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62
제62화 폐도를 깨운 것이냐?
관 안쪽에서 폭발음이 들리며 갑자기 덮개가 폭발하더니, 진법이 즉시 발동되었다.
슈욱-
놀랍게도 진법은 왕급의 힘을 지니고 있었다.
그 놀라운 힘에 항소운은 뒤로 밀려났다.
윽!
항소운은 붉은 피를 토해내며, 온몸이 찢어질 듯한 고통을 느꼈다.
다행히 자줏빛 뼈에서 흘러나온 자줏빛 천둥의 힘이 진법의 힘을 일부분 막으면서 그가 받을 충격을 줄여주었다.
바로 그때, 어떤 물건이 관을 뚫고 나오더니 진법을 뚫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진법의 힘은 빛처럼 쉴 새 없이 출렁이며 그 물건을 봉쇄하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물건은 엄청난 기운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진법의 힘이 더는 버티지 못하고 깨져버리고 말았다.
땅에 엎드려 있던 항소운은 관을 뚫고 나온 물건을 보고 눈을 반짝였다.
훼손된 대검이 공중에 떠 있었다. 자줏빛 천둥의 힘이 넘실거리며 슬픔에 잠긴 듯 누군가를 부르는 것 같았다.
이 대검은 긴 칼이 아니라, 요수의 뼈로 만들어 범과 용의 용맹함이 깃든 장도(長刀)였다. 호랑이 형태의 칼자루와 용의 모습을 한 칼날에는 예스러움과 고된 세월의 힘이 녹아 있었다.
만일 훼손되지만 않았다면, 누구나 탐내는 정말 완벽한 대검이었을 것이다.
항소운의 자줏빛 뼈가 다시 상서로운 기운을 발하더니, 자연스레 이 대검과 연결되었다.
다만 안타깝게도 이 대검은 이미 심하게 훼손되어 오래 유지되지 못했다. 갑자기 자줏빛 천둥의 힘이 사라지며, 대검이 땅으로 떨어졌다.
쨍그랑!
대검이 땅에 떨어지며 낭랑한 소리를 냈다.
항소운은 부상당한 몸을 가까스로 일으켜 대검을 쥐어 올렸다.
대검을 움켜쥔 순간, 몸 안의 자줏빛 뼈에서 부드러운 기운이 뿜어져 나와 대검 안으로 스며들었다. 항소운은 은연중 대검과 교감을 나누게 되었다.
항소운이 교감의 느낌을 막 깨달으려는 순간, 석조건물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어서 양고전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항소운, 괜찮으냐?”
“저, 전 괜찮아요!”
항소운이 대답했다.
그가 대검과의 교감을 마쳤을 때, 양고전은 이미 그의 곁에 다가와 있었다.
그는 항소운을 보다가 대검으로 눈길을 돌리더니 놀란 눈으로 물었다.
“이, 이건 무명씨의 대검이 아니더냐?”
양고전은 관 쪽으로 걸어갔다. 관 덮개가 갈라져 안의 시신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순간 양고운의 안색이 복잡해졌다. 그는 할 말을 잃었다.
항소운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저도 이 대검이 왜 밖으로 나왔는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이번 무전 방문의 수확인 듯하니, 전주 어른, 이 대검을 제게 하사해주세요!”
양고전이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이건 이미 여러 해 전에 폐도(廢刀: 쓸 수 없는 칼)로 결정 난 검이란다. 다시 제련한다 해도 겨우 3품 무기에 불과한 검이라, 무명씨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관에 함께 넣었지. 그런데 뜻밖에도 네 녀석이 이 대검을 깨우다니, 아마도 이건 네 것이 될 운명이었나 보구나!”
“전주 어른, 저, 정말 제게 주시는 거예요?”
항소운이 기쁨에 가득 찬 표정으로 물었다.
“그래, 여기 두어서 무엇 하겠니!”
양고전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진지하게 설명하고 나섰다.
“이건 아마 왕급 무기 중에서도 최상급일 게다. 비록 많이 훼손되긴 했지만, 그래도 꽤 유명한 검이었단다. 네가 이 검으로 실력을 마음껏 발휘해서 우리 무당전의 명예를 높이고 백진 대결에서 상위 10위안에 들면 좋겠구나. 그렇게 못하면 이 검에게 부끄러워해야 해!”
“걱정 마세요, 전주 어른. 반드시 해낼게요!”
항소운이 자신 있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나 그는 말을 하면서도 뭔가 당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검은 범상치 않은 이력을 지녔지만, 지금은 많이 훼손된 상태였다. 그런데 이 검을 들고 백진 대결에서 싸우라니, 뭔가 앞뒤가 맞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전주에게 장담한 터라, 그도 번복하고 싶지 않았다.
이 검은 다른 사람에겐 정말 쓸모가 없을 수도 있지만, 그에게는 좋은 무기가 될 수도 있었다.
“자, 이제 전수도 받았으니 먼저 돌아가도록 해라. 난 이곳을 정리하고 가마. 그리고 이 일은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안 돼!”
양고전이 입에 손가락을 가져가며 말했다.
항소운은 부상당한 몸을 이끌고 건물 밖으로 나왔다.
그가 몸 안의 성해건곤에서 치료 단약을 분해시키자, 약 기운이 온몸으로 빠르게 퍼지며 한결 기분이 나아졌다.
성해건곤은 물건을 저장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마음먹기에 따라 안의 물건을 바로 사용할 수도 있었다.
이 때문에 성해건곤에 저장돼 있던 치료 단약을 복용할 필요 없이 바로 안에서 분해시킬 수 있었고 그만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
항소운은 석조건물에서 나온 후, 대검을 바로 성해건곤에 넣었다.
성해건곤은 이미 상당한 크기로 커져 있어서 대검을 넣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대검을 성해건곤에 넣자, 척추골에서 알 수 없는 힘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척추골의 절반 짜리 자줏빛 뼈에서 순수한 자줏빛 힘이 뿜어져 나오더니 성해건곤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면, 이 자줏빛 힘은 대검을 향해 가고 있었다.
대검이 다시 남은 힘을 발산하며 자줏빛 힘을 받아들이자, 새로 생명을 얻은 듯 칼날이 날카로워졌다.
자줏빛 힘이 대검 안으로 흘러 들어감과 동시에 항소운은 대검과 연결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다만 그는 지금 깊이 생각할 여유가 없었으므로 자신의 별원으로 서둘러 돌아갔다.
별원으로 가는 길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갑자기 흰 사자를 탄 궁금음이 나타나, 그의 발 앞에 화살을 쏘아댔다.
항소운이 제때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면, 화살은 그의 머리를 관통했을 것이다.
이번에는 항소운도 정말 화가 났다.
그는 궁금음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너 정말 사람을 죽일 셈이야? 너 내가 널 못 죽일 것 같지?”
궁금음이 태연하게 말했다.
“우리 사이엔 아직 빚이 남았잖아. 머지않아 받으러 올 테니까 그때까지 기다리고 있으라고!”
“그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뭐 있어? 지금 당장 승부를 보자고!”
항소운이 소리치며 그녀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는 마치 당장이라도 궁금음을 공격하려는 기세였다.
그녀도 장검을 꺼내 들고 항소운의 공격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흥!
그녀의 흰 사자도 사나운 기세를 드러내며 울부짖었다.
“나쁜 년 같으니라고, 그냥 우연히 한번 봤을 뿐인데, 그럼 이제 내 거나 실컷 보라고!”
항소운이 큰 소리로 외쳤다. 그러더니 궁금음을 공격하지 않고, 자신의 상의를 찢었다
그 모습에 궁금음은 갑자기 얼굴이 붉어졌다.
뻔뻔스런 사람은 많지만, 항소운처럼 이렇게 낯짝이 두꺼운 사람은 궁금음도 처음이었다.
기세등등하게 걸어오더니, 갑자기 벌건 대낮에 옷을 벗어 던지는 것이었다.
정말이지, 같은 무인으로서 수치스럽기 그지없었다.
아니, 항소운은 정상적인 무인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이런 사람이 정말 극한실을 연달아 돌파하고 무당전의 새로운 역사를 썼단 말인가?
이 녀석은 아무리 봐도 질 나쁜 사기꾼 같았다. 아니 정말 수준 낮은 사기꾼이었다.
“자, 보라고! 실컷 보여줄 테니까, 앞으론 귀찮게 하지 마!”
항소운이 옷을 벗은 채, 큰 소리로 말했다.
“너, 넌 부끄럽지도 않아?”
궁금음은 화가 나서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도 감히 그를 쳐다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이 부근은 왕래하는 집사나 제자가 많았다. 그들은 두 남녀가 벌이는 소동을 보고는 순식간에 구경할 거리가 생겼다며 몰려들었다.
“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저 애는 우리 무당전의 제일 미녀 궁금음 아냐? 그리고 저기 옷 벗고 있는 애는 패왕이라 자처하던 항소운이잖아!”
“진짜네. 쟤들 지금 여기서 뭐 하는 거래? 설마 벌건 대낮에 그 짓을 하려는 건 아니겠지?”
“함부로 말하지 마. 궁금음은 우리 마음속의 여신이라고! 그런 사람이 어떻게 그런 짓을 하겠어? 분명 저 패왕이라 지껄이는 놈이 창피한 줄도 모르게 뭔가 비열한 짓을 꾸미는 거라고!”
“저 녀석 설마 우리 여신님을 건드리는 건 아니겠지? 가자, 어서 가자고. 저놈이 감히 그런 짓을 한다면, 내가 가만두지 않겠어!”
순식간에 많은 사람이 두 사람을 둘러쌌다.
항소운이 태연하게 궁금음을 보며 말했다.
“이 정도로는 안 되는 거야? 아님, 바지라도 벗을까?”
“나쁜 놈! 절대 용서 못 해!”
궁금음이 빨간 홍시처럼 붉어진 얼굴로 소리쳤다.
그러더니 항소운을 향해 검을 겨누고 달려들었다.
“그러면 나 벗는다!”
항소운이 궁금음을 향해 소리치더니, 놀랍게도 바지를 벗으려 했다.
놀란 그녀는 하마터면 사자 위에서 떨어질 뻔했다.
“돌아가자!”
궁금음이 흰 사자에게 명령하자 사자가 즉시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달려갔다.
멀어져가는 궁금음의 앙칼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항소운, 언젠간 반드시 널 죽이고 말 거야!”
“하하, 할 수 있으면 해 보던가! 이 오라버니가 언제든 알몸으로 맞아줄 테니까!”
항소운이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큰 소리로 웃었다. 그는 바지를 벗지 않고 흉내만 냈을 뿐인데, 상대가 놀라 도망간 것이다.
“옷 벗는 것도 꽤 쓸만한데! 흥!”
항소운이 우쭐대며 혼잣말을 했다.
그는 정말 비열하기로는 따라올 자가 없었다.
잠시 후 주위를 둘러본 그는 분노에 가득 차서 자신을 노려보는 수많은 눈을 발견했다.
“아, 저, 저기 그런 눈으로 보지 마. 난 너희같이 남자 좋아하는 놈들한텐 관심 없다고!”
그러면서 그는 빠르게 옷을 입었다.
그들은 항소운의 말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고, 다들 안색이 극도로 어두워졌다.
“감히 우리의 여신님을 모욕하다니! 우리 저놈을 해치우자!”
결국 누군가 참지 못하고 큰 소리로 외쳤다.
그 말에 다른 사람들도 분노를 참지 못하고, 항소운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봐! 우리 좋게 말로 하자고! 여럿이서 한 사람을 괴롭히는 법이 어딨어!”
깜짝 놀란 항소운이 전속력으로 도망쳤다.
거의 성력경 후기에 이른 항소운이 패왕구유보로 빠르게 달려가자 그를 따라잡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들도 항소운을 진짜 죽일 마음은 없었다.
잠시 후.
항소운은 자신의 별원에 도착했다.
“여자는 정말 무섭단 말이지, 특히 예쁜 여자는 더! 절대 건드리면 안 되겠어.”
항소운이 아직 겁에 질린 얼굴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때, 진붕 장로가 나타나 말했다.
“소주님, 무슨 성가신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그는 요즘 항소운이 알려준 전투기술을 연마하고 있어서, 항상 항소운의 곁에 머물고 있지는 못했다.
항소운이 손을 저으며 말했다.
“난 괜찮아, 그냥 무전에 갔다가 부상을 좀 당했어. 그래도 수확이 꽤 쏠쏠하다고.”
“소주님, 무전에 가셨다고요?”
진붕 장로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하긴 일리도 있군요. 백진 대결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전주 어른께서 소주님이 무전에서 깨달음을 얻게 하신 것도 일리가 있네요. 보아하니 큰 수확을 얻으신 것 같군요!”
“그냥 깨달음을 좀 얻었을 뿐이야. 난 며칠간 폐관을 할 테니, 자네는 천둥을 모을 수 있는 장소를 조사해줬으면 좋겠어. 따로 쓸 데가 있어서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