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21
제21화 우리는 무당전의 제자다
항소운, 막불회, 매연화 그리고 육소청이 한자리에 모였다.
“다 모였으니, 이제 출발하자. 백수산에 도착하려면, 적어도 이틀은 걸린다고 하니까!”
막불회가 일행을 돌아보며 말했다.
“탈것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하루도 안 돼서 도착할 텐데!”
매연화가 탈것이 없는 신세를 아쉬워했다.
“백수산에는 요수가 아주 많아서 요수를 정복시켜 탈것으로 만드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야. 중요한 건 그럴만한 실력이 있냐는 거지.”
막불회가 매연화를 바라보며 자신들이 처한 처지를 설명했다.
“성력경을 깨고 나면, 분명 요수를 정복시킬 수 있을 거예요!”
매연화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하더니, 항소운의 곁으로 바짝 다가가 애교를 부렸다.
“소운아, 백수산에 가면 위험하니까 너 나 꼭 지켜줘야 해!”
“매 사저, 별말씀을 다 하시네요. 우리 네 사람이 함께 가는데 당연히 서로 지켜줘야죠!”
항소운이 덤덤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자, 이제 출발하자!”
막불회가 재촉하고 나섰다.
네 사람은 즉각 무당전을 나와 백수산을 향해 출발했다.
“무당전에 들어온 지도 보름이나 됐는데, 이렇게 나와서 바람을 다 쐬네! 아~ 기분 좋아!”
항소운은 내심 감개가 무량했다.
무당전은 오진의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었다. 무당전을 나오자 눈앞에 바로 오진의 거리가 보였다.
오진을 나와 남쪽으로 이틀은 더 가야 백수산에 도착할 수 있었다.
네 사람이 한마음이 되어 길을 재촉하자, 곧 오진의 중심지역을 빠져나왔다.
오진의 남쪽에 도착하자 막불회는 또 다른 지도를 꺼내 항소운과 육소청에게 보여주었다.
막불회가 이 지도를 보여줌으로써 항소운과 육소청에게 그들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한 셈이다.
항소운은 빠르게 지도의 방위를 기억했다.
바로 그때 갑자기 누군가 쳐다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방금 전까지 너무 흥분해서 주위 상황을 둘러보는 걸 잊고 있었는데, 설마 그 두 놈이 내 행방을 찾은 걸까? 그럴 리 없어. 이곳은 이미 그들의 관심에서 벗어났으니까 1년 내에 내 행방을 찾을 수는 없을텐데……. 그럼 다른 사람인가?’
항소운은 그러면서도 묘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자마자 사방에서 몇 개의 그림자가 빠르게 튀어나왔다.
그림자들은 모두 얼굴을 가리고 무기를 든 채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있었다.
항소운 등 네 사람은 즉시 경계태세를 갖췄다.
막불회가 소리쳤다.
“너희들은 누구냐? 우리는 무당전의 제자다!”
무당전은 오진 내에서 가장 강한 세력이었다. 오진 안에서는 감히 무당전의 사람을 공격하지 못했다. 무당전 바로 아래의 권력을 지닌 오가(烏家)라 해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무당전 제자들인 그들이 뜻밖에도 복면을 쓴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것이다.
“이놈만 남겨두고, 너희들은 모두 꺼져라! 너희들은 관심이 없으니까.”
우두머리로 보이는 자가 항소운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그들의 목표는 바로 항소운이었다.
“너희들 뭣 하려는 거야! 이 녀석도 우리 무당전 제자라고!”
매연화가 입을 열었다.
“당장 꺼지지 않으면, 너희까지도 죽여주마! 아마 무당전에서는 누가 한 짓인지도 모르겠지!”
복면을 쓴 자가 살기를 드러내며 소리쳤다.
그가 살기를 드러내자 그의 몸에서 성력경의 기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기세에 눌려 뒤로 물러난 매연화의 안색이 썩 좋지 않아 보였다.
“먼저 가세요. 저자들의 목표는 저니까, 절대 절 해치진 않을 거예요!”
항소운이 태연하게 말했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단지 성력경인 걸 보니, 그 두 놈이 보낸 사람은 아닌가 보군.’
항소운의 말을 들은 막불회와 매연화는 모두 물러설 고민을 하고 있었다.
비록 그들의 실력도 뛰어나긴 했지만 눈앞의 상대는 성력경에 이른 고수였으니, 자신들은 절대 적수가 되지 못했다
“안 돼! 우리 방금 전만 해도 서로 지켜주기로 약속했잖아. 저들이 널 공격한다는 건 우리를 공격하는 거나 마찬가지야!”
네 사람 가운데 가장 연약한 모습의 육소청이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헤헤, 이 계집애가 주제를 모르는군. 그냥 다 잡아서 즐겨볼까!”
우두머리인 사람이 음흉한 목소리를 내뱉었다.
그의 말이 끝나자 다른 7명의 사람들이 즉시 둘러싸며 압박을 해왔다.
“항소운, 미안해. 이건 너의 일이니까!”
막불회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마디 하더니 빠르게 사라졌다.
매연화도 괴로운 듯 항소운을 보며 말했다.
“소운아, 꼭 살아 있어야 돼!”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도 항소운의 곁에서 멀어져갔다.
그러나 육소청만은 항소운 쪽으로 일부러 다가왔다.
떠나가는 두 사람을 보고 나서도 항소운의 표정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이런 상황은 과거에 여러 차례 겪어봤다.
큰 위험이 닥치면 각자 흩어져 버리는 것이고, 인간의 정이나 믿음이란 변덕스럽기 그지없어 쉽게 변하는 것이었다.
“너희는 가도 좋다. 그러나 무당전으로 다시 돌아오지는 마라. 안 그랬다간 모두 죽여 버릴 테니까!”
복면을 쓴 자가 막불회와 매연화를 바라보며 소리쳤다.
막불회와 매연화는 복면 우두머리의 위협에 감히 무당전 방향으로 돌아가지는 못하고, 백수산 쪽으로 도망을 쳤다.
“육소청, 너도 가! 빨리 가라고!”
항소운이 육소청을 보며 다급하게 소리쳤다.
“아니, 난 안 가! 출발할 때 우리 서로 지켜주기로 약속했잖아!”
육소청이 단호한 태도를 보이며 말했다.
항소운은 육소청의 굳은 의지를 보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렇지만 육소청이 그렇게 나올수록 그가 이 상황에서 빠져나오기가 오히려 더 어려웠다. 육소청은 비록 그걸 모르고 있었지만.
“헤헤, 의리가 있네! 그럼 아예 같이 남지 그래!”
복면 우두머리가 차갑게 웃더니, 육소청의 예쁘고 단아한 얼굴 쪽으로 다가왔다.
“감히 이 아이의 손가락 하나라도 건드리면, 무당전 11장로님이 절대 너희를 용서하지 않을 거다!”
항소운이 육소청의 앞을 막아서며 경고하고 나섰다.
“11장로?”
예상대로 복면 우두머리가 망설이는 기색을 보였다.
“내 생각이 맞다면 너희는 오가 사람이겠지! 너희가 상대하려는 것은 나니까 이 아이를 괴롭힐 필요는 없잖아. 어쨌든 나와 이 아이는 모두 무당전에서 중요한 제자들이니 우리에게 일이 생기면 무당전에서 너희 오가를 찾지 않을 거란 생각은 꿈도 꾸지 마라!”
항소운이 냉정함을 잃지 않고 상대방의 기세를 억누르려고 했다.
복면 우두머리는 항소운의 이 말을 듣더니 눈빛이 수그러들었다. 과연 항소운의 예상이 맞았다. 항소운이 다시 육소청을 보며 소리쳤다.
“육소청, 너 빨리 가! 여기서 나까지 더 힘들게 하지 말고! 네가 있으면 더 힘들어져!”
육소청의 몸이 살짝 흔들리더니, 자기 마음을 몰라주는 항소운에게 서운함을 담아 말했다.
“너, 제 주제도 모르는 게!”
“흥, 이 항소운이 어떤 인물인데 네가 나한테 어울릴 거라고 생각해? 설령 너와 내가 고난을 같이 이겨낸다 해도, 난 절대 너를 마음에 두지 않을 거야. 내가 좋아하는 건 매연화처럼 요염한 여자라고!”
항소운이 육소청의 말에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항소운의 말이 끝나자, 육소청의 예쁜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나, 난…, 나쁜 자식!”
육소청은 감정에 복받쳐 말을 더듬거리더니, 얼굴을 가리고 멀리 달려갔다.
‘미안해, 육소청! 네가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항소운은 멀리 사라져가는 그림자를 보며 속으로 안타까움을 느꼈다.
“됐다 꼬마야! 여기서 시간 끌지 말고, 곱게 우리와 가자!”
복면 우두머리는 이미 항소운의 마음을 읽고 있었다.
“너희들, 오명량을 위해 복수하려는 건가 본데, 생각은 충분히 한 거냐? 난 19장로 자장하의 사제야. 너희가 내게 무슨 짓을 하면, 우리 사형이 절대 가만있지 않을 거다. 그리고 무당전의 장로들도 나 5성 지체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너희들 그냥 이쯤에서 돌아가는 게 좋을 거다!”
“헛소리 지껄여봤자 소용없어! 오늘 이 자리에 무당전의 전주가 있다 해도, 너는 반드시 우리와 같이 가야 한다!”
복면 우두머리가 소리치더니 항소운을 묶으라고 눈짓을 했다.
이때, 항소운은 갑자기 한 방향을 보며 기쁘게 소리쳤다.
“자 사형! 저 여기 있어요!”
복면을 쓴 자들은 정말 자장하가 나타난 줄 알고, 하나같이 놀라 항소운이 보는 방향을 쳐다보았다.
“죽어랏!”
항소운은 느닷없이 크게 소리치며 복면 우두머리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퍽!
그의 주먹이 복면 우두머리의 몸에 박히려는 순간, 그는 이미 예상했다는 것처럼 고개를 바로 돌려 항소운의 주먹을 잡았다.
“이런 소꿉장난이 다른 사람에겐 통할지 모르지만 나한테는 어림도 없지!”
복면 우두머리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그래?”
항소운이 유유히 한마디를 던지더니, 갑자기 또 다른 손을 움직였다.
파강지!
순수한 빛이 순식간에 항소운의 손가락 위에서 뿜어져 나왔다.
항소운이 전신의 힘을 다해 손가락을 통해 분출한 성력이 바로 복면 우두머리의 하복부를 공격했다.
복면 우두머리는 기껏해야 작은 수행자인 항소운이 몸에서 힘을 분리하는 공격을 할 수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러다 보니 미처 방어도 하지 못한 채 바로 당한 꼴이 되었다.
퍽!
악!
복면 우두머리는 성력경의 강자였으나, 그다지 높은 수준이 아니었다. 잘해야 2품 성력경의 실력이어서 항소운의 공격을 정면으로 받자 아랫배에 구멍이 생겨났다. 그는 너무 아파 아랫배를 부여잡고 뒤로 물러섰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다른 사람들도 모두 놀랐다. 그들은 우두머리가 갑자기 부상을 당한 이유를 알 수 없어서, 정말로 자장하가 공격한 줄 알았다.
‘도망가자!’
항소운은 복면 무리가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즉시 빠른 속도로 달려 벗어나기 시작했다.
“대장, 괜찮으십니까?”
뒤늦게 정신을 차린 부하들이 복면 우두머리를 둘러싸고 물었다.
“빠, 빨리, 빨리 저놈을 쫓아!”
복면 우두머리가 상처를 누르며 힘겹게 말했다.
“아, 알겠습니다. 저희가 쫓겠습니다!”
복면을 쓴 자들이 대답하더니, 항소운을 쫓기 시작했다.
복면 우두머리는 피를 토하며 말했다.
“멍, 멍청한 놈들, 한 명은 남아서 날 보살펴야지!”
안타깝게도 부하들은 이미 멀리 달려가 그의 말을 들을 수 없었다.
“젠장, 빨리도 쫓아오네!”
항소운은 뒤에서 쫓아오는 소리를 듣고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는 이미 9품 수행자를 뛰어넘는 전투력을 가지고 있어 달리는 속도로는 수행자들 사이에서 가장 빠른 편이었다. 그래도 아직 그 수준으로는 부족했다.
그들 중 두세 사람은 1품 성력경에 이른 실력자로 당연히 항소운보다 빨랐다.
패왕구유보!
항소운은 망설이지 않고, 즉시 3일간 힘들게 수련한 최상급 보법을 시전했다.
체내의 성진이 빛을 내며 발바닥에서 힘이 용솟음치더니 달리는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이 보법은 아주 현묘하여 발을 디딜 때마다 알맞은 곳에 발을 디디게 되어, 몸이 마치 제비처럼 가벼워지면서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었다.
항소운을 거의 잡을 뻔했다가 그가 더 빨리 달리는 것을 보고는 복면을 쓴 자들도 죽을힘을 다해 쫓고 있었다.
“그만 달려! 빨리 멈추라고! 안 그랬다간 넌 곱게 죽지 못할 거다!”
복면을 쓴 자가 소리쳤다.
그중 한 사람은 활을 꺼내더니 항소운을 향해 활시위를 당겼다.
바로 그때, 귀신 같아 보이는 그림자가 갑자기 나타나서 먼저 활을 쏘려던 자의 뒤통수를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퍽!
복면을 쓴 자의 머리가 마치 수박이 깨지듯 바로 산산조각이 났다.
그림자는 멈추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아직 정신을 못 차린 틈에 복면을 쓴 자들을 모조리 때려죽였다. 그 그림자는 번개같이 빠르게 움직여 일반 사람의 눈으로는 절대 그 움직임을 알아차릴 수 없었다.
복면을 쓴 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비명 한 마디 지르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죽었다.
항소운은 뒤에서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그저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
“오명량, 오가, 너희들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항소운의 힘이 정점에 이르자 패왕구유보도 그 비범한 면모를 드러내며 그의 속도는 완전히 일반 수행자를 넘어서게 되었다.
어느새 항소운은 아주 멀리 도망쳐왔지만, 자신이 위험에서 벗어난 사실은 여전히 모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