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330
제330화 제가 교주님께 직접 설명하겠습니다
“7품 비천경의 실력으로 전황이 되어 4대 학당이 서로 데려가겠다 다툼을 벌이고 결국 용봉 학당을 택하여 특별 제자가 됐다라……. 그리고 어제는 고루방을 차지하고 혈살방을 멸했으며, 또 성주 당전과 그 아들 당용비를 만나더니 지금은 빈민굴 쪽으로 사라졌단 말이지.”
그는 불현듯 탄식했다.
“확실히 예사롭지 않군. 분명 항정천 대인의 후손이 틀림없어. 한데 스승님의 행방이 묘연하단 말이지. 설마 날 속인 건가?”
“교주님, 또 보고드릴 일이 있습니다.”
나찰녀가 말했다.
“말해라.”
“최근 성안에 서살 놈들이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마도 항 도련님을 노리는 듯합니다.”
“서살? 이제 놈들도 사람들한테 미움 좀 받겠군.”
청귀가 태연히 말했다.
죄혈성 빈민 구역에는 수수한 차림을 한 십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이들은 기운을 감추고 있어 무인의 기운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겉모습은 평범한 백성과 별반 차이가 없어 그다지 이목을 끌지는 않았다.
사실 이들은 살인 조직으로 유명한 서살의 일원이었다.
평소에는 따로 흩어져 행동하지만, 오늘은 긴급한 부름을 받고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들 중 가장 약한 자라 해도 소왕급 후기였고, 심지어 제존도 더러 있었다.
이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소왕급 무인을 살해하는 것이었다. 간단해 보이는 임무지만, 이 일로 벌써 고수 여럿이 목숨을 잃었다.
그야말로 서살의 명성에 먹칠을 하는 사건이었다.
한참을 기다리자, 누군가 그들 앞에 조용히 나타났다.
그자는 민머리에 나이는 서른 살도 되지 않아 무척 젊어 보였다. 게다가 생김이 비범하고 준수하여 잘생긴 승려처럼 보였다.
그는 다름 아닌 곽욱동이었다.
곽욱동이 나타나자, 그들의 눈빛은 공손해지고 누구 하나 허튼소리 하나 내는 자가 없었다.
“손님께서 더 많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하루빨리 항소운을 죽여달라 하셨습니다. 오늘 항소운이 이 부근에서 사라졌으니,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자를 찾아 반드시 죽여야 합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우리 서살의 명성이 큰 타격을 입을 테니, 종주(宗主)님으로부터 벌을 받을 각오는 해야 할 겁니다. 다들 잘 아셨습니까?”
곽욱동이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자 사람들은 알겠다며 고개만 끄덕일 뿐, 역시 소리는 내지 않았다.
“자, 이쯤에서 끝낼 테니 어서 그자를 찾도록 하십시오. 하나 무턱대고 공격해선 안 될 겁니다. 그자의 명옥마 괴뢰는 제존급에 육박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자를 찾는 즉시, 전체에게 알려, 다 함께 힘을 합쳐 죽여야 합니다.”
말을 마친 그가 손을 내젓자, 다들 흩어져 항소운의 소재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 항소운의 종적을 찾아냈다. 그는 조용히 신호를 보내 모든 서살 대원들에게 알렸다.
이때, 항소운은 서귀와 금제공간에서 빠져나온 상태였다. 마침 누군가 바로 이들의 행방을 눈치챈 것이다.
항소운은 서귀와 골목을 걷다가 누군가 자신을 주시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바로 서귀에게 전음을 보냈다.
“성가신 놈들이 따라붙은 것 같은데?”
“올 테면 오라지요. 마침 제 혈요도 혈기가 부족해서 몸보신을 해야 하거든요.”
서귀가 입맛을 다지며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서살이 사방에서 나타나 에워싸기 시작했다.
그들은 섣불리 공격하지 않았다. 우선 각 출로를 봉쇄하여 상대를 포위한 뒤 독 안에 든 쥐를 잡듯 단번에 죽일 작정이었다.
이때, 항소운이 입을 열었다.
“쥐새끼 같은 놈들, 어서 덤벼!”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별안간 하늘에서 거대한 그물이 떨어지며 사방을 뒤덮었다.
그물의 양쪽은 인황들이 잡고 있어 마치 물고기를 잡는 것처럼 항소운과 서귀를 잡아 죽일 작정이었다.
그물의 실에서 예리한 빛이 번뜩이는 걸 보니 희귀한 재료로 만든 그물 같았다.
거대한 그물 외에도 좌우 양쪽에서 인황이 동시에 협공을 가하며 항소운 등을 압박했다.
궁지에 몰리자, 서귀는 항소운이 다치지 않도록 우선 그를 보호했다.
금옥도 본래 모습으로 되돌아가 가장 강력한 상태로 목숨을 지키고 있었다.
이때, 명옥마 괴뢰가 나타났다. 녀석은 전방의 살수를 향해 가장 빠른 속도로 돌진했다.
괴뢰는 연이어 주먹을 휘두르면서 상대의 공격을 대거 날려 보냈고, 그 덕분에 뒤쪽에 있던 항소운은 한숨 돌릴 수 있었다.
그러나 어느 틈엔가 거대한 그물이 괴뢰를 옥죄는 바람에 녀석은 옴짝달싹할 수도 없었다.
그물을 잡고 있던 두 인황은 이때다 싶어 서둘러 그물을 잡아당겼다. 괴뢰를 잡을 수 있겠거니 생각했는데, 녀석의 힘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했다. 녀석이 양팔을 휘젓는 통에 인황은 그물을 잡고 입기도 힘들었다.
이때, 제존 하나가 바람을 가르며 항소운에게 달려들었다. 마치 매가 토끼 사냥을 하듯 대단한 속도였다.
상대의 공격을 눈치챈 서귀가 즉시 힘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그러자 흡사 귀신의 형체와 비슷한 잔영이 일어나 빛이 모여들더니 어둠과 빛이 같이 공조하며 강력한 힘이 폭발했다.
제존은 항소운의 곁에 이토록 강한 고수가 있을지는 생각지도 못했다. 한데 가만히 살펴보자 상대는 아직 입룡경 정점의 인황이라 겁먹을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자신의 힘과 상대의 힘이 맞부딪치는 순간 그는 그제야 상대를 과소평가했음을 깨달았다.
“감히 우리 소주님을 죽이려고? 흥, 내가 있는 한 뜻대로 안 될걸.”
서귀가 냉소를 짓더니 귀신 형체로 모습을 바꿔 제존 쪽으로 쏜살같이 날아갔다. 어둠과 빛의 힘이 교차하며 예리한 발톱이 제존을 향해 쑥 들이밀었다.
1품 정점의 제존은 깜짝 놀라 재빨리 상대의 공격을 막아냈다.
입룡경 정점의 인황이 이렇게 대단한 공격력을 지녔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놀라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저자만 견제하면, 다른 일원들이 항소운을 죽일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이때를 틈타 다른 자들은 항소운을 노렸다. 사방의 공격이 눈앞까지 닥친 순간, 항소운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와 동시에 좌우 양쪽에서 갑자기 강자들이 나타나 서살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항소운이 가장 믿고 있던 명옥마 괴뢰는 거대한 그물에 갇혀 당분간 빠져나오기 힘들었다. 서귀는 제존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었고, 금옥과 혈요는 인황을 상대하기에 힘에 부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항소운은 혼자 힘으로 싸울 수밖에 없었다.
인황들이 죽일 기세로 달려들자, 그는 명영둔을 이용해 완전히 모습을 감췄다.
순식간에 목표물이 사라지자, 적들은 어리둥절했다.
바로 그때, 어디선가 한 무리의 고수들이 나타나 자객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고수들의 무공은 한 수 위라서 서살 무리는 꼼짝없이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서귀와 대치하고 있던 제존은 상황이 불리하게 흘러가자, 바로 줄행랑을 쳤다.
자객들은 상황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억지로 강행하는 법이 없었다. 즉, 치고 빠지는 법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위험에서 벗어난 듯했으나, 뒤늦게 나타난 고수 중 제존 하나가 제존급 자객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명옥마 괴뢰도 자연히 곤경에서 벗어났다. 누가 거둬들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별안간 거대한 그물이 사라진 것이다.
이때, 항소운이 괴뢰 옆에 조용히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들을 도와주는 무리를 잠자코 지켜봤더니 뜻밖에도 귀면교 쪽 사람들이었다.
귀면교 무리는 자객들을 전부 처리한 뒤, 항소운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빠르게 사라졌다. 그 행동이 무척 빨라서 마치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은 것 같았다.
땅에 널린 시체 중 곽욱동은 없었다. 아마도 자객들에게 분부를 내린 뒤, 곧장 떠났을 가능성이 컸다.
귀면교 쪽 사람들 역시 그의 존재를 발견하진 못했다.
곽욱동은 자신의 본모습을 숨기고 인내하는 면에선 놀라울 정도로 치밀했다.
서귀는 시체 쪽으로 빠르게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았다.
“이 쥐 문양은 어떤 세력을 의미하는 것 같은데, 소주님 혹시 짚이는 데라도 있으십니까?”
“그건 서살이란 세력의 상징 같은 거래. 자네는 못 들어본 거야?”
항소운이 묻자, 서귀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럼 기껏해야 만년도 안 된 세력이겠군요. 한데 자객이란 놈들이 실력이 이래서야 원.”
“참, 그리고 방금 우리를 도와준 사람들은 귀면교였어.”
항소운이 말했다.
“그렇다면 바로 귀면교로 가시지요. 제자 놈이 절 보고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하긴 합니다.”
서귀가 재밌겠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항소운도 딱히 반대할 이유는 없었다. 그가 서귀를 서둘러 찾아간 것도 귀면교 교주 청귀 때문이 아니던가. 일전에 청귀를 만났을 때, 청귀가 서귀를 상당히 존경한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이제 그가 당전과 친분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귀를 겁낼 필요는 없어졌지만, 서귀가 청귀와 만나서 스승과 제자 사이를 확인한다면 그에게도 분명 좋은 일이었다.
그리하여 항소운은 서귀와 함께 귀면교 앞에 당도했다.
서귀는 귀면교 앞의 거대한 귀신 가면을 보면서 눈빛이 복잡해졌다.
“내가 여길 다시 오게 되다니…….”
문지기가 앞으로 나와 항소운과 서귀를 저지하려는데, 안쪽에서 나찰녀가 걸어 나왔다.
“항 도련님, 안쪽으로 드시지요. 저희 교주님께서 진작부터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나찰녀가 말했다.
“좋습니다.”
항소운은 귀면교 안으로 성큼 걸어 들어갔다.
서귀도 따라 들어가려는데 나찰녀가 가로막았다.
“일행은 밖에서 기다리시오.”
“얘야, 정말 날 밖에다 둘 셈이냐?”
서귀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찰녀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으나, 이미 서귀를 강경하게 막아서고 있었다.
그녀는 서귀를 항소운의 수행원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 자가 교주를 뵙겠다니 어림도 없었다.
“나찰녀, 이 자는 꼭 데리고 들어가야 해요. 이 일은 제가 교주님께 직접 설명하겠습니다. 혹여 교주님이 불쾌해하신다면, 그 책임은 제가 지겠습니다.”
항소운이 이렇게까지 말하자, 나찰녀가 하는 수 없다는 듯 승낙했다.
“좋습니다. 하지만 함부로 말을 해선 안 됩니다.”
이 말은 서귀더러 들으라는 소리였다.
서귀가 씩 웃으며 말했다.
“재밌는 애로군.”
서귀는 항소운과 함께 대전으로 향했다.
두 사람이 대전으로 들어가자, 바닥에 엎드려 있던 거대 마수 두 마리가 벌떡 일어나 다가왔다.
녀석들의 시선은 항소운을 향하고 있었다. 그중 한 마리가 인간의 언어로 말했다.
“이건 우리 종족의 고급 혈맥인데. 너, 너는 어느 마족의 후손이냐?”
“이 녀석 기억이 나. 일 년 전쯤 이곳에 왔었지. 그때는 혈맥의 힘이 깨어있지 않았는데,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군.”
또 다른 마수가 말했다.
녀석들은 거대한 몸집에 생김새는 흉악한 데다 말을 할 때마다 큰 종이 울리는 것처럼 쩌렁쩌렁했다.
누구나 두려움에 떨 법했으나, 일전에 한번 본 데다 마연에서 각양각색의 마수를 본 터라 이젠 두렵지 않았다.
항소운이 씩 웃으며 말했다.
“내가 마족의 피를 가졌다고 뭐 달라질 게 있나? 그래봤자 너희는 여기서 나가지도 못할 거 아냐. 그냥 여기서 얌전히 문이나 지켜.”
그러고는 대전 안으로 성큼 걸음을 옮겼다.
마수 두 마리는 숨이 턱까지 차올랐으나, 그저 물끄러미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녀석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청귀의 통제를 받고 있어서 그의 손아귀를 벗어나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게다가 고급 혈맥을 가진 저 젊은이는 아직 무공이 낮아서 자신들을 도울 수도 없었다.
거대 마수들은 마음이 답답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