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66
제66화 천둥의 힘을 빌리려 하는 것입니다
할 일 없이 한가해진 그들은 모두 좌선을 하고 수련에 들어갔다. 소백이와 푸른 늑대도 함부로 돌아다니지 않고 주인들의 옆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3일이 지났다.
하늘이 조금씩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하루 이틀 새에 비가 내릴 것 같았다.
그러자 그리 멀지 않은 상공에서 천둥독수리 떼가 흥분해서 날뛰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들은 쉴 새 없이 울음소리를 내며 극도의 흥분 상태가 되었다. 머지않아 천둥이 친다는 징조였다.
“뭔가 이상한데. 천둥독수리가 왜 갈수록 많아지는 거지? 무슨 일이 생긴 건가?”
자장하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뭐가 이상하다는 건가. 저것들은 본래 비 오는 날씨를 좋아하는 놈들이라네. 그런 날에는 저놈들도 힘을 강화시킬 수 있거든.”
진붕 장로가 말했다.
“그렇긴 하지만, 제가 지난번에 왔을 때도 비가 내렸는데 그날은 천둥독수리가 이렇게 많지 않았거든요.”
자장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했다.
그때 항소운이 미간을 찌푸렸다.
“독수리들의 왕이 탄생하려는 것 같아요.”
그가 한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좀 보세요. 마치 철통같이 방어라도 하는 것처럼 놈들이 열을 지어 날고 있어요. 누구라도 접근하면, 떼거리로 몰려들어 공격하겠는데요!”
그의 말을 듣고 난 진붕 장로와 자장하도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를 감지했다.
그들은 속으로 몰래 생각했다.
‘부끄럽군, 부끄러워.’
항소운은 그들보다 나이도 어리고 실력도 부족했으나, 관찰력만은 훨씬 뛰어났다.
“그럼 어쩌지? 천둥독수리의 왕이 탄생하면 그쪽으로 접근하기는 너무나 힘들 거야!”
자장하가 침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맞는 말이네. 저들의 왕이 나타나면 내 힘으로도 소주님과 자네를 지키긴 힘들 걸세.”
진붕 장로가 말했다.
일반적으로 요수의 전투력은 인간보다 훨씬 강했다. 그러니 공격력과 속도를 모두 갖춘 요수의 왕이라면, 더욱 상대하기가 어려울 터였다.
“어쩌면 이건 아주 좋은 기회일지도 몰라요!”
항소운이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소주님, 서, 설마 저 요수의 왕과 싸우시려는 건 아니죠?”
진붕 장로가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그 말에 옆에 있던 자장하가 깜짝 놀랐다.
그건 정말 미친 짓이었다.
“우선 상황을 지켜보자고.”
항소운이 충동을 억누르며 말했다.
반나절이 흘렀다. 하늘에 먹구름이 짙게 깔리면서 악마의 얼굴이 드리운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모두 알 수 없는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소주님, 아니면 뇌격목을 사용하는 건 어떨까요? 이걸로도 천둥을 끌어당길 수 있습니다.”
진붕 장로가 의견을 냈다.
“아냐. 우선 기다려보자고.”
항소운이 침착하게 말했다.
그때, 갑자기 하늘이 갈라지면서 용 모습을 닮은 벼락이 창공을 뚫고 내려왔다.
우르르 쾅쾅!
순식간에 벼락이 수차례 내리치며 창공을 갈랐다.
퓌요오-
천둥독수리 떼가 미친 듯이 울어대기 시작했다. 그들은 천둥이 모이는 곳에서 흩어져 나와 사방을 모조리 에워쌌다.
이때, 갑자기 검은 그림자가 하늘로 날아오르더니 3~4미터쯤 되는 긴 날개를 활짝 펼쳤다.
그것은 대형급 요수의 정점에 이른 천둥독수리로, 번개를 향해 빠르게 날아가고 있었다.
우르르 쾅쾅!
번개가 사납게 치며 그것을 향해 날아오던 천둥독수리에게로 떨어졌다.
세찬 천둥번개의 분노를 누가 감히 막겠는가!
천둥독수리는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 고통에 몸부림쳤다. 천둥독수리는 요수의 기운이 점점 강해지는 느끼면서 번개의 강력한 위력을 죽을힘을 다해 견디고 있었다.
이 천둥번개를 견뎌내기만 하면, 그것은 천둥독수리가 단숨에 요수의 왕이 되어 대업을 완수할 수 있게 됨을 의미했다.
“소주님, 우린 어떻게 할까요?”
진붕 장로가 초조한 얼굴로 물었다.
지금 바로 움직이거나, 아니면 뇌격목을 이용해 천둥을 끌어당겨야 했다.
항소운은 빼곡하게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천둥독수리 떼를 보며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는 천둥번개가 밀집된 곳으로 바로 달려가고 싶었다. 그편이 그에게 훨씬 유리했기 때문이다.
허나, 눈앞의 상황을 보니 쉽사리 뛰어들 수 없었다.
그가 잠시 주저하는 동안 갑자기 한 그림자가 나타나 왕의 경지를 돌파 중인 천둥독수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왕이 나타났다!”
진붕 장로가 놀라 소리쳤다.
왕은 비천(飛天)의 경지에 오른 자였다. 하늘을 날고 천지를 굽어볼 수 있었다.
이때 흐릿한 모습의 왕이 경지를 돌파 중인 천둥독수리를 향해 돌진했다. 그의 속도는 번개처럼 빨라 눈 깜짝할 사이에 천둥독수리 떼의 봉쇄를 뚫었다.
퓌요오-
가장 안쪽에서 지키고 있던 천둥독수리는 모두 대형급 요수들이었다. 그들은 비록 왕의 경지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하늘에서는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었다. 적의 공격을 눈치챈 이들은 즉시 울음소리를 내며 반격을 시작했다.
천둥독수리는 입에서 천둥의 힘을 토해낼 수 있었다. 이들이 일제히 천둥의 힘을 토해냄과 동시에 하늘에서 벼락까지 내리치게 되면 아무리 왕에 오른 자라 해도 막아내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 왕은 달랐다. 그가 자주색 창을 쉴 새 없이 휘두르자 천둥독수리가 하나둘 잘려 나갔다. 그는 대형급 요수들을 물리치면서 왕의 경지를 돌파 중인 천둥독수리를 향해 바짝 다가섰다.
그렇다고 천둥독수리들도 마냥 당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죽음도 마다하지 않고 온 몸을 던져 방어벽을 만들었다. 그들의 희생 덕분에 대형 천둥독수리는 곧 왕의 경지를 돌파할 듯 보였다.
“진붕, 내게 뇌격목을 주고 날 저리로 데려다줘! 사형은 알아서 하시고요.”
항소운이 마침내 결정을 내렸다.
진붕 장로는 주저하지 않고 등 뒤에서 바로 뇌격목을 꺼내 항소운에게 건넸다. 그리고 그를 손으로 붙들어 천둥이 모이는 곳을 향해 날아갔다.
진붕 장로가 전력을 다해 빠르게 날아가 순식간에 그 근처에 도착했다.
특히 천둥독수리들이 왕과 전투를 벌이고 있어, 항소운과 진붕 장로는 천둥이 모이는 곳에 쉽게 접근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누구냐! 누가 감히 소뇌왕(小雷王)의 일을 방해하는 것이냐!”
갑자기 누군가의 음성이 천둥처럼 들려왔다.
이어서 두 사람이 날아와 진붕 장로와 항소운의 앞을 막아섰다.
“저희는 천둥의 힘을 조금 빌리려는 것뿐이니, 길을 비켜주시지요!”
진붕 장로는 이 두 사람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왕의 경지에 오른 자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자신의 힘으로 그런 자들을 상대로 뚫고 지나가긴 힘들었다.
“당장 꺼지거라! 지금 소뇌왕께서는 천둥독수리의 왕을 잡아 탈것으로 만들려는 중이시니, 어느 누구도 접근할 수 없다. 말을 듣지 않는 자는 바로 죽여 버리겠다!”
그중 한 사람이 큰 소리로 꾸짖었다.
진붕 장로가 말을 하려는 순간, 먼저 항소운이 입을 열었다.
“저들과 입씨름할 필요 없어. 길을 비켜주지 않으면, 그냥 뚫고 지나가자!”
항소운은 마음이 다급해졌다. 몸 안의 자줏빛 뼈에서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천둥을 갈망하는 욕구를 더는 참을 수 없었다.
항소운의 명령이 떨어지자, 진붕 장로는 더욱 빠른 속도로 돌진했다.
두 사람은 즉시 그들을 막아섰다.
왕의 기세가 사방으로 퍼지면서 사납고 맹렬한 힘이 진붕 장로와 항소운을 향해 달려들었다.
진붕 장로는 본능적으로 항소운이 줬던 왕급 무기를 꺼내 들고 그들을 향해 휘둘렀다.
다행히 상대방의 실력은 그와 비등하거나 조금 부족한 수준이었다. 게다가 진붕 장로가 왕급 무기까지 사용하니 그들은 단번에 뒤로 밀려나고 말았다.
진붕 장로는 더는 싸울 마음이 없었다.
그들을 돌아보지도 않은 채 그대로 앞을 향해 돌진했다.
“멍청한 놈들! 소뇌왕의 심기를 건드리는 날에는 구족이 멸하게 된다고!”
두 명의 왕이 쫓아오며 소리쳤다.
그들이 전력을 다해 공격을 퍼붓자 매서운 힘이 휘몰아쳤다. 만근에 이르는 바위도 가루가 될 정도로 무서운 힘이었다.
진붕 장로는 더욱 빠른 속도로 날면서 이따금 고개를 돌려 무기를 휘둘렀다. 그는 항소운이 조금이라도 다칠세라, 온 힘을 다해 그를 보호했다.
이 때문에 속도가 느려져서 좀처럼 그들에게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난 혼자 갈 테니, 자네는 저 둘을 맡아!”
항소운이 결단을 내렸다.
그는 진붕 장로가 자신을 보호하느라 전투력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항소운 없이 혼자 움직여야 진붕 장로도 그들을 마음껏 상대할 수 있었다.
그의 단호한 말투에 진붕 장로는 두 사람의 공격을 피하면서 항소운을 부드럽게 내려보냈다.
그러다가 진붕 장로는 하마터면 두 사람의 공격을 받을 뻔했다. 다행히 몸을 빠르게 피해 직접적인 공격은 피할 수 있었지만, 어깨에 상처를 입고 말았다.
“이제 네 놈들과 제대로 겨뤄주마!”
진붕 장로는 분노를 폭발시켰다. 그는 왕의 경지에 오른 후로, 제대로 싸워본 적이 없었다.
눈앞에 실력이 비등한 상대를 보자, 전투를 향한 강렬한 욕구가 끓어오르면서 자신의 전투력이 어느 정도인지 시험해보고 싶었다.
진붕 장로가 항소운이 알려준 상급 전투기술을 이용해 왕급 무기를 휘두르자, 전투력이 더욱 강력해졌다.
두 명의 왕은 전력을 다해 그를 막아내느라 항소운을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그들의 눈에 비친 항소운은 겨우 성력경의 실력으로 천둥독수리도 뚫기 힘들어 보였으니, 주인의 큰일을 방해할 리가 만무했다.
그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이 때문에 항소운은 천둥이 모이는 곳으로 전력을 다해 돌진할 수 있었다.
항소운은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이번 기회를 놓치게 되면, 언제 또 비가 올지 알 수 없었다.
그가 패왕전천결을 전속력으로 운행시키자, 수많은 잔상이 생겨났다.
이 정도 속도라면 적어도 8품, 많게는 9품 성력경의 수준이었다.
그렇지만 곧바로 훼방꾼이 나타났다. 그가 얼마 가지도 않았을 때, 중품 천둥독수리 몇 마리가 그가 있는 곳을 향해 빠른 속도로 하강했다.
이들은 바깥쪽에 남아있던 천둥독수리들로, 곁에서 왕을 지킬 만한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외곽을 지키고 있었다.
천둥독수리는 날카로운 발톱과 부리로 향소운에게 달려들었다. 자줏빛 천둥의 힘까지 더해져 그들의 발톱과 부리는 더욱 단단해 보였다.
항소운은 통찰력을 이용해 이들이 날아오는 방향을 파악한 후, 섬전창을 빠르게 빼 들었다.
“저리 비켜!”
항소운은 긴 창을 손에 쥐고 호랑이가 먹이를 잡듯 달려들었다. 완벽한 위력을 지닌 검광이 무서운 기세로 사방으로 흩어졌다.
슉-
항소운은 실력이 향상된 만큼 속도도 빨라져서 창을 몇 번 휘두르자 천둥독수리들이 모조리 죽고 말았다.
독수리의 피가 그의 얼굴로 튀면서 비릿한 피비린내가 느껴졌다.
그는 얼굴에 묻은 피를 혀로 핥더니,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반드시 올라가고 말겠어!”
그가 바람을 일으키듯 아주 빠른 속도로 달려가자 천둥독수리를 뒤쫓아왔다. 그렇지만 나무들까지 장애물로 작용하면 천둥독수리들은 항소운을 잡을 수 없게 되었다.
그들은 하늘의 왕이었으나, 수풀이 우거진 땅에서는 전투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항소운은 그들의 공격을 교묘히 피하면서 점점 천둥이 모이는 곳으로 접근했다.
항소운이 가는 곳 위편에서는 수없이 많은 천둥독수리가 소뇌왕을 미친 듯이 공격하고 있었다.
소뇌왕은 매우 사나운 기세로 천둥독수리 왕이 있는 곳까지 돌파하여 그것을 굴복시키려 했다.
그 때문에 항소운은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앞쪽에는 대형급 요수가 많아서, 걸어갈 수 없겠는데.”
항소운이 혼잣말을 하더니, 나무 위를 빠른 속도로 오르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그가 있는 곳을 향해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졌다.
우르르 쾅! 우르르 쾅쾅쾅!