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63
제63화 복종하라!
항소운은 분부를 내리고, 별원 안에 따로 마련된 폐관원으로 향했다.
이번 폐관수련의 목적은 무전에서 얻은 깨달음을 확실히 정리하고, 그 가운데 핵심을 터득하기 위해서였다.
돌풍은 바람과 같은 속도로, 패왕구유보를 3할 이상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패왕구유보는 최상급 보법이었다.
하지만, 그가 익힌 것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했다. 그런 관계로 아직 보법의 정수를 발휘하진 못하고 있었다.
바람의 힘은 속도를 의미하고, 보법은 그 속도를 증가시키는 전투기술이었다. 따라서 이 두 가지를 결합해야 더욱 빠른 속도를 구현할 수 있었다.
항소운은 명상을 통해 끊임없이 바람의 모습을 떠올리며 빠르고 맹렬한 그러면서도 형체가 없는 바람의 존재를 느끼기 시작했다.
이러한 느낌이 쌓이고 쌓이자 마침내 그는 확실히 깨달음에 이를 수 있었다.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기묘한 몸놀림으로 한 걸음 두 걸음 움직이더니 점점 더 빠른 속도를 끌어 올렸다. 나중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잔상이 폐관실 안에서 움직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한참이 지난 후, 걸음을 멈춘 그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좋았어, 왕의 의지를 파악하니까 깨달음을 쉽게 얻을 수 있네. 이젠 거의 2, 3할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으니까. 앞으로 화강경에 이르게 되면, 화강을 통해 위력을 배가시킬 수 있고 왕의 경지에 이르고 나면 바람의 힘을 더 깊이 깨닫게 되겠지!”
항소운은 다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또 다른 왕의 의지를 깨닫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포기하지 않는 강인한 의지였다.
평범한 사람이 왕의 경지에 오른다는 것은 어마어마하게 어려운 일이었다.
마치 칠전팔기의 정신으로 다른 사람보다 몇 배의 노력을 기울인 왕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했다. 그런 정신은 본받을 만했다.
왕이 되려는 자는 요행을 기대해서는 안 되었다.
사실 열심히 노력만 한다면,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는 게 무인의 세상이기도 했다.
항소운은 자신이 아직 수련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만일 이 왕처럼 수련에 미친 듯 매진한다면 그의 실력은 훨씬 향상될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자 그는 지금보다 더욱더 열심히 수련해야겠다고 결심했다.
항소운은 대검을 꺼내 자세히 살펴보았다. 검 위에는 ‘패왕전천도(覇王戰天刀)’라는 다섯 글자가 희미하게 새겨져 있었다.
“패왕전천도, 좋은 검이네! 이게 정말 왕의 경지의 정점에 이른 자가 사용한 무기였을까? 절대 그럴 리 없어!”
그는 울퉁불퉁해진 칼날을 가볍게 쓰다듬다가 자신도 모르게 감탄했다.
비록 많이 훼손되긴 했지만, 그는 이 검이 앞으로 천하를 제패할 때 함께 하게 될 대검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때 항소운의 상처에서 흘러나온 피 한 방울이 대검 위로 떨어졌다.
그러자 갑자기 대검에서 알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났다.
피로 주인을 알아본다!
상급 무기에는 혼이 들어 있어, 주인과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었다. 그리고 피를 떨어뜨려 무기와 교감을 해야 자유자재로 무기를 사용할 수 있었다.
항소운이 피를 떨어뜨리자 대검 위에 자주색 빛이 감돌더니, 용과 호랑이의 울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으르렁-
용과 호랑이는 요수의 왕이다. 그들의 위협적인 기세는 간담을 서늘케 했다.
용과 호랑이가 상서로운 기운을 거느리고 천둥의 위력을 일으키자, 짙은 왕의 기세와 강한 힘이 어우러지면서 대검의 혼이 무서운 위력을 드러냈다.
항소운이 놀라움에 빠져있을 때, 용과 호랑이가 갑자기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항소운이 미처 대응하기 전에, 이들은 이미 그를 휘어 감고서 엄청난 기세로 그를 압도시켰다.
이런 대단한 기세 앞에 보통 사람은 감히 맞설 수조차 없었다.
항소운은 숨이 멎을 듯한 고통을 느꼈다. 그의 기세가 조금이라도 약해지면 바로 이들에게 산 채로 잡아 먹힐 것 같았다.
이러한 위협에 기세가 약해질 항소운이 아니었다. 그의 마음속에는 도리어 정복하고 말겠다는 욕구가 강하게 일어났다. 체내의 9대 성진이 화산처럼 폭발하면서 정신력과 체력이 최고의 상태에 이르렀다. 그는 이들을 향해 소리쳤다.
“나 패왕 앞에서 용은 몸을 감고, 호랑이는 엎드려라! 내가 바로 너희의 주인이다!”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의 기운이 점점 올라 8품 성력경의 투지를 불러일으키더니, 자줏빛 뼈의 상서로운 기운이 넘실대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의 몸 주위로 용이 춤을 추듯 자줏빛 천둥의 힘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지금 이 순간, 항소운은 높은 곳에 있는 군왕처럼 천하를 압도하고 호령하고 있었다.
항소운의 왕의 기세가 한 단계 높아졌다. 그의 강인하고 두려움을 모르는 마음이 끊임없이 용솟음치고 있었다.
항소운의 왕의 기세를 느낀 용과 호랑이는 이를 위협으로 느끼고 큰 소리로 포효하더니, 그를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들었다.
순식간에 이들은 항소운의 머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명상 능력!
항소운이 명상 능력을 발휘하자 특수한 공간이 생겨나며, 용과 호랑이의 모습이 또렷이 보였다.
그것들은 단지 정령들로 실체가 없는 약한 존재였다. 그저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쉽게 죽일 수 있을 정도였다.
“복종하라!”
항소운이 모든 기운을 머리로 집중시켰다. 순식간에 그의 기세가 명상 공간에서 마치 제 세상을 만난 것처럼 활개를 쳤다. 그가 명상 공간에서 모든 것을 뒤흔들었다.
용과 호랑이의 기운은 그의 기세에 압도되었다. 그러자 용과 호랑이는 발버둥을 치며 포효를 했다. 그러나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들은 스스로 이 명상의 공간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다시 나가려 해도 도무지 나갈 수가 없었다.
결국 이들은 패배를 인정하고, 항소운과 동화가 되었다.
용과 호랑이의 기운은 항소운의 왕의 기세와 부딪치고 튕기며 융합되는 과정을 반복했고, 그 덕분에 항소운의 왕의 기세도 쉴 새 없이 오르고 있었다.
항소운은 이런 쾌감을 즐겼다. 그러자 몸과 마음이 편안해졌다. 항소운 체내에 있던 성진의 힘도 덩달아 아주 빠른 속도로 운행하고 있었다.
사방천지의 영험한 기운이 끊임없이 그의 몸 안으로 들어왔고, 대부분 그의 머릿속으로 집중되었다.
본래 4품 성력경이던 항소운은 아주 빠른 속도로 실력이 높아지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항소운은 드디어 용과 호랑이의 기운을 완전히 거두어 자신의 기세와 동화시켰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갑자기 알 수 없는 도결이 항소운의 머릿속에 나타나더니, 누군가 패도(覇刀)를 손에 들고 쉴 새 없이 휘두르고 있었다. 칼을 휘두를 때마다 천지를 멸할 정도로 강한 위력이 뿜어져 나와 몹시 두려움을 느끼게 했다.
패왕전천구도(覇王戰天九刀)!
단칼에 청천벽력을 일으킨다!
단칼에 구름과 바람의 색이 변한다!
단칼에 수많은 사람을 베어 버린다!
단칼에 시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단칼에 산과 강을 베어 버린다!
단칼에 천지를 파멸시킨다!
단칼에 별을 터뜨린다!
단칼에 해와 달을 교차시킨다!
단칼에 건곤을 뒤바꾼다!
이것은 패왕전천구도의 구결로 놀랍게도 항소운의 몸 안에서 운행되고 있는 패왕전천결과 궤를 같이 하고 있었다.
두 구결의 뿌리가 같다는 사실에 항소운은 깜짝 놀랐다.
한참 시간이 흐른 후, 항소운은 정신을 차렸다.
“서, 설마 이 패왕전천도는 내가 얻은 패왕의 계승과 같은 곳에서 나온 건가? 그리고 패왕전천구도도 그렇고,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지?”
항소운은 스스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처음 패왕전천도를 발견했을 때만 해도 패왕의 계승과 연결 지어 생각하지 않았다. 단지 우연히 같은 이름일 거라고만 생각했다.
어쩌면 이 대검은 패왕이 남긴 유품일 수도 있었다. 다만 무슨 이유로 무명씨의 손에 들어갔는지는 알 수 없었다.
어쨌든 이젠 항소운의 손에 들어왔으니 그와 인연이 있다는 뜻이었다.
그가 새로운 패왕이 될 운명임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패왕전천구도의 구결은 완전하지 않았다. 앞의 4도(刀)까지는 구결이 완전한 형태로 보존되어 있으나, 뒤의 5도는 이름만 있을 뿐 구결이 남아있지 않았다. 패왕전천결처럼 잔결본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앞의 4도 만으로도 무서울 정도로 대단한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의 현재 실력으로 구현을 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패왕전천구도는 왕의 경지에 오른 후 성진의 힘을 통제할 수 있게 되었을 때야 비로소 수련이 가능했다.
마치 그가 가지고 있던 상급 전투기술처럼, 아직까지는 그림의 떡이었다.
‘나중에 시간이 될 때 다시 그 계승의 땅에 가봐야겠어. 어쩌면 정말 깊숙한 곳에서 패왕이 전승한 모든 유품이 있을지도 몰라!’
항소운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가 패왕전천결을 운행하자 마치 서로 연결된 듯한 느낌이 들더니 그의 몸에서 알 수 없는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본래 형태가 없던 왕의 기세가 갑자기 용과 호랑이의 모습으로 그의 뒤에 나타나자, 그에게서 존엄한 기운이 풍기기 시작했다.
하늘과 땅의 모든 만물이 숭상하는 기운이 넘실거리면 천하에 그 누가 따르고 복종하지 않겠는가!
이번에 항소운의 패왕의 기세는 1~2배가 늘어난 것이 아니었다.
적어도 10배 이상은 증가했다. 지금의 기세로는 화강경도 그의 상대가 되지 못했고 왕의 경지에 이른 자라 해도 그를 굴복시킬 수 없을 정도였다.
4품 성력경의 무인이 이렇듯 무서운 패왕의 기세를 지니다니. 아홉 개의 대륙을 다 뒤진다 해도 이 같은 사람을 찾기는 힘들었다.
강한 기운을 가진 자가 진정으로 강한 자였다.
이것은 항소운이 성장을 하며 보인 비범한 능력 중 하나일 뿐이었다.
항소운은 수확을 얻은 후 흡족한 마음으로 출관을 했다.
그가 폐관을 끝내고 밖으로 나오자, 뜻밖에도 자장하와 왕진천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형, 오셨어요!”
항소운이 자장하와 왕진천을 보고 반갑게 인사를 했다.
그는 왕진천이 자장하의 곁에 있는 것을 보고, 그가 이미 사형의 시험을 통과해 제자가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숙, 인사드립니다!”
자장하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왕진천이 먼저 앞으로 나와 항소운을 향해 공손히 큰절을 올렸다.
항소운도 사양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허허, 이제 내 사질(師姪)이 되었네. 난 분명 자네가 사형의 시험을 통과할 줄 알았어!”
이제 왕진천의 실력은 4품 성력경에 이르렀다. 자장하가 제시한 조건에 도달한 것이다.
다만 항소운은 왕진천이 왜 이제야 이 수준에 이른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는 이미 왕진천에게 지성천을 줬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가 왕진천의 사숙이 되었으니 이 문제로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다.
“진천이는 확실히 실력이 뛰어난 아이야. 앞으로 네가 나 대신에 잘 챙겨줘야 한다.”
자장하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당연히 사숙인 제가 챙겨야지, 아니면 누굴 챙기겠어요!”
항소운이 가슴을 두드리며 장담하고 나섰다.
“참, 진붕 장로님께 들으니 성력을 모을 수 있는 수련 장소를 찾는다던데, 그 말이 사실이냐?”
자장하가 항소운에게 물었다.
항소운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맞아요. 사형, 혹시 그런 곳이 어디 있는지 아세요?”
자장하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음, 백수산에 천둥의 힘이 자주 모이는 곳이 있긴 한데, 한 가지 어려움이 있다. 그곳에는 천둥독수리가 살고 있어서 접근하기가 쉽지 않거든.”
“그곳이 어딘데요? 지금 당장 갈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