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649
제649화 용문의 움직임
항소운은 한숨 돌린 후, 뇌골은 다시 침성뢰의 힘과 융합을 시작했다.
미약하게나마 연결고리를 찾은 터라 침성뢰의 힘은 패왕전천결을 따라 조금씩 천둥의 성진으로 모여들었다.
전천 경지를 돌파한 후로 천둥의 성진은 수용량이 대폭 늘어나서 제아무리 침성뢰의 힘이 방대하다 해도 너끈히 흡수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피부와 경맥, 오장육부 등 신체 각 부위가 일제히 극한을 넘어서면서 활성화 단계로 접어들었다.
마혈의 도움 속에 피부가 재생되고 경맥은 아물었으며, 오장육부는 혈기로 가득했다.
침성뢰의 힘이 완전히 제련되기 전에는 파괴력이 지속될 수밖에 없기에 피부와 경맥, 오장육부는 손상되고 회복되는 과정을 수없이 거쳤다.
이 과정이 쉼 없이 반복되면서 고통이 끊임없이 괴롭혔으나, 어느새 통증도 차츰 무뎌져서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수준이 되었다.
어느새 그는 자줏빛 뇌룡과 같은 모습으로 수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은자는 다른 쪽에서 홀로 경지를 돌파하기 시작했다.
본래 요황 정점인 데다 침성뢰의 힘까지 일부 얻고 나자, 마지막 관문을 순조롭게 넘을 수 있었다.
상공에서 천둥 번개가 쉴 새 없이 떨어져 내려 사방이 들썩였다.
은자는 항소운을 따라 바깥세상으로 나온 지 십 년도 안 되어 요제의 경지에 올랐으니 대단한 성과라 할 수 있다.
은자는 경지를 돌파한 후, 항소운의 곁으로 돌아가지 않고 근방을 지켰다.
항소운은 폐관한 지 석 달이 돼서야 침성뢰의 힘을 완벽히 제련시켰다.
그간 죽을 고비를 숱하게 넘긴 그였다.
침성뢰가 봉인되면서 위력이 예전보다 약해졌다고는 하나, 그에게는 여전히 힘에 부치는 일이었다.
그는 침성뢰의 힘을 천둥의 성진과 뇌골로 전부 보냈다.
덕분에 천둥의 힘이 가득 차올라 다른 성진만 아니었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경지를 돌파했을 것이다.
목숨을 건 힘겨운 과정이었으나, 그만큼 수확도 컸다.
피부와 경맥, 오장육부, 골격이 계속 단련되고 재생되는 과정을 통해 각 부위가 놀라울 정도로 강해진 것이다.
재생된 부위는 생기가 왕성하고 단단하며 탄력이 뛰어나 제아무리 날카로운 무기도 뚫을 수 없을 만큼 강인해졌다.
특히 경맥은 강처럼 넓어져서 힘의 흐름이 대폭 늘어나 운기조식이 몇 배는 빨라졌다.
이렇게 하면 기를 빠르게 모아 같은 시간에 더 많은 힘을 방출할 수 있으니, 전투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그리고 오장육부는 어느 때보다 혈기가 왕성해져서 몸 구석구석에 무한한 생명력을 쉼 없이 공급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육신은 영원히 강해지고 수명은 무한대로 연장되며 정신력은 더욱 왕성해진다.
강인한 신체와 정신력 없이 전투에서 이기길 바라는 건 요행을 구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마지막으로 뼈대는 전부 암자색으로 바뀌었다.
본래 있던 은빛 천둥의 힘은 침성뢰에 전부 동화되었다.
이로써 그는 완벽한 뇌골지체(雷骨之體)가 되었으며, 전생인 항정천의 뛰어난 전체(戰體)에 견줄 정도가 되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전체는 순뢰지체(純雷之體)에 속하지만, 항소운은 여러 힘을 수련하다 보니 체질이 순수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렇지 않고 아홉 개의 성진을 전부 천둥의 성진으로 만들었다면 절세의 뇌성지체(雷星之體)가 되는바, 다른 최상급 전체들과 견주어도 절대 밀리지 않을 터였다.
하지만 이제 선택을 번복할 방법은 없었다.
오직 최강의 구성전체(九星戰體)가 되는 것만이 그가 이룰 수 있는 최고의 미래였다.
침성뢰의 힘이 천둥의 성진과 뇌골을 가득 채우자, 전반적인 기세도 더욱 매서워졌다.
자줏빛 번개가 온몸을 감싸고 있어 마치 천둥의 신이 강림한 듯 패기가 넘쳤다.
우르르- 쾅쾅-!
별안간 천둥 번개가 항소운이 있는 쪽으로 세차게 떨어졌다.
그는 눈을 번쩍 뜨고 천둥 번개를 향해 힘차게 돌진했다.
하늘에서 떨어진 천둥은 다름 아닌 침성뢰였다.
무시무시한 힘이 곧장 항소운을 향해 낙하했다.
하지만 이제 겁나지는 않았다.
혼태를 펼치자, 분신이 한가운데 똑바로 서서 세찬 천둥 번개를 맞이했다.
우르르- 쾅쾅-!
산도 뭉개버릴 만큼 강력한 힘이나, 그는 악착같이 버텼다.
침성뢰의 힘으로 분신을 단련하고, 혼태를 갈고 다듬어 더욱 반들반들하게 만들었다.
이로써 혼태에는 침성뢰의 강력한 힘이 새겨졌으나, 분신은 막대한 위험을 감수한 채 침성뢰의 폭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었다.
침성뢰를 미리 제련시키지 않고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침성뢰의 공격을 버텨낸 대가는 아주 훌륭했다.
영혼의 힘은 한층 강대해지고 혼태는 단단해져서 더욱 압도적인 위력을 발휘했다.
항소운의 무공이 전반적으로 강해졌다는 뜻이다.
그는 침성뢰를 끌어당겨 손에 꽉 쥐었다.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천지가 꿈틀댔다.
“극한격활술로 침성뢰의 힘을 나누지 않았다면 지금쯤 2, 3품급은 가뿐히 높였을 텐데……. 하지만 어느 쪽이 더 나은지는 따지기 어렵지.”
그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땅에 내려섰다.
은자가 재빨리 날아와 반겼다.
“형님, 정말 대단하세요. 어떻게 침성뢰를 제련시킨 거예요? 형님이 못 버틸 줄 알고 도와주려 했죠.”
“됐거든. 아주 날로 잘 먹더라.”
은자가 성공적으로 경지를 돌파한 것을 보고 한 소리였다.
은자는 기분이 좋아서 씩 웃었다.
“그건 그렇고 문중에서 사람이 와서 기다리고 있어요. 급한 일인 것 같던데요.”
“그래? 그럼 어서 나가자.”
실력을 빠르게 높이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하루아침에 모든 걸 이룰 순 없었다.
묵히고 다듬는 과정이 있어야 더욱 성숙해지고 강해지는 법이었다.
항소운은 산에 쳐두었던 진법을 거둔 후, 은자를 데리고 나왔다.
밖에선 두훤호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항소운에게 공손히 인사했다.
“소종주께 인사 올립니다.”
“형님, 일어나세요. 무슨 급한 일이길래 여기까지 오신 거예요?”
항소운은 바로 질문을 던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용문 쪽 사람이 주마성과 청수성에 나타났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두 세력을 용문으로 끌어들일 작정인 듯합니다.”
“확실한 정보에요? 어디서 나온 말이에요?”
항소운이 미간을 좁히며 물었다.
자릉종과 용문의 원한은 아주 오래되었다.
항소운도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어쨌든 상대가 자릉종의 구역을 넘본다는 건 결코 가벼이 여길 일이 아니었다.
“우리가 보낸 사람이 알려온 소식이니 아마 확실할 겁니다. 본래 두 세력을 이리로 부를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레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여 급히 보고하러 왔다고 합니다. 소종주, 결정을 내려주십시오.”
“우선 갑시다. 가서 상의해야겠어요.”
항소운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두훤호, 은자와 함께 곧장 종문으로 향했다.
돌아가는 길에 두훤호로부터 자세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사건은 벌써 보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에 용문은 일을 크게 벌이지 않고, 마가와 청수장에 은밀히 사람을 보내 뜻을 전했다.
두 문파를 설득시켜 용문에 들이면, 굳이 비용과 인력을 들여 싸울 필요가 없다는 계산이었다.
두 문파가 승낙했는지는 아직 모르는 상황으로, 어쨌든 지금은 자릉종의 선택이 중요했다.
만일 두 세력이 배반한다면, 자릉종에는 어마어마한 충격이 아닐 수 없고 용문에게는 힘을 실어주는 꼴일 테다.
항소운은 대전으로 돌아와 즉시 측근들을 불러 모았다.
아울러 다길이 전천 경지를 돌파하고 한 달 전에 출관했다는 소식도 접하게 되었다.
자릉종에는 실로 큰 경사였다.
다길은 예전보다 훨씬 좋아 보였다.
나이도 십여 살은 젊어 보여서 노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중후한 매력의 중년이 되어 있었다.
항소운은 달라진 다길을 보며 제 일처럼 기뻐했다.
“술고래, 드디어 해냈구나! 정말 축하해.”
다길은 큰절을 올리며 답했다.
“이게 다 소종주 덕분입니다. 소종주께서 도와주지 않으셨으면, 전 아직도 불구의 몸으로 살고 있었을 겁니다.”
“우리 사이에 그런 말은 말자고. 이제 자네는 자릉종의 호종성로(護宗聖老)야. 앞으로 우리 문파의 안위는 자네한테 달렸어.”
항소운은 자리에 모인 사람들을 둘러보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용문이 마가와 청수장을 접수하려 한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습니다. 하여 원로 여러분의 고견을 여쭙고자 합니다.”
가장 먼저 방통원이 입을 열었다.
“그 두 세력은 오래전부터 반란의 뜻을 품은 자들로, 이제 용문이 손짓을 하니 십중팔구 그쪽으로 기울겠지요. 하물며 용문은 줄곧 우리보다 강하지 않았습니까. 지난 몇 년간 우리 자릉종은 오히려 퇴보했으니, 용문도 이번에는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마가와 청수장을 억지로 우리 쪽에 붙들어 두는 것도 어려울 터, 이젠 용문과 전면전을 치를 준비를 해야 합니다.”
“용문이 두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해 그렇게까지 한단 말이오?”
약로가 믿을 수 없다는 투로 물었다.
“그럴 겁니다. 용문과 우리는 7품 문파로, 항상 경쟁 관계였지요. 종주께서 계실 때, 용문의 위세를 꺾은 적도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가 곤경에 처했으니, 저들이 이런 기회를 놓칠 리 없습니다.”
방통원이 분명한 어투로 말했다.
“일리가 있습니다. 당시 종주의 위엄은 하늘을 찔렀지요. 용문 녀석들도 아주 된통 당해서 망신살이 뻗쳤는데, 어쩌면 그놈들이 복수하러 올지도 모릅니다.”
옆에서 다길이 말을 보탰다.
“그렇다고 놈들이 두 세력을 차지하도록 가만두고 볼 수는 없잖습니까?”
두훤호가 물었다.
“아니면 두 세력을 아주 박살 내서 용문한테 넘기는 것도 방법이지요.”
서귀는 냉소를 머금으며 말을 이었다.
“이미 마음이 돌아선 놈들을 곁에 둬서 뭐 합니까. 하물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하위 세력이 아니라, 이곳을 강대하게 만들 고수입니다. 장차 우리 문파가 막강해지면 절로 다른 세력들이 줄을 지어 따를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매년 진상 받던 공물이 대폭 줄어들 거요. 그래도 그 두 세력이 가장 쓸만하지 않소?”
방통원이 말했다.
“한데 지금으로선 용문을 이길 방도가 없지 않습니까? 그건 득보다 실이 큽니다.”
서귀의 말에 잠자코 있던 약로가 입을 열었다.
“그럼 마가와 청수장에게 압박을 가하는 게 어떻소? 만약 그들이 용문에 들어간다면, 우리 자릉종과는 철천지원수가 되는 셈이니 그들도 함부로 배신은 못 할 거요.”
대전 안의 사람들은 이런저런 의견을 내놓을 뿐, 좀처럼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제 결정권은 항소운에게 넘어갔다.
그는 사람들의 말을 다 듣고 난 뒤, 고심 끝에 입을 열었다.
“주마성과 청수성, 어느 하나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된 이상, 전천 성인을 셋 보내 압박을 가하는 게 좋겠습니다. 용문이 감히 전면전을 벌일지 지켜봅시다.”
실로 과감한 선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