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53
제53화 그럼 같이 덤벼!
가까운 곳에서 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려와 깜짝 놀란 사람들이 소리 나는 쪽을 보았다.
그곳에는 갑옷을 입은 여러 명의 젊은이가 요수를 탄 채 병사들을 거느리고 있었는데, 상당히 위엄 있는 모습이었다.
“여기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냐?”
수장인 듯한 잘생긴 젊은이가 옆에 있던 제자에게 오만한 태도로 물었다.
“엽 사형, 여, 여천패와 항소운이 연무대에서 대결을 하기로 했어요!”
내문 제자가 겁에 질린 얼굴로 대답했다.
“여천패라면 아는데, 항소운은 또 누구지? 설마 우리 무당전의 제자가 아닌가?”
젊은이가 다시 물었다.
“그, 그 애는 올해 새로 들어온 제자인데요. 자장하 장로님의 사제가 되었고 푸른 하늘을 비춘 5성 지체에요.”
내문 제자가 대답했다.
“푸른 하늘을 비춘 5성 지체가 다시 나타났다고? 그럼 얼마나 능력이 뛰어난지 봐야겠다!”
젊은이는 은연중에 시기하는 표정을 드러냈다.
이 젊은이의 이름은 엽첨룡(葉添龍)이었다.
내문제자 상위 3위의 실력자이자 1장로의 직전제자이기도 했다.
내문제자 중 상위 10위 안에 든 자들은 하나같이 성력경 후기에 이른 강자였다.
모두 무당전의 미래를 대표하는 인물들이었다.
엽첨룡이 거만한 자라는 것은 그가 요수를 탄 채 무당전을 휘젓고 돌아다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많은 내문 제자들은 직설적이고 쉽게 화를 내는 그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가급적 그와 부딪히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이곳은 실력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는 곳으로, 실력이 없는 자는 조용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엽첨룡의 출현으로 분위기가 더욱 뜨거워졌다.
오가의 오명광과 오명량도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 옆에는 다섯째 형인 오명양(烏明陽)이 서있었다.
오명양은 여천패와 같은 수준의 고수였다. 심지어 실력에선 여천패를 앞서고 있었다. 그는 얼마 전 7품 성력경의 경지에 이르렀다.
“형님, 엽첨룡도 왔어요!”
오명광이 엽첨룡 쪽을 보며 말했다.
“그렇군. 아마 저들도 반년 후에 있을 백진 대결을 위해 마지막 준비를 하는 것 같구나.”
오명양이 짧게 한숨을 내쉬더니 잠시 후 말을 이었다.
“하지만 내가 한 자리를 차지하기만 하면 되니까, 뭐.”
“당연하죠. 분명 형님의 실력에 세상 사람들도 깜짝 놀랄 거예요. 그리고 운애성으로 가 수련을 하게 되면, 머지않아 왕의 경지도 이루실 거예요!”
“너희도 재능은 뛰어나니까, 쓸데없는 일에 신경 쓰지 말고 수련에 집중하도록 해!”
오명양이 동생들에게 당부의 말을 했다.
바로 그때, 여천패가 모습을 드러냈다.
철갑도마뱀에 올라탄 그는 갑옷을 입고 무기까지 들고 있어 마치 전쟁에 나가는 장군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그의 뒤에는 여홍아가 있었다. 붉은 옷은 입은 그녀는 유난히 아름다워 보였지만, 오만한 표정으로 인해 여전히 밉살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사람들이 물러서며 이들 남매에게 길을 내주었고, 여천패는 철갑도마뱀 위에서 연무대로 바로 뛰어올랐다.
그의 자리에서 연무대까지는 석 장 정도 떨어져 있었는데, 놀랍게도 그가 그 거리를 단박에 뛰어오르자 사람들이 놀라 소리쳤다.
여천패는 인품과 무관하게 강력한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여천패가 큰 소리로 외쳤다.
“항소운, 어디에 있느냐. 오늘 나 여천패가 내 진짜 실력을 보여주마!”
여천패는 유능한 장군이 그러하듯 목소리로 기선을 제압하려 했다.
“난 여기 있어! 그럼 네가 날 어떻게 하는지 지켜봐야겠는걸!”
담담한 목소리가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왔다.
목소리가 나는 곳에서 항소운이 유유히 걸어 나오고 있었다.
그는 손에 든 만두를 게걸스럽게 먹고 있었다. 어깨 위에는 소백이까지 앉아 있어 전혀 대결에 참가하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의 모습에서 항소운이 마치 이 대결이나 상대방인 여천패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 모습에 여천패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래, 항소운, 잠시 후에 네가 울면서 살려달라고 애원하게 해주마!”
“하하, 넌 그럴 능력도 없어!”
만두를 먹으며 깔깔대는 항소운의 모습이 우스웠다.
그때, 어여쁜 여인이 달려와 항소운에게 말했다.
“소운아, 입에 다 묻었잖아. 내가 닦아줄게.”
다름 아닌 육소청이었다.
이 광경을 목격한 많은 사람은 모두 부러움과 질투심에 불타올랐다.
‘어떻게 저런 미인이 저렇게 더럽고 게걸스러운 놈과 함께할 수가 있지?’
물론 이런 생각은 남자들만의 질투였다. 사실 많은 소녀는 육소청이 항소운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항소운은 본능적으로 육소청의 손길을 피하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
“아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데서 그러면 부끄러워진다고.”
그러더니 육소청이 미처 다음 말을 하기도 전에, 연무대 위로 가볍게 몸을 날렸다.
바람을 휘날리며 연무대로 올라선 항소운이 여천패에게 말했다.
“사실 난 너희 남매가 동시에 공격해도 상관 안 해. 아니면 네가 때릴 엄두도 내지 못할 테니까!”
“하하, 네 실력도 네 주둥아리처럼 그렇게 지랄맞은지 봐야겠다!”
여천패가 마구 웃어대더니, 항소운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는 바로 맹공을 펼치진 않았다. 그는 먼저 항소운에게 두 사람의 실력 차이를 깨닫게 하려 했다.
건장한 체격의 여천패가 사나운 모습으로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자 보이지 않는 기세가 느껴지고 무공이 약한 사람에게는 압박감으로 작용할 것 같았다.
다만 어린아이들이나 그의 모습에 놀랄 뿐, 이미 어느 정도 왕의 기세를 갖춘 항소운에게는 어림도 없었다.
여천패가 항소운 가까이로 접근하자, 항소운이 갑자기 소리를 쳤다.
“내 앞에서 꺼져!”
그의 말에 천둥이 몰아치듯 사방이 진동했다.
여천패는 순간 숨이 멎을 것 같은 압박감을 느꼈다. 마치 항소운이 갑자기 자신을 압도하는 왕이 된 듯한 느낌이 들어 당황한 나머지 뒤로 물러섰다.
“정말 착하네, 꺼지라니까 정말 내 말대로 하고 말이야!”
항소운이 무서운 기세를 거둬들이고, 다시 만사가 귀찮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 이놈의 자식이!”
화가 나서 얼굴이 한껏 붉어진 여천패가 큰 소리로 외치며 항소운을 향해 손바닥을 날렸다.
혈홍살장(血红煞掌)!
여천패의 손바닥이 피처럼 빨갛게 물들더니 장력(掌力)이 거센 물결처럼 항소운에게 달려들었다.
여천패의 공격은 속도도 상당히 빨라 5품 성력경에 이른 자도 막아내기 힘들었다.
사람들이 숨죽인 채 항소운의 반격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피하기만 할 뿐 반격을 가하진 않았다. 항소운은 여천패의 손바닥을 교묘하게 피한 후, 큰 소리로 말했다.
“잠깐, 나 할 말이 있어!”
“유언이라도 남기고 싶으면 그러던가!”
여천패가 화를 누르며 소리쳤다.
항소운이 연무대 아래에 있는 오명량과 오명광을 보며 말했다.
“너희도 같이 덤벼. 안 그러면 재미가 없어서리!”
“뭐?!”
항소운이 오가 형제에게 도전장을 내민 것을 보고,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여천패 하나로도 대단한데, 동시에 여러 명을 상대하겠다니……!
항소운은 정말 겁이 없었다.
“너 정말 우리한테 도전하는 거냐?”
오명광이 항소운의 시선을 마주하고 물었다.
“하하, 설마 용기가 없는 거야?”
항소운이 마구 웃어댔다.
“좋아, 네가 죽고 싶어 환장한 거라면 우리가 도와주지!”
오명광이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때 옆에 있던 오명양이 오명광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조심해, 저 녀석 보통이 아닌 것 같으니까!”
“형님, 걱정 마세요. 여 사형이 있는 한, 저놈은 꼼짝도 못 할 테니까요.”
오명광이 이렇게 대답하고 연무대로 위로 뛰어올랐다.
“너 하나론 안 돼! 오명량, 너도 올라와! 너 계속 날 이기고 싶다 했잖아? 지금 너희한테 기회를 주는 거니까, 능력만 되면 날 쳐보라고. 절대 원망 안 할 테니까!”
항소운이 모두 한꺼번에 덤비라는 표정을 지으며 오명량을 향해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너 이놈, 어린놈이 날 너무 우습게 봤어!”
오명량이 욕을 뱉으며 연무대 위로 뛰어올랐다.
“그렇게 자신 있으면 나도 포함시키는 거 어때?”
여홍아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좋아, 그럼 너도 올라와! 너희 네 명이 함께 덤비면 되겠네! 날 너무 실망시키진 말고!”
항소운이 여홍아를 향해 덤비라는 표시로 손가락을 까딱였다.
이렇게 되자, 사람들은 항소운이 미친 게 아닌가 의심이 들었다.
6품 성력경 1명에 3품 성력경 2명 그리고 1품 성력경 1명이면, 이들 힘이 합해졌을 때 설령 6품 성력경에 이른 자라 해도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였다.
항소운이 6품 성력경이던가?
그럴 가능성은 낮았다. 다들 항소운이 제정신이 아니라고 여겼다.
“항소운, 쟤 미친 거 아냐? 저렇게 많은 사람에게 도전하다니, 설마 모든 원한을 한꺼번에 끝내려는 건가?”
“사실 가장 위협이 되는 건 여천패 하나고, 다른 사람들은 그냥 곁다리들 아닐까. 그래도 저 녀석 정말 겁이 없긴 해!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누가 감히 저러겠어?”
“혹시 저 녀석 자신이 푸른 하늘을 비춘 5성 지체인 것만 믿고 마음대로 날뛰는 거 아냐? 하지만 천재도 성장하기 전에는 아무것도 아니란 걸 설마 모르는 걸까?”
“아무래도 저 녀석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 같아. 저 교활한 웃음 좀 봐, 분명 뭐가 있다니까!”
연무대의 사방을 둘러싸고 있던 제자들이 시끄럽게 떠들어댔다.
본래 많은 사람이 일대일 대결에서도 여천패의 승리를 예측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항소운의 상대가 더 늘어나면서 항소운의 승리 가능성은 더욱 줄어든 상황이 되었다.
여천패는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면서 속으로 중얼거렸다.
‘죽고 싶어 환장한 놈인데, 누굴 탓하겠어!’
“또 도전하고 싶은 사람 있어? 오늘은 내가 다 받아줄게!”
항소운이 다시 사람들이 놀랄 말을 던졌다.
이건 모든 적에게 도전하겠다는 뜻인가?
“그만! 항소운, 너 대체 싸울 거야 안 싸울 거야? 같잖은 수작 좀 그만 부려!”
결국 여천패가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허허, 그럼 마음껏 공격하라고! 절대 봐주지 말고, 열심히들 싸워! 안 그랬다간 너희들 모두 처참한 모습으로 질 테니까!”
항소운이 냉소 띤 얼굴로 말했다. 그의 표정에 결기가 넘쳐흘렀다.
드디어 모든 원한을 갚을 때가 왔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오가와 여가 놈들이 합심하는 바람에 그는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
그러니 지금 먼저 그 원수를 본전에 이자까지 더해 몽땅 대갚음해야 했다.
“너 하나 상대하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필요해? 나 혼자서도 충분히 널 이길 수 있어!”
오명광이 소리를 치며, 먼저 공격을 시작했다.
오명광은 꽤 조심스러운 사람으로 시작부터 무기를 사용했다. 장검이 한 마리 뱀처럼 항소운을 향해 맹렬히 돌격했다.
순식간에 항소운의 주변이 날카로운 검광으로 가득 찼다.
역시 오명광은 3품 성력경다운 실력이었다. 그의 공격에는 6할의 위력이 들어가, 일반적인 성력경의 실력으로는 감당하기 힘들었다.
항소운은 침착한 표정으로 오명광의 검광을 보더니,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너무 느리고 약해!”
말을 마친 순간 항소운이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