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37
제37화 난 단 한 번도 누굴 겁내본 적이 없어
쿵!
추가 육중한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지자, 사람 하나는 족히 들어갈 만한 구덩이가 생겨났다.
추 하나가 떨어지자 곧이어 다른 추가 다시 항소운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쌍추를 이용해 연속 공격을 하면 상대방에게 속도로 격파를 당할 염려도 없었고, 상대방을 더욱 정신없게 만들 수 있었다.
물론 이런 방법은 다른 상대였다면 확실히 효과가 있었을 것이었다.
그렇지만 항소운은 달랐다.
항소운의 전투력은 본래 3품 성력경과 견줄 수 있는 수준으로, 철강보다 훨씬 강했고 반응 속도는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패왕구유보!
항소운의 몸이 귀신처럼 빠르게 움직이더니, 다시 철강의 추를 피하면서 자연스럽게 그의 몸 뒤로 돌아갔다. 그런 다음 손바닥으로 사정없이 철강의 뒤통수를 내리쳤다.
퍽!
철강은 항소운의 공격을 받고 앞으로 고꾸라졌다.
“내 사지를 절단하겠다고? 그럼 먼저 네 다리몽둥이를 부러뜨려 주지!”
항소운의 눈에 사나운 빛이 스치더니, 그대로 뛰어올라서 무릎을 아래로 하여 철강의 다리를 가격했다.
“멈춰!”
오명광의 눈빛이 흔들리더니 놀라 소리쳤다.
이와 동시에 그가 빠른 속도로 달려와 항소운이 있는 방향으로 긴 창을 찔렀다. 금빛이 번쩍이는 창이 순식간에 항소운의 코앞에 와있었다.
만약 항소운이 무릎으로 강철의 다리를 짓눌렀다면, 그도 분명 창의 위협을 받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항소운은 이미 오명광의 위협을 눈치채고 즉시 몸을 움직여 다른 곳에 착지했다. 그 덕분에 아슬아슬하게 창의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
항소운은 착지한 순간, 한 발을 땅에 디디고 일어나 사자가 토끼를 잡는 듯한 몸놀림으로 다시 철강에게 달려들었고 바로 그의 팔을 손으로 잡아 힘껏 비틀었다.
뚝!
악!
먼저 낭랑한 소리가 들리더니 이어서 돼지 멱따는 비명이 창공을 가로질렀다.
강철의 굵고 단단한 팔은 그렇게 항소운에 의해 부러지고 말았다.
수많은 속가제자가 그 광경을 보고 모두 충격을 받았다.
내문제자가 이렇게 패한 것도 놀라운데 게다가 이렇게 비참한 모습이라니…….
정말 믿을 수가 없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항소운의 실력에 대해 다들 크게 놀라고 말았다.
한 달 보름 전만 해도, 항소운은 시험 비석 앞에 섰던 단지 3품 수행 입문자의 실력일 뿐이었다.
그런데 지금 얼마 지나지도 않아 벌써 성력경 고수에 이르고 있었다. 지금 상황을 보니 단순히 초입의 성력경 고수가 아닌 듯했다.
“하, 항소운의 실력이 이렇게 빨리 늘다니! 역시 극한실에서 무한으로 버티는 놈이라 다르긴 다르구나!”
무관이 속으로 감탄하며 말했다.
“세력만 믿고 남을 괴롭히는 거냐? 이 몸은 한 번도 누굴 무서워한 적이 없어!”
항소운이 한 발로 철강을 짓밟으면서 오명광을 보고 소리쳤다.
지금, 이 순간 항소운의 위엄 있는 모습은 이미 패왕으로서의 풍모를 약간이나마 풍기고 있었다.
“그래, 좋다, 오늘 널 가만두지 않을 테다!”
오명광이 이를 바득바득 갈며 말했다.
“나한테 그렇게 말한 놈은 이미 내가 혼내줬지. 네가 그다음 사람이 되고 싶다면, 나도 기꺼이 받아들일게. 그럼 덤벼라!”
항소운이 자세를 취하며 강하게 말했다.
오명광과 항소운이 대결을 벌이려는 순간, 한 무리의 사람들이 급히 달려왔다.
“큰 오라버니, 바로 저놈이 절 괴롭혔어요. 꼭 저 대신 혼내 주셔야 해요!”
새로운 무리에 있던 여홍아가 항소운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여홍아는 옷은 갈아입었으나, 머리는 여전히 젖어있었다. 이것만 봐도 그녀가 얼마나 이를 바득바득 갈며 복수를 하고 싶어 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녀와 함께 온 것은 그녀의 큰 오라버니인 여천패(厲天覇)였다.
그는 무당전 내문제자 상위 10위 안에 드는 실력자였으며, 무당전 내에서 악질 토호로 유명했다. 이제 갓 20살이 되었으나, 이미 6품 성력경에 이르렀다.
내문 상위 10위 안에 드는 것은 그 자체로 대단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여기엔 직전제자의 순위도 포함돼있어 모든 제자들 가운데 상위 10위 안에 드는 고수란 뜻이었다.
여천패는 이름대로, 힘이 아주 세 보였다. 온몸에서 사악한 기운을 짙게 풍겼는데 등 뒤에 거대한 도끼를 메고 무거운 철갑을 입고 있었다. 마치 전장에 나온 장군처럼 기세등등한 모습이었다.
그는 철갑도마뱀 위에 올라타서 사나운 눈으로 항소운을 노려보았다. 보이지 않는 살기가 순식간에 주변 공기를 에워쌌다.
“정말 간덩이가 부은 놈이군. 감히 나 여천패의 동생을 괴롭히다니, 오늘 제아무리 대단한 사람이 나타난다 해도 널 지키지 못한다!”
여천패가 항소운을 가리키며 사납게 소리쳤다. 그리고 옆에 있는 자에게 말했다.
“저놈을 잡아라. 내 저놈을 불구로 만들어서 반드시 무당전에서 쫓아내야겠다!”
그 자리에 있던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 모두 아연실색했다.
비록 이들 외원제자들 중 여천패의 이름을 들어본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상대방의 기세를 보니 분명 선의가 있는 사람이 아닌 것은 확실했다.
항소운의 표정이 복잡해지는 것을 보고 대부분의 제자들이 동정의 눈길을 보냈다. 물론 항소운의 재주를 시샘하는 자들은 고소해하는 눈치였다.
얼마 전 항소운이 5성을 일으켜 푸른 하늘을 비추면서 이들에게 큰 충격을 준데다, 또 오명량까지 이겼으니 제자들의 압박감은 당연히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금, 항소운이 이렇게 많은 사람의 미움을 사게 됐으니 당연히 남몰래 기뻐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천패, 그만둬. 저 애는 19장로님의 사제야!”
무관이 가만히 보고 있을 수가 없어서 여천패를 제지시켰다.
“흥, 자장하가 온다 해도 저 녀석은 못 지켜요!”
여천패가 오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의 아버지는 13장로였다. 자장하보다 훨씬 지위가 높았다.
“여 사형, 제가 대신 처리하게 해주세요! 저도 마침 저 녀석을 손볼 참이었거든요!”
오명광이 옆에서 말했다.
“오 사제, 너도 있었구나! 네 동생 대신 손봐주겠다던 녀석이 설마 저 녀석은 아니지?”
여천패가 오명광에게 물었다.
“저 녀석이 맞아요. 저놈이 두 번이나 제 동생을 때려서 오늘은 반드시 손봐주려고요!”
오명광이 대답을 하더니, 잠시 멈추었다가 여홍아를 보며 물었다.
“여 사매, 저 녀석이 사매한테도 죄를 지었나?”
“네, 오늘 반드시 저 녀석을 짓밟아놓으려고요!”
여홍아가 이를 부득부득 갈며 말했다.
“잘됐네. 그럼 내가 여 사매를 대신해 저놈을 잡아주지! 그러고 나면 사매가 알아서 마음대로 처리하라고!”
오명광이 공을 가로채려는 듯 말하더니, 항소운을 사나운 눈빛으로 노려보며 한 걸음씩 그를 향해 다가갔다.
“혀, 형님, 우, 우리 이만 철수하죠!”
상황이 나쁘게 돌아가는 것을 안 하류휘가 항소운의 옷자락을 잡아끌며 걱정스럽게 말했다.
“철수는 무슨, 난 한 번도 누굴 겁내 본 적이 없어!”
항소운이 거만하게 말을 해놓고는 마음속으로는 다르게 생각했다.
‘영웅도 발등에 떨어진 불은 피한 댔어. 우선 피하고 보자!’
항소운은 하류휘를 보고 눈을 찡긋하더니 얼른 몸을 움직였다. 다들 항소운이 끝까지 완강하게 버틸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가 갑자기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젠장, 형님, 기다려요!”
상황을 눈치챈 하류휘가 몸의 통증도 잊은 채 재빨리 쫓아갔다.
오명광이 비웃으며 말했다.
“흥, 오늘 네가 내 손아귀에서 도망친다면, 내가 사람이 아니다!”
그는 뒤에 있던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고는, 항소운과 하류휘를 쫓아갔다.
여천패와 여홍아 등도 항소운이 멀리 도망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바로 그 뒤를 쫓았다.
“모두 내 앞에서 꺼져! 길 막지 말고!”
여천패가 철갑도마뱀에 올라타 앞을 향해 달리면서 오명광 등에게 소리쳤다.
오명광 등이 길을 터주자 여천패가 맨 앞에서 달리더니, 어느새 하류휘를 따라잡고 항소운도 금방 따라잡을 기세를 보였다. 그가 섬뜩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내가 가장 괴롭히기 좋아하는 사람이 바로 너처럼 패기 없이 도망가는 놈이지!”
여천패는 그렇게 말하면서 손바닥에서 붉은빛을 내뿜으며 항소운의 등을 공격했다.
6품 성력경의 고수는 수 척이나 떨어진 곳에서도 성력 공격을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상황은 그의 생각과 달리 돌아갔다. 그의 붉은 손바닥 자국이 항소운의 등에 닿으려는 순간 누군가의 그림자가 빠르게 나타나 공격을 막아냈다.
“대체 어느 놈이 이 어르신의 일을 망치는 것이냐!”
여천패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 그림자가 다시 움직이더니 바로 여천패의 얼굴을 향해 손바닥을 날렸다.
퍽!
여천패는 공격을 받고 그대로 철갑도마뱀 위에서 나가떨어졌다.
“감히 본 장로에게 소리치다니, 설령 여혈몽이 이 자리에 있다 하더라도 감히 내게 소리칠 수 없어!”
남자가 낮은 목소리로 위협했다.
항소운을 도운 사람은 다름 아닌 자장하였다.
오가가 항소운에게 눈독을 들인 후로, 자장하는 항소운을 항상 주시하고 있었다. 만약 항소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사형으로서 책임을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그는 항소운이 연무대에서 일을 저질렀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쫓아온 것이다.
그가 제때 왔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항소운은 큰 봉변을 당할 뻔했다.
“자, 자장하 너, 네가 감히 나를 때려!”
여천패가 일어나서 자장하를 노려보며 말했다.
자장하와 그의 아버지 여몽혈은 사이가 좋지 않았다. 이는 무당전의 모두가 아는 자명한 사실이었다. 이 때문에 그는 감히 자장하의 이름을 무엄하게도 불러댄 것이다.
“네가 이 장로에게 불경한 대가로 때린 것인데, 뭐가 잘 못 됐느냐!”
자장하가 꾸짖더니, 이어서 뒤쪽에 멈춰선 자들을 보며 말했다.
“누가 너희더러 외원에서 무력을 사용해도 된다고 했느냐? 내문제자면 함부로 사람을 죽여도 된단 말이냐?”
자장하가 위엄 있는 모습으로 엄하게 꾸짖자 오명광 등이 놀라 뒤로 물러섰다. 모두 잔뜩 겁을 먹고 긴장한 얼굴이 되었다.
자장하가 무당전에서 가장 젊은 나이에 장로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실력이 매우 뛰어났기 때문인데, 이들 제자가 어떻게 감히 그에게 맞설 수 있겠는가!
“자장하, 항소운이 날 때리고 호수에 빠뜨린 이 빚은 반드시 갚아야겠다! 당신이 장로라 해도, 저놈은 감싸줄 수 없어!”
여홍아는 자장하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의 앞으로 다가서며 소리쳤다.
“음, 저 녀석이 널 때려서 호수로 떨어뜨렸다고?”
자장하가 여홍하의 말을 믿지 못하겠다는 눈빛으로 물었다.
항소운은 겨우 1품 성력경이고 여홍아는 3품 경지에 올라 둘 사이에는 2개 품급의 차이가 나는데, 항소운이 우세를 차지했다는 말을 그는 믿을 수 없었다.
“그래. 당신이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않는다면, 설령 전주님 앞에 간다 해도 난 절대 물러서지 않을 거야!”
여홍아가 표독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하, 네가 물러나지 않겠다면 나도 물러설 생각 없어! 한 달 전 아무 이유 없이 내 얼굴에 상처를 내고 방금 전 호숫가에서 또 내게 행패를 부렸지? 난 어쩔 수 없이 방어를 한 것뿐인데, 누구 잘못인지를 왜 네가 정해?”
항소운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네가 뭐라고, 설령 내가 때렸다 해도 넌 그냥 맞으면 돼!”
“그럼 넌 대체 뭐가 잘났기에 그렇게 오만방자하냐?”
“난 13장로의 딸이니까!”
여홍아가 잘난 체하며 거만하게 말했다. 그녀의 얼굴에 오만방자함이 뚝뚝 흘러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