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57
제57화 완전 날강도잖아!
주인은 항소운을 외지에서 온 돈 많은 도련님이라 생각하고, 가격을 올려 불렀다.
그는 운 좋게 이 호랑이 이빨을 주웠을 뿐, 그 물건이 얼마나 좋은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그건 너무 비싸요. 파실 생각이 있으면 수정 60개로 해주시던가, 아니면 안 살래요!”
주인이 잠시 망설이더니 말했다.
“80! 더는 안 돼!”
“좋아요, 그럼 80으로 하죠!”
항소운은 더 이상 가격을 흥정하기도 귀찮아서, 주인의 요구대로 승낙했다.
바로 그때, 어디선가 거만한 느낌의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호랑이 이빨은 내가 살 거야. 하품 수정 100개로 말이지!”
고개를 돌리자, 흉악한 낯빛을 한 곰에 올라탄 젊은이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의 수행원들도 하나같이 요수를 타고 있어 기세가 대단했다.
화려한 복장을 입고 거만한 자세로 앉아 있는 걸 보니, 그 젊은이는 거드름깨나 피우는 사람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젊은이는 성력경 후기에 이른 실력자로, 타고난 재능이 범상치 않았다. 게다가 그의 수행원 중에는 화강경의 고수도 있었다.
그들의 지친 행색을 보니, 오진 사람은 아닌 듯했다.
“여기 수정 80개요!”
항소운은 이들을 개의치 않고, 주인에게 수정 꾸러미를 건네고는 호랑이 이빨을 가져가려 했다.
이 수정들은 오복상의 밀실에서 얻은 곳으로 적어도 만 개 이상이 있었다. 나머지는 모두 성해건곤에 보관해 둔 상태였다.
오복상은 재산이 상당히 많았다.
“잠깐, 내 말 못 들었어? 이 호랑이 이빨은 내가 산다니까!”
젊은이가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주인에게 말했다.
“당신 귀가 먹었어? 난 수정 100개고, 저 애는 80개라잖아. 내가 더 많이 내겠다고!”
주인은 젊은이의 말투가 비위에 거슬렸지만, 돈을 더 벌고 싶다는 욕심에 즉시 항소운을 저지했다.
“맞는 말이야. 많이 내는 사람이 임자지. 물론 네가 먼저 왔으니까, 같은 값이면 네게 주마!”
항소운이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정말요?”
“그럼, 정말이지.”
주인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야, 그 정도 수정도 없으면 그냥 꺼져!”
젊은이가 항소운에게 호통을 쳤다.
그러자 항소운이 젊은이에게 한마디 퍼부었다.
“어디서 온 미친개가 소란이야?”
“아니, 이놈이! 얘들아, 당장 저놈을 혼내줘라!”
젊은이가 화가 나서 소리쳤다.
남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진붕 장로가 그들의 앞을 막아섰다. 순식간에 위협적인 왕의 기세가 감돌았다.
“어서 꺼지지 못할까!”
진붕 장로가 담담히 소리쳤다.
그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으나 사람을 압도하는 힘이 있었다.
젊은이를 비롯한 다른 자들은 왕의 기세를 느끼고, 안색이 변했다.
“문 도련님, 이자는 왕의 경지에 오른 자입니다. 이만 가시죠.”
젊은이의 곁에 있던 노인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
“왕의 경지? 이런 작은 곳에도 그런 자가 있다니!”
젊은이가 언짢다는 듯 중얼거렸다.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항소운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나 문금서(文金瑞), 오늘은 그냥 물러간다. 그렇지만 너희들을 똑똑히 기억해 뒀으니, 운애성에서 만나게 되면 그때 다시 겨루자!”
그러고는 빠른 속도로 그곳을 떠났다.
그러자 노점 주인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당황한 기색을 보이더니 어쩔 줄 몰라 했다.
돈 좀 더 벌려다가 가시밭을 밟은 셈이었다.
“이건 제가 살게요!”
항소운이 다시 주인에게 진지한 태도를 취하더니 말했다.
“드릴게요. 드리고 말고요! 수정은 안 받겠습니다요!”
주인이 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소년의 옆에 있는 저 사람은 왕의 경지에 오른 사람이었다. 만일 저자가 화라도 내는 날엔 그냥 죽은 목숨인데, 어찌 감히 수정을 받겠는가.
“전 남의 은혜를 거저 받거나 강제로 빼앗는 날강도가 아니에요!”
항소운이 말했다.
“괜찮습니다요. 이건 소인이 도련님을 존경하는 뜻으로 드리는 겁니다.”
주인은 손사래를 쳤으나, 속으로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50개만 줘도 좋은데.’
“받으세요. 전 남한테 무작정 신세를 지는 건 질색이라서요!”
항소운이 수정 한 개를 주인의 손에 쥐여 주며 호기롭게 말했다.
그리고는 호랑이 이빨을 들고 하류휘 쪽으로 걸어갔다.
주인은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건 날강도보다 심하잖아.’
이때 하류휘는 젊은 부인처럼 보이는 여인 앞에 서서 그 댁 노점의 물건을 보고 있었다. 사실 그 물건은 그의 목표가 아니었다. 그는 발정난 돼지인 양 젊은 부인을 계속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놈이 아주 대놓고 보고 있네? 어린놈이, 집에 가서 엄마 젖이나 더 먹고 와!”
젊은 부인이 짜증이 난다는 듯 하류휘에게 소리쳤다.
뛰어난 외모는 아니지만, 성숙한 여인의 매력을 물씬 풍기는 여인이었다. 그녀의 아름다운 몸매는 이제 막 이성에 눈을 뜨기 시작한 소년에겐 치명적인 유혹이었다.
그녀의 말에 하류휘는 귓불까지 빨개져서 짐짓 허세를 부리며 눈앞의 물건을 가리켰다.
“저, 저 이거 살게요!”
“이건 하품 불로초 남감과야. 수정 10개 짜린데, 너 그만큼 갖고 있어?”
젊은 부인이 하류휘를 잔뜩 무시하며 말했다.
“저, 저는…….”
순간 하류휘는 더듬거리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금화 10개 정도는 그도 있었지만, 수정 10개라니.
그건 자신의 몸을 팔아도 받을 수 없는 돈이었다.
“그럼 빨리 꺼지던가. 머리털에 피도 안 마른 놈이 감히 날 넘봐?”
젊은 부인이 질색하며 말했다.
“이 남감과는 내 아우가 살 겁니다.”
항소운이 다가와 조용히 말했다.
그러고는 수정 10개를 하류휘의 손에 쥐여 주었다.
“혀, 형님!”
하류휘가 감동한 얼굴로 말했다.
“받아, 앞으로 마음에 드는 여인을 만나면 마냥 쑥스러워하지 말고 당당하게 봐. 네가 실력만 있으면, 어느 여자가 널 마다하겠어?”
항소운은 그렇게 말을 하고 젊은 부인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그 날카로운 눈빛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다.
젊은 부인은 심장이 빠르게 뛰며 얼굴까지 붉혔다.
‘이, 이 사람 너무 매력 있어.’
그녀가 정신이 돌아와 고개를 들었을 때는 항소운 일행이 이미 수정을 놓고 떠난 뒤였다.
“진붕, 저들이 아직도 따라오고 있어?”
항소운이 진붕 장로에게 살짝 물었다.
그가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네, 아마도 공격할 기회를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저들한테 기회를 주자고. 진붕 자네는 먼저 하류휘를 데리고 가서, 저들이 계속 날 주시하는지 봐줘. 저들이 공격을 시작하면 그때 한꺼번에 잡아버리자고!”
항소운이 나름대로 자신의 계획을 밝혔다.
“형님, 아니면 저만 먼저 갈게요.”
하류휘가 슬쩍 자신의 생각을 얘기했다.
“아냐, 진붕과 같이 가. 진붕이 있으면 저들도 섣불리 공격하지 못할 거야.”
항소운이 말했다.
진붕 장로는 항소운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하류휘를 데리고 다른 쪽으로 사라졌다.
“만약 오가 놈들이면, 반드시 오늘 오진에서 쫓아버려야지!”
항소운의 눈빛이 갑자기 매서워졌다.
항소운은 소백이를 데리고 인파가 적은 곳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그를 미행하던 사람은 항소운이 혼자 남은 것을 발견하자, 바로 소식을 전하고 그 뒤를 빠르게 쫓았다.
항소운은 마을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는 적당한 속도로 걸음걸이를 조정하며 그를 미행하는 자를 유인했다.
“이봐, 거기 좀 서 봐!”
뒤에서 누군가 외쳤다.
“너, 너희들 누구야. 왜 날 쫓아오는 거야!”
항소운이 사뭇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걸음을 멈추지 않고, 오히려 더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상대는 요수를 타고 쫓아오고 있었다. 십여 마리의 요수가 사나운 기세로 달려오고 있었다.
“멈추라니까, 살고 싶으면 멈춰!”
우두머리가 아주 빠르게 쫓아왔다. 그는 놀랍게도 화강경에 이른 강자였다.
항소운은 있는 힘을 다해 미친 듯이 달렸다.
그러나 추격자들과의 거리는 좀처럼 벌어지지 않았다. 그때 갑자기 앞쪽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이동하는 모습이 보였다. 바로 시장에서 작은 마찰이 있었던 문금서 일행이었다.
항소운이 문금서 일행에게 큰소리로 외쳤다.
“야, 너희들 멈춰, 거기서라고. 이 몸이 너희를 혼내주러 왔다!”
문금서 일행은 뒤에서 쫓아오는 추격병의 존재를 눈치채고, 다시 그들에게 고함을 치는 항소운을 보더니 즉시 상황의 심각성을 느꼈다.
“도련님을 지켜라!”
문금서 곁의 노인이 즉시 큰 소리로 외쳤다.
“겁낼 게 뭐 있어? 저들이 공격해오면 바로 죽여 버리면 되지. 왕의 경지에 오른 자 하나로 우리 문가(文家)와 맞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문금서가 눈썹을 찡그리며 소리쳤다.
“저쪽엔 왕이 지키고 있어서 기세가 만만치 않을 듯합니다. 하나, 저들이 정말 공격하더라도 저희는 겁날 게 없죠.”
노인이 말했다.
“멈춰!”
항소운의 뒤를 쫓던 자가 소리쳤다.
멀리서 보면 마치 항소운이 앞장서 문금서 등을 쫓고 있고, 그 뒤에 있는 자들은 항소운을 따르는 수행원처럼 보였다.
이 때문에 문금서 일행도 잔뜩 긴장했던 것이다.
“감히 이 몸의 물건을 뺏으려 들다니, 너흰 운이 없는 줄 알아라!”
항소운이 문금서 등을 향해 소리쳤다.
이 순간 추격자들은 이미 항소운의 뒤에 바짝 따라붙어서, 마치 그가 사람들을 거느리고 문금서 일행을 쫓아오는 것처럼 보였다.
“흥, 누가 진짜 운이 없는지는 아직 모르는 거지! 저놈들을 죽여라!”
문금서는 본래 성품이 착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데 항소운이 이렇게 많은 사람을 이끌고 죽이려 드니 가만히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어서 바로 명령을 내렸다.
추격자들의 목표는 항소운 하나였다. 그러나 그들이 문금서 일행에게 미처 상황을 설명할 틈도 없이 문금서의 수하들이 항소운과 그 뒤의 추격자들을 향해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죽여라, 저놈들을 죽여!”
자연스럽게 공격을 피한 항소운이 손바닥으로 상대방을 치며 소리쳤다.
“죽여라, 저놈들을 모조리 죽여버려!”
문금서는 항소운이 정말 그들을 죽이려는 줄로 알고, 이런 명령을 내렸다.
항소운을 쫓던 사람들은 갑자기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러다가 그들 중 한 사람이 죽임을 당하자, 그들도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감히 우리 광사 요괴사냥단의 사람을 죽이다니. 너희들은 이제 죽은 목숨이다!”
우두머리가 사납게 소리치더니 칼을 빼 들고 문금서의 수하를 향해 달려들었다.
순식간에 일대가 쑥대밭이 됐다.
이곳에선 두 무리의 사람들이 격렬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두 무리 간 싸움을 붙인 항소운은 가벼운 몸놀림으로 이리저리 공격을 피하면서 실제로는 전투에 참가하고 있지 않았다.
악-!
격렬한 전투 속에, 서로 부상을 당하면서 붉은 피가 사방에 흩날렸다.
혼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항소운은 끊임없이 죽이라는 말을 내뱉었다. 물론 그도 화강경 고수의 기습에 목이 달아날 뻔했지만, 다행히 빠르게 몸을 피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난 이만 가봐야겠어!”
항소운이 혼란한 틈을 타 몰래 전투장을 빠져나왔다.
“이놈아, 거기 서! 어서 저놈부터 죽여라!”
문금서가 흉악한 요수에 올라타 명령을 내렸다.
이와 동시에 그는 요수를 타고 항소운을 맹렬히 추격했다.
싸움에서는 전반적으로 문금서 일행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비록 사람 수는 적지만, 그들 화강경 고수급 강자들은 진짜 무서운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화강경 고수 여럿이 광사 요괴사냥단의 사람을 잇따라 죽이자, 요괴사냥단도 겁에 질리고 말았다.
문금서는 8품 성력경의 실력을 지닌 자였다. 그가 타고 있는 것은 정점에 이른 중급 요수였다. 금세 항소운을 따라잡은 문금서는 그의 등을 향해 날카로운 칼날을 날렸다.
위험을 느낀 그가 항소운이 바로 몸을 엎드려 문금서의 기습을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항소운이 땅에 엎드린 순간, 흉악한 곰이 그를 향해 무섭게 달려들었다.
곰의 발은 무서운 위력을 가지고 있어서, 일단 밟히게 되면 그대로 죽은 목숨이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소백이가 위력을 발휘했다.
어흥!
소백이가 힘차게 울부짖자, 놀란 곰이 벌벌 떨며 그대로 멈춰 섰다.
소백이는 곰 위로 뛰어올라 사납게 물어뜯기 시작했다.
그 틈에 항소운은 다른 쪽으로 굴러가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리고는 그를 쫓아온 성력경의 고수를 발로 차버렸다.
“소백아, 그만하고 이제 가자!”
항소운이 한창 곰을 공격하던 소백이를 불렀다.
소백이는 곰의 살점을 물어뜯은 후, 재빨리 아래로 뛰어내려 항소운을 따라갔다.
“빨리 저놈을 잡아!”
문금서가 수하에게 소리쳤다.
화강경의 실력을 지닌 노인이 광사 요괴사냥단의 일원을 처치한 후, 항소운의 뒤를 쫓았다.
“죽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