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47
제47화 그래도 계속 궤변을 늘어놓을 텐가!
자장하는 그 순간 말문이 막혔다.
항소운을 붙잡으려던 사람 중 첫 번째는 사라졌고, 두 번째는 그의 천둥 공격에 모두 죽어서 증명할 방법이 없었다.
“확신하지 못하겠지요?”
오굉서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신이 무당전 장로만 아니었다면, 우리 오가에서 이렇게 행패를 부리는 걸 절대 용납 못 했을 겁니다.”
“굉서야, 말조심하거라!”
오복상이 옆에서 큰 소리로 아들을 꾸짖더니, 진붕 장로를 보며 말했다.
“진붕 장로님, 방금 들어서 아시겠지만 이건 우리 오가와 무관한 일입니다. 그럼 이렇게 하시죠. 우리 오가는 그래도 여기서 세력이 있으니, 저희도 힘을 보태 같이 찾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오가가 결백하다는 것을 밝히는 셈 치죠!”
자장하가 한 번 더 말을 하려 하자, 진붕 장로가 막아섰다.
“수고스럽겠지만 그렇게 해주시죠. 항소운은 내가 인정한 소주님이오. 만약 그분의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는 자가 있다면, 나 진붕이 그의 가족 전체를 멸할 것이오!”
그렇게 협박조로 말하더니, 진붕 장로는 자장하를 데리고 그곳을 떠났다.
그들이 떠나고 나자, 오굉서의 얼굴이 굳어졌다.
“아버님, 이제 어떻게 하죠!”
“모두 물러가라고 해라. 별일 아니야!”
오복상이 손을 내저으며 좌중을 안심시키더니 한마디 덧붙였다.
“사람을 보내 찾도록 해라!”
“네, 아버님.”
오굉서는 대답을 하고 나오더니 사람들을 모으러 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오진의 마을 분위기가 긴장되면서 드나드는 사람과 마차를 엄격히 조사하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은 영문도 모른 채, 하나같이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하기 시작했다.
밖으로 나온 자장하가 진붕 장로에게 물었다.
“진붕 장로님, 그냥 이대로 물러서는 겁니까?”
“다시 잘 생각해보게. 오가 말고 이런 짓을 할 사람이 또 누가 있는지. 오가는 우리 무당전에서 대놓고 사람을 잡아가지는 못할 걸세. 이번 일은 분명 무당전 내부 사람이 벌인 짓이야!”
“우리 무당전 사람이 벌인 짓이라고요?”
그는 그쪽으로는 전혀 생각을 못 하고, 항소운의 적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었다.
“아니면, 그들이 어떻게 우리 무당전의 문을 나갈 수 있겠는가! 벽을 넘어 나가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야!”
진붕 장로는 뭔가 확신이 선 듯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했다.
“그럼 13장로 여혈몽인가! 그 사람이 아니라면 다른 사람은 없는데.”
자장하가 한 사람을 지목했다.
“왜 그라고 확신하는가?”
진붕 장로가 물었다.
자장하는 자신이 알고 있는 얘기를 간단히 설명했다.
“가세, 어서 무당전으로 돌아가자고!”
그 말을 들은 진붕 장로는 자장하를 데리고 다시 무당전으로 돌아왔다.
그들이 여혈몽의 장로원으로 쳐들어가자, 여혈몽은 그곳에 없었고 그의 아들과 딸만이 머물고 있었다.
“진붕 장로님께 인사 올립니다!”
여천패와 여홍아가 진붕 장로에게 공손히 예를 올렸다.
“아버지는 어디 계시느냐?”
진붕 장로가 물었다.
“아마 나가셨을 거예요. 저희도 잘 모르겠습니다.”
여천패가 대답했다.
“그래? 이런 우연이 있나!”
진붕 장로가 눈썹을 찡그렸다.
“진붕 장로님, 당장 찾으러 가죠. 분명히 그자가 벌인 짓입니다!”
자장하가 말했다.
바로 그때 마차 한 대가 멀지 않은 곳에서 돌아오고 있었다.
마차가 멈추고 여혈몽이 내리더니, 진붕 장로를 보고 바로 인사를 올렸다.
“진붕 장로님, 무슨 일로 저를 찾아오셨습니까?”
진붕 장로가 답변하려고 입을 떼려는 순간, 마차 아래에서 흰 그림자가 나타났다.
야옹!
소백이가 자장하의 발 쪽으로 달려가더니 자장하의 바짓단을 물고 뭔가를 말하려는 것 같았다.
“소운이가 기르는 얼룩무늬 새끼 호랑이입니다! 역시 여혈몽 당신이 소운이를 잡아간 거였군!”
소백이를 알아본 자장하가 여혈몽을 가리키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자장하, 대체 무슨 소릴 하는 게냐? 난 무당전 밖에서 돌아오는 길인데, 언제 항소운을 잡아갔단 말이냐!”
여혈몽이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말했다.
설령 그가 벌인 짓이라 해도, 지금은 절대 인정하지 않을 터였고 인정할 수도 없었다.
“그래도 궤변을 늘어놓는 건가! 소운이가 실종되고, 그 애가 기르는 요수가 당신을 따라왔는데 그럼 당신이 벌인 짓이 아니고 뭔가? 어서 말해! 대체 소운이를 어떻게 한 거지? 만약 그 애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절대 용서하지 않겠어!”
자장하가 여혈몽에게 다가서며 큰 소리로 따졌다.
“아마도 내가 들어올 때 따라온 거겠지. 난 자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통 모르겠네. 진붕 장로님, 가만히 계시지만 말고 무슨 말씀 좀 해주십시오.”
여혈몽이 말했다.
진붕 장로가 입을 떼기도 전에 소백이가 “야옹”하고 소리를 내더니 앞으로 달려갔다. 앞발로 계속 발짓하는 모양새가 마치 자장하에게 따라오라는 것 같았다.
“요수는 영리하다더니, 이 요수는 항소운이 어디 있는지 분명히 알고 있어!”
자장하는 그렇게 말하면서 소백이를 따라 달려갔다.
진붕 장로가 여혈몽에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진상이 모두 밝혀지기 전까지 자네는 무당전에서 한 발자국도 못 나가네. 감히 도망쳤다가는 내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
그러더니 진붕 장로도 소백이를 따라갔다.
그들이 떠나고 나자, 여혈몽의 안색이 바로 창백해졌다.
그렇게 머리를 짜냈건만, 이 얼룩무늬 새끼 호랑이가 따라올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소백이로 인해 그는 절망의 늪에 빠져버린 셈이었다.
“아버지, 서, 설마 아버지가 한 짓은 아니죠?”
여천패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여혈몽은 아무 대답도 없이 눈을 감고 속으로 기도를 했다.
‘오복상, 어서 움직여라! 만일 저들이 찾게 되면, 당신이나 나나 모두 죽은 목숨이야!’
* * *
오가 안마당 뒤쪽 외진 곳에 황폐한 정원이 하나 있었다. 이곳은 오가의 땅이었지만 평소에 사용하지 않은 곳이었다.
항소운은 이곳에 버려져 여전히 마대에 덮어 씌워진 채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
그때, 이 뜰의 숨겨진 구석에서 무언가가 움직임이 보였다. 그러더니 갑자기 지하 동굴이 나타나면서 누군가 그 안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것은 인공 땅굴로 오가 안마당과 연결되어 있었다.
바로 이곳, 매우 넓고 큰 밀실에 오복상이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앞쪽에는 큰 향로가 있었는데, 향로는 예스러운 모습에 복잡한 무늬가 새겨져 있어 범상치 않은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향로 밑에는 이미 거센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고, 향로 안의 물이 쉴 새 없이 끓어오르고 있었다.
향로 옆에는 각양각색의 귀한 약재가 있었는데, 그중에는 적지 않은 영약도 있어 약 냄새를 강하게 풍기고 있었다.
누군가 항소운을 메고 이곳으로 들어와, 그를 땅에 내팽개쳤다.
“됐다, 너희들은 이만 나가서 지키도록 해라. 내 명령 없이는 아무도 들어와선 안 돼!”
오복상이 명령을 내렸다.
그의 목소리가 떨어지자, 밀실 안에 있던 그림자가 사라졌다.
“하하, 푸른 하늘을 비춘 5성 지체가 드디어 내 손안에 들어왔군! 이제 환양소체단을 만들 수 있겠어!”
오복상이 고개를 들고 하늘을 쳐다보며 미친 듯이 웃었다.
환양소체단은 수명을 늘리고 체질을 강화하는 단약이었다.
오복상은 나이가 아주 많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더욱더 오래 살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선 반드시 왕의 단계를 넘어서야 했다.
다만 그의 혈기로는 수련 과정의 고통을 지탱할 수가 없어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환양소체단은 지금 그에게 있어 최선의 선택이었다.
다만 환양소체단은 푸른 하늘을 비춘 5성 지체를 보조 약재로 사용해야, 응집이 되어 완성할 수 있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그는 온갖 방법을 동원해 항소운을 잡아들인 것이다.
오복상은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고 느껴 마대에서 바로 항소운을 꺼냈다. 그가 항소운의 옷을 찢어발기자 하얀 나체가 드러났다.
누군가 이 광경을 봤다면 오복상을 젊은 남자를 좋아하는 늙은 변태라 생각했을 것이다.
오복상은 곧바로 항소운을 들어 물이 펄펄 끓는 화로에 집어넣었다.
악!
본래 정신을 잃고 있던 항소운은 끓는 물에 데여 비명을 질렀다.
그가 비명을 질러봤자 아무 소용이 없었다. 화로 뚜껑이 그대로 닫히고 만 것이다.
“우선 보조 약재를 잘 익힌 다음에, 주 약재를 넣으면 사흘 밤낮이면 완성되겠군!”
오복상은 항소운을 오로지 보조 약재로 생각하고 사흘 후 만들어질 환양소체단만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화로 안의 항소운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한참 동안 비명을 지르더니 갑자기 침묵하기 시작했다.
그냥 뜨거운 물에 삶겨져 죽은 것일까.
아니었다. 항소운은 데여 죽은 것이 아니라, 이미 뜨거운 온도에 적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젠장, 대체 누가 날 삶는 거야? 다행히 어려서부터 향로에 몸을 제련했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벌써 익어서 삶은 고기가 되었겠네!”
항소운이 뜨거운 물에 잠겨 자신을 이렇게 만든 상대를 향해 욕을 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체질이 단련되어 다른 사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했다.
다만 화로 속의 어려움은 다른 데 있었다. 이대로 계속 있다가는 뜨거워 죽는 것이 아니라, 숨이 막혀 죽을 판이었다.
그는 패왕전천결을 운행하면서 체내의 상처를 조금씩 회복시켰다. 또한 화로 안의 끓는 물로 체내의 잠재력을 억제했다.
화로 안의 온도는 매우 높아서 항소운의 몸이 벌겋게 데이고 말았다. 그러자 체내에 내재된 힘이 엄청난 속도로 빠르게 방출되기 시작했다.
이것은 항소운이 극한당에서 수련할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였다.
이 힘들이 방출되자 상처 부위가 촉촉해지면서 상처도 빠르게 회복되었다.
항소운의 힘도 크게 늘어났지만 그가 적절히 억제함에 따라 끊임없이 성해건곤으로 들어갔다.
“이번 기회에 반드시 성해건곤을 2배로 늘려야지!”
항소운이 결심한 듯 말했다.
그는 지금 당장 자신의 실력보다 성해건곤의 부피를 늘리는 것이 더 시급했다. 그에게는 실력을 높이는 것보다 성해건곤을 빠르게 키우는 것이 훨씬 어려웠다.
성해건곤이 커지고 나면 더 많은 물건을 저장할 수 있었고, 바로 이러한 신묘한 작용이 그는 시급하게 필요했다.
이때, 오가 안마당의 황폐한 정원에는 소백이가 진붕 장로와 자장하를 데리고 도착해있었다.
다만 안타깝게도 그들은 항소운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진붕 장로와 자장하는 소백이가 길을 잘못 안내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아무도 없네, 어떻게 아무도 없을 수가 있지! 설마 소운이를 죽이고 흔적을 없앤 건가!”
자장하가 달갑지 않다는 듯 말했다.
진붕 장로가 주변을 살펴보더니 말했다.
“아마 다른 곳으로 옮긴 것 같네. 흔적을 보니 분명 방금 전까지도 누군가 여기에 있었어!”
야옹!
소백이가 울부짖더니, 쉬지 않고 항소운의 흔적을 찾았다.
불행히도 이곳은 이미 다른 고약한 냄새로 덮여버려 소백이는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