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234
제234화 그래도 넌 독 안에 든 쥐야!
서귀는 9개의 힘이 항소운을 감싸는 것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는 단 한 번도 9종류의 성진의 힘을 동시에 수련하는 자를 본 적이 없었다. 설령 9성 지체를 가진 천재라 할지라도 보통 1~2가지 힘을 수련할 뿐, 이토록 복잡하게 수련하는 경우는 없었다.
그런 경우 힘을 최상의 상태로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이건 너무 많군. 소주님이 내려오시면 꼭 말씀드려야겠어. 이전 주인님처럼 천둥의 힘만 수련해도 충분하다고 말이야.’
서귀는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그러나 항소운은 그저 전력을 다해 전천결을 운행하면서, 성진을 태우며 생겨난 수확을 재빨리 흡수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9개의 힘이 운명의 성진을 불러일으키자, 진정한 성진의 힘이 그 안으로 들어가면서 9대 성진이 점차 커지더니 잔잔한 별빛이 비추면서 몸 안에 거대한 은하수가 생겨났다.
수많은 성진의 힘은 경맥을 따라 그의 육신을 씻겨 냈고, 잡념이 사라지면서 다시금 육신의 더러움을 말끔히 씻어냈다. 오장육부와 골격, 혈맥 할 것 없이 전부 거대한 변화를 겪고 있었고, 생명력이 끝없이 증가하면서 보통 사람의 수명을 훌쩍 넘어섰다.
성해건곤 역시 큰 변화가 발생했는데, 아래로 떨어지던 9대 성진의 힘을 정신없이 집어삼키는 바람에 쉴 새 없이 몸집이 커진 것이다. 게다가 안쪽에는 아홉 빛깔의 성진의 힘이 소량 생겨났는데, 알 수 없는 기운을 발산하며 그곳의 기물을 촉촉이 적셨다.
그러자 호살금련이 향기를 내뿜으며 금색 빛이 가물거리더니 아홉 빛깔의 힘 중 금의 힘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열염화는 붉은빛을 잔잔히 퍼뜨리며 꽃잎을 오므렸다 폈다 하다가 불의 힘을 흡수했다.
그리고 혼천에 있던 유혼화도 기이한 기운을 내뿜었는데, 아홉 빛깔의 힘과 어울려 그윽한 꽃향기가 났다.
아홉 빛깔의 힘은 생물에 생명력을 불어넣었고, 그렇게 성해건곤에서는 기이한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러나 항소운은 이런 상황도 모른 채, 그저 힘이 강해졌다는 사실에 무척 만족하고 있었다.
그의 기운은 화강경을 지나 비천경의 경계를 가볍게 넘었으나, 아직도 힘이 남았는지 계속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1품 비천경 초기에서 중기, 후기를 지나 드디어 2품 비천경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그칠 줄을 모르고 맹렬히 상승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어느덧 항소운의 경지는 3품 비천경에 올랐고 여전히 멈출 줄을 몰랐다.
“소주님, 이걸로 충분하니 어서 경지를 억제하시지요!”
서귀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
그 말에 번쩍 정신이 든 항소운은 여전히 상승 중인 힘을 억제해서 9대 성진으로 보내고는 전결을 멈추고 새로이 오른 경지를 단단히 다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구중천의 별의 힘이 점차 빛을 잃으며 작아지더니 구중천 속으로 자취를 감췄고, 항소운을 비추던 별빛도 사라졌다.
그 순간, 그가 눈을 번쩍 뜨자 용과 호랑이가 약동하듯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는 왕의 기세가 주변을 휩쓸면서 돌과 모래가 사방으로 마구 흩날렸다.
드디어 비천경에 오른 것이다.
게다가 그냥 비천경이 아니라, 단숨에 3품 비천경에 올랐으니 그야말로 대단한 성과였다.
비천경은 성력경이나 화강경과 달리 1품급을 올리는데도 엄청난 힘과 노력이 쌓여야 가능했다.
그런데 그는 단번에 3품급을 돌파했으니, 그가 얼마나 많은 성진의 힘을 흡수했는지 짐작이 갔다. 그것은 범인이 수년 심지어 십수 년은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결과였다.
항소운이 몸을 일으키자, 건장한 몸에서 무섭고 강한 힘이 느껴졌다. 그리고 은백색의 빛이 넘실거리며 한층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겼다.
만일 지금 여느 여인이 항소운을 봤다면, 노인 아이 할 것 없이 좋다며 달려들었을 것이다.
외모만 잘생긴 것이 아니라, 건장한 체격까지 갖췄으니 그야말로 타고난 요물이었다.
항소운이 발을 구르며 제비처럼 하늘로 솟아오르자 단번에 수십 미터 상공까지 뛰어올랐다. 아래로 떨어지려는 순간, 체내의 힘을 빠르게 회전시키니 365개의 혈도에서 선풍(旋風)이 일어나면서 공중에 안정적으로 설 수 있게 되었다.
잠시 후 그가 다시 몸을 움직이자 자유롭게 걷고 날 수 있어서 이젠 백호지익이 필요 없게 되었다.
“하하. 드디어 비천경에 올랐다!”
항소운은 하늘을 보며 마구 웃어댔다.
지난 2년 반의 수련을 통해 항소운은 드디어 비천경의 관문을 넘고 진정한 무인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이로써 기반을 단단히 다지게 된 그는 앞으로 천지의 성진의 힘을 빌려 자신을 강하게 만드는 일만 남아있었다.
지금 이 순간, 그는 힘이 차고 넘쳐서 뭐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그가 가볍게 주먹을 뻗자 천둥의 힘이 실린 주먹이 한 마리 용처럼 돌진하더니 자줏빛 천둥의 힘까지 더해져 무서운 파괴력을 발산했다. 그 힘은 근방 백 미터까지 날아가 쿵 소리와 함께 폭발하며 사라져 버렸다.
“역시 비천경이라 다르군. 적어도 힘이 열 배는 강해진 것 같은데.”
항소운은 신이 나서 중얼거렸다.
그는 이후로도 하늘에서 몇 바퀴를 더 날다가 드디어 땅에 발을 디뎠다.
그는 기쁜 기색을 감추며,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혔다.
“소주님, 왕의 경지에 오르신 것을 경하드립니다.”
서귀와 금옥이 다가와 공손히 축하의 말을 건넸다.
“비천경에 올랐을 뿐인데 축하는 무슨.”
확실히 항소운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7품 세력 출신인 그는 수도 없이 많은 강자를 만난 탓에 비천경의 경지도 대수롭지 않게 느꼈다.
더군다나 그의 적은 훨씬 강한 존재라서 계속 노력해야 된다는 생각 때문에 금세 평정심을 되찾았던 것이다.
서귀와 두훤호는 항소운이 의젓하게 행동하는 것을 보고 한층 그를 높이 평가했다.
천부적 재능이 있으나 자만하지 않고, 성장해도 겸손할 줄 아는 사람은 장차 큰 인물이 될 만했다.
항소운은 곧바로 자리를 뜨지 않고 은광뇌석을 쓰다듬더니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녀석, 이제 나와도 돼.”
은광뇌석에는 은빛 천둥의 힘이 대거 들어있어 범인은 만질 수도 없었다.
그러나 항소운은 은빛 천둥의 힘을 흡수하기까지 했으니, 더 이상 두려울 게 없었다.
그의 말에 서귀와 금옥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저 은광뇌석 안에 뭐가 들어있단 건가?’
항소운의 부름에도 은광뇌석은 평범한 돌처럼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그러자 항소운이 다시 입을 열었다.
“어서 나와봐. 아까 우리 같이 은빛 천둥을 삼켰잖아. 이미 네 존재를 알고 있으니까, 어서 나와. 안 그러면 네 집을 부숴버린다.”
그러자 길고 가느다란 형체가 은광뇌석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그것은 용 같기도 뱀 같기도 한 요수로, 팔뚝만 한 두께에 길이는 2~3미터에 이르렀다. 교룡의 머리에는 은색 뿔이 있었고, 뱀의 혀를 날름거리며 예리한 이빨을 번뜩였다. 온몸은 은비늘로 뒤덮여 반짝였고 천둥의 힘이 넘실거려 예사롭지 않았다.
그것은 이종(異種) 요수로, 외뿔 은뢰사(銀雷蛇)라 불렸다.
스스-
녀석은 항소운을 노려보며 잔뜩 경계했다.
“이, 이게 뱀이야 용이야? 보아하니 용과 뱀의 혼종인 모양이군. 은광뇌석 안에 이런 녀석이 살고 있었다니, 잘 키우면 꽤 쓸만하겠어. 소주님, 이 녀석을 데려가시지요. 잘만 하면 녀석을 뇌룡(雷龍)으로 키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귀의 말에 두훤호와 금옥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외뿔 은뢰사를 자세히 훑어보았다.
항소운은 은뢰사를 보며 빙그레 웃었다.
“너도 들었지? 나랑 같이 가자. 그럼 너도 용이 될 수 있어.”
평소 은빛 천둥으로 단련된 외뿔 은뢰사의 혈통은 분명 예사롭지 않아서 이런 요수를 곁에 둔다면 큰 도움이 될 터였다.
어쨌든 소백이는 곁에 없고 금옥도 자신이 길들인 것이 아니라 의미가 달랐다.
그러니 외뿔 은뢰사를 복종시킬 수만 있다면 자신에게 큰 힘이 될 게 분명했다. 게다가 이 녀석은 그가 주로 수련하는 천둥의 힘과도 친숙해서 더욱 마음이 끌렸다.
사실 외뿔 은뢰사는 몹시 영리한 요수였다. 녀석은 항소운이 자신을 데려간다는 말을 듣고는 상대가 자신보다 강한 것을 알아차리고 재빨리 번개로 모습을 바꿔 도망쳤다.
녀석의 속도는 대단히 빨라서 은색 빛이 순간 번쩍하더니 벌써 저 멀리 달아나고 있었다.
이 정도 속도면 평범한 요수 왕보다 몇 배는 빨랐다.
그러자 두훤호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소운아, 내가 잡아다 주마.”
“아니에요. 마침 저도 제 속도를 시험해보려던 참이거든요.”
항소운이 담담히 웃으며 발을 구르자 화살이 퉁겨져 날아가듯 쏜살같이 질주했다.
그는 화강경일 때 이미 왕에 버금가는 속도였는데, 이제 진정한 왕의 경지에 오르고 나니 그 속도는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졌다.
지금 달리는 속도는 번갯불에 비유될 정도라서 4, 5품 왕급 무인보다 월등히 빨랐다.
그러나 외뿔 은뢰사는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고 가늘어서 나무가 울창한 숲으로 들어가자 수많은 장애물을 요리조리 피하며 항소운과 격차를 벌렸다.
항소운도 나는 듯 빨리 달렸으나 녀석의 가볍고 날랜 몸놀림에는 당해내지 못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둘 사이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자, 항소운은 다급해졌다.
“모처럼 마음에 드는 녀석을 찾았는데 이대로 놓칠 순 없지!”
항소운은 고함을 치며 다시금 기세를 일으켰다. 그는 발에 바람을 일으키며 패왕구유보로 빠르게 뒤쫓았다.
항소운은 구유보를 수련하면서 이 보법의 극히 작은 위력만을 사용해왔다.
사실 그것은 최상급 보법으로, 그에 걸맞는 실력을 갖추지 않는 한 제어하기 힘들었다.
이제 항소운은 비천경에 올라 구유보의 진정한 위력을 조금이나마 발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가 발을 내딛자 마치 축지법을 쓰는 것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백 미터를 이동했고, 장애물조차 가볍게 피했다.
서귀는 항소운의 뒤를 따라가다가 그가 구유보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소주님은 갈수록 젊은 시절 주인님을 닮아가는군. 이제 구유보의 기본적인 핵심은 깨달으셨으니 앞으로 의경(意境)을 깨닫도록 하면 구유보의 속도가 두세 배는 빨라지겠지.’
잠시 후, 외뿔 은뢰사를 따라잡은 항소운은 녀석을 붙잡으려 손을 뻗었다.
그러나 녀석이 재빨리 나무 뒤로 숨는 바람에 헛손질을 하고 말았다.
“진짜 빠른데? 그래도 넌 독 안에 든 쥐야!”
항소운은 고함을 치며 나무를 향해 갈퀴 같은 손을 내뻗었다.
쿵!
그러자 두꺼운 나무가 기둥째 폭발하면서 다시 녀석을 향해 손을 뻗었다.
외뿔 은뢰사는 한발 먼저 도망쳤으나, 항소운은 지친 기색도 없이 계속 그 뒤를 쫓더니 결국 녀석을 따라잡았다. 그는 은뢰사의 앞을 막아서며 말했다.
“나도 너처럼 천둥의 힘을 타고났어. 그러니 우리가 힘을 합치면 훨씬 강해질 거야.”
그러면서 항소운이 몸 안의 자줏빛 뼈를 불러일으키자, 방대한 천둥의 힘이 그를 휘감았다. 그러자 자줏빛 가운데 은빛이 점점이 비추며 한 마리 자줏빛 용이 모습을 드러내더니 용의 눈이 외뿔 은뢰사를 내려다보는 것이었다.
그러자 녀석은 곧바로 움직임을 멈췄다. 자신과 같은 기운에 친근감을 느꼈는지 한층 긴장이 풀어진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