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259
제259화 앞으로 내가 네 주인이야!
“우우- 한가를 전부 몰살해라!”
별안간 밖에서 섬뜩한 외침이 들리더니, 수많은 해골이 한가 정원으로 물밀듯 쏟아져 들어왔다.
그 해골 무리는 다름 아닌 고루방이었다.
순식간에 지고루와 인고루 등 두 명의 부방주와 여러 인황까지 들이닥쳐 한가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죽이기 시작했다.
“감히 고루방의 해골 괴뢰까지 쳐들어오다니, 네놈들이 단단히 미쳤구나.”
한가 고수가 큰 소리로 호통쳤다.
곧이어 적잖은 한가의 고수들이 고루방과 맞서 싸우기 시작했다.
고루방은 백여 마리의 해골 괴뢰를 가지고 있는데, 그들은 본래 인간족, 요수족, 마족이었으나 현재는 뼈대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괴뢰의 이마뼈에는 혼불이 반짝이고 있어 이들이 조종을 당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감히 우리 집안을 습격하다니, 언니! 우리도 나가서 싸워요!”
한설유의 말에 한천유도 고개를 끄덕였다. 자매는 곧장 밖으로 날아가 고루방과 치열한 격전을 벌였다.
그리고 이때, 누군가 조용히 고루방의 본거지에 잠입하고 있었다.
고루방의 본거지에는 천혁기가 남아있었다.
그는 대전에서 양옆에 여자를 끼고 앉아 시시덕대고 있었다.
“하하. 곧 있으면 한가의 두 계집이 내 것이 되겠군. 계집에게서 음한의 기운을 뽑고 나면 혼태를 응집시킬 수 있겠지. 그럼 나도 제존에 오르는 거야!”
천고루는 여인네의 가슴을 콱 움켜쥐며 미친 듯이 웃어젖혔다.
두 여인은 몹시 아팠으나, 불평 한마디 못 하고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
잠시 후, 그녀들의 옷이 찢기고 발가벗은 몸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자 그는 있는 힘껏 그녀들의 몸을 농락했다. 낯뜨거운 신음이 대전에 울려 퍼졌다.
부하들은 방주가 거사를 치를 때 절대 방해해선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혹여나 그런 일이 생겼다간 죽는 건 물론이고 해골 괴뢰가 될 터였다.
그래서 부하들은 멀찌감치 대전에서 물러나 있었다.
“방주가 하루가 멀다고 저러니까, 우리까지 힘들 지경이라니까.”
“조용히 해. 방주 귀가 얼마나 밝은데. 방주가 들었다간 자넨 끝장이라고.”
어두컴컴한 구석에 앉아 부하들은 낮은 소리로 떠들어대고 있었다.
그들은 바달이 밖에서 두 사람을 데려와 대전 가까이 접근한 사실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본래 바달도 한가를 야습하는 일에 배정되긴 했으나, 핑계를 대고 본거지에 머물러 있었다.
그가 몰래 데려온 사람은 바로 항소운과 두훤호였다.
항소운은 바달을 통해 이미 고루방의 상황을 전해 들은 터라, 현재 대부분이 한가로 떠나고 소수만이 남아있단 걸 알고 있었다. 이 정도 시간이면 천고루를 충분히 상대할 만한 했다.
“현재 대전 부근을 지키는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리고 방주는 지금 극도로 흥분한 상태니 지금 공격하는 게 적기일 것 같습니다. 다른 때는 공격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바달이 영혼을 통해 항소운에게 생각을 전달했다.
그러나 항소운은 곧바로 행동을 개시하지 않고, 명혼공간을 통해 이곳의 상황을 감응하기 시작했다.
그는 대전 안에서 천고루가 두 여인에게 하는 짓을 보았고, 또 대전의 으슥한 구석에 한 사람이 숨죽이고 있는 것도 발견했다.
그자는 천고루를 지키는 호위무사 같았다.
‘훤호 형님더러 바로 공격하라고 했으면 큰일 날 뻔했네.’
항소운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두훤호와 바달에게 말했다.
“잠복하고 있는 자가 있으니, 제 명령이 떨어지면 바로 놈들을 제압하세요. 전 다른 쪽에서 시간을 벌다가 나중에 합류할게요.”
그 말에 두훤호와 바달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이며, 공격 준비를 했다.
그들은 항소운이 무슨 수로 고수 둘을 제압하겠다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주인님을 믿었다.
항소운은 즉시 귀문황 세 마리를 불러냈다.
현재 귀척은 2품 황급 요수였고, 나머지 두 마리도 전부 1품 황급이었다. 게다가 그들은 영혼 공격에 능해서 자신보다 강한 상대라도 거뜬히 이길 수 있었다.
많은 무인이 높은 경지의 귀문을 두려워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귀척, 자넨 안쪽의 저자를 공격하고, 너희 둘은 저기 숨어있는 자를 공격해.”
항소운이 명령을 내렸다.
귀척과 귀문 두 마리는 예리한 영혼력으로 항소운이 말한 두 사람을 즉시 찾아냈다. 순간, 무형의 영혼력이 대전 안으로 빠르게 돌진했다.
으아악!
갑자기 안쪽에서 비명소리가 연이어 들려왔다.
그 소리는 작지 않았으나,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방주가 절정에 이른 줄 알고 크게 개의치 않았다.
“공격해!”
항소운이 눈빛을 번뜩이며, 두훤호와 바달에게 손짓을 했다.
그러자 두 사람이 바람처럼 빠르게 대전 안으로 돌진했다.
항소운은 귀문황의 공격을 멈추지 않고, 천고루 등을 숨 쉴 틈 없이 옭아매었다.
상대는 실력이 너무 강해서 이런 식으로 돕지 않으면 두훤호와 바달은 승산이 없었다.
두훤호는 어느새 천고루 앞에 성큼 다가갔다.
천고루는 발가벗은 상태로 머리를 움켜쥐고 고통스러워하다가, 누군가 갑자기 뛰어 들어오자 적인 걸 직감했다.
부하를 부르려 했지만, 수천 개의 바늘이 영혼을 찌르는 것만 같아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두훤호는 재빨리 예리한 칼날과 같은 장법을 날려 상대의 가슴을 내리쳤다.
천고루는 영혼 공격에 무참하게 당하느라 상대의 공격을 막아낼 겨를이 없었다. 그는 선혈을 토하며 벽에 부딪치고 말았다.
그리고 옆에 있던 여인들은 그 광경에 놀라 그대로 혼절해버렸다.
두훤호가 멈추지 않고 다시 강한 일격을 날리자 상대는 심한 부상을 입었다.
물론 절대적인 실력은 천고루가 앞섰으나, 영혼이 심각한 고통을 받는 바람에 반격할 힘조차 없었다.
한편, 천고루의 호위무사도 사정은 비슷했다. 그는 귀문황 두 마리가 집중 공격한 것도 모자라 바달까지 가세하자, 버텨내질 못하고 결국 바달의 칼에 목이 잘려 나가고 말았다.
항소운은 방주인 천고루만 살려둘 생각이었다. 물론 호위무사도 무공이 대단했지만, 만일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바달더러 죽이라고 시킨 것이다.
이때, 귀문황들을 데리고 대전 안으로 들어온 항소운이 바달에게 전음을 보냈다.
“자넨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밖에서 지키고 있어.”
“예, 주인님.”
바달은 재빨리 밖으로 나갔다.
두훤호는 어느새 천고루를 완전히 제압하고 그를 힘껏 밟고 있었다. 어찌나 강한 힘으로 누르는지 천고루는 말도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귀문황이 여전히 공격하며 영혼을 괴롭히는 바람에 이젠 죽었구나 싶었다.
“훤호 형님, 저놈을 더 때려두세요.”
부상이 심할수록 영혼은 약해져 놈을 더 쉽게 제압할 수 있었다.
두훤호가 상대의 급소를 여러 차례 가격하자, 천고루는 숨 쉴 힘마저 없어 보였다.
“됐어요. 이제 제게 호법을 해주세요.”
항소운은 기쁜 내색을 하며 말했다. 곧이어 그가 명룡혼주를 외자, 무형의 고대 문자가 천고루의 영혼을 향해 달려들었다.
천고루의 영혼력은 지금 극도로 약해진 상태라, 아주 손쉽게 성공할 터였다.
으악-
천고루가 힘없이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가기도 전에 두훤호의 인황의 기세에 눌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바로 그때, 누군가 천고루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걸 느꼈는지 대전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바달 대인, 여기 계셨습니까? 혹시 방주님께 무슨 일이라도 생겼습니까?”
고루방의 부하 하나가 대전 밖에 있는 바달을 보며 공손히 예를 갖췄다.
지금은 고루방의 인원이 대거 한가로 간 터라, 바달의 지위는 꽤 높은 편에 속했다.
“방주님께 무슨 일이 있겠느냐? 지금 한창 즐기고 계시니, 방해 말고 모두 물러가거라. 방주님의 신경을 건드렸다간 무슨 일이 벌어질지 너희들이 더 잘 알겠지.”
바달이 성가시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정말 아무 일 없으신 거죠?”
상대가 여전히 못 미덥다는 얼굴로 물었다.
“아니면 네가 직접 들어가 보던가! 아무튼 난 네게 경고했어!”
바달이 길을 비켜주며 말했다.
“아, 아닙니다. 저희가 방주님의 기분을 깰 순 없지요. 그럼 저희는 계속 순찰을 돌겠습니다.”
그자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그들은 방주의 불같은 성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자신들보다 훨씬 무공이 높은 바달이 지키고 있으니, 설령 방주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 해도 발 빠르게 대처할 터였다.
한편, 대전에서는 항소운이 쉬지 않고 주문을 외고 있었다. 그러자 수많은 고대 문자가 천고루의 영혼에 들러붙기 시작했다.
항소운은 어느 때보다 신중을 기해서 주문을 외웠고, 천고루의 영혼에 붙은 주력(咒力)을 한층 강하게 만들었다. 혹여나 천고루가 힘을 회복하게 되면 통제하기 힘들었다.
천고루는 쉴 새 없는 들리는 주문에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두훤호가 힘으로 제압하지 않고 자신이 중상만 안 당했어도 진작 대전을 부숴버렸을 것이다.
한참이 지난 후, 항소운은 드디어 주문을 멈췄다. 그의 안색이 몹시 창백한 걸 보니 영혼력이 심하게 소모된 것 같았다.
“드디어 됐다.”
항소운이 이마의 땀을 닦으며 말했다.
‘귀문황이 도와줘서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이 녀석을 잡기도 쉽지 않았을 거야.’
“소주님, 이제 어떻게 할까요?”
두훤호가 물었다.
“이제 녀석의 몸을 회복시키면 돼요.”
“네? 그, 그럼 안되는 것 아닙니까?”
두훤호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물론 그는 항소운이 사람을 통제할 수 있는 신비한 비법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여전히 걱정되는 건 사실이었다. 어쨌든 이 자는 입룡경 정점의 인황이라 싸워 이길 자신이 없었다.
“아무 일 없을 테니 걱정 마세요.”
항소운이 확신에 찬 어투로 말했다.
지금까지 명룡혼주는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고, 이번도 그러할 터였다. 어쨌든 상대는 명룡혼고에 완전히 제압을 당했고, 명룡혼고는 명황족의 최상급 보물이 아니던가. 그러니 아무리 상대가 입룡경 정점이라 해도 벗어나긴 힘들었다.
두훤호는 천고루를 놓아주고 상처를 치료하는 약왕을 먹여 부상을 회복시켰다.
천고루는 약왕을 먹고 나자, 빠르게 몸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그는 정신이 어느 정도 돌아오자, 분노에 가득 찬 얼굴로 물었다.
“너, 너희들은 대체 누구냐?”
“우리가 누구인지는 알 필요 없고, 앞으로 내가 네 주인이란 것만 기억하면 돼.”
항소운은 담담히 말을 뱉고는 다시 주문을 외기 시작했다.
“으아악!”
천고루는 머리가 터져버릴 것만 같아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어찌나 고통이 심한지 아까 귀문황의 공격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마치 수만 마리의 벌레가 뇌를 물어뜯는 것만 같아 그저 죽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잘 알아들었지? 앞으로 내가 네 주인이야! 난 생각만으로도 널 죽일 수 있으니까 내 말을 명심하는 게 좋을 거야.”
항소운이 주문을 멈추며, 천고로에게 경고를 했다.
“예, 예…….”
천고로는 대답하긴 했으나, 속으로는 딴생각을 하고 있었다.
‘내 몸만 회복돼봐, 아주 네 놈의 대를 끊어 놓을라니까.’
“허허, 이젠 저주까지 하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나 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