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35
제35화 겨우 성력경일 뿐인데요
또 아침이 밝았다.
항소운은 상서로운 기운을 들이마시며, 은연중 2품 성력경에 이를 날이 머지않았다는 것을 느꼈다. 마지막 중요한 고비만 넘기면 2품 성력경에 이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억제하면서 새어 나오는 힘을 성해건곤으로 보냈다.
그는 성해건곤을 키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래야 물건을 가지고 다니기가 편했다.
항소운은 토납법을 완성한 후, 몸을 일으키더니 자장하의 장로원에서 나와 자신의 별원으로 돌아가기 위해 물건을 챙겼다. 육소청과 하류휘 녀석, 그리고 내문제자 왕진천을 만나러 가야 했다. 그는 약속한 일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었다.
자장하가 머무르는 곳은 장로들만 사용할 수 있는 별원 구역으로 이곳은 풍경이 수려하고 조용했다. 숲과 정자, 작은 다리, 시냇물, 요수 등 없는 것이 없었다. 풍경을 보며 한 걸음 뗄 때마다 너무 아름다워서 눈에 담기조차 힘들 정도였다.
그렇지만 항소운의 생각은 달랐다. 과거 잘나가는 집안의 자제였던 그의 눈엔 모든 것이 평범해 보였다.
“장로원도 별거 없구나!”
항소운이 호숫가에 서서 장탄식을 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견문이 높아질수록 보고 듣는 것도 완전히 달라지는 법. 항소운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그때, 불만에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감히 여기서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항소운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말은 함부로 하면 안 되는데 이렇게 재수가 없다니!’
그가 고개를 돌려 말하는 사람을 발견하자, 갑자기 안색이 어두워지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
“그 계집애잖아!”
“무엄하다. 뭐 하는 놈이길래 감히 나를 그렇게 부르는 거야? 너 죽고 싶어 환장했지!”
항소운을 질책한 여인이 욕을 내뱉더니 그를 향해 뱀과 같은 채찍을 휘둘렀다.
여인은 인정사정 보지 않고 항소운을 거칠게 공격했다. 그녀가 휘두르는 채찍에는 성망의 힘이 들어있어 사람의 얼굴에 맞게 되면 상대방은 피투성이가 되었다.
항소운은 그렇다고 멍하니 당하고 있던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그는 특유의 통찰력을 발휘해 채찍이 날아오는 방향을 꿰뚫어 보고는 손을 뻗어 채찍을 잡아버렸다.
“손 놔!”
항소운이 큰 소리로 외치더니 팔목의 힘을 이용해 채찍을 끌어당겼다.
상대방은 항소운이 이렇게 빨리 반격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는 미처 방어할 틈도 없이 손에서 채찍을 놓쳤다. 그녀의 중심을 잃은 몸이 앞으로 고꾸라지더니 그대로 옆에 있는 호수로 떨어졌다.
풍덩!
“하하, 이 악녀 같으니라고! 그래도 원수는 갚았네!”
항소운이 그녀를 향해 큰 소리로 웃었다.
호수에 빠진 이 여인은 지난번에 그에게 채찍을 날려 상처를 입혔던 여홍아였다.
항소운은 그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고생했던 일이 떠올랐다.
그 때문에 항소운은 그녀가 물에 빠진 것을 보고 마음이 후련해짐을 느꼈다.
“야 이 나쁜 놈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호수 한가운데 물에 빠진 고양이 신세가 된 여홍아가 날카롭게 소리쳤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무당전에서 자랐다. 무당전 제일의 포악한 여자로 유명했다. 늘 그녀가 다른 사람을 괴롭히기만 했지 괴롭힘을 당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헛소리를 지껄이던 놈을 혼내주려 했는데 자신이 호수에 빠지게 된 것이다.
그녀로서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을 일이었다.
여홍아는 어려서부터 무공을 수련한 덕분에 3품 성력경 중기에 이른 실력이었다.
그 실력으로 물속에서 빠르게 뛰어올랐다.
그녀의 온몸이 젖어 육감적인 몸매가 그대로 드러났다. 항소운은 그녀의 몸을 대놓고 감상하면서 염장을 지리는 소리를 해댔다.
“생긴 건 그래도 괜찮은데, 가슴이 좀 작네. 엉덩이도 탱탱하지 않고 말이야, 게다가 성격이 너무 안 좋아! 그래서 결론은 완전 탈락이야!”
항소운이 여홍아를 앞에 두고 외모를 세밀하게 평가했다.
“죽여 버릴 거야!”
여홍아는 이죽거리는 항소운에게 화가 더욱 폭발해서 온몸이 물에 젖은 건 생각지도 않고 바로 항소운을 향해 손바닥을 날렸다.
그녀의 손바닥에는 성력이 섞여 있어 붉은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힘이 그대로 항소운의 가슴을 향해 날아왔다.
혈홍살장(血紅煞掌)!
3품 성력경이면 고수의 반열에 오른 셈이니 보통 사람이 어떻게 막아낼 수 있겠는가!
항소운은 다가오는 손바닥을 보며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몸을 더욱 앞으로 내밀며 힘을 응집시킨 주먹을 휘둘렀다.
충기권!
이 주먹은 외부로 방출되는 성력은 없었으나, 공격력만큼은 매우 빠르고 강력했다.
쿵!
주먹과 손바닥이 서로 맞부딪치자 묵직한 소리가 났다!
여홍아는 항소운의 주먹 공격을 받고 뒤로 두 걸음 물러섰다. 그녀의 손바닥이 얼얼하게 아파 왔다.
항소운은 조금의 미동도 없었다. 여홍아의 공격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은 눈치였다.
“이미 뼈아프게 느꼈을 테니, 이쯤에서 빨리 꺼져. 안 그랬다간 나도 더는 가만 안 있어!”
항소운이 차갑게 말을 내뱉었다.
과거 여홍아가 채찍을 날려 그의 잘생긴 얼굴에 상처를 냈을 때, 그는 이 여자를 반드시 혼내줘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된 여홍아를 보니 마음속의 화도 풀어져 더 이상 따지고 싶지 않았다.
남자는 모름지기 마음이 넓어야 하지 않던가!
문제는 여홍아였다. 안타깝게도 여홍아는 그의 넓은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감히 날 보고 꺼지라고 하다니. 좋아, 오늘 반드시 널 죽여서 이 한을 풀어야겠다!”
여홍아가 소리치더니 모든 힘을 끌어모아 항소운을 향해 손바닥을 날렸다.
역시 여혈몽의 딸답게, 그녀는 혈홍살장을 완벽하게 구현했다. 그녀가 넘치는 힘으로 항소운의 급소를 집중 공격하자 막아내기가 힘들었다.
이것이야말로 여홍아의 진정한 실력이었다.
항소운은 통찰력을 사용하지 않고도 여홍아의 공격 방향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열운장을 이용해 막아냈다.
순식간에, 두 사람은 연달아 십여 합을 벌였고 여전히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네가 이렇게 젖은 몸으로 대결을 해서 그나마 우세인 거야. 아니었으면 내가 진작 끝냈지!”
항소운의 야릇한 시선이 쉬지 않고 여홍아의 몸을 훑으며 만족한 듯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여홍아의 동작이 살짝 흔들리더니, 바로 허점을 드러냈다.
항소운은 때를 놓치지 않고 그녀의 가슴을 손바닥으로 쳤다.
퍽!
항소운의 손바닥에 가슴을 강타당한 여홍아는 다시 호수로 떨어졌다.
풍덩!
여홍아가 다시 물에 빠지더니, 이번에는 더욱 흠뻑 젖어 버렸다.
여홍아는 꼼짝 않고 멍하니 있다가 물 위로 고개를 내밀며 마치 화난 암호랑이처럼 울부짖었다.
“두고 봐, 반드시 널 죽이고 말 거야!”
“아냐 아냐! 아니, 방금 전엔 실수였다고!”
항소운이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그러더니 여홍아를 더 화나게 만들었다.
“그러길래 빨리 꺼지라고 했잖아. 됐다, 이 몸이 넓은 마음으로 용서할 테니 전에 채찍에 맞은 원수는 이걸로 갚은 셈 칠게!”
항소운은 그렇게 말하면서 여홍아가 일어나기도 전에 바로 도망을 쳐버렸다.
그래도 명색이 장로의 딸이었다. 만일 그녀의 아버지가 지금 상황을 쫓아온다면 죽이지는 않아도 최소한 가죽은 벗길 것이었다.
“이 천벌을 받을 놈 같으니라고! 니가 세상 어디에 숨더라도 반드시 찾아내서 가만두지 않을 거야!”
호수에서 올라온 여홍아가 멀리 도망가는 항소운을 보며 소리쳤다.
항소운은 더 이상 여홍아를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그는 별원으로 돌아와 보따리 안에 있던 중요한 물건을 정리하고, 당장 쓰지 않는 물건은 약당에 가져갔다.
무당전은 제자에게 각종 약초나 무기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제자가 수확한 물건도 받고 있었다.
항소운은 백수산에서 얻은 많은 노약을 계속 가지고 있기가 불편했다. 그래서 우선 점수로 교환하고 나중에 필요한 노약을 사기로 했다.
항소운은 약당에 들어가서 바로 노약들을 꺼내놓더니, 집사에게 말했다.
“집사 어른, 이 노약들이 몇 점 정도나 될지 좀 봐주세요!”
집사가 의아하다는 눈빛으로 항소운을 보며 말했다.
“어라, 너 성력경에 올랐구나. 이렇게 빨리 해내다니!”
항소운은 무당전에서 5성으로 푸른 하늘을 비춘 두 명의 제자 중 하나이자, 예전에 이곳에서 약초를 바꾼 적도 있어서 집사도 그를 기억하고 있었다.
지난번 항소운이 왔을 때는 분명 7품의 경지였는데, 한 달 사이 놀랍게도 성력경에 이르렀으니, 그 속도는 집사에게 너무나 놀랄 만한 하나의 사건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영약 없이 실력이 향상됐다는 것이었다.
항소운은 기본기가 탄탄해서 약물 없이도 성력경에 이를 수 있었다.
“하하, 겨우 성력경일 뿐인데요. 별것 아니에요!”
항소운은 겸손하게 말은 했으나, 얼굴은 겸손한 기색 하나 없이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래, 넌 남들과는 다른 뛰어난 재능을 지녔으니, 절대 자만하지 말고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집사가 그렇게 당부하더니 약초를 가리키며 말했다.
“내가 봐줄 테니, 약초를 이리 주거라.”
항소운이 보따리를 건네자 집사가 열어보았다.
집사는 노약을 들고 감탄하며 말했다.
“녀석 꽤 많이 가져왔구나! 이건 100년 된 초미화(草尾花)잖아. 이건 150년은 족히 넘는 고사등(枯蛇藤)이고……. 어라? 혈고가 이렇게 많다니, 모두 300년은 된 것들이네. 여기에 불(火)만 있으면 딱 하품 영약이 될 텐데!”
항소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혈고왕이 있는데, 이런 하급 약은 이제 필요 없어!’
집사가 계산을 마쳤다. 항소운은 약재를 6,500점으로 교환할 수 있었다.
항소운은 이 점수에 꽤 만족했다. 어쨌든 이 중 일부 노약은 광사 요괴사냥단의 일원들을 죽이고 얻은 것으로 예상 밖의 수확이었다.
항소운은 즉시 하품 영약인 환성화(幻星花)와 노약 몇 자루로 교환하는데 6,000점을 썼다.
“녀석아, 넌 이미 성진을 각성시켰잖아. 그런데 환성화는 왜 사는 거야?”
집사가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환성화는 정점의 수행자에게 매우 좋은 효과가 있었다. 바로 성진을 각성시켜 성력경의 경지에 이르게 했다.
그 때문에 이미 성진을 각성시킨 항소운에게 그다지 큰 효과는 없었다.
집사 어른이 궁금해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하하, 이것도 당연히 쓰임새가 있죠!”
항소운이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집사에게 환성화가 성진을 각성시키는 것 외에도 성해건곤에 꽤 많은 작용을 한다는 것을 일부러 알려주지 않았다.
항소운은 약당에서 나와 바로 외원으로 향했다.
외원에 도착하자, 그의 아우라고 자처하는 하류휘가 사람들에게 맞고 있었다. 그 모습에 항소운도 기분이 크게 언짢아졌다. 그렇다고 선뜻 개입하기도 애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