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568
제568화 고통의 감내
일련의 과정은 꽤 긴 시간 동안 진행되었고, 엄청난 양의 힘을 모조리 흡수한 덕분에 용의 기운은 8할 5푼에 이르러서야 겨우 멈췄다.
이렇게 해서 항소운은 8품 입룡경 중기의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이전과 간극이 크다고도 할 수 있지만, 사실 그는 진작에 8품에 오를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태였다.
다만 힘을 억제하고 때를 기다렸을 뿐이었다.
더군다나 운지염이 이존염을 융합한 후로 불의 성진에는 상급 힘이 대량으로 축적되어 있었다.
금의 성진에도 유극금척의 힘이 들어 있었고, 어둠의 성진 역시 본연의 힘을 품고 있는 상태였다.
이런 특별한 힘들은 일반적인 힘보다 몇 배는 강하기 때문에 초기에서 중기로 단숨에 뛰어오른 것이다.
경지를 돌파한 그는 두 눈을 번쩍 떴다.
강렬한 태양과 차가운 달빛을 동시에 품은 눈빛에서는 상대를 압도하는 강함이 있었다.
육체적인 힘만 강해진 것이 아니라 영혼력도 6품 혼태경 정점으로 단숨에 상승했다.
육체와 정신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보니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보통 사람은 여러 해를 노력해야 겨우 얻을 수 있는 성과였다.
하지만 항소운에게는 무구의 혼과 명혼공간이 있었다.
덕분에 남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영혼력이 급속도로 강해졌다.
그는 분신을 불러내 유극검결을 연마하도록 하고 자신은 극한격활술을 수련하기 시작했다.
그가 분신을 부릴 줄 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사람들은 놀라 자빠질지도 모른다.
전천 경지의 성인은 되어야 진신과 별개로 분신에게 다른 일을 시킬 수 있는데, 아직 인황에 불과한 그가 벌써 그 수준에 이르렀다니 가히 놀라운 일이었다.
유극검결.
이는 유극금척의 힘을 온전히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검결로 손가락이 검의 역할을 대신한다.
유극금척의 힘을 손가락에 집중시켜 검광을 만들어내는데, 전천 경지의 성인도 위협할 만큼 강한 유극금척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대단한 파괴력을 발휘했다.
유극검결은 쉽게 익힐 수 있는 기술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손가락뼈에 대한 요구 수준이 무척 높아서 유극금척의 힘부터 견뎌내야 수련도 가능했다.
토대가 되는 힘조차 감당하질 못하면 무슨 수로 손가락을 검처럼 만들어 적을 죽이겠는가.
항소운은 살옥지를 연마한 적이 있는지라 보통 사람보다도 손가락뼈의 강도가 월등히 높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유극금척은 버거웠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분신이었다.
분신은 진신보다 훨씬 강하니 유극금결을 연마하기도 한결 수월하리라 예상했다.
그런데 막상 손가락으로 힘을 집중시키자, 수만 개의 바늘이 동시에 찌르는 듯하여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어떻게든 참아내야 했다.
지금 포기하면 유극검결이고 뭐고 아무것도 수련할 수 없었다.
분신이 애를 쓰는 동안, 진신은 극한격활술을 연마하고 있었다.
극한격활술은 특별한 힘으로 피부와 경맥, 오장육부, 뼈 등 전신에 자극을 가한 뒤, 이 비술로 통증을 견디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몸 안의 잠재력마저 자극함으로써 신체 각 기관을 극한의 수준까지 끌어올려 마침내 완벽한 신체를 얻게 되는 것이다.
다만, 고통스러운 환경을 이용한 기괴한 단련법으로, 고통을 견뎌내지 못하면 몸부림을 치다가 결국 목숨마저 잃을 수도 있었다.
그는 일찍이 천둥과 화염에 몸을 단련한 터라 인내력은 누구 못지않게 강했다.
따라서 극한격활술을 익히는 과정이 아무리 고통스럽다 해도 한 번쯤 도전해보고 싶었다.
그는 유극금척의 힘을 일으켜 신체 각 부위로 천천히 흘려보냈다.
바늘로 쑤시는 통증이 살짝 느껴지는가 싶더니 무수한 바늘이 일제히 찔러대는 것 같은 통증이 시작되었다.
그는 고통을 감내하며 서둘러 극한격활술의 구결을 읊기 시작했다.
그러자 구결이 유극금척의 힘을 더욱 끌어당기는 바람에 통증은 배가 되었다.
고통에 몸부림치던 그는 더는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날카로운 비명이 허공으로 퍼졌으나, 결계를 쳐둔 덕분에 바깥으로 새어 나가지는 않았다.
가히 고통의 극치였다.
몸 구석구석 어느 곳 하나 성한 구석이 없어서 경맥은 물론이고 오장육부와 뼈가 쑤시고 아팠다.
유극금척의 힘에 처음 당했을 때보다 족히 열 배는 고통스러웠다.
그는 너무 아픈 나머지 땅을 데굴데굴 굴렀다.
또, 고통을 감내하기 위해 주먹으로 연신 바위를 쳐대기도 했다.
극한격활술은 오랜 시간을 버틸수록 효과가 높아져서 그는 혀까지 깨물어가며 정신을 잃지 않으려 애썼다.
그렇게 반 시진을 버티자, 그야말로 까무러칠 것 같았다.
그제야 그는 하는 수 없이 유극금척의 힘을 거둬들였다.
탈진해버린 그는 그대로 땅에 쓰러져서 꼼짝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대로 마냥 쉴 수는 없었다.
정신을 부여잡고 무감각해진 전신을 천천히 풀어주자, 불현듯 신체 각 부위에서 불순물이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고약한 악취가 전신을 뒤덮었다.
이는 온몸의 불순물을 제거하여 갓난아기의 몸처럼 때 묻지 않고 순수한 무구한 상태로 되돌리는 과정이었다.
보통은 아주 특별한 영액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인데, 극한격활술은 다른 영물 없이도 육신을 정화시켜 무구의 육신을 만들고 극한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일이 가능했다.
극한격활술을 처음 접한 그가 반 시진이나 버텨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장연은 너무도 놀라 되살아날지도 모를 일이었다.
장연이 처음 이 비술을 연마할 때는 반각(半刻: 약 7~8분)도 못 버티고 기절했으니 말이다.
그 후로 족히 일 년을 수련하고 나서야 반 시진을 버틸 수 있었고, 방금 항소운이 경험했던 무구의 신체를 경험했던 것이다.
한편, 진신 속으로 들어온 분신도 이런 효과를 마음껏 누리게 되면서 영혼력도 일정 부분 상승했다.
그는 당분간 유극검결은 접어두고 극한격활술을 수련하는 데 매진하기로 했다.
육신과 영혼을 극한까지 끌어올려 강대하게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렇게 되면 손가락뼈도 강해져서 언젠가는 유극금척의 힘을 감당할 수 있을 터, 그때가 되면 손가락에 힘을 집중시키는 것도 문제없을 것이다.
항소운은 반 시진 정도 휴식을 취하고 나자, 몸이 많이 가뿐해진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도 고약한 냄새는 가시지를 않아 물의 진의를 이용해 몸을 깨끗이 씻어낸 후에야 마음도 한결 편안해졌다.
팔다리를 휘둘러보니 몸도 훨씬 가벼웠다.
무한한 활력과 생기가 온몸을 휘감자,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이 마음속 깊이 차올랐다.
모공도 활짝 열렸는지 주변의 공기를 깊숙이 흡수했고, 몸속을 흐르는 힘도 속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온갖 감각과 감응력도 한층 높아져서 꿈 같은 변화가 부지불식간에 벌어지고 있었다.
“정말 대단한 비술이야. 고통을 오래 견딜수록 잠재력도 더욱 활성화되다니. 역시 인간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해.”
항소운은 감격에 젖은 눈빛이었다.
그 후로 사흘간 휴식을 취하고 나니 그의 몸은 완벽히 회복되었다.
현 상태에 적응이 되자, 그는 다시 극한격활술을 연마하기 시작했다.
또, 끔찍한 고통이 육신의 한계를 시험했다.
고통을 감내하기 위한 그가 주먹으로 연신 바위와 땅을 치다 보니 주변은 온통 가루로 변해버렸다.
어느새 주먹은 상처가 터져 피가 흐르고 있었다.
내공을 쓰지 않고 순수한 힘만으로 부딪힌 결과였다.
항소운은 그렇게 또 반 시진을 버텼다.
이번에도 불순물이 많이 빠져나왔으나, 확실히 처음보다는 양이 줄어 있었다.
체내의 불순물이 그만큼 감소했다는 뜻이었다.
어쩌면 버틴 시간이 종전과 같다 보니 효과가 처음만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엄청난 수확이 있었던 것만은 분명했다.
그는 불순물이 빠져나온 뒤로 신체가 몰라보게 좋아진 것을 느꼈다.
감응력뿐만 아니라 힘을 운영하는 속도도 예전보다 훨씬 빨라졌다.
마치 새 생명을 얻은 것만 같았다.
항소운은 나이가 젊다 보니 육신도 건강했다.
다만 어렸을 때 온갖 약재에 몸을 단련하기는 했어도 무공을 연마한 적은 없다 보니 어릴 때부터 수련해 온 다른 무인들에 비하면 신체 기능이 약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런데 극한격활술로 육신의 잠재력이 깨어나면서 남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비로소 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토대는 앞으로 무공을 연마하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작용을 할 터였다.
지난 두 달간 항소운은 극한격활술을 연마하는 데 완전히 몰입했다.
처음에는 사나흘마다 비명이 들리더니 이틀에 한 번꼴로 늘었고, 그 후에는 거의 매일같이 비명이 들렸다.
횟수만 잦아진 것이 아니라 비명을 지르는 시간도 갈수록 길어졌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그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지금 그는 완전히 발가벗은 상태였다.
그런데 살결이 뽀얗고 반짝거리는 것이 어째 여인의 피부보다도 매끄럽고 윤이 났다.
누군가 지금 그를 본다면, 신이 나타났다며 놀라워할지도 모른다.
물론 이런 의견에 반박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세상에 이렇게 완벽한 육체를 가진 남자가 있다니.
그저 아름답다는 말로밖에 형용할 수가 없었다.
인간이 감내할 수 없는 고통을 넘어선 끝에 완전히 새로운 육신이 깨어난 것이었다.
지금 느끼는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는 마치 세상의 모든 힘을 통제할 수 있게 된 것 같았다.
힘을 흡수하는 속도는 물론이고, 운행 속도까지 빨라져서 모든 것이 한층 완벽해졌다.
무예의 경지도 8품 입룡경 중기이던 것이 단숨에 후기를 돌파했다.
겨우 두 달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약초나 영액의 도움 없이 오로지 극한격활술을 통해 이뤄낸 결과였다.
게다가 영혼력도 어느새 7품 혼태경에 육박했다.
명혼공간의 면적도 눈에 띄게 넓어졌으며, 육체는 말할 것도 없이 강해져서 이제 평범한 공격 정도는 가볍게 무시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극한격활술을 완벽하게 연마하게 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입문 수준에 가까웠다.
극한격활술은 총 일곱 단계로 나뉘었다.
첫 단계는 더러움을 씻어내는 것이고 두 번째 단계는 피부를 단련하여 강철처럼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세 번째는 경맥이 강처럼 세차게 흐르고, 네 번째는 오장육부가 태양처럼 힘이 충만해지며 다섯 번째는 뼈대가 무기처럼 단단해지고, 여섯 번째는 혈기가 바다처럼 왕성해지며 마지막으로 일곱 번째는 성진의 쇄신이다.
항소운은 그중 첫 번째 단계를 완수했을 뿐이었다.
이상의 일곱 단계를 전부 연마해야 진정 완벽한 육신을 갖게 되는 것이었다.
다만 그에게는 앞선 네 단계의 구결만이 있을 뿐이었다.
장연 스님도 후반부의 세 단계는 갖고 있지 않은지라 장차 인연이 닿아서 후반부의 구결을 찾을 수 있는가가 관건이었다.
그는 곧바로 두 번째 단계를 연마하지는 않았다.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은 반년인데, 벌써 절반이 흐른 상태였다.
남의 것을 뺏진 않더라도 남은 시간 동안 부지런히 자원을 모아서 마지막 순간을 위해 준비를 해야 했다.
극한격활술을 어느 정도 연마하고 나자, 유극검결을 수련하기도 한결 수월해졌다.
유극금척의 힘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젠 통증도 느껴지지 않았다.
어쩌면 감각이 무뎌졌거나 그 힘에 적응해버린 건지도 모른다.
항소운이 다섯 손가락을 반듯이 붙이자 한치 정도 되는 금빛이 손가락 위로 떠 올랐다.
길이는 짧아도 비수처럼 예리하고 날카로웠다.
바위에 대고 쓱 긋자, 순식간에 두 동강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