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27
제27화 내가 널 가만두지 않겠다
이 산은 부근에서 가장 높은 산이었다. 오래된 나무가 빽빽하게 밀집되어 있고 야수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먼 과거부터 존재한 원시림 같았다. 항소운이 서 있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는 폭포가 아래로 떨어지고 있었는데, 마치 하늘이 강으로 떨어지는 것처럼 어마어마한 장관을 이루어 신비롭게 보였다.
“여기가 바로 낙폭산(落瀑山)이구나. 지도를 기억해보면 지성천은 바로 이 산의 중턱에 있어!”
항소운이 흥분하며 말했다.
그가 막 산을 오르려 할 때, 말을 탄 한 무리의 사람들이 산의 입구를 지키고 있는 것이 멀리서 보였다.
이 사람들은 하나같이 강해 보였다. 몸에서는 포악한 날것의 냄새를 풍기면서 요수를 타고 있었는데, 요수들은 족히 중급 요괴는 되어 보였다.
“관련 없는 자들은 빨리 떠나라. 광사 요괴사냥단이 이곳에서 산을 봉쇄할 것이다!”
이들은 실력이 아주 강했다. 그들 중 한 사람이 항소운이 나타났다는 것을 눈치채고 즉시 큰 소리로 외쳤다. 그 사람의 목소리는 쩌렁쩌렁 울려 범상치 않은 기세를 드러내고 있었다.
적어도 성력경 후기에 도달한 강자 같았다.
항소운은 바로 뒷걸음을 쳤다.
“광사 요괴사냥단의 위세가 대단한데! 25명이나 입구를 지키고 있다니, 이거 큰일 났네!”
항소운은 조용히 생각을 정리했다.
항소운은 그들로부터 충분히 멀어진 곳까지 물러나 걸음을 멈추었다. 그러나 이대로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는 주변의 지형을 살피더니 다른 방향으로 절벽이 있는 가파른 봉우리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만일 그 봉우리를 오를 수 있다면, 바로 백수산의 중턱에 도달할 수 있었다.
다만 이 절벽은 엄청 높았다. 위에서 떨어지면 성력경 강자라 하더라도 뼈도 추리질 못할 만큼 위험해 보였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원하는 걸 얻을 수 없지. 아무리 절벽이라고 내가 못 올라갈 건 또 뭐야!”
항소운은 잠시 망설이다가 굳게 입을 다물고 의지를 다졌다. 특유의 오기가 발동한 것이었다.
항소운은 곧바로 가던 길을 바꿨고 곧 그 가파른 산 앞에 도착했다.
“절벽타기를 생사를 건 수련이라고 생각하자!”
항소운은 그렇게 자신의 용기를 스스로 북돋운 다음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이 절벽은 가파르기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나마 멀리서 본 것과는 달리 다행스럽게도 산 절벽에 많은 틈이 있어서 그걸 잡고 오를 수 있었다.
항소운은 이미 성력경보다 강한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체내에서 용솟음치는 성력으로 충분히 오를 수 있을 정도였다.
항소운은 단번에 절벽의 삼 할 정도의 높이까지 올랐다. 워낙 급경사여서 그런지 양 손바닥이 까져서 피가 나고, 등 뒤에서는 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다.
이런 절벽을 오르는 것은 체내의 힘을 소모시키기도 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신을 시험하는 것이기도 했다.
정신력으로 버티지 못하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했다.
“올라가자, 어서 올라가!”
항소운은 패왕전천결을 운행하면서 성력을 몸 안에 회전시켜 수많은 혈도에서 빛을 뿜어내 그의 힘이 유지되도록 했다. 그리고 벽을 오르는 거미처럼 쉬지 않고 산을 올랐다.
항소운이 빠르게 올라가자 어느덧 절반 정도의 높이에 도달했다.
바로 그 순간, 어디선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삐!
항소운이 올라가던 것을 멈추고 소리 나는 쪽을 바라보자, 매 요괴가 그를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큰일 났다! 서염응(噬炎鷹) 요괴잖아!”
항소운은 깜짝 놀라 순간적으로 몸의 균형을 잃었고, 바로 아래로 떨어졌다.
다행히 본능적으로 튀어나온 바위를 움켜잡아 계속 추락하는 것은 면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몸 전체가 다치고 피부가 벗겨져 붉은 피가 흘렀으며, 놀란 마음에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항소운의 몸은 이미 산 중턱에 걸려있어서 만일 떨어지게 되면 그대로 죽음이었다.
바로 그때, 서염응은 항소운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들었다. 화염과 같은 몸이 마치 불꽃처럼 변해 허공에서 곡선을 그리는데, 서염응은 예리한 눈으로 항소운을 응시하는 게 이미 그를 손안에 든 먹이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뜻밖에 나 항소운이 이곳에서 매의 먹이가 되다니!”
항소운은 마음에 들지 않다는 듯 중얼거렸다.
그가 서염응의 공격으로 인해 손을 놓고 아래로 떨어지려고 하는 순간, 그의 등에 있던 소백이가 울부짖더니 그의 몸에서 튀어나왔다.
“소백아!”
항소운이 크게 외치면서 고개를 돌리자, 놀랍게도 소백이는 이미 서염응의 등에 올라타 있었다.
어흥!
소백이가 범이 포효하듯 울부짖자 사방에 메아리가 울려 퍼졌다. 포효하는 소리는 일반적인 중급 요괴의 위세를 훨씬 뛰어넘었다.
항소운과 함께 한 후로, 소백이가 이렇게 범의 소리를 낸 것은 처음이었다.
소백이의 포효 소리는 수많은 요괴를 굴복시킬 정도의 위세를 갖추고 있었다.
‘백수의 왕’다운 위세라고나 할까.
서염응도 깜짝 놀라 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다음 순간, 소백이가 서염응을 물기 시작했다.
소백이는 여전히 작은 체구였지만, 날카로운 이빨은 약하지 않아서 그대로 서염응에게 커다란 상처를 입힐 수 있었다.
서염응은 고통스러운 듯 계속 신음 소리를 내더니, 쉴 새 없이 날갯짓을 하며 소백이를 떨어뜨리려 했다.
그렇지만 소백이는 찰싹 달라붙어서 꿈쩍도 않았다.
서염응은 마음이 급해져 날갯짓을 계속하자, 몸 밖으로 불꽃이 올라오면서 소백이를 태우기 시작했다.
그래도 소백이는 여전히 꽉 물고 놓지 않았다.
서염응은 허공에서 정신없이 날갯짓을 하다가, 결국 낙파산 위로 떨어졌다.
그 광경을 본 항소운은 마음이 다급해졌다.
“소백아!”
항소운은 크게 소리를 지르고는 다시 힘을 내서 미친 듯이 오르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방금 전처럼 주변을 살피지도 않은 채, 완전히 목숨을 걸고 올랐다. 절벽의 위험이나 자신의 생사 따위는 이미 관심이 없었다.
소백이는 작은 요수였지만, 며칠간 그와 동고동락을 하였고 이제는 가장 친밀한 친구나 다름없는 존재가 되었다.
그러니 절대 소백이에게 무슨 일이 생겨서는 안 되었다.
본래 한 시진은 걸려야 절벽 정상에 오를 수 있었지만, 항소운이 필사적으로 노력한 덕분에 반 시진 만에 정상에 도달할 수 있었다.
절벽 위에 도작하자 그는 잠시도 쉬지 않고 다시 산 위쪽을 향해 달렸다.
안타깝게도 한참을 달려도 소백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중급 요괴 이무기의 공격을 받게 되었다.
항소운은 주먹으로 치고 발로 차면서 겨우 그 이무기를 해치웠다.
그는 혈기를 보충하기 위해 이무기의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내더니 그대로 삼켜버렸다.
시큼한 맛이 입안으로 퍼졌다.
그렇지만 소백이는 찾지 못하고 오히려 광사 요괴사냥단과 마주치게 되었다.
항소운이 그들의 눈을 피해가려던 순간, 광사 요괴사냥단이 그의 존재를 알아차렸다.
“어디서 굴러먹은 놈이 감히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산 밑을 통과해서 여기까지 온 거냐? 이휘(李輝), 가서 저 놈을 해치워라!”
그들의 우두머리가 명령했다.
“예!”
이휘라는 사람이 대답을 하더니, 열화호를 타고 항소운을 향해 달려들었다.
항소운은 저도 모르게 뒤로 몸을 피하고 패왕구유보로 최대한 거리를 벌렸다.
그러나 열화호는 중급 요괴의 경지였다. 달려드는 속도가 아주 빨라서 피하는 게 쉽지 않았다.
“네 놈이 누구든 상관없이, 절대 내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휘가 흉악한 표정의 얼굴로 소리쳤다.
이휘는 2품 성력경의 절정에 이른 실력자였다. 곧 3품 경지에 이를 수 있어서 실력이 상당히 강했다.
항소운에게 접근한 그는 바로 열화호에서 뛰어내리더니 손에 든 큰 칼을 휘두르며 항소운을 향해 달려들었다.
칼의 힘은 아주 위력적이었다. 몇 줄기의 성력이 빛을 뿜어내며 창공을 가르고 있었다.
항소운의 패왕구유보는 역시 최상급 보법이었다. 항소운의 힘이 향상됨에 따라 속도도 더욱 빨라져 아주 교묘한 동작으로 이휘의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
쿵!
항소운이 칼날을 피하자 놀랍게도 앞에 있던 오래된 나무가 이휘의 칼에 맞아 그대로 갈라졌다.
“이런 미꾸라지 같은 녀석!”
자신의 공격이 먹히지 않자, 이휘가 분노에 차서 말했다.
“난 그냥 지나던 길이었어. 계속 쫓아오면 나도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항소운이 공격을 피하면서 다소 여유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하 그래? 그럴 능력이 있다면 피하지 말라고!”
이휘가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미친 듯 웃었다.
“그래? 그럼 나도 도망가지 않을게! 네 말대로 해주지 뭐!”
항소운은 그대로 걸음을 멈춘 다음 이휘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항소운의 주먹의 힘은 천 근 정도였는데 성력의 힘이 조금도 더해지지 않아 겉으로 보기에는 후기 수행자의 실력 정도였다.
이휘는 이를 보고 무시하는 듯한 얼굴로 항소운의 손을 잡고 손목을 부러뜨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휘는 순간 놀랐다. 그가 7할의 힘을 사용했음에도 항소운의 손목을 부러뜨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아무리 정점에 이른 수행자라 하더라도, 그 정도 공격이면 충분히 손목을 부러뜨릴 수 있었다.
이휘가 깜짝 놀라서 어리둥절하고 있을 즈음, 항소운이 눈을 치켜뜨더니 다른 손을 재빨리 들어 올린 다음 주먹을 내뻗었다.
“아, 큰일 났다!”
2품 성력경의 정점에 이른 여휘는 순식간에 항소운의 공격을 바로 눈치채고, 그의 손을 놓고 옆으로 피했다.
문제는 이 공격이 단지 항소운의 속임수에 불과했다는 사실이었다. 비록 일부 성력이 몸 밖으로 나오기는 했지만, 진짜 공격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열운장!
항소운은 상대방이 손을 놓은 사이 전력을 다해 손바닥으로 이휘의 가슴을 쳤다.
아무리 이휘가 전투 경험이 많은 노련한 자라 해도 치밀하게 계산된 항소운의 공격을 피할 수는 없었다.
퍽!
이휘는 가슴을 맞고 피를 토하며 뒷걸음질을 쳤다.
“죽어라!”
항소운이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금낭검을 휘두르자 성력이 빛나며 한 번의 공격으로 아휘는 죽음의 길을 가게 되었다.
이휘의 머리가 땅으로 떨어졌다.
명색이 2품 성력경 정점에 이른 고수가 8품 정점의 수행자에게 죽임을 당한 것이다.
항소운의 이번 공격은 정말 대단하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었다.
먼저 적에게 약하게 보인 후, 다시 속임수로 공격하는 척하면서 마지막으로 전력을 다해 적을 죽인 것이다.
모든 수가 딱 들어맞고, 부족함이 없었으니 그야말로 완벽 그 자체였다.
어흥!
이때, 이휘의 열화호가 입을 쩍 벌린 채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너도 같이 보내주마!”
항소운이 크게 외치더니, 인정사정 보지 않고 금낭검을 휘둘렀다.
7척에 달하는 금광이 나타나고 이제 막 중급 요괴의 경지에 이른 열화호가 검에 찔렸다.
멀리 있던 광사 요괴사냥단의 사람들이 이곳의 상황을 눈치채고는 누군가 명령을 내렸다.
“빌어먹을, 당장 가서 저놈을 잡아라! 저놈을 절대 곱게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
광사 요괴사냥단의 사람들이 항소운을 쫓아오자, 야수가 울부짖는 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졌다.
어흥!
이것은 하늘도 놀랄만한 야수의 울음소리였다. 광사 요괴사냥단의 사람들도 깜짝 놀라 당황하기 시작했다.
“젠장, 이곳에 대형급 요괴 금강거원(金剛巨猿)이 있다!”
산 중턱에 있던 한 사람이 큰 소리로 외쳤다.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많은 그림자가 수십 척에 달하는 금강거원을 잇달아 둘러싸기 시작했다.
그러나 금강거원은 아주 강한 몸을 가지고 태어나, 보통의 공격으로는 상처를 입힐 수 없었다. 또한 그 힘도 대단해서, 살짝 누르기만 해도 엄청난 크기의 바위로 내리누르는 효과가 있었다. 결국 금강거원의 공격에 바로 그 자리에서 몇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나쁜 놈, 나 광사가 여기 있는데, 네가 날뛰게 할 성싶으냐!”
사자 요괴에 올라탄 중년의 남자가 거대한 검을 들고 금강거원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 중년의 사람은 화강경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검을 휘두를 때마다 엄청난 기운을 내뿜었다. 그 강력한 기운에 근처의 나무와 화초들이 모두 가루가 되었다.
“저 녀석은 우선 두고, 단장을 도와드리러 가자!”
사자 요괴를 탄 중년 남자를 지켜보던 광사 요괴사냥단의 사람들은 더 이상 항소운은 신경도 쓰지 않고, 전력을 다해 뛰어올라 금강거원을 둘러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