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204
제204화 당장 여길 떠나라
각 세력의 천재들이 혼천지지에서 목숨을 걸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을 때, 운애각에서는 매우 강력한 기운이 발산되고 있었다. 그 기운은 운애각 전체를 완전히 에워싸며 사방 수천 리의 영험한 기운을 흡수하는 것은 물론, 구중천의 성진의 힘까지 땅으로 떨어뜨리며 장대한 광경을 연출했다.
이 일로 운애각 전체는 발칵 뒤집혔고, 심지어 오랫동안 폐관 수련을 하던 장로들까지 사태 파악을 위해 하나둘 잇따라 출관을 했다.
그들은 대체 누가 경지를 돌파한 건지 몹시 궁금했다.
결국, 그들의 시선은 운애각의 요지 쪽으로 향했다.
“이 힘이라면 필경 부각주 뇌왕이 틀림없어. 설마 어르신께서 마지막 단계를 뛰어넘고 인황이 되신 건가!”
“분명 그렇게 됐을 걸세. 2년 전 폐관에 들어가면서 경지를 돌파하지 못하면 절대 출관하지 않겠다고 하시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렇게 성공하셨으니, 우리 운애각에서 또 인황이 탄생한 거지. 이제 4품 세력에서 더욱 진일보 했으니, 정말 경사스러운 일이야.”
“하하. 뇌왕에서 뇌황(雷皇)이 되다니, 진짜 부럽군 부러워. 어르신의 천둥의 힘이면, 다른 인황들도 바짝 긴장하겠는데.”
“그럼 어서 가서 부각주 어른이 출관하길 기다리세. 허허, 정말 기쁘군.”
평소 뇌왕과 가까이 지내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기쁨을 감추지 못했지만, 그렇지 않은 자들은 오히려 시샘이 가득한 속내를 감추고 있었다.
운애각 안에도 작은 세력이 복잡하게 얽혀있으니, 그들 세력 간의 다툼은 필연적이었다.
한편, 운애각의 동서남북 각 방향에는 정체를 숨긴 기운들이 일렁이며 뇌왕을 마지막까지 수호하고 있었다. 이들은 운애각의 인황들로, 뇌왕이 인황의 경지에 오르는 것을 기꺼이 돕고 있었다.
얼마 후, 이곳의 기운이 전부 흡수되고 나자 갑자기 구중천에서 벼락이 내리치기 시작했다.
천둥과 벼락은 저절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인위적인 힘에 흡수되어 강제로 떨어진 것이었다.
우르르 쾅쾅!
심상치 않은 천둥소리에 사람들은 온몸에 두려움을 느끼며 벌벌 떨고 있었다.
그렇게 한바탕 소란이 끝난 후, 자줏빛 형체가 갑자기 하늘 높이 솟아오르더니 호탕한 웃음소리가 운애각 전체에 울려 퍼졌다.
“하하하……! 나 뇌왕이 드디어 인황이 됐다! 하하하!”
뇌황의 웃음소리는 운애각 전체를 가득 채웠고, 심지어 운애성의 고수들도 그 소리에 반응했을 정도였다. 이것만 봐도, 현재 그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입증이 된 셈이었다.
“부각주 어른, 인황이 되신 것을 경하드립니다.”
사람들의 목소리가 일제히 울려 퍼졌다.
인황. 이 얼마나 높은 존재인가. 무릇 인황이란 강과 바다를 뒤엎을 정도로 힘과 기세가 대단하고 초월적인 위력을 지닌 존재로 모든 왕급 무인이 동경하고 갈망하는 경지였다.
그런데 뇌황이 그 관문을 돌파했으니, 운애성 차원에서 가장 중시하는 인물이 된 것은 물론, 인근 성의 강자들까지 찾아와 축하 인사를 드릴 정도의 위상을 갖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강한 자에게 주어지는 영예였다.
“하하. 고맙네.”
뇌황이 땅으로 내려서며 기분 좋게 웃어 보였다.
뇌황은 마흔 살 남짓의 남자로 사각형 얼굴에 짧은 자줏빛 머리와 번개같이 예리한 눈빛을 가진 인물이었다. 마치 뇌룡이 노닐 듯 천둥의 기운이 그의 건장한 몸을 휘감고 있었고, 용의 힘까지 더해진 듯 위풍당당한 기세가 좌중을 압도했다.
그는 이번 돌파로 단숨에 1품 입룡(入龍) 후기에 오르며, 잇달아 초기와 중기를 뛰어넘었으니 그저 대단하다는 말 이외에 다른 표현을 하기 힘들었다.
바로 그때, 한 무리의 인마(人馬)가 운애각 쪽으로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다.
그들의 속도는 무척이나 빨라서 모습을 드러낸 후 잠깐 사이에 운애각 앞에 도달했다.
뇌황은 이제 막 인황이 된 지라,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 기별도 없이 갑자기 운애각 앞으로 날아드니 자신의 위엄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는 이런 생각이 들자, 저들을 본보기로 삼아 운애각의 위엄을 세우고 인황이 된 자신의 실력을 입증해 보이고 싶었다.
뇌황이 그렇게 생각하며 선공을 날리기도 전에 상대 무리 중 한 사람이 잔뜩 무시하는 투로 입을 열었다.
“쬐끄만 마을의 촌놈 주제에 돌파 좀 했다고 우쭐거리긴. 내 참 기가 차서.”
“어디서 굴러온 잡놈들이길래 감히 운애각을 침범하고 불경한 말을 늘어놓는 것이냐. 내 오늘 네놈들을 따끔히 혼내주고 본황의 위엄을 세워야겠다!”
뇌황이 독기를 내뿜으며 소리치더니, 빠른 속도로 돌진하여 천둥의 힘이 실린 뇌장(雷掌)을 힘껏 내리쳤다.
뇌장은 작은 산만한 크기인 데다 거대한 힘까지 실려있어 손바닥으로 내리치면 산이 주저앉듯 모든 것을 파멸시킬 정도의 위력을 지녔다.
이것이 바로 입룡 경지의 인황이 가볍게 가한 공격의 위력이었다.
운애각 사람들은 그 위력에 압도된 나머지 절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그들에겐 이토록 강력한 일격이었으나, 상대 무리는 전혀 놀란 기색조차 없었다.
이때, 무리 중 한 사람이 앞으로 돌진하더니 맑게 빛나는 영롱한 주먹을 힘껏 날렸다.
쿵!
뇌황의 장법은 상대의 주먹에 의해 완전히 와해되면서 상대의 털끝도 건드리지 못했다. 도리어 상대방 주먹의 기세에 눌려 연거푸 뒤로 밀려나고 말았다.
뇌황은 소스라치게 놀라 소리쳤다.
“입룡의 경지라니! 이럴 수가……!”
“감히 우리에게 덤비다니, 당장 꺼지지 못해!”
그자가 조롱 섞인 말을 뱉더니, 이번에는 손바닥을 날렸다.
상대의 장법은 뇌황의 것보다 몇 배는 강하고 빨라서 번개처럼 그의 앞까지 날아왔다.
“어르신, 빨리 피하십시오!”
운애각의 누군가 다급히 소리쳤다.
그러나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뇌황은 상대의 장법에 그대로 얻어맞고 말았다.
으아악!
뇌황은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아래로 세게 떨어졌다.
그가 떨어진 곳은 어느 산으로, 산과 정면으로 충돌하자 깊은 구덩이가 생겨났고 그 충격으로 산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눈앞의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이제 막 경지를 돌파하고 무공이나 명성에서 최절정에 이른 인황이 제대로 영예를 누리지도 못하고 이렇듯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고 만 것이다.
그들은 이제야 상대가 상상 이상으로 무서운 존재란 걸 알게 되었다.
이때, 운애각에서 네 사람이 동시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운애각의 4대 인황으로, 금황 획쟁, 선대 각주 모용경(慕容慶), 현 각주 악우택(岳雨澤) 그리고 선대 장로인 라재함(羅梓涵)이었다.
네 사람 가운데 무공이 가장 강한 자는 금황 획쟁으로 4품 입룡의 경지였으며, 모용경 역시 같은 4품이었고 악우택은 3품, 라재함은 1품 경지였다.
이들은 운애각을 이끄는 대들보이며, 운애각에서 가장 강한 자들이었다.
“어떤 놈들이 감히 여기서 행패를 부리는 것이냐!”
현 각주인 악우택이 앞으로 나서며 무리를 향해 호통을 쳤다.
“허허. 이런 작은 성에도 정말 보기 드문 절세미인이 있다니, 아주 좋군.”
상대는 악우택의 말은 들은 척도 않은 채 탐욕이 가득한 눈빛으로 획쟁을 정면으로 쳐다보았다.
운애각에 들이닥친 무리는 바로 무당전에서 날아온 영고호남의 무리였다.
무당전에서 항소운의 행방을 찾을 수가 없자, 이들은 수혼법(搜魂法)을 통해 항소운이 금하곡에서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뜻밖의 소식에 깜짝 놀랐지만 이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 금하곡까지 찾아간 그들이었다. 시체라도 발견해 확실하게 죽음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 후 금하곡을 샅샅이 뒤진 끝에 땅 밑의 공간을 여는 데는 성공했지만, 갑자기 수많은 금살의 기운이 물밀듯 밖으로 뛰쳐나오는 바람에 크게 놀라고 말았다.
그러나 끝끝내 항소운의 시체를 찾지 못해 죽음을 확신할 수 없게 되자, 이번에는 운애각으로 발길을 돌려 그곳에서 활동하는 건달들을 통해 항소운을 찾기로 했다.
이곳에서도 행방을 찾지 못하면 그들도 빈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운애각에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공교롭게도 누군가 경지를 돌파하는 것을 느꼈고, 그렇게 해서 입룡의 경지에 막 발을 디딘 뇌황은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 것이다.
뇌황에게는 그야말로 극도의 행운과 불운이 동시에 찾아온 것이다.
“당장 운애각을 떠나라.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가만있지 않겠다!”
아무 거리낌없이 획쟁을 쳐다보는 상대를 향해 악우택이 큰소리로 호통을 쳤다.
상대는 영고호남의 수하인 운풍(雲風)이란 자로, 무리에서는 평범한 실력을 가진 자였다.
그러나 평범한 실력이라 할지라도 획쟁과 같은 경지였으니, 이것만 봐도 그들 무리가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었다.
그런 사실을 간파한 악우택은 함부로 싸웠다간 운애각이 괴멸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싸우라는 명령조차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하하. 그럼 얼마든지 덤벼봐. 그런다고 우리가 눈 하나 깜짝할 것 같나?”
운풍이 미친 듯이 웃어 젖혔다.
“함부로 나불대지 마라!”
악우택이 눈살을 찌푸리며 소리쳤다.
운풍이 악우택의 말을 되받아치기도 전에 영고호남이 입을 열었다.
“운풍. 물러나 있어!”
그러고는 악우택을 보며 담담히 말을 이었다.
“우리는 사람을 찾으러 왔다. 너희 중에 혹시 항소운이란 이름을 들어본 자가 있느냐?”
그 말에 획쟁은 깜짝 놀랐으나 바로 놀란 기색을 감췄다.
허나, 그걸 놓칠 영고호남이 아니었다.
“우린 그런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으니, 당장 여길 떠나라.”
악우택이 망설임 없이 바로 대답했다.
“허허. 정말 모른단 말이냐?”
영고호남이 옅은 웃음을 짓더니, 획쟁에게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이 아름다운 소저께서도 못 들어본 이름인가?”
이들이 항소운을 찾는 목적은 알 수 없지만, 그녀는 이 자들이 선의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직감했다. 그래서 그녀 역시 모른다고 대답했다.
“허허. 예쁜 아가씨가 솔직하진 않네.”
영고호남은 이렇게 말하며 갑자기 아래쪽으로 손바닥을 힘껏 내리쳤다.
평범한 동작처럼 보였으나, 마치 산이 무너져 내리듯 엄청난 힘이 운애각 외각으로 떨어졌다.
우르르 쾅쾅!
무시무시한 장인(掌印)이 외각으로 떨어지면서 그곳에 있던 건물과 사람 할 것 없이 전부 가루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으아악!
운 좋게 목숨을 건진 제자들이 기겁하며 너도나도 비명을 질러댔다.
이번 공격으로 최소 이삼백 명이 죽어 나갔고, 수없이 많은 건물이 무너졌으니 그야말로 생전에 한번 볼까 말까 한 천재지변이라 할 수 있었다.
갑작스러운 변고에 사람들은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어서 방어 대진(大陣)을 열어라!”
전대 각주인 모용경이 큰소리로 외치자, 장로들이 재빨리 각자의 위치를 지키며 방어 대진을 열기 시작했다.
그러자 은하수가 반짝이듯 눈부신 빛이 순식간에 운애각의 상공을 감싸면서 각 부분을 철통같이 지키는 것이었다.
공격을 멈춘 영고호남이 획쟁을 보며 재차 물었다.
“아가씨, 정말 항소운이란 자를 모르나?”
“너희같이 흉악한 놈들은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
획쟁이 성난 소리로 외치더니,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을 고금(琴) 위로 올려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