍 벌렸다.
그 광경을 본 항소운이 그 옆으로 다가가, 자줏빛 천둥의 힘이 실린 칼을 휘두르자 포악한 천둥의 힘이 황갈색 뱀을 향해 달려들었다.
청천벽력!
항소운이 전력을 다해 일격을 가하자, 족묘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항소운은 칼을 거둬들인 후, 황갈색 뱀이 죽었는지 신경 쓸 틈도 없이 바로 양장민을 끌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는 흉폭의 영혼을 통해 늙은 식인왕이 되돌아오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과연 두 사람이 족묘 밖으로 나오자, 늙은 식인왕의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큰일났다!’
항소운은 있는 힘을 다해 비밀통로 쪽으로 뛰어갔다.
그러나 그의 속도가 아무리 빠르다 한들, 늙은 식인왕의 공격을 피할 수는 없었다. 순간, 아주 강력한 힘이 날아오더니 그대로 출구를 폭발시켰다.
우르르 쾅쾅!
출구가 파괴되자 두 사람은 더 이상 비밀통로로 도망칠 수가 없었다.
항소운은 하는 수 없이 양장민을 데리고 다른 방향으로 빠르게 도망쳤다.
그걸 본 늙은 식인왕은 공중에서 땅으로 돌진하며 두 사람을 향해 달려들었다.
식인왕은 왕급 후기의 존재였으니, 그 속도는 가히 무서울 정도였다.
‘흉폭, 저놈을 죽여!’
항소운이 아무리 빨리 달린다 해도, 상대를 도저히 떨어뜨릴 수 없었으니 최후의 수를 쓸 수밖에 없었다.
그는 흉폭에게 명령을 내리고, 모든 힘을 최대로 끌어올려 방어력을 강화했다.
항소운은 부상당한 양장민을 보호하며 식인왕의 공격을 등으로 막아냈다.
쿵!
항소운과 양장민은 그 충격으로 땅에 박히면서 거대한 구덩이가 깊게 파였다.
늙은 식인왕이 다시 공격하려 하자, 갑자기 뒤에서 흉폭이 날아와 식인왕에게 전력으로 기습을 날렸다.
흉폭의 예상치 못한 공격에 늙은 식인왕은 등을 얻어맞고 땅으로 떨어져 선혈을 토해냈다.
늙은 식인왕의 실력은 흉폭보다 훨씬 뛰어났으나, 무방비 상태에서 당한 공격이라 부상이 가볍지 않았다.
흉폭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상대의 숨통을 끊어놓겠다는 듯 쉴 새 없이 공격을 퍼부었다.
그러나 상대의 실력은 가히 놀라워서, 흉폭에게 부상을 당한 순간 방어력을 일으키더니 그 후의 공격을 전부 막아내는 것이었다.
“흉폭, 이 버러지 같은 놈아!”
늙은 식인왕이 호통을 치며, 흉폭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나 사실 늙은 식인왕도 오장육부가 뒤틀리고 출혈이 일어나서, 공격이 절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한편, 양장민도 부상이 가볍지 않았다. 먼저 황갈색 뱀에게 물린데다, 늙은 식인왕의 공격의 여파로 항소운보다 심각한 상태였다.
두 사람은 서로를 부축하면서, 죽을힘을 다해 도망치고 있었다.
양장민은 영약과 치료 단약을 삼키며 힘겹게 목숨을 부지하고 있었다.
항소운도 체내의 성해건곤에서 치료 단약을 빠르게 분해해 가장 빠른 속도로 몸을 회복시켰다.
그는 싸움이 계속되면 결국 흉폭이 늙은 식인왕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빠르게 도망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흉폭이 늙은 식인왕의 공격에 당하고 있을 때, 항소운은 자신의 모든 힘을 끌어올려 백호의 날개를 만들어냈다.
“가요!”
항소운은 양장민을 잡고 상공으로 날아올랐다.
항소운이 두 번째 성진에 있던 백호의 정기를 불러일으키자 성진의 힘이 양 날개로 모이면서 왕급 무인도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비행 속도가 빨라졌다.
부상만 당하지 않았어도, 지금보다 훨씬 빠르게 날 수 있었을 것이었다.
위급한 상황이 닥치면 잠재력이 발휘된다더니, 결코 틀린 말이 아니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항소운은 체내에 축적했던 약력을 활성화할 수 있었다. 그 힘으로 부상 입은 오장육부를 차츰 회복시켰다. 거기에 영약까지 약효를 발휘하자 몸이 한결 나아졌다.
바로 그때, 늙은 식인왕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식인왕은 이미 흉폭을 처리하고, 그들을 쫓아오고 있었다.
‘젠장, 이렇게 빨리 쫓아오다니!’
항소운은 속으로 욕을 퍼붓고는 있는 힘을 다해 전속력으로 날아갔다.
역시 백호지익은 백호족의 천부적 재능답게 예사롭지 않았다. 항소운이 백호지익의 위력을 일부만 발휘했는데도, 놀라울 정도로 속도가 빨라졌다.
더군다나 식인왕도 부상당한 상태라서 항소운을 단숨에 쫓아오지는 못했다.
이때, 양장민이 항소운에게 말했다.
“그냥 날 내려놔. 더 이상 네게 짐이 될 순 없어!”
위급한 상황에서 이런 말을 하다니, 양장민은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꽤 괜찮은 사람이었다.
항소운은 그 말을 애써 못 들은 척하며 잠시도 쉬지 않고 전속력으로 날아갔다.
“인간족. 이제 죽어라!”
어느새 바짝 다가선 늙은 식인왕이 거대한 뼈 몽둥이를 휘두르자, 흉악한 표정의 식인 두상이 빠르게 뒤쫓아왔다.
항소운은 명혼 공간을 통해 엄청난 힘이 다가오는 것을 진작 느끼고 있었지만, 도무지 피할 방법이 없었다.
그는 명룡혼고의 힘을 일으켜 자신의 뇌를 보호함과 동시에 흉강의 기운이 자신과 양장민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저지했다. 공격을 받더라도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
우르르 쾅쾅!
항소운과 양장민은 늙은 식인왕의 공격을 받고, 땅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두 사람은 땅에 동시에 추락하며 연거푸 피를 토해냈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늙은 식인왕이 달려들었다. 그 순간 귀신처럼 빠른 몸놀림의 형체가 갑자기 나타나 식인왕을 향해 거대한 바위를 집어 던졌다.
위험을 감지한 식인왕은 뼈 몽둥이로 날아오는 바위를 산산조각 내버렸다.
그러나 바위를 부수기가 무섭게, 좌우 양쪽에서 더 많은 수의 바위가 쉴 새 없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거대한 바위틈으로 작은 형체가 쉬지 않고 날아다니는 것이 보였는데, 마치 유령처럼 도무지 잡을 수가 없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유령처럼 돌아다니는 이 형체가 늙은 식인왕과 적대적인 관계란 사실이었다.
항소운과 양장민은 그런 걸 따질 새도 없이, 누군가 식인왕을 막아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울 따름이었다. 두 사람은 이때를 틈타 재빨리 도망쳤다.
얼마나 달렸을까. 어느덧 힘이 바닥이 난 두 사람은 땅에 철퍼덕 넘어졌고, 제대로 일어서질 못했다.
다만 그 순간에도 지금 정신을 잃어선 안 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어서, 상처와 힘을 빨리 회복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항소운은 금황이 준 고급갑옷 덕분에 식인왕의 연이은 공격에도 버틸 수 있었다.
그는 체내의 수정과 영약을 전부 녹인 후 9대 성진을 운영하면서 아주 빠른 속도로 몸을 회복시켰다.
양장민도 더 숨김없이 자신만의 고유한 비법으로 상처를 치료하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두 사람은 자신들이 어디 있는지도 잊은 채 오로지 육체와 정신을 회복시키는 일에만 전념했다. 다른 선택을 할 여유도 없었다.
이때, 유령 같은 형상 여럿이 멀지 않은 곳에서 접근하고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그들은 작은 키에 생김새는 인간족과 살짝 비슷했으나, 또 완전히 다른 면도 있었다. 그들의 눈은 아주 컸고 살빛이 검었으며 팔다리가 아주 길었다. 그리고 나비와 비슷한 날개를 갖고 있었는데, 얼굴과 날개에 괴상한 무늬가 있어 마치 마귀와 같은 모습이 사람을 흠칫 놀라게 했다.
이들은 바로 귀문족이었다.
귀문족은 태생적으로 비범한 능력을 지닌 종족이었다. 강력한 영혼력을 통해 다른 사물을 조종하여 공격을 가했는데 보통 사람은 도저히 막아낼 수가 없었다. 귀문의 날개 역시 기이한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들은 이런 능력을 바탕으로 혼천지지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지만 작은 몸집으로 인해 방어력이 약해서 근접전은 불리했다.
그들은 항소운과 양장민을 발견하고 조용히 다가왔다.
이곳은 이들의 근거지가 아니라, 귀문족과 식인족, 요수족의 접경지대였다.
게다가 지금은 인간족이 들어와서 혼란스러운 때라, 세 종족의 움직임도 평소와 달랐다.
여러 마리의 귀문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항소운과 양장민이 있는 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잠시 후, 그중 한 마리가 영혼력을 이용해 고목 두 그루를 높이 띄우더니 두 사람을 향해 날렸다.
눈 깜짝할 사이에 고목이 세찬 기세로 항소운과 양장민의 앞까지 날아왔다.
고목이 그들을 때리려는 순간, 먼저 눈치챈 항소운이 손가락을 튕기자 빛이 빠른 속도로 뿜어져 나갔다.
쾅! 콰광!
순식간에 고목 두 그루가 터졌고 항소운도 그제야 귀문들의 존재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일어나서 싸울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 수동적으로 방어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귀문은 공격이 실패로 끝나자 겁을 집어먹고 재빨리 숨었다. 그러다가 두 사람이 움직이질 않자 다시 대담해졌다.
그들은 두 사람을 덮어버릴 작정으로 돌, 고목, 모래 할 것 없이 여러 물체를 동시에 날려 보냈다.
항소운은 꼼짝도 못 한 채, 그냥 앉아서 자전도를 힘겹게 꺼내 날아오는 물체들을 모조리 베어버렸다.
그제야 정신이 든 양장민이 함께 싸우려 했으나, 항소운이 저지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