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31
제31화 그렇다면 나도 보여줘야겠군!
여전히 전력을 다해 도망치던 항소운은 속으로 생각했다.
“광사 요괴사냥단이라고? 내가 지금은 쫓기고 있지만, 이 원수는 절대 잊지 않고 반드시 갚아주마!”
그가 미워하는 것은 광사 요괴사냥단일뿐, 궁금음은 아니었다. 어쨌든 그 여자애에게 잘못은 없었다. 누구라도 다른 사람이 자신의 벗은 몸을 보면 용서할 수 없는 게 인지상정이었기 때문이었다.
“됐어, 다음에 그 애한테 나도 보여주면 되지. 그걸로 안 되면, 내가 손해더라도 두 번, 세 번 보여주면 되잖아. 그럼 서로 비기는 거니까!”
항소운이 부끄러움도 모른 체 그렇게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 말을 궁금음이 들었다면, 분명 더욱 화가 나서 그를 죽이겠다고 달려들었을 것이다.
항소운은 쉬지 않고 한참을 달리고 나서 더 이상 추격이 없음을 눈치챈 다음 안심을 하고 걸음을 멈추었다.
그는 근처에 있던 중급 요괴를 죽여서 구워 먹고는 그 자리에서 쉬었다.
백수산은 어마어마한 크기의 산이었다. 그런 만큼 다른 사람이 그를 찾아내려 해도 쉽지 않을 것이었다.
그가 백수산에서 걸음을 멈춘 이유는 아직 돌아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실력을 더욱 향상시켜 무당전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더욱 강해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10년 후, 원래 그의 것이었던 집으로 돌아가고 자신의 모든 것을 되찾아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강한 무공이 필요했다.
광사 요괴사냥단과 오가 사람들은 그가 강해지기 위한 과정에서 맞닥뜨린 작은 장애물일 뿐이었다.
“이 보따리들은 가지고 다니기 꽤 귀찮네. 소백아, 잘 보고 있어. 잃어버리면 안 돼!”
항소운은 배불리 먹고 난 후, 소백이에게 그렇게 당부하더니 그 자리에 앉아 좌선을 했다. 그가 패왕전천결을 수련하기 시작하자 수많은 힘이 하늘에서 빠르게 돌더니 조금씩 그의 힘이 강해지기 시작했다.
패왕전천결은 역시 고급 고법다웠다. 패왕전천결의 전환 속도는 놀랄 정도로 빨랐고, 더욱 중요한 것은 힘을 9개로 나누어 9대 성진 안으로 들어가게 한다는 점이었다.
“성진은 천지를 담고 있지. 만약 내가 성진의 힘을 한데 모아 성해(星海)로 만들 수 있다면, 그곳에 만물을 담을 수 있어. 그렇게 되면 무겁게 물건을 들고 사방을 뛰어다닐 필요도 없고 말이야. 가장 중요한 건 나만의 무기를 수련할 수 있단 거야. 그런데 그 수준에 이르기가 어렵네!”
항소운은 지금 아주 중요한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성해건곤(星海乾坤).
이것은 성력을 기체로 만들고, 다시 기체를 액체로 만들어 거대한 바다 모양을 형성하는 것으로 만물을 수용하고 천지를 담고 있었다.
이것은 사람의 잠재력을 깨우는 하나의 상징으로서 아주 강력한 수준에 이르러야 가능했다.
이제야 성력경에 이른 항소운이 벌써 이 문제를 생각하다니…….
다른 사람이 봤다면 배짱이 아니라 허풍이라고 생각할 터였다.
“에이 모르겠다. 하여간 지금은 그만 생각하자. 난 남다른 재능이 있으니까 가능할지도 모르지. 우선 해보자!”
항소운은 마음을 먹으면 즉시 행동에 돌입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바로 새로운 수련방식에 돌입했다.
바로 성해건곤을 수련하는 것이었다.
수련을 위해선 반드시 특별한 고법이 있어야 능력을 깨울 수 있는데,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항소운은 많은 책을 정독하여 성해건곤을 수련하는 고법을 알고 있었다. 그는 고법과 패왕전천결을 함께 운행하면서 9대 성진을 일으켰다.
슉!
체내의 9대 성진이 영롱하게 빛나면서 동시에 순수한 빛이 한데 모이더니 하나로 응집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응집시킨 빛을 액체로 만들기 위해선 출중한 실력이 필요했는데 지금 그의 실력으로 불가능했다.
힘이 부족하다고 느껴지자 그는 보따리에서 물주머니를 꺼내 마시기 시작했다.
물주머니에는 지성천이 들어있었다.
지성천은 영액(靈液)의 정수로서 백수산 밖에서는 찾기 힘든 영물이었다.
그러한 지성천을 마구 마셔대니 누가 보았다면 영물이 아까운 줄을 모르는 녀석이었다.
모든 영물은 많이 먹고 마실수록 효과가 반감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처음 한 방울보다 나중의 한 방울의 효과가 더 적게 되는 것이었다.
지금 항소운이 지성천을 마시는 것은 실력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이 힘을 체내에 응집시켜 성해건곤을 이룰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지성천의 힘이 항소운의 몸에서 하나로 모이더니 그대로 9대 성진이 응집된 곳으로 돌진했다.
이로써 흩어지려던 힘이 다시 모여 응집되었고, 신기하게도 조금씩 액체 상태로 변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항소운이 마신 지성천의 힘이 완전히 소화되자 몸 안에서 물방울 같은 영롱한 액체가 생겨났다.
항소운은 아직 몸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그와 영롱한 액체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있어 느낌만으로도 은연중에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있었다.
“이 새끼손가락보다 작은 물건이, 정말 성해건곤이란 건가? 혹시 실패한 거 아냐?”
항소운은 답답해졌다.
고서에는 분명 성해건곤이 거대한 바다 모양을 형성하여 만물을 담을 수 있다고 적혀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의 몸에 생긴 물방울 크기의 작은 액체는 그 기록과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아무래도 실패했나 봐! 실력이 부족한데 너무 욕심을 부렸어.”
항소운이 풀이 죽어 말했다.
그는 이 일은 그만 생각하기로 하고, 좌선을 계속했다.
그렇게 두 시진이 지났다. 그가 다시 눈을 떴다.
“지금 성력경에 이르긴 했지만, 힘은 계속 단련해야 해. 힘이 커져야만 전환되는 성력도 더 많아지니까. 그리고 전투력이 강해지기 위해선 더 강한 전투기술을 연마해야겠어. 지금 낭살금검결 말고는 쓸 만한 게 파강지 밖에 없잖아. 사실 이제 1품 전투기술은 필요 없으니까 말이야.”
그는 자신의 머릿속에 기억된 전투기술을 되짚어보기 시작했다. 이것들은 모두 그의 가문에 전해져 내려오는 고급 전투기술로, 무당전의 전지각(戰枝閣)은 비교도 되지 않았다.
시간이 한참 흐른 후, 그는 특별한 전투기술인 ‘분뇌권(奔雷拳)’를 떠올렸다.
분뇌권은 힘을 응집시켜 천둥으로 변화시켰다. 번개를 닮은 공격은 맹렬한 기세를 지니며 만물을 부술 수 있었다.
이 기술의 특별한 점은 등급을 올릴 수 있다는 데 있었다.
등급을 올리는 게 무슨 뜻이냐고?
등급을 올리는 것도 다양한 단계가 있었다. 가장 약한 단계는 3품 전투기술이지만 가장 강한 단계는 최소 6, 7품 이상으로, 단계가 높을수록 발휘되는 전투력도 자연히 강해지게 된다.
이것이 바로 분뇌권의 남다른 점이었다.
분뇌권의 첫 번째 단계는 화경(化勁)을 천둥으로 만들어 그 힘으로 공격하고, 대나무를 쪼개듯 파죽지세로 공격한다. 두 번째 단계는 천둥을 주먹에 넣는 것이다. 천둥의 힘을 통해 두 주먹을 단련하여 언제든지 그 힘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더욱 위협적인 위력을 갖는다. 세 번째 단계는 천둥을 체내로 집어넣어 천지 천둥의 위력을 이용해 모든 것을 파괴한다.
현재 항소운의 실력으로는 분뇌권의 첫 번째 단계를 수련할 수 있었다.
첫 번째 단계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반드시 화강경의 실력이 필요했다. 항소운은 아직 화강경의 실력이 아니었다. 하지만 항소운은 더욱 낮은 등급의 전투기술이 없었으므로 우선 아쉬운 대로 분뇌권을 수련할 수밖에 없었다.
항소운은 분뇌권의 구결 중 첫 번째 단계를 떠올렸다. 그는 명상을 통해 수많은 전투기술의 그림을 훑은 다음 가장 빠른 속도로 분뇌권의 핵심을 머릿속에 기억시켰다.
그리고 권법을 연마하기 시작했다.
분뇌권을 제대로 연마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주먹이 단단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천지 천둥의 위력을 어떻게 견디겠는가?
쿵쿵!
항소운은 분뇌권의 초식을 이용해 노목에 무차별적으로 주먹을 날렸다.
신체의 잠재력은 이미 어느 정도 각성되어, 그의 신체 강도는 일반적인 2품 전투 무기와 비등한 수준이 되었다.
그 덕분에 주먹으로 나무를 쳐도 전혀 고통을 느끼지 못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가 성력을 분출시키며 주먹을 휘두르자 나무에 구멍이 생기더니 결국 부러지고 말았다.
“나무는 단단하지가 않네. 역시 바위로 해봐야겠어!”
항소운이 혼잣말을 하더니 암벽으로 주먹을 날리며 단련하기 시작했다.
암벽의 강도는 나무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강해서, 주먹으로 칠 때마다 통증이 몰려왔다. 더군다나 성력을 운행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치다 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 주먹에 피가 나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주먹의 피와 살이 터져 처참한 몰골이 되었을 것이었다.
항소운은 전력을 다해 미친 듯이 주먹을 치고 있어서 마치 스스로를 학대하는 것처럼 보였다.
“주먹을 강하게 만들어야 힘을 응집시켜 천둥으로 만들 수 있어!”
항소운의 머릿속엔 온통 이 생각뿐이었다.
하루가 지나자 항소운의 주먹이 너덜너덜해졌다.
그는 바로 약초를 바르고 혈고를 삼켜 혈기를 보충하고는 다시 좌선 상태로 들어갔다.
소백이는 착하게도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그를 위해 음식으로 삼을 만한 요수들을 잡아 왔다.
항소운은 소백이에 대해선 마음을 놓고 있었다. 비록 덩치는 작지만, 최소 중급 요괴 정도의 실력이어서 더 강한 요수를 만나지만 않는다면 그렇게 위험하지 않았다.
분뇌권을 익히던 항소운은 그곳에서 대략 보름의 시간을 보냈다.
낮에는 주먹을 단련하고 힘을 키웠으며 저녁에는 좌선을 하며 휴식을 취했다. 가끔씩 한두 마리의 요수를 찾아 전투를 벌이며 전투 경험을 늘리기도 했다.
그의 힘은 점차 강해져서 1품 성력경 중기에서 후기에 이르게 되었다.
이 같은 성장은 5성 지체와 패왕전천결의 신비로운 힘, 그리고 각고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같은 노력이 없었다면 그렇게 단시간 내에 빨리 성장할 수 없었다.
보통 사람은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선 99의 노력과 1의 운이 필요하지만, 천재는 7의 노력과 3의 운이면 충분했다.
그런데 이런 천재가 100의 노력을 한다면 원하는 바를 당연히 쉽게 이룰 수 있었다.
항소운은 바로 노력하는 천재의 유형이었다. 온 힘을 다해 자신의 실력을 높이고 있었다.
보름이라는 시간 동안, 그의 주먹이 얼마나 많이 헤졌는지 손으로 꼽을 수도 없었다. 다행히 그는 약물을 배합하는 법을 알고 있어서, 지성천 한 방울을 더해 상처에 바르면 아주 빠르게 회복되었다.
그가 흰 천으로 동여맨 주먹을 암석을 향해 날리자 은연중에 상서로운 기운이 감돌더니 그의 주먹에서 엄청난 힘이 뿜어져 나왔다. 천둥 번개와 같은 그 힘은 놀라운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쿵!
상서로운 기운이 주먹을 감싸면서 암석 위로 떨어지자 순식간에 암석이 터져버렸다.
이 주먹의 위력은 3품 성력경도 막기 힘든 정도였다.
이것은 분뇌권이 이룬 작은 성과를 나타내는 상징이기도 했다.
방금 전 공격으로 항소운의 기력은 많이 약해졌다. 그건 지금 그의 실력으로 높은 품급의 전투기술을 연마하는 것은 아직 무리임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만약 그의 기본기가 탄탄하지 않았다면, 수련에 성공하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두 번, 지금 내 실력으론 최대한 노력해도 분뇌권을 두 번밖에 못 쓰네. 그래도 이 정도면 4품 성력경 정도는 충분히 상대할 수 있겠어!”
항소운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어느 정도 성과를 이룬 항소운이 무당전으로 돌아가기 위해 짐을 정리하고 있을 때, 갑자기 주변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