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45
제45화 내 유일한 장점은 솔직함이지!
항소운은 하룻밤 동안 치료에 전념했다. 그의 힘도 거의 회복되었다. 다만 몸의 외상은 빨리 회복되지 못했다.
항소운은 지금 이런 외상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는 어제 보고 겪었던 기세의 힘과 그 느낌에 대해 줄곧 생각하고 있었다.
어제 그는 진붕 장로의 압력을 견디면서 자신이 지닌 왕의 기세도 깨어나려는 것을 느꼈다.
그의 왕의 기세는 왕의 경지에 이르러 생긴 것이 아닌, 타고난 것이었다. 타고난 상위자의 기세가 있어 그는 두려운 것이 없었고, 일반 사람은 그의 기세를 쉽게 꺾을 수 없었다.
진붕 장로도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그가 기본적인 왕의 기세를 갖추었다고는 하나, 확실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엔 아직 역부족이라는 점이었다. 먼저 그는 만인지상의 왕의 마음을 가져야 했다. 이 점은 그가 갖추고 있는 것이었다.
그다음으로 충분한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했다. 그런 실력이 없으면 왕의 기세는 단지 허장성세일 뿐 진정한 위세라 할 수 없었다.
‘기세는 마음에서 비롯되고, 다시 힘을 더해서 그 마음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반드시 굳건한 기세가 있어야 하며, 그 기세는 바위처럼 단단하고 하늘처럼 높아야 한다.’
항소운은 머릿속으로 명상을 하면서 끊임없이 기세의 느낌을 떠올렸고 그 힘을 깊이 느꼈다.
이로써 기세에 대한 그의 해석은 더욱 깊어지게 되었다.
기세는 형체가 없는 무형의 것이었다. 그의 수준은 이미 허구의 형태에 이르렀다. 앞으로 실력이 더 높아진다면 허구의 형태로도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기세의 힘을 느끼려면 최소한 화강경의 경지에 이르러야 이러한 능력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항소운은 겨우 2품 성력경의 경지로 이 수준에 이르렀으니, 그의 재능은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자 그 자체였다.
그는 환성화와 노약 몇 그루를 꺼내더니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성해건곤이 더 커졌으면 좋겠다!”
그렇게 말하고는, 약초들을 그대로 입에 넣었다.
환성화는 성진을 각성시키는 데는 큰 효과가 있었지만 성력경에 이른 수행자에게는 별 효과가 없었다.
그렇다면 항소운은 무슨 이유에서 환성화를 사 온 것일까?
바로 환성화는 성해건곤에 적지 않은 작용을 하기 때문이었다.
항소운이 2품 성력경의 경지를 돌파하자, 성해건곤의 크기도 따라 커졌다. 본래 주먹 만한 크기에서 이제는 주먹 두 개 크기의 공간으로 변한 것이다.
이런 속도라면 항소운이 더 높은 경지에 오를수록 그의 성해건곤도 자연히 커지면서 더 많은 물건을 저장할 수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했다. 항소운은 그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어서, 영약을 통해 크기를 키우려는 것이었다.
수많은 약력이 몸 안으로 퍼지면서 성해건곤결을 빠른 속도로 운행시키자, 많은 약력들이 성해건곤으로 향했다.
환성화는 과연 영약답게 그 안에 비범한 힘을 내포하고 있었다. 거기다 노약까지 먹으니, 순수한 힘이 성해건곤으로 들어가 빠르게 확장되기 시작했다.
성해건곤이 커지자, 항소운의 9대 성진이 이와 어울려 빛을 내면서 항소운의 체내에서 성광을 만들어내더니 눈부시게 빛나기 시작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은연중 전신에 빛이 나는 느낌이 드는 것이었다.
만약 누군가 그의 모습을 봤다면, ‘신의 아들이 내려왔다’고 깜짝 놀랐을 것이다.
항소운은 자신이 일으킨 변화는 알지 못한 채, 단지 온몸이 편안하고 따뜻하다고만 느꼈다.
다만 안타깝게도 이런 느낌은 오래 가지 못했다. 반 시진도 채 되지 않아, 약력이 전부 흡수되고 만 것이다.
“이게 끝인가?”
항소운이 눈을 뜨고 우울한 기분이 되어 스스로에게 물었다.
환성화는 영약으로 그 약력은 상당히 순수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얼마 지나지도 않아, 전부 흡수되고 만 것이다.
“공간이 얼마나 넓어졌는지 한번 확인해 볼까!”
항소운은 생각이 들면 행동하는 인물이었다. 그는 더 이상 환성화 문제로 고민하지 않고, 한쪽으로 걸어가 눈앞의 잡동사니를 보며 마음속으로 생각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급기야 생각이 열리자 그 즉시 그의 머릿속에 성해건곤의 공간이 나타났고, 곧바로 얼마나 많은 물건을 저장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와, 이렇게 많이 커지다니!”
항소운이 기뻐서 크게 소리쳤다.
그는 성해건곤의 공간이 사람 머리만큼 커진 것을 발견했다. 원래보다 훨씬 커진 것이다.
최소한 이 공간에 많은 약초를 저장할 수 있었다.
“이제 보니 성해건곤결을 수련한 게 꽤 도움이 됐는데, 약력을 빨리 흡수할 수 있게 해주니 말이야!”
항소운이 속으로 감탄을 했다. 그는 만족한 표정으로 지으며 짧은 정좌를 끝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섬전창을 들고 연마하기 시작했다.
슉슉!
섬전창은 마치 번개처럼 상서로운 기운을 내뿜더니 창공을 가르며 엄청난 기세를 발휘하였다.
어제 그는 제5 극한실에서 실전에 섬전창결을 사용했었다. 그래서 지금은 창의 정수를 더 많이 깨닫게 되었고, 창법의 경우 이미 6할 정도를 깨닫게 되었다.
자장하가 정해준 7할의 위력까지도 얼마 남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모든 시간을 창법을 연마하는데 할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많은 무기들 중, 항소운이 가장 좋아하는 무기는 역시 칼이었다.
칼은 무기 중 으뜸으로 백병지담(百兵之膽)으로 불렸다. 바로 이 때문에 항소운은 어려서부터 칼에 각별한 애정이 있었다.
물론 검, 창, 극(戟) 등의 무기도 선호했고 이런저런 무기를 두루 섭렵하는 것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항소운이 창법을 한차례 연마하고 나자 자장하가 걸어오면서 칭찬을 했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벌써 5할 위력에 도달했구나. 이제 7할까지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사형은 너에게 가르쳐 줄 게 없구나!”
자장하는 항소운의 창법이 변한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걸 보고 자장하는 자신의 지도가 없어도 항소운이 더욱 강해질 거라는 굳은 믿음을 갖게 되었다.
“이게 다 사형의 가르침 덕분이죠!”
항소운이 겸손하게 말했다.
비록 자장하는 그에게 많은 도움을 주진 않았지만, 그를 처음으로 무당전에 들어오게끔 인도한 사람이 자장하인 만큼 항소운은 항상 마음 깊이 감사하고 있었다.
자장하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이 녀석 그래도 양심은 있구나! 무당전에 있는 거라면 뭐든지 필요한 걸 말하거라! 앞으로 6개월 동안 열심히 실력을 높여서, 그 후에 있을 성대한 대전에서 네가 이름을 날려 우리 무당전에 영광을 가져다줬으면 좋겠구나!”
항소운이 말을 하려다 갑자기 별원 밖에서 어여쁜 인형이 지나가는 모습을 발견했다.
“육소청!”
항소운은 문밖의 그녀를 발견하고, 너무나 기뻐서 소리를 질렀다.
그러고는 장로인 자장하는 안중에도 두지 않은 채 바로 뛰어가는 것이었다.
자장하는 속으로 욕을 했다.
‘전형적으로 여자만 좋아하고 친구나 사형은 뒷전인 녀석이군!’
자장하는 그러면서도 눈치 있게 자리를 피해주었다.
며칠 못 본 사이, 육소청은 살이 빠졌는지 많이 수척해 보였다. 그렇지만 몸이 날씬해졌을 뿐이지 연약했던 인상은 많이 사라지고, 강인한 표정이 엿보였고 청아한 모습에 매력적인 분위기가 더해졌다.
그녀는 몸에 착 달라붙는 검은 빛깔의 옷을 입고 있었다. 그녀의 아름다운 몸매가 여지없이 드러났다.
“소운아!”
육소청이 걸어오는 항소운을 보더니, 예쁘게 반짝이는 눈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담고 가볍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어느샌가 그를 부르는 호칭도 달라져서 더욱 다정함을 느끼게 했다.
육소청은 예전에 항소운에게 싫은 소리를 듣고 떠났을 때를 떠올렸다.
그녀는 뒤늦게서야 항소운의 각별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항소운은 그녀도 덩달아 위험에 처하는 것은 원치 않아서 그녀를 욕하며 쫓았던 것이다.
다만 그녀는 그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았을 뿐이었다.
실제로 항소운이 위험에 처하자 그녀는 가장 빠른 속도로 무당전으로 돌아가, 그녀의 준(准) 스승인 11장로 하영화에게 알렸다.
그녀가 하영화와 함께 돌아갔을 때 항소운은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였다.
나중에 자장하가 돌아와서 그녀의 준 스승과 자장하가 함께 오가에 갔지만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다. 그녀는 항소운에게 정말 무슨 일이 생긴 줄로만 알고 한참을 마음 아파했었다.
며칠 전부터 그녀는 폐관에 들어갔었다. 오늘에서야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항소운이 무사히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자 너무나 기뻐서 혼자 소리를 지르며 날뛰었다.
언제부터인지 알 수 없지만, 그녀의 마음속엔 이미 그가 단단히 자리 잡고 있었다.
지금 다시 보는 그의 모습이 더욱 멋있어진 것을 보고 그녀는 더욱더 반하고 말았다.
바로 이 순간 그의 품에 그대로 안기고 싶었다.
항소운은 육소청의 이런 애정 어린 마음은 모르고, 그저 그녀에게 단순히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을 뿐이었다.
가장 위험할 때 곁을 떠나지 않는 친구야말로 진심으로 신뢰할 수 있는 친구였기 때문이었다.
“쯧쯧, 한 달 못 봤다더니 더 예뻐졌네!”
항소운이 육소청을 앞에 두고 저도 모르게 칭찬했다.
육소청의 얼굴이 금세 발그레해지더니 수줍어하며 말했다.
“아냐! 뭘 그래, 내가 뭘 달라졌다고.”
“하하, 내가 다른 장점은 없는데 솔직하긴 하지. 그게 유일한 장점이라고 할까. 그런데 안타깝다!”
항소운이 얼굴을 붉히는 육소청을 보며 껄껄 웃었다.
“넌 여전히 네 멋에 사는구나!”
육소청이 콧방귀를 뀌더니, 이어서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그런데 뭐가 안타깝다는 거야?”
항소운이 가볍게 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콜록, 그건 말하지 않는 게 좋겠어.”
“안 돼! 난 들어야겠어! 말해봐!”
육소청이 난데없이 예전과 다르게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좋아, 이건 네가 말하라고 해서 하는 거니까, 나중에 화내기 없기다!”
그러더니 육소청의 가슴을 가리키며 말했다.
“헤헤, 조금 작긴 하지!”
“에이, 이 나쁜 놈!”
육소청이 즉시 가늘고 긴 눈썹을 찡그리며, 항소운을 향해 손바닥을 날렸다.
육소청은 1품 성력경에 오른 실력이었다. 비록 전력을 다해 때리지 않더라도 그 안에 내재된 힘은 무시할 수 없었다.
“야! 화 안 내기로 했잖아. 왜 때리고 그래! 정말 성질머리하고는! 앞으로 시집 못 갈 수도 있으니까 조심해!”
항소운이 슬쩍 몸을 피하면서 말했다.
“너야말로 장가 못 가겠다, 이 나쁜 놈아!”
육소청이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
“하하, 난 그래도 장가를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디 예쁜 여왕이나 만나서 놀고먹고 하면 좋지!”
항소운이 그렇게 말해놓고 미친 듯이 웃었다.
“쳇, 너 같은 애를 누가 좋아한다고 그래?”
육소청이 본심과 다르게 말을 툭 내뱉었다.
항소운의 조금은 못된 성격에 그녀는 사실 마음이 설레기도 했다. 나쁜 남자가 인가가 많다는 얘기가 맞는 것일까.
“알았어, 이제 그만 놀릴게. 하여튼 정말 고마워!”
항소운이 육소청의 표정을 살피면서 웃음기를 거두고 진지하게 말했다.
그는 자신을 배반한 자는 몹시 증오했지만, 의리 있는 사람은 소중히 여기는 성품이었다.
“아냐, 사실 도와주지도 못했는데, 하마터면 널 더 힘들게 할 뻔했잖아.”
육소청이 미안해하며 말했다.
바로 그날 항소운을 도와주지 못한 나약함 때문에, 그녀는 이 한 달 동안 열심히 노력하여 단번에 1품 성력경의 경지를 돌파했다. 그리고 11 장로의 직전제자가 될 수 있었다.
항소운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그런 생각을 하지 마. 넌 정말 의리 있어!”
그러고는 하지 말아도 될 말을 해버렸다.
“다만 머리가 좀 나쁠 뿐이지!”
의리가 있다는 말을 들은 육소청의 마음이 한껏 들떴다가 머리가 나쁘다는 말에 다시 표정이 일그러졌다. 항소운이 아예 육소청을 갖고 노는 형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