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385
제385화 단원이 되신 걸 환영합니다
중하도 뒤이어 입장을 나타냈다.
“전 약사라서 인재들이 패왕군단에 관심을 갖고 들어오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좋은 약재를 찾으셨을 때 제게 주시면 좋은 약도 만들 수 있지요. 물론 패왕군단의 단원은 특별히 우대를 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항 도련님이 훌륭한 지도자가 되실 거라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이호남이 가라앉은 소리로 말했다.
“전 이미 항 도련님께 철저히 패한 사람입니다. 도련님만 괜찮으시다면, 곁에서 모시고 싶습니다.”
항소운은 은신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천하무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절대적으로 우세한 것은 확실했다. 이런 자가 출세하지 않는다면, 누가 출세를 한단 말인가.
어디 그뿐인가. 9성 지체를 가진 대단한 사람이었다.
“좋습니다, 저희 패왕군단의 단원이 되신 걸 환영합니다.”
항소운은 자리에서 일어나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물론 패왕군단은 학당 내 만들어진 소세력일 뿐, 이들도 언젠가는 용봉 학당을 떠나 각자의 세력으로 돌아갈 터였다.
진심이든 아니든 어쨌든 자발적으로 찾아온 자들을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무엇보다 이들의 합류가 패왕군단에 이득인 것만 확실했다.
무기 제련사나 약사는 어딜 가나 환영받는 직업이라 이들에게 부탁을 하기 위해 패왕군단을 찾는 사람도 많을 터였다.
“하하, 내가 말했지? 역시 패왕은 너그러운 분이라니까. 이제 앞으로 패왕군단의 미래를 위해 우리 열심히 노력하자고! 분명 우리 패왕군단은 용봉 학당에서 가장 큰 세력이 되고 말 거야!”
수사는 기분이 좋은 듯 큰소리로 웃어젖혔다.
다른 자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부디 그런 날이 오길 바라고 있었다.
학당 내 최고 세력이 된다는 건 무척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다만 이들이 내심 걱정하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항소운이 아홉 가지 힘을 동시에 수련하여 기적을 이룰 수 있는가였다.
항소운은 제갈전천을 따로 불러 암강과 중하, 이호남이 합류한 소식을 널리 알리게 하고 자신은 9대 수련 장소로 향했다.
다른 이의 말에 따르면, 9대 수련 장소는 학당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학당 측에서 다른 곳을 따로 개간해서 만든 특별한 공간이라고 했다. 따라서 그곳에 가려면 순간이동 진을 통해야 했다.
순간이동 진은 허허벌판에 있었는데 이곳은 수련 입구라 불렸다.
이곳도 공적 점수를 지불해야 들어갈 수 있는데, 머무는 날이 길어질수록 공적 점수도 많이 깎였다.
수련 입구에 도착하고 보니, 많은 제자들이 오가고 있어 무척 활기가 넘쳤다.
그곳에는 아홉 개의 석비가 세워져 있었다. 석비는 9대 수련 장소로 향하는 순간이동 진 옆에 각각 있었는데, 위쪽에는 9대 수련 장소의 명칭이 표시되어 있었다. 바로 금강살무(金剛煞霧), 원고삼림(遠古森林), 심해낭조(深海浪潮), 화염군산(火焰群山), 절망사막(絶望沙漠), 음풍간(陰風間), 자뢰지(紫雷池), 광명지성(光明之城), 암흑성보(暗黑城堡)였다.
9대 수련 장소는 각기 다른 성진의 힘과 대응되는 터라 자신이 수련하는 성진의 힘과 맞는 곳으로 가야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물론 특별 수련 장소에도 적잖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방심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었다.
수련 장소에 관한 설명을 읽던 항소운은 별안간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느 곳이든 하루에 공적 점수 일만 점을 지불해야 한다고 써 있었다. 입이 떡 벌어질 만한 액수였다.
무공 연마는 일단 시작하면 하루 이틀로 끝나지 않고, 적어도 한 달 혹은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게 따지면 천문학적인 액수였다.
게다가 공적 점수가 어디 쉽게 벌어지던가. 하물며 이런 소비를 감당하려면, 다들 이를 악물고 점수를 벌 수밖에 없었다.
항소운은 지금까지 점수를 많이 모아둔 것이 무척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그렇지 않았다면, 9대 수련 장소를 전부 돌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연무대 비무에서 이겨 백만 점을 벌었고, 또 용의 액체를 팔아서 백만 점을 모은 터라 현재 가진 공적 점수는 이백만 점이 넘었다. 이 정도면 반년은 문제없었다.
얼핏 들으면 긴 시간 같지만, 무인에게는 찰나와 같았다.
항소운은 잠시 고민을 하다가 먼저 천둥의 힘을 단련하기로 했다. 그는 성큼성큼 걸어가 집사에게 옥패를 건네며 말했다.
“전 자뢰지로 가겠습니다.”
자뢰지란 이름만 들으면 공간 전체를 연못이라 착각할 수 있지만 실은 천둥 번개가 자주 모이는 땅이었다. 공간 안에는 실제로 자뢰지란 이름의 연못이 있는데 규모는 크지 않지만, 천둥의 힘이 가장 강해서 가까이 가면 목숨을 잃을 정도로 위험했다.
이 공간에 들어오자, 항소운의 자줏빛 뼈는 신이 났는지 연신 소리를 냈다.
“아주 짙은 천둥의 힘이다!”
그는 먹구름이 짙게 깔린 하늘을 보며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
가만히 살펴보니 지면은 울퉁불퉁하고 시커멓게 그을렸으며 군데군데 웅덩이가 움푹 패이고 부서진 돌가루가 산적했다. 아무래도 벼락이 자주 내리치다 보니 지형 자체가 변한 것 같았다.
앞으로 한 걸음 떼려는데 별안간 하늘에서 천둥 번개가 치더니 그가 있는 쪽으로 벼락이 떨어지는 것이었다.
항소운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곧장 은자를 불러냈다.
은자는 영문도 모르고 밖으로 나왔다가 벼락을 맞고 땅에 나동그라졌다.
평범한 요수였다면 목숨을 잃었을 테지만, 녀석은 잠시 몸을 뒤척이더니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벌떡 일어났다.
어느새 몸집이 커진 녀석은 하늘로 날아오르며 기쁨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형님, 여기는 어디에요? 아주 순수하고 막강한 천둥의 힘이 느껴져요. 정말 마음에 들어요!”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네. 그럼 어서 출발하자. 여긴 쉽게 올 수 있는 곳이 아니거든.”
항소운도 씩 웃으며 말을 받았다.
그는 은자의 등 위로 훌쩍 올라탄 뒤, 공간의 중심부로 향했다.
상공에서 쳐다보니 좌우 양쪽으로 천둥의 힘을 지닌 나무와 화초가 자라나 있었다. 등급은 제각기 달랐으나, 하나같이 값어치가 상당했다.
은자가 아래로 돌진해 집어삼키려 하자, 항소운이 재빨리 녀석을 잡아당기며 소리쳤다.
“침착해! 그럼 공적 점수를 또 내야 한다고.”
“공적 점수가 뭔데요? 아무튼 우선 먹고 나서 생각해요!”
그러고는 또다시 아래로 돌진하려 하자, 항소운이 기세로 꼼짝 못 하게 만들었다.
“지금은 안 돼. 자뢰지에 도착하면, 천둥의 힘을 실컷 먹게 해줄게.”
은자는 하는 수 없이 항소운의 분부대로 계속 전진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천둥의 힘을 가진 요수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등급은 높지 않지만, 혈맥의 힘이 강해서 장차 강한 요수로 성장할 수 있었다.
천둥의 힘을 가진 요수는 흔히 볼 수 없는데, 일단 성체가 되면 엄청난 전투력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당시 항소운이 은자를 거둬들인 것도 이 때문이었다.
조금 지나니 학당 제자들이 오가는 모습도 보였다. 학당으로 돌아가는 자도 있고, 자뢰지로 향하는 자도 있었다.
자뢰지에서 나오는 자들은 생사를 건 싸움이라도 벌인 양 몰골이 처참했으나, 환히 웃는 걸 보니 수확은 꽤 큰 모양이었다.
항소운도 은자를 재촉하여 속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별안간 누군가 앞을 막아섰다.
“이봐, 그 뱀 요수를 넘기는 게 어때?”
너저분한 차림의 남자가 삐딱한 표정으로 말했다.
옷은 너덜너덜해져서 안쪽의 자주색 갑옷이 드러나 보였고, 자줏빛 머리칼이 축 늘어져 얼굴의 반을 가리고 있었지만 그래도 꽤 훌륭한 용모였다.
항소운이 뭐라 대꾸하기도 전에 은자가 먼저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
“누구더러 뱀이래? 난 고귀한 외뿔 은뢰사란 말이다!”
“아주 재밌는 뱀이군. 등급은 높지 않아도 혈통은 아주 좋은 녀석이야.”
자줏빛 머리칼의 남자가 은자를 보며 눈을 반짝이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날 따르는 게 어때? 그럼 널 이무기로 만들어주마. 물론 진짜 용이 되는 것도 문제없지.”
그러면서 남자가 천둥의 힘을 발산하는데 어찌나 대단하던지 항소운조차 압박감을 느낄 정도였다.
정작 은자는 배알이 꼬였는지 혀를 날름거리며 상대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이봐, 난 안중에도 없나 보지?”
항소운이 차가운 눈빛으로 남자를 쏘아보며 말했다.
상대의 무공이 강하다는 건 알지만, 그렇다고 겁이 나진 않았다.
그러자 남자가 항소운을 보며 싱긋 웃었다.
“뭐 실력은 괜찮은 것 같은데, 이 정도로는 어림도 없지. 용봉방 10위 안에는 들어야 나도 사람 취급을 해줄 것 아닌가.”
남자의 말투는 몹시 오만했으나, 얼굴에선 그런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마치 극히 당연한 사실을 말하는 것처럼 태연한 얼굴이었다.
가만히 가늠해보니 놀랍게도 상대는 5품 입룡경이었다. 항소운은 너무 놀라 말문이 막혔다.
많아야 서른 살 정도로 보이는데 벌써 저 경지에 오르다니, 이제야 용봉방 10위를 들먹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말투로 보아 용봉방 10위 안의 고수인 듯하나, 도통 누군지 알 수 없었다.
“용봉방 10위에는 못 들었어도 네게 사람 취급받을 정도의 실력은 가지고 있지!”
순간, 오기가 발동한 항소운이 방대한 기운을 내뿜기 시작했다.
1할 9푼의 용의 기운이 세차게 용솟음치는 용의 형체를 만들어내면서 1품 입룡경 정점의 위력을 발휘했다.
이 정도면 평범한 5품 입룡경의 무인과 견주어도 절대 밀리지 않지만, 눈앞의 상대와 겨루기엔 아직 무리였다. 다만 그는 남들에게 없는 비장의 수단을 가지고 있어서 상대와 맞붙는다 해도 겁날 게 없었다.
남자는 눈썹을 치켜세우더니 씩 웃었다.
“아주 대단한 힘이군. 우리가 같은 경지였다면 겨룰 자격이 있었을 텐데, 아쉽게도 넌 지금 나 뇌폭(雷爆)의 상대가 되지 못해!”
그는 다시 은자를 보며 말을 이었다.
“됐다, 넌 이미 주인을 정한 것 같으니 강제로 뺏어온다 해도 내게 충성을 맹세하긴 힘들겠지. 그럼 이만 가봐라!”
남자는 머리칼을 휘날리며 출구 쪽으로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남자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리자, 항소운도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현재 실력으로 상대와 싸우는 건 어리석은 짓이었다. 그렇다고 상대가 겁나는 건 아니지만, 적이 너무 많은 것도 좋은 일은 아니었다.
‘여기서 나가면, 저 뇌폭이란 자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봐야겠군.’
항소운은 다시 은자와 함께 자뢰지 쪽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중심부로 깊이 들어갈수록 뇌우는 점점 거세졌다.
사람들은 섣불리 들어가질 못하고 이곳 외곽에 적당한 장소를 찾아 수련을 시작했다. 외곽의 천둥의 힘을 흡수하여 정제시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무공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이다.
천둥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지며 자뢰지에는 소나기 마냥 벼락이 쏟아붓고 있었다.
항소운과 은자는 외곽에 도착했으나, 섣불리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이곳의 천둥만 해도 위력이 대단해서 그들의 무공으로는 자뢰지에 발을 들일 수도 없었다.
자뢰지의 힘은 혼태경의 제존이 수련할 때나 사용이 가능하지, 항소운 같이 이제 막 입룡경에 오른 무인은 버텨내기 힘들었다.
충고도 아랑곳 않고 안으로 돌진했던 은자는 피부가 찢기고 터지고 나서야 몸을 잔뜩 웅크리고 되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