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6
제6화 하늘이 내려준 인재라고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가라앉자 항소운은 몸의 상처는 신경도 쓰지 않고, 다시 외력을 수련하는 곳으로 뛰어갔다. 이번에는 500근짜리 주춧돌에 도전해 미친 듯 달리기 시작했다.
무예의 경지에서, 각 경지는 품급이 한 단계 오를 때마다 힘도 100근이 늘어나게 된다. 그래서 5품 무예의 경지라면 500근짜리 돌을 들 수 있었다.
으아! 으아!
항소운이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고함을 질렀다.
“저 천재라는 애 말이야, 구자 쪽 애들한테 맞아서 미친 건 아니겠지? 아까는 안 그랬는데 이제 보니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네.”
“허허, 보니까 열심히 수련하는 중이네. 그런데 밥도 제대로 못 먹은 사람이 어떻게 수련을 하겠어. 보나 마나 감당 못 하고 포기하겠지.”
“맞는 말이야. 비록 자장하가 보호하고 있지만, 오명량 뒤에는 진장(鎭長)이 있잖아. 전장(殿長)이라 하더라도 그분한테는 크게 예를 갖춰야 한다고.”
“정말 아쉽네. 곧 한 명의 천재가 사라지는 걸 보게 되겠구나.”
많은 속가제자들이 다소 안타까운 눈으로 항소운을 보며 탄식했다.
그들의 눈에 아무런 뒷배경이 없는 항소운은 희망이 없어 보였다.
지금 그들은 성장과 기를 단련하는 단계여서, 음식은 매우 중요했다. 음식물을 잘 섭취해야 충분한 체력으로 수련을 할 뿐만 아니라, 근육을 키울 수 있어 그들이 더욱 강해질 수 있었다.
만약 밥조차 제대로 먹지 못한다면, 어떻게 수련을 하겠는가?
“오씨 도련님, 저 녀석 아주 패기가 있는데요.”
한쪽 구석에서 구자가 항소운을 지켜보면서 오명량에게 말했다.
“천재는 그렇게 쉽게 꺾이는 게 아냐. 여러 번 좌절을 겪어야 저 녀석도 굴복하겠지. 잘 감시하고 있으라고. 내가 내문제자만 되면, 섭섭하지 않게 해줄게.”
오명량이 말했다.
“걱정 마세요, 오씨 도련님. 저 녀석은 제 손안에서 절대 못 벗어나니깐요.”
구자가 오명량의 이야기를 듣고 기뻐하며 말했다.
5품 경지에 이른 항소운이 500근짜리 주춧돌을 옮기는 것은 일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모든 힘을 다해 일각(一刻) 동안 뛰었더니 몸이 너무도 힘들었다.
그렇다고 5품 무예의 경지에 이른지 겨우 하루밖에 지나지 않은 그가, 만약 수련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면 지금의 힘을 공고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없었다.
항소운은 하루빨리 실력이 향상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어서 쉽게 낙담하지 않을 성품이었다. 자신의 가문을 일으키려면 낙담에 빠져있을 수만은 없었다.
“패왕전천결(覇王戰天訣), 심정수일(心靜守一), 력여성진(力如星辰), 화성취기(化星聚氣)…….”
항소운의 머릿속에서 즉시 모호한 구결이 떠올랐다.
패왕전천결은 자장하가 항소운에게 전수한 심법(心法)이 아니었다. 항소운이 예전부터 알고 있던 상급 고법(古法), 즉 옛날부터 내려온 심법이었다.
패왕전천결은 항소운이 어렸을 때, 요괴왕을 타고 비경으로 잘못 들어갔다가 알 수 없는 몽환의 세계를 여행하고 나서 얻은 고법의 잔결본이었다.
당시 패왕전천결을 얻었을 때, 신비한 빛이 그의 영혼 속으로 들어가 패왕전천결을 영원히 잊을 수 없도록 만들었다.
아쉽게도 이 패왕전천결은 단지 삼할 정도만 남아있었으나, 능력은 당시 그의 집안 대대로 내려오던 상급 심법의 수준만큼 대단했다.
그걸 알고 나자 항소운은 자기 가문의 심법은 내버려 두고, 패왕전천결을 수련하게 되었다.
그는 이 고법에 엄청난 위력이 있다고 생각해 향후 나머지 부분도 기어코 찾아내 고법을 완성하고, 가장 심오한 부분을 표현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러나 패왕전천결을 수련하기 위해선 타고난 자질이 필요했는데, 적어도 6성 옥만당지체(玉滿堂之體)이상이어야 이 위력적인 전결 고법을 견뎌낼 수 있었다.
운명은 9개의 별로 둘러싸여 있어서, 일반인은 1성에서 4성까지 열 수 있으면 상당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항소운은 5성으로 푸른 하늘을 비추는 기이한 현상을 일으켜 무당전의 장로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런데도 패왕전천결은 6성 옥만당지체여야 수련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 고법의 내력이 범상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 항소운이 나름 무리없이 패왕전천결을 수련한다는 것은 5성이 그의 한계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고 있었다.
만일 누군가 항소운 체내의 성진(星辰)을 볼 수 있었다면, 빛나는 9개의 점이 그의 몸 각기 다른 위치에 분포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이는 매우 신비로워서 갑자기 하늘에 나타난 은하수처럼 사람의 정신을 혼미하게 했다.
이것은 바로 인체의 최상위 성체(星體)인 9성 동창궁(動蒼穹)이었다!
이렇듯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체질은 만년에 한 번 보기도 힘든 것이었다.
무당전의 전장이나 장로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분명 깜짝 놀랄 만한 대사건이 될 터였다.
이렇듯 비범한 체질이 이처럼 작은 존재감의 무당전에 나타났던 것. 더욱 강한 세력이 빼앗으러 온다면 무당전은 항소운을 보호할 능력조차 없었다.
항소운이 패왕전천결로 힘을 운행시키자, 온몸이 가벼워지면서 몸을 짓누르고 있던 압력이 크게 줄어들었고 힘을 전환시키는 속도도 빨라졌다.
무거운 물건을 들고 힘을 단련하여 끊임없이 성진지력(星辰之力)을 쌓으면, 조금 더 빨리 성진지력을 화기(化氣)로 바꿀 수 있었다. 화기가 제대로 형태를 갖추는 단계에 이르면, 성력 경지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었다.
항소운이 패왕전천결로 성진(星辰)을 활성화하여 9성으로 힘을 일으키니, 화기 속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빨라졌다.
어느새 항소운이 달리기 시작한 지 한 시진이 지났다. 그의 힘은 소모되고 있었지만, 은연중에 몸 안에서 또 다른 생명력이 깨어나 그가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도와주었다.
그는 계속 달리고 싶었지만, 주린 배가 요동을 치며 가만히 놓아두지 않았다.
꼬르륵 꼬르륵.
항소운은 온몸에 힘이 빠져 주춧돌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젠장, 옛 속담에 밥 한 톨도 영웅을 쓰러뜨릴 수 없다던데, 나 항소운 같은 하늘이 내려준 인재가 어떻게 이 정도 일로 쓰러지겠어?”
항소운은 기력이 다 소진되고 있는데도 여전히 자신감 가득한 목소리로 외쳤다.
바로 그때, 한 소녀의 옥구슬 같은 목소리가 그의 귀를 파고들었다.
“여기 먹을 것 있는데 너에게 줄게.”
항소운의 옆에 조용히 나타난 사람은 다름 아닌 육소청이었다. 그녀는 약간 발그레해진 얼굴을 하고서 조금은 수줍은 표정이었다. 그녀의 귀여운 눈동자가 항소운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있었다.
육소청은 마음이 고운 아가씨로, 내심 따돌림을 당하는 항소운을 동정하고 있었다.
항소운이 뭐라고 답변을 하기도 전에, 귀에 확 거슬리는 역겨운 목소리가 먼저 들려왔다.
“어휴, 어떻게 5성 지체라는 천재가 여인의 도움이나 받는 신세가 됐지? 참 딱하다, 딱해.”
이런 말을 대놓고 할 사람은 구자밖에 없었다.
그는 다른 두 소년과 함께 항소운 앞에 나타나서는 곧 잡아먹을 것 같은 기세로 항소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항소운은 구자가 하는 말은 신경도 쓰지 않고, 진심이 가득 담긴 눈으로 육소청을 보며 말했다.
“고마워, 그런데 난 먹을 수 없어.”
그렇게 말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구자를 포함한 세 사람에게 경고했다.
“너희 똑바로 기억해. 오늘 당한 모욕은 다음에 열배 백배로 갚아 줄 테니!”
구자가 비웃으며 말했다.
“겨우 너 따위가 감히 이런 말을 해? 넌 사흘도 안 돼서 여기서 굶어 죽을 거야. 제 주제도 모르는 놈이 어디서 까불고 있어, 짜식이 말이야!”
구자 등은 말을 그렇게 하면서도 이곳에서는 항소운을 공격하지 못했다. 무당전에서는 식당 외의 장소에서는 개인적인 싸움을 금지했다. 그러나 그들이 무예를 겨루는 연무대에서 만난다면 얘기는 또 달라질 수 있었다.
“너희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냐?”
육소청이 불만 가득한 얼굴로 구자 등을 보며 소리쳤다.
“육소청 아가씨, 우리는 예쁜 아가씨에게 피해를 주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으니까, 좋게 이 일에서 빠지지 그래. 안 그랬다가 오씨 도련님이 화라도 내시면 너도 고생깨나 하게 될 거니까.”
구자가 이제는 육소청을 협박하고 나섰다.
“그래, 좋아, 너가 그렇게 나온다면 나도 무관(武官)님께 이 일을 말씀드릴 거야!”
육소청이 화가 나서 다시 구자 일행에게 대들고 나섰다.
무관이란, 속가제자들을 가르치는 교관을 의미했다.
“하하, 그러시든가 말든가.”
구자가 전혀 상관없다는 투로 말했다.
“이런 노예 같은 놈 때문에 화낼 필요 없어. 네 마음은 감사히 받을게. 그런데 나 항소운은 아직 여자한테 빌붙을 정도는 아냐!”
항소운은 육소청에게 다소 매몰차게 말하면서 몸을 돌려 가버렸다.
“너……, 기껏 도와줬더니!”
육소청은 항소운의 행동에 분해서 발을 동동 구르고 몸을 홱 돌려 가버렸다.
“하하, 너 같은 놈은 내가 개 신세로 만들어 무당전을 떠나게 해줄 테다!”
구자가 미친 듯이 웃으며 말했다.
그 소리를 듣고 항소운은 마음속으로 분함을 참지 못했다. 그렇다고 내색을 하지는 않았다.
‘이 원수는 반드시 갚는다!’
멀리서 푸른색 늑대를 탄 그림자가 항소운이 당한 일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짧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하의 귀한 옥도 다듬지 않으면 그릇이 되지 않는다고 했던가. 이 정도 일도 견뎌내지 못해서는 5성 지체도 쓸모없는 재능일 뿐이지.”
항소운은 무관을 향해 당당한 자세로 걸어갔다.
중년의 나이로 보이는 이 무관은 성력(星力)의 실력을 갖고 있었다. 그는 냉정한 눈으로 그곳에 모인 모든 속가제자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가, 항소운이 자신에게 다가오자 보자 담담히 물었다.
“무슨 일이냐?”
“무관님, 저 밥 먹고 싶어요!”
항소운이 거두절미하고 말했다.
“점심시간은 이미 지났다. 네가 앞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걸로 다른 사람을 탓할 수는 없지. 우선 그렇게 있다가, 저녁 식사 때 다시 가서 뺏어라.”
무관이 차가운 얼굴로 냉정하게 대답했다.
“전 그냥 다른 방법으로 밥을 먹을 수 있는지 알고 싶은 거예요!”
항소운이 다시 말했다.
“속가제자는 식당에서 밥그릇 싸움을 해야 먹을 수 있다. 내문제자는 여기 있는 요릿집에 가거나 자유롭게 외출해서 밖에서 먹을 수도 있지. 그리고 직전제자는 장로 스승님이 계신 곳에서 먹을 수 있다. 이제 알겠느냐?”
무관이 말했다.
항소운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지금 배가 고파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앞으로 3시진이나 더 기다려야 저녁 식사 시간이 된다니…….
아무래도 그때까지 참기는 너무 힘들었다.
항소운이 실망감을 가득 안고서 뒤돌아 막 가려던 참에, 그 무관이 다시 입을 열었다.
“네가 용기 있게 극한(極限)에 도전해서 임무를 완수하면, 따로 너에게 상을 줄 수도 있지. 그러면 밥 먹는 것쯤은 문제도 아니다.”
“예? 무슨 임무인데요?”
항소운이 구원의 복음을 들은 것처럼 다급하게 물었다.
“극한당(極限堂)에는 각 품급(品級)마다 최대 한계치가 있는데, 그 한계를 뛰어넘는 자에게는 따로 상이 주어진다. 하지만 그 한계는 쉽게 넘을 수 있는 것이 아냐. 동급(同級)에서 가장 강한 존재가 되어야만, 가까스로 임무를 완수할 수 있지.”
“그곳이 어디예요? 저도 해볼래요!”
항소운이 자신감을 드러내며 무관에게 말했다.
“허, 그래, 좋다. 그럼 날 따라오너라.”
무관이 옅은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